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388
387
퀘스트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허언증 환자]을 다시 한번 빠르게 클리어해 뷔르템베르크에게 허언증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타입 : 타임 어택 퀘스트
•진행률 : 0%(천공의 탑 1회 클리어)
•제한 시간 : 5시간
•보상 :
주의 사항 : 이 퀘스트를 정해진 시간 내에 끝내지 못하면 칭호를 강제로 획득하게 됩니다!
퀘스트의 내용은 단순했다.
7시간 30분이었던 기록을 다섯 시간으로 단축하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면 를 하나 더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실패하게 된다면 라는 불명예스러운 칭호를 강제로 획득하게 된다는 것 정도?
“7시간 30분이라고 했나?”
“대략?”
“한 번 더 도전하면 3~4시간이면 깰 것 같다고도 했던가?”
“그랬죠?”
“그럼 증명해보게.”
“어떻게요?”
“만약 자네가 다섯 시간 안에 탑을 다시 한번 정복한다면 내 최상급 아티펙트를 하나 더 구매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지.”
뷔르템베르크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지크를 압박했다.
“어떤가? 할 수 있겠나? 다섯 시간 안에 이 탑을 다시 정복할 수 있겠는가? 껄껄! 이보게. 허언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
“하죠.”
지크가 냉큼 뷔르템베르크의 제안을 수락했다.
[알림 :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그러자 자동으로 퀘스트가 받아졌다.
“못 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하면 되지.”
“허! 이 사람이 그래도!”
“왜요? 증명해 보라면서요.”
지크가 시큰둥하게 뷔르템베르크에게 쏘아붙였다.
“허허! 고집하고는! 허언을 했다는 걸 인정하기가 그리 싫은 겐가?”
“허언인지 아닌지는 두고 봐야 알죠?”
“거 사람 참….”
“세 시간 안에 깨고 돌아오죠.”
“뭐, 뭣이?!”
“제가 만약 세 시간 안에 깨고 오면 뭐 해주십니까? 더 좋은 거라도 따로 판매하실 겁니까?”
“허!”
지크가 은근슬쩍 성질을 긁자 뷔르템베르크가 발끈했다.
“그러면 누가 쫄아서 자네 말을 덥석 믿을 것 같은가? 어림도 없는 소리! 자네가 만약 세 시간 안에 탑을 다시 한번 정복한다면 내 특별한 걸 선물해주지!”
뷔르템베르크의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띠링!
퀘스트의 내용이 변했다.
[보상 : + 뷔르템베르크의 선물(3시간 안에 클리어 시)]기존에 있던 퀘스트의 보상에서 세 시간 안에 클리어했을 때의 보상인 이 추가된 것이다.
‘역시 NPC들은 살살 긁어줘야 보따리를 푼다니까?’
지크는 속으로 보상이 늘어난 것을 기뻐하면서 나는 듯 마법진으로 향했다.
“약속하신 겁니까? 허언하기 없는 겁니다?”
“자네나 뱉은 말을 증명하게.”
“그러죠.”
지크는 지체하지 않고 마법진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번쩍!
지크가 으로 사라진 직후.
“쯧쯧….”
뷔르템베르크는 지크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젊은 친구가 실력도 좋은데 어찌 저리 진실하지가 못할꼬….”
뷔르템베르크는 지크의 말을 결코 신뢰하지 않았다.
***
지크는 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방송을 켰다.
방송을 켜자마자 시청자들이 해일처럼 밀려들기 시작했다.
지크는 방송 제목을 로 바꾼 뒤 말했다.
“지금부터 타임 어택 갈게요. 세 시간 컷 도전해 봅니다.”
멘트는 그것으로 끝.
“헉! 네놈은!”
의 지배자인 비요른센이 지크를 알아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하이!”
“역시 상위 층에서 실패하고 다시 탑에 도전하려는….”
비요른센은 말을 채 끝마칠 수 없었다.
휘리릭, 콰앙!
스킬에 의해 날아온 가 머리통을 깨부쉈기 때문이다.
“멘트 없이 빡겜할게요.”
지크는 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마법진을 향해 뛰었다.
그 후 지크는 마치 폭주 기관차처럼 을 돌파해 나갔다.
지크를 막아서는 탑의 지배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미 공략법을 아는 지크에게 있어 의 지배자들은 그저 좋은 경험치 공급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알림 : 2시간 43분 남았습니다!]지크는 2시간 17분 만에 의 최상층인 99층까지 도착하는 기염을 토했다.
‘43분 남았네.’
지크는 남은 시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43분이면 의 지배자이자 탑의 최강자인 코모두스를 처치하기에 충분한 시간.
클리어 보상인 은 이미 따 놓은 당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천공의 탑 : 제99층]지크의 눈앞에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알림창이 떠오르고.
“네 이놈!!!”
코모두스가 지크를 발견하고는 버럭 호통을 내질렀다.
“감히!!! 무인의 약속을 저버리고 내 뒤통수를….”
“그때 일은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지크가 코모두스를 향해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사죄를 구했다.
어차피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기에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모두스 같은 호탕한 무인의 뒤통수를 쳤던 게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
“그때는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그랬을 뿐,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디서 개수작인가! 나는 네놈의 말은 절대로 믿지 않는다!”
“믿지 않으실 만합니다. 하지만 진실입니다.”
“무인의 긍지와 신뢰를 시궁창에 내던지는 놈에게 무슨 대의가 있어 변명을 지껄이는가!”
“제가 이곳에 온 이유는….”
지크가 최대한 공손하게 코모두스를 향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탑 옥상에 사악한 종교 집단의 무리가 다른 세계의 악마적 존재들을 불러들이려는 제단을 쌓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입니다.”
“으음?”
“저는 그 무리들을 상대해야 했기에 코모두스 님을 상대로 전력을 다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코모두스 님을 속이고 부당한 승리를 거머쥐었지요.”
“그래서 얻은 게 무엇인가?”
“사악한 종교 집단의 무리들을 처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으음….”
“만약 코모두스 님과 전력을 다해 싸웠다면, 결코 이길 수 없었을 정도로 접전이었지요.”
지크는 탑 옥상에서 이틀 동안이나 오즈릭 교단을 기다렸단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그건 오즈릭 교단이 지각(?)을 했기에 벌어진 일이었으니까.
만약 오즈릭 교단이 지각할 줄 알았다면, 지크는 결코 코모두스의 뒤통수를 치지 않았을 거였다.
“전투가 끝난 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
“상처를 치료하고 곧바로 탑을 올라왔습니다. 코모두스 님께 사죄를 구하고 다시 제대로 된 승부를 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 그런가? 크흠!”
코모두스는 지크의 진심어린 사과에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시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꼭 다시 찾아뵙겠다고요.”
“그랬지….”
“그래서 이렇게 다시 왔습니다.”
그렇게 말한 지크가 를 도(刀)의 형태로 바꾸어 코모두스를 향해 뉘르부르크 대륙 무인들의 예법대로 인사를 건넸다.
“코모두스 님. 부디 저와 다시 한번 싸워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끄응!”
지크의 정중하기 짝이 없는 태도와 진심 어린 사과에 코모두스는 차마 화를 내지 못하고 끙끙거렸다.
“자, 자네에게 그런 사정이 있었던 줄은 미처 몰랐구먼….”
“죄송합니다.”
“진즉에 말이라도 좀 해주지 그랬나….”
“믿지 않으실 것 같아서 그럴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코모두스 님은 탑 최상층의 지배자이시지 않습니까? 저는 코모두스 님이 의무를 저버리실 분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그렇지….”
“어떻게… 저와 다시 한번 대결을 해주신다면 최선을 다해서 임하겠습니다.”
“물론일세.”
코모두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게. 하지만 이번에는 얄팍한 속임수는 쓸 생각은 애초에 하지 말게나.”
“절대로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좋군. 어디 한번 자네의 칼 솜씨를 보지!”
“갑니다!”
지크가 코모두스를 향해 짓쳐 들어갔다.
그로부터 정확히 20분 후.
서걱!
지크가 휘두른 가 코모두스의 상체를 사선으로 갈랐다.
도제 베텔규스의 비기인 스킬이었다.
한동안 정적이 흐른 후.
“…빠르군.”
코모두스가 지크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최고의 빠르기로 죽여 드리겠다고.”
“그랬었지.”
“어떠셨습니까?”
“매우 만족스럽구먼.”
“이제 제 진심을….”
“충분히 알겠네. 자네가 처음부터 날 속이려 하지 않았다는 걸.”
대결은 코모두스가 지크의 진심을 인정하는 것으로 끝났다.
“좋은… 대결이었네.”
“편히 가시지요.”
지크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쩌억!
코모두스의 몸이 사선으로 갈라지며 허물어졌다.
코모두스는 지크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이미 갈라진 육체를 억지로 붙잡고 있었다.
반짝반짝!
코모두스가 죽자 들이 반짝였다.
[알림 : 아이템을 1개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아이템을 7개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아이템을 30개 획득하셨습니다!]지크는 들을 주워 아공간 인벤토리에 집어넣으며 시청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참 쉽죠?”
그런 지크의 제2회차 클리어 타임은 정확히 2시간 40분이었다.
***
지크는 로 시청자들을 멘붕에 빠뜨린 다음, 방송을 종료하고는 마법진을 타고 으로 향했다.
“헉!”
뷔르템베르크는 지크의 등장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 자네 설마! 진짜로 탑을 정복한 겐가? 벌써???”
“저, 허언 안 합니다.”
지크가 뷔르템베르크를 향해 퉁명스레 말했다.
“시간이… 딱 2시간 40분 지났네요? 세 시간도 안 걸렸네. 아~. 쉽다. 쉬워.”
“마, 맙소사….”
“한 두세 번 정도 더 돌면 두 시간도 안 걸릴 것 같은데? 후후후.”
“…….”
“약속은 지키셔야죠?”
“무, 물론일세.”
뷔르템베르크는 지크와의 내기에서 한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
[알림 :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알림 : 를 추가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그렇게 지크는 인 을 하나 더 획득했고.
[알림 : 스킬을 강화하셨습니다!] [알림 : 의 스킬 레벨이 10 증가했습니다!] [알림 : 스킬의 레벨이 올라 새로운 효과가 추가되었습니다!]스킬 레벨이 크게 오르자 에 이어 에도 새로운 능력치가 추가되었다.
[◎추가된 효과]– 상태 이상 면역 무력화(모든 등급의 상태 이상 면역 무시)
에 추가된 새로운 효과는 와 비슷하게 상태 이상 면역을 무력화시키는 거였다.
상태 이상 면역을 가진 울쎄라가 의 슬로우 효과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걸 떠올려 보면, 역시 디버프 마스터에게는 한계가 없는 것 같았다.
“어휴. 내가 레벨이 낮은 게 죄지, 죄야.”
지크는 스스로의 부족함에 한탄-만약 시청자들이 이걸 봤다면 비추 폭탄이 떨어졌을-하며 남은 들로 를 추가로 구매했다.
[알림 :가진 들을 모조리 사용하고 난 후.
“어우야. 화려하네.”
지크는 손가락, 귀, 손목에 각종 액세서리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뭐 어때. 돈 많아 보이고 좋네.”
지크는 누가 졸부 아니랄까 봐 액세서리들을 주렁주렁 찬 자신에게 스스로 만족하고는, 뷔르템베르크를 돌아보았다.
“선물도 주실 거죠? 헤헤!”
“무, 물론일세.”
고개를 끄덕인 뷔르템베르크가 지크에게 꼭꼭 숨겨두었던 보물을 내밀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