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383
382
퍽!
가 코모두스의 머리통을 깨부수고.
[알림 : 를 처치하셨습니다!] [알림 :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 을 클리어하셨습니다!] [알림 : 축하드립니다! 을 정복하셨습니다!]알림창이 떠오르고.
[알림 : 새 칭호를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칭호를 획득하셨습니다!]새 칭호가 주어졌다.
[천공의 탑 : 개척자]최초로 을 클리어한 게이머에게 주어지는 칭호.
제1층 벽에 이름이 새겨지게 된다.
•타입 : 칭호
•등급 : 전설
•효과 : 명성 +500
아쉽게도 칭호에는 특별한 효과 같은 게 붙어 있지 않았다.
말 그대로 상징적인 의미일 뿐….
그러나 탑의 1층에 이름이 새겨지고, 명성이 500이나 오르긴 했다.
“쩝.”
지크가 입맛을 다셨다.
“그래도 다행이네. 또 이상한 칭호 같은 게….”
그 혼잣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알림 : 칭호가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알림 : 칭호가 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칭호가 강제로 업그레이드되었다.
[통수의 마왕]뒤통수를 많이 친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속임수든, 물리적인 가격이든 어쨌거나 뒤통수를 많이 치면 가질 수 있다.
•등급 : 칭호
•등급 : 전설
•효과
– 백어택 시 25% 추가 데미지
– 백 헤드샷 시 25% 추가 데미지
– NPC에게 거짓말할 시 속아 넘어갈 확률 +30%
•주의 사항 : 이 칭호는 명예롭지 못합니다.
그렇게 지크는 에서 이 되는 불명예를 떠안게 되었다.
업보.
코모두스와 같이 인품이 훌륭한 NPC의 뒤통수를 가차 없이 후려친 것에 대한 대가였다.
“…그래도 싸지.”
지크는 칭호를 얻게 된 것에 대해 전혀 억울해하지 않았다.
사실 코모두스 같은 무인의 뒤통수를 후려친 건 지크로서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탑의 꼭대기에 올라 오즈릭 교단을 상대해야만 하는 입장이 아니었다면, 지크는 절대로 코모두스의 뒤통수를 치지 않았을 거였다.
‘죄송합니다. 꼭 다시 찾아뵐 테니 며칠만 기다리세요.’
지크는 죽은 코모두스를 향해 마음속으로 재회를 약속했다.
이번 통수는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서 다시 코모두스와 일대일 대결을 펼쳐야만 속이 시원할 것 같았던 것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시청자들은 그런 지크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았다.
– xxixxiix : 인성 보통x
– 깜놀한호랑이 :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어잌후: : 통수 지려보리죸ㅋㅋㅋㅋㅋㅋㅋㅋ
– oooo : 미친ㅋㅋㅋ
– R8V12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강남마존v : 통수마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은 그저 칭호를 얻은 지크를 보며 키득거리며 조롱했을 뿐이었다.
“하하….”
지크는 자신을 놀리는 시청자들에게 멋쩍은 웃음을 보이고는 꾸벅 고개 숙여 인사를 해 보였다.
“그럼 여기서 천공의 탑 공략 마칠게요.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방송 언제 다시 켤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나중에 봬요. 후원해주신 여러분들도 모두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지크는 미련 없이 방송을 종료했다.
계속 방송을 진행하면 후원금을 더 받아먹을 수 있겠지만, 지크는 미련을 갖지 않았다.
이미 후원금의 액수가 거의 강남 아파트 두 채 값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오즈릭 교단을 상대하는 걸 방송할 순 없지.’
지크는 개인적인 일까지 방송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일단 정수부터 좀 줍고.’
지크는 코모두스가 죽으며 떨군 들부터 아공간 인벤토리에 넣었다.
[알림 : 아이템을 1개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아이템을 7개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아이템을 30개 획득하셨습니다!]탑 최정상층의 지배자답게, 코모두스는 와 함께 높은 등급의 를 대량으로 떨구고 죽었다.
그것으로 지크는 주력 스킬의 레벨을 무려 열 개나 올려주는 를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 가볼까.”
지크는 탑 내부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마법진 위에 올라섰다.
그러자 선택지가 떠올랐다.
[◎제1층으로….] [◎옥상으로….]지크는 항목을 선택한 후 마법진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번쩍!
그러자 마법진이 환하게 빛나더니, 하얀 섬광을 내뿜어 지크를 집어삼켰다.
***
[천공의 탑 : 옥상]마법진을 타고 탑의 옥상에 도착한 지크의 눈앞에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알림창이 떠올랐다.
휘이이이이!
강한 바람이 탑 옥상에 도착한 지크를 할퀴었다.
의 높이는 대략 2,100여 미터.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2,000미터가 넘는 건축물 하나만 덩그러니 있다 보니 매서운 강풍이 휘몰아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엄청 세겠지? 긴장하고 싸우자.’
지크는 탑의 옥상에 있을 오즈릭 교단의 무리들을 떠올리며, 바짝 긴장했다.
상대는 오즈릭 교단.
게다가 을 돌파할 정도면 엄청난 실력자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으응?”
지크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매우 당황했다.
훼엥~.
탑 옥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천우진이 말했던 과 오즈릭 교단의 신도들은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뭐, 뭐지….”
지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여기에 제단이 있어야 하는데? 설마 천공의 탑이 아니라 마탑이었나?”
지크는 퀘스트 창을 열어 천우진이 준 퀘스트의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았다.
이 자리한 필드는 총 다섯 개.
– 대륙 북부 대수림 제단
– 대륙 중부 천공 요새 제단
– 대륙 남서부 검은 사막 제단
– 대륙 서부 쿤룬산 제단
– 대륙 동부 천공의 탑 제단
확인 결과 퀘스트는 확실히 이 맞았다.
“뭐지? 왜 아무도 없어? 설마 다 끝내고 철수했나?”
그러나 퀘스트의 잔여 기한 30일 중 28일이나 남은 상황에서, 벌써 제단을 철수시켰을 리 없었다.
“뭐지….”
한참을 고민한 결과.
“설마? 아직 안 올라온 거야? 이 자식들?”
지크는 오즈릭 교단이 아직 을 채 오르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지 않고서야 옥상이 텅텅 비었을 리 없었기 때문이다.
“어이가 없네. 뭔 일을 꾸미겠다는 놈들이 나보다 늦게 올라오면 어쩌자는 거지? 느려 터져가지고. 쯧쯧쯧….”
지크는 자신이 너무 빨리 을 올랐다는 건 의식하지 못한 채 오즈릭 교단이 무능하다고 험담했다.
“아 어떡하지.”
지크는 고민했다.
“그냥 내려갈까? 아닌데. 그럼 다시 올라와야 하는데. 으음. 어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느냐.
아니면 오즈릭 교단의 무리가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느냐.
전자는 시간을 아낄 수 있지만 귀찮고, 후자는 시간 낭비지만 몸은 편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역시 이럴 땐 동전이지.”
지크는 조금 전 코모두스에게 사기를 칠 때 사용했던 금화를 손가락으로 탁! 튕기고 다시 잡았다.
“앞면이면 여기서 버티고. 뒷면이면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면 되겠지. 딴 따라라란~ 따라란~ 따라란~ 따~ 쿵짝짝~ 쿵짝짝~ 따라라라 따라라~ 라라~ 라라~ 라라아~ 쿵짝짝 쿵짝짝~.”
지크는 뭔가를 열거나 깔 때의 습관인 를 흥얼거리며 금화의 앞면이 나왔는지 뒷면이 나왔는지 확인해 보았다.
그 결과는….
“뒷면이네.”
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지크는 동전 던지기의 결과대로….
“아. 몰라. 귀찮아. 그냥 기다려야지.”
탑을 내려가기는커녕 오히려 드러누워 버렸다.
이럴 거였으면 동전던지기는 왜 했는지….
“부동산이나 다녀와야지.”
지크는 시간이 생긴 김에 부동산 사무실에 들를 생각으로 로그아웃 버튼을 눌렀다.
***
강남의 모 부동산 사무실.
“어? 니가 여긴 웬일이냐?”
태성은 저번에 계약해 두었던 아파트의 잔금을 치르던 중 천우진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는 걸 보고 아는 척을 했다.
“나 너 여기 있단 소리 듣고 잡으러 온 건데?”
“날 왜?”
“야! 부동산 사무실이 니 방앗간이냐!”
“왜 시비냐.”
지크가 천우진을 향해 눈을 흘겼다.
“남이사 부동산 사무실을 들락거리든 말든?”
“누가 부동산 사무실 들락거리지 말랬냐? 퀘스트 줬더니 여기서 이러고 있으니까 쫓아온 거지?”
“뭐?”
“내가 말했지. 이번 퀘스트 중요하다고. 너 게임 망하는 꼴 보고 싶어서 여기서 한가하게 부동산이나….”
“여기까지 쫓아온 이유가 고작 그거였구만?”
태성은 그제야 천우진이 득달같이 쫓아온 이유를 깨닫고는 피식 웃었다.
“고작 그거? 야! 너 밥줄 끊기고 싶냐! 내가 분명히 말했을 텐데? 이 퀘스트 망하면 게임이 리셋될지도 모른다고? 근데도 여기서 이러고 있….”
천우진이 얼굴이 시뻘게져서 따지던 도중.
“이걸로 잔금 치르시고요. 이사는 언제쯤 가능할까요?”
태성은 천우진의 항의를 깔끔하게 무시하고는 수표를 꺼내 중개법인의 대표이사에게 건네는 한편 이사 날짜를 묻는 만행(?)을 저질렀다.
“저는 한 일주일 뒤에 하면 딱 좋을 것 같은….”
“야!”
“아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나 바쁜 거 안 보이냐?”
“너 지금 내가 중요한 거 말하는데….”
“아! 그거 깼다고!”
“뭐? 깼다고?”
“어!”
“구라칠래? 아직 퀘스트 완료 메시지 안 떴는데? 이게 누굴 바보로 아나! 너보다 센 게이머들도 아직 못 깼는데 제일 약한 니가 어떻게 천공의 탑을….”
“이거나 보고 좀 닥치고 있어.”
태성은 천우진에게 지튜브 채널을 띄워놓은 자신의 핸드폰을 건네주고는 계속해서 거래를 이어나갔다.
“저 짐도 별로 없어서 이사도 얼마 안 걸릴 것 같은데….”
“이, 이게 뭐야!”
천우진은 태성의 공략 라이브 영상을 보고는 경악했다.
“7시간 30분? 천공의 탑을 7시간 30분 만에 클리어했다고? 이런 미친!”
태성은 천우진의 호들갑에 반응하지 않았다.
“그럼 그날로 하죠.”
대신에 중개법인의 대표이사와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
“야? 한태성?”
“아, 왜.”
“진짜로 이걸 깬 거냐? 그럼 오즈릭 교단 놈들은?”
“아직 안 왔던데?”
“아, 아직 안 와?!”
“내가 먼저 올라간 것 같아서. 일단 로그아웃하고 잠깐 시간 내서 온 거지.”
“헐….”
“뭔 극성 학부모도 아니고. 여기까지 쫓아와서 조잘조잘 잔소리나 늘어놓고 있네. 아주 머릿속에 게임밖에 없지? 완전 사이버 망령 아니냐? 너?”
“…….”
“게임 좀 적당히 해라.”
태성의 일침에 천우진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평소 태성을 놀려먹을 때 써먹던 드립을 고스란히 돌려받은 건 덤이었다.
“게임 속 일을 현실에까지 끌고 와서 사람을 닦달하네. 어휴. 폐인.”
지크가 혀를 내두르며 천우진을 놀려먹었고.
부들부들…!!!
천우진은 분노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저 새뀌! 날이 갈수록 얄미워지고 있어!’
천우진은 왠지 자신이 호랑이 새끼를 키운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그로부터 이틀 뒤.
“저, 저거 뭐야!”
지크는 옥상에서 오즈릭 교단의 무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저 멀리 무언가 크고 넓적한 게 날아오고 있는 걸 보았다.
‘일단 숨자!’
지크는 재빨리 반대편 가장자리로 향했다.
그리고는 를 세 개의 날이 달린 형태의 곡괭이로 바꾸어 탑 외벽에 푹! 박고는 대롱대롱 매달렸다.
탑의 옥상에는 엄폐물이 없었기에 이렇듯 부득이하게 대롱대롱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뭐가 오는 거지?’
지크는 무려 2,000미터 상공의 탑 외벽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머리만 빼꼼히 내밀어 다가오는 크고 넓적한 비행체를 지켜보기로 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