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378
377
“……!”
지크는 순간 걸쭉한 가래침이 얼굴로 날아오자 생각이란 걸 할 겨를도 없이 상체를 틀어 피했다.
‘뭐야 이 미친놈은?’
지크가 화가 나 고개를 돌리려던 때.
쒜엑!
비요른센의 로우킥이 지크의 종아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비열한 기습이었다.
침을 얼굴에 뱉고, 그사이에 공격을 하다니.
‘어쭈!’
지크는 굳이 그 공격을 피하지 않았다.
대신에 마나를 다리에 집중해 버텼다.
빠악!
뒤이어 비요른센의 로우킥이 지크의 종아리를 때렸다.
빠직!
그러자 무언가 부러져 나가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으악!”
별안간 비요른센이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그런 비요른센의 다리, 그러니까 지크의 종아리를 때렸던 다리는 기괴한 각도로 꺾여 있었다.
부러진 게 분명했다.
그것도 심각할 정도로.
“으악! 으아아아아아아아악!”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
지크가 쓰러져 비명을 지르는 비요른센을 경멸 섞인 눈초리로 쏘아보았다.
“뭐 하는 놈이지?”
지크가 을 통해 본 비요른센에 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았다.
[비요른센]에서 제일 처음으로 등장하는 층의 지배자.
매우 비열하므로, 상대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존재 구분 : NPC
•종족 : 언데드(망령)
•레벨 : 150
•클래스 : 더티 파이터
•특이 사항 : 쌍욕이 절로 나올 만큼 비열하다.
“비요른센이라서 비열한 거야? 아니면 비열해서 비요른센인 거야?”
지크가 비요른센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는 어이가 없어 중얼거렸다.
“으아악! 으아악!”
“생긴 대로 논다더니 넌 이름대로 노는 거냐?”
“으아아악!”
“뒤져 그냥. 아주 더러워 죽겠으니까.”
지크가 쓰러져 발버둥치는 비요른센을 향해 를 휘둘렀다.
퍼억!
그러자 비요른센의 머리통이 퍼엉! 하고 터져 나갔다.
“깔끔하네.”
망령이기 때문일까?
비요른센의 죽음은 깔끔했다.
피가 튀고 뇌수가 튄다거나 하지 않았다.
단지 머리통이 파괴되어 스르륵! 하고 사라졌을 뿐….
반짝반짝!
그런 비요른센이 사라진 자리에는 영롱하게 빛나는 보라색 구슬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저게 그건가.”
지크는 그 보라색 구슬을 주워보았다.
[알림 :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역시나 비요른센이 죽으면서 떨어뜨린 구슬은 의 재료가 되는 였다.
“계속 가볼게요.”
지크는 시청자들에게 그렇게 말한 뒤 탑의 제2층 정중앙에 자리한 마법진 위에 올라 마나를 불어넣었다.
[천공의 탑 : 제3층]그렇게 도착한 다음 층의 지배자는 풀 플레이트 메일을 착용한 기사였다.
“어서 오….”
기사가 지크에게 인사를 건네려던 순간.
빠악!
지크가 휘두른 가 기사의 안면을 강타했다.
우지끈!
그러자 기사의 안면이 투구째로 으깨어졌다.
털썩!
기사가 쓰러지고.
반짝반짝!
또다시 하나가 땅에 떨어졌다.
주섬주섬.
지크는 그 어떠한 말 없이 를 주워 아공간 인벤토리 안에 집어넣었다.
– SP0012 : 바로 뚝배기 부숴보리죠?
– おっぱい : 지크상은 냉정하무니다
– FootS : omg! so cool!!!
– 하니 : 인사하는데 바로 대갈통 부숴버리네;;;;
– 회오리감자 : 냉정한 거 보소;;
– 갑돌 : 피도 눈물도 없네 ㄷㄷ
시청자들은 그런 지크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바로 전 층에서 얼굴에 침을 맞을 뻔하긴 했지만, 인사를 건네는 NPC의 안면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부숴버릴 줄이야….
“99층이나 된다니까 빨리빨리 올라가야지.”
지크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다시 마법진 위에 올랐다.
***
지크가 을 오르는 속도는 매우 빨랐다.
지크는 비요른센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층의 지배자들을 처치하고 다음 층으로 이동하길 반복했고,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25층에 도착했다.
제25층의 지배자는 인간이 아닌 웬 검은색 슬라임이었다.
[말랑한 검은 슬라임]검은색 슬라임으로서, 매우 드문 희귀종이다.
•존재 구분 : 몬스터
•종족 : 슬라임(블랙 슬라임)
•레벨 : 200
•주의 사항 : 상대하기가 매우 어려운 몬스터이므로, 정확한 공략법을 알아내야만 한다.
“블랙 슬라임이라….”
지크가 거의 황소만 한 크기의 검은색 슬라임을 바라보며 혼잣말했다.
“일단 잡아볼게요.”
지크는 시청자들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를 움켜쥐고 블랙 슬라임을 향해 다가섰다.
물컹!
그러자 지크를 감지한 블랙 슬라임이 크게 출렁이며 반응하기 시작했다.
‘일단 가볍게 한 대 쳐볼까?’
지크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블랙 슬라임을 향해 를 휘둘렀다.
그러자 블랙 슬라임의 말캉말캉한 몸뚱이가 에 의해 움푹 뭉개졌다.
문제는 그 다음.
출러어엉!
움푹 뭉개졌던 블랙 슬라임의 몸뚱이가 출렁거리던 순간.
콰앙!
지크는 수십여 미터를 날아가 탑의 벽면에 쾅! 하고 부딪히고 말았다.
블랙 슬라임의 말캉말캉한 육체가 가진 탄성이 지크의 공격을 밀어냈던 것이다.
“으윽!”
지크는 욱신거리는 삭신을 부여잡고 몸을 일으켰다.
“뭐, 뭐야. 데미지 반사도 아니고. 아예 튕겨내 버리네?”
블랙 슬라임의 육체는 가 품은 엄청난 양의 운동 에너지, 즉 파괴력을 튕겨낼 수 있을 만큼의 방어력과 탄성을 보유하고 있었다.
•생명력 : ■■■■■■■■■■
그 증거로 블랙 슬라임의 생명력은 단 1도 깎이지 않고 온전히 100퍼센트를 유지하고 있었다.
“딜이… 안 박혀?”
지크는 화들짝 놀랐다.
고작 200레벨의 몬스터 따위에게 단 1의 데미지도 박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놀라웠다.
“뭔 놈의 슬라임이….”
지크가 투덜거리던 순간.
출러엉!
블랙 슬라임이 갑자기 높이 뛰어오르더니 지크를 깔아뭉개려 했다.
“미친!”
지크는 재빨리 블랙 슬라임을 피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블랙 슬라임의 점프 공격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출렁! 추울러엉!
블랙 슬라임은 지크를 깔아뭉개기 위해 연신 방방 뛰었다.
문제는 그런 블랙 슬라임의 점프 공격이 결코 피해내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
엄청난 탄성을 가진 블랙 슬라임은 마치 탱탱볼이라도 되는 것처럼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어 올라서, 지크로서는 어디로 몸을 날려야 할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심지어, 벽과 천장에까지도 부딪혀 튕기는 판국이라 단 1초도 숨을 고르기가 힘들었다.
“야 이!”
지크가 재빨리 스킬을 사용해 를 내던졌다.
휘리리릭!
그러자 가 무지갯빛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 블랙 슬라임을 강하게 강타했다.
그러나….
[블랙 슬라임]•생명력 : ■■■■■■■■■■
블랙 슬라임의 생명력은 여전히 단 1도 깎이지 않았고.
휘리릭, 콰앙!
는 탄성에 의해 그대로 튕겨져 나가 벽면에 깊숙하게 처박히고 말았다.
“뭐 이런 개사기 몬스터가….”
지크는 미처 다 투덜거릴 수 없었다.
출러엉!
블랙 슬라임이 기어코 지크를 덮쳐 깔아뭉개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물컹! 물커엉!
블랙 슬라임의 공격은 그리 아프지 않았다.
하지만 지크를 그 거대한 몸뚱이로 깔아뭉갠 채 물컹거리는 통에, 도무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블랙 슬라임은 엄청난 방어력과 탄성을 가진 대신 공격력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위협적이지 않은 건 아니었다.
블랙 슬라임의 엄청난 몸무게는 지크를 숨조차 쉬지 못할 정도로 짓눌렀다.
지크는 위기의 순간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떠올려 보았다.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망할! 니가 이것도 버티나 보자!’
지크는 일단 스킬을 사용해 블랙 슬라임을 방사능 에너지로 오염시켜 보았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블랙 슬라임]•생명력 : ■■■■■■■■■■
슬라임은 독에 대한 강한 내성을 지닌 생명체인 데다, 블랙 슬라임은 그중에서도 희귀종인지라 독 내성이 MAX였기 때문이다.
‘망할!’
지크는 스킬까지 통하지 않자 정말로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어, 어떻게 해야… 크윽!’
에 걸려 숨조차 쉬어지지 않는 상황.
슬슬 시야까지 흐려지는 마당에 지크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햄찌라도 있었다면.’
지크는 햄찌와 함께하지 못한 걸 뼈저리게 아쉬워했다.
만약 햄찌가 있었다면 자신을 깔아뭉갠 블랙 슬라임을 치워 주기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럴 땐 솔플이 너무….’
그 순간.
‘아?’
지크는 문득 든 생각에 눈을 반짝였다.
우웅!
그와 동시에 지크를 중심으로 이 전개되었다.
스르륵!
그리고 블랙 슬라임과 똑같이 생긴 그림자가 떠올랐다.
“크, 크윽! 미, 밀어… 내에에에!!!”
지크가 블랙 슬라임의 그림자에게 있는 힘껏 소리쳤다.
출러엉!
그러자 블랙 슬라임의 그림자가 통! 통! 하고 튕기더니 지크를 깔아뭉개고 있던 진짜 블랙 슬라임을 몸통박치기로 밀어냈다.
[알림 : 에서 벗어났습니다!] [알림 : 캐릭터의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알림 : 캐릭터의 신체 능력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합니다!]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덕분에 간신히 에서 벗어났지만, 딱히 공격할 만한 수단이 떠오르지 않는 게 사실이었다.
‘일단 방어력부터 깎아보자.’
지크는 디버프 마스터답게 를 전개해 블랙 슬라임의 방어력을 낮추어 보았다.
그리고는 벽에 박혀 있던 를 뽑아들고 다시 한번 블랙 슬라임을 강하게 쳐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출러엉!
지크는 역시 튕겨져 나가야만 했고.
[블랙 슬라임]•생명력 : ■■■■■■■■■■
블랙 슬라임의 생명력은 여전했다.
물론 를 펼쳤기에 데미지가 들어가긴 했지만, 전체 체력의 1퍼센트만이 닳았을 뿐이었다.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방어력이었다.
“으윽!”
지크가 힘겹게 몸을 다시 일으킬 무렵.
출러엉!
진짜 블랙 슬라임이 몸통박치기로 블랙 슬라임 그림자를 처치하고는 다시금 지크를 깔아뭉개기 위해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아! 저걸 뭐 어떡하라고!!!”
지크는 블랙 슬라임의 괴랄하기 짝이 없는 패턴에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
블랙 슬라임은 정말이지 골치 아픈 몬스터였다.
의 영향력조차 아무런 의미가 없게 만들어 버리는 방어력이라니.
도무지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게다가 블랙 슬라임의 그림자가 소멸해버린 이상, 만약 한 번이라도 더 깔리게 되면 꼼짝없이 질식사할 판국이었다.
만약 지금 다시 깔린다면 의 쿨타임이 되돌아올 때까지 을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니, 뭔 딜이 박혀야….”
그 순간.
‘설마 그거 때문인가?’
지크의 뇌리에 블랙 슬라임의 공략법에 대한 생각이 스쳤다.
만약 그 생각이 정확하다면….
출러엉!
지크가 고민하는 사이 블랙 슬라임이 다시금 힘껏 뛰어올라 지크를 깔아뭉개려 했다.
‘해보자!’
지크는 블랙 슬라임을 한 방에 처치할 방법을 떠올리며 를 움켜쥐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