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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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륵, 화르륵!
채형석을 중심으로 생긴 마법진은 불을 붙인 게 아닌데도 푸른색 화염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알림 : 가 당신과 계약하고 싶어 합니다!] [알림 : 를 통해 악마 를 불러내시겠습니까?] [입력: Yes / No] [입력 : Yes!]채형석은 한 점의 망설임 없이 버튼을 눌렀다.
스으으!
그러자 마법진에서 불길한 보라색 빛이 뿜어져 나오는가 싶더니, 이내 곧 시커먼 형상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를 불렀는가. 인간이여.]“그래. 내가 너를 불렀다.”
[이름이 무엇인가? 나는 마왕 이그나토의 아들이자 마계 제11구역의 지배자이자 다음번 왕위를 계승할 마족 바로크라고 한다.]“오오!”
채형석은 바로크의 자기소개에 탄성을 내질렀다.
를 통해 불러낸 악마가 무려 마왕의 아들이라니!
마왕이 아닌 게 조금 아쉽긴 했지만, 이만하면 충분하다 싶었다.
채형석이 생각하기에, 마왕의 아들이라면 어지간한 마족들보다 100배 1,000배 나았기 때문이다.
“나는 모험가 디자이어라고 한다. 마왕 이그나토의 아들 바로크여.”
채형석이 바로크를 향해 자신을 소개했다.
[모험가라. 요즘 그 세계에 출몰한다는 다른 세계의 존재인가?]“그렇다.”
[듣자 하니 불사의 존재라고 하던데?]“그것도 맞다. 우리 모험가들은 죽지 않는다. 죽으면 49시간 뒤에 부활하지. 물론 조금 약해지긴 하겠지만….”
[계약자로서 더할 나위가 없이 좋은 조건이군.]시커먼 안개 형상을 한 바로크의 입가가 쭉 찢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악마인 바로크의 입장에서 게이머인 모험가와 계약하는 건 매우 좋은 조건이었다.
NPC의 경우에 죽어버리면 끝이었지만, 게이머의 경우 죽어도 되살아나기에 계약이 파기될 일은 아예 없다고 봐도 좋았기 때문이다.
악마의 입장에서는 게이머가 게임을 접을 때까지 노예로 부려 먹을 수 있을 테니, 계약은 NPC보다 게이머와 하는 걸 선호하는 게 당연했다.
[모험가 디자이어여.]“말해라. 악마 바로크.”
[이 바로크와의 계약을 원하는가?]“물론이다.”
[원하는 게 무엇인가?]“돈.”
[…….]바로크는 채형석의 답변에 어이가 없었다.
너무나도 단호하게 이라니….
[그게 다인가? 뭔가 이루고 싶은 야망이나 복수 같은 건? 설마 돈이 다는 아니겠지?]“당연히 아니다.”
[그, 그랬군.]“단지 지금은 돈이 제일 급할 뿐이야.”
[역시 그렇군. 하긴. 고작 돈 때문에 영혼을 걸고 계약할 인간은 흔치 않지.]바로크는 채형석이 자신이 상상했던 것 이상의 또라이가 아닌 것에 안심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원하는 게 무엇이지? 정확히?]“돈. 그리고 복수.”
[으음!]“우선 내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많은 돈이 첫 번째고, 두 번째가 복수다.”
[그 복수를 하려면 당연히 힘이 필요할 테지?]“그렇다.”
[그럼 이렇게 하자.]악마 바로크가 이번에는 자신의 요구 사항을 내걸었다.
[우선 너에게 돈을 주겠다.]“좋군.”
[하지만 복수할 힘을 얻게 해주는 것 다른 문제겠지. 네 요구 조건은 돈과 복수 두 가지이니 말이다.]“으음….”
[나는 너에게 돈과 복수할 힘을 줄 테니, 너는 내게 영혼과 한 개의 심부름을 해주었으면 한다.]“심부름? 어떤 거지?”
“그래서?”
[그 마검은 나의 아버지 마왕 이그나토의 신물로써 다음번 마왕 계승권에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할 물건이다.]“그래서 그 마검을 찾아달라는 건가?”
[그렇다. 이래야 공평하지 않겠나? 악마는 어둠의 힘을 줄 수는 있어도 황금을 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네가 너의 영혼과 더불어 심부름을 해준다면 어떻게든 줄 수 있겠지.]“좋다.”
채형석은 바로크의 제안을 수락했다.
‘영혼이고 심부름이고. 지금 그게 중요해? X발! 내 콩팥이 털리게 생겼는데?’
채형석은 당장 마동포에게 장기 매매를 당하기 직전이었으므로, 물불을 가릴 게 없었다.
“계약하겠다.”
[좋다. 나 역시 너와의 계약을 원한다.]그렇게 채형석과 악마 바로크는 계약하게 되었다.
[나의 손을 잡아라. 모험가 디자이어여.]“그러지.”
채형석은 바로크가 내민 손을 맞잡았다.
휘이이이!
그러자 시커먼 기류가 휘몰아치며 두 사람의 맞붙은 팔을 휘감기 시작했다.
[알림 : 악마 와 계약하셨습니다!] [알림 : 악마 가 당신에게 어둠의 마나를 불어넣습니다!]다음 순간.
[알림 : 어둠의 마나가 당신을 변화시킵니다!] [알림 : 축하드립니다!] [알림 : 전직에 성공하셨습니다!]채형석은 바로크가 불어넣은 어둠의 마나로 인해 기존의 에서 새로운 클래스로 전직을 이루게 되었다.
***
[알림 : 축하드립니다!] [알림 : 당신의 클래스가 에서 로 변경되었습니다!] [알림 : 의 메뉴에서 변경된 당신의 클래스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십시오!]채형석이 바로크와의 계약을 통해 전직한 클래스의 이름은 라고 했다.
[임페리얼 다크]버퍼 계열 클래스인 가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타락한 존재.
레전더리 클래스로써 기존의 보다 더 강력한 버프 능력과 전투력을 자랑하는 어둠의 전사이다.
•주 역할군 : 버퍼
•부 역할군 : 하이브리드 딜러
•공격 : ■■■■■■■□□□
•마법 : ■■■■■□□□□□
•방어 : ■■■■■■■■□□
•민첩 : ■■■□□□□□□□
•보조 : ■■■■■■■■■□
채형석이 새로 얻게 된 는 기존의 에 비해 종합적인 능력치가 더 좋았다.
‘레전더리!’
채형석은 자신의 바뀐 클래스를 확인하고는 경악했다.
기존 클래스인 가 유니크 등급이었고 는 레전더리 등급이었다.
누가 봐도 클래스의 등급이 업그레이드된 것이었으므로, 채형석의 입장에서는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스킬이 있지?’
채형석은 의 스킬들을 알아보았다.
[어둠의 축복]아군에게 매우 강력한 버프를 걸어 공격력을 향상시킵니다.
단, 어둠의 축복이 끝난 후 아군의 생명력과 스태미나와 마나는 매우 빠르게 하락합니다.
[악마의 가호]아군에게 매우 강력한 버프를 걸어 방어력을 향상시킵니다.
단, 악마의 가호가 끝난 후 아군의 생명력과 스태미나와 마나는 매우 빠르게 하락합니다.
채형석이 쭉 훑어본 결과 의 스킬들은 대부분이 양날의 검이었다.
아군을 매우 폭발적으로 강하게 해주지만, 그 후엔 오히려 약해지게 만들었다.
안 좋은 의미에서의 도핑이라고나 할까?
‘상관없지. 내가 뒈지는 거 아닌데.’
채형석은 그런 의 스킬 구조에 대해 별다른 불만이 없었다.
속된 말로 이기적인 인간인 채형석에게 아군이 죽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전투에서 이기면 그만이지.
어쩌면 이 야말로 채형석에게 가장 어울리는 클래스일지도 몰랐다.
[어떤가? 마음에 드는가?]“무척.”
채형석이 이제는 자신의 계약자가 된 바로크를 향해 씩 웃어 보였다.
그런 채형석의 얼굴은 정말이지 악귀처럼 섬뜩해서, 악마인 바로크와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였다.
“자. 이제 돈을 줘. 그 돈이 있어야 나는 이 세계에 올 수 있고, 너와의 계약을 이행할 수 있으니.”
[좀 기다려라. 내가 부하들을 시켜 금화를 최대한 모아볼 테니.]바로크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금 마법진을 통해 사라졌다.
“큭큭. 큭큭큭. 한태성. 너만 게임으로 재기하라는 법 있냐? 기다려라. 다시 지옥으로 처박히게 만들어줄 테니. 큭큭큭!”
채형석은 악마 바로크와의 계약을 통해 재기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스킬을 찍기 시작했다.
클래스가 에서 로 변경되면서 스탯 포인트와 스킬 포인트가 초기화되었기에, 새로 찍어야 했던 것이다.
“대충 이 정도면 된 거 같고.”
채형석은 스킬을 다 찍고는 를 움켜쥐고 바첼로티의 던전을 나섰다.
그런데.
“어이. 안녕하신가.”
“어딜 쥐새끼처럼 자꾸 숨어?”
“그 안에 꿀이라도 발라놨나 보지?”
바첼로티의 던전을 나선 채형석을 기다리고 있던 건 다름 아닌 전(前) 제네시스 길드원들이었다.
우연찮게 채형석을 발견하고는 그의 뒤를 밟았던 것이다.
“채형석 이 X발놈아. 너 때문에 우리 X된 거 생각하면… 아오! 너 뒤질 줄 알아라.”
전 제네시스 길드원 하나가 쌍욕을 퍼부으며 채형석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씨익-.
채형석은 그런 전 제네시스 길드원을 바라보며 비릿한 냉소를 지었다.
꽈악!
그리고는 를 강하게 움켜잡았다.
“어딜 버러지 새끼들이.”
그와 동시에 채형석이 의 스킬을 전개하며 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
“전하. 이번 일은 매우 잘 처리하셨습니다.”
지크는 협상을 마치고 프로아 왕국으로 귀환하자마자 미켈레로부터 크게 칭찬을 받았다.
“으응? 뭐라고?”
“이번 일은 매우 잘 처리하셨습니다.”
“지, 진짜?”
“예, 전하.”
미켈레가 고개를 깊이 숙였다.
“비록 오스칼 경이 사고를 치긴 하셨지만, 전하께서는 너무나도 일을 잘 수습하셨습니다. 오스칼 경을 사면시키는 데도 성공하시고, 발렌시아 가문의 보물 66퍼센트를 차지하시어 국고를 풍족하게 하시기도 하셨지요. 매우 잘하셨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전하.”
미켈레가 말을 마치던 순간.
“크흑!”
지크는 그간의 설움이 복받쳐 올라 그만 울컥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다.
“왜… 우십니까?”
“흑흑! 그, 그동안 내가… 흑! 얼마나 너한테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했는데, 맨날 구박만 하고… 흑!”
“…….”
“근데 오늘 니가 이렇게… 크흑! 칭찬을 해주니까… 너무 좋아서 감격스러워… 흑!”
미켈레는 그런 지크의 반응에 너무나도 한심해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러게 평소에 잘 좀 하시지 말입니다?’
미켈레는 속으로 지크의 평소 행실을 떠올리며 투덜거렸지만, 굳이 티를 내지는 않았다.
그래도 왕이랍시고 지크가 감격해하고 있는데 괜히 초를 쳐 봤자 좋을 게 없었기 때문이다.
‘일단 대충 받아주자. 괜히 쿠사리 먹이면 나만 귀찮아진다.’
미켈레는 지크가 뒤끝이 심하고 삐치기도 잘 삐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건성으로나마 격려해주는 척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전하.”
“응?”
“다음 주에는 시간을 비워 두시지요.”
“왜?”
지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미켈레는 지크가 서류 작업만 어느 정도 해놓으면 밖으로 나돌아다니든 말든 철저히 방치 플레이로 일관했다.
지크가 딱히 사고 칠 것 같지만 않으면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사고를 거의 맨날 쳐서 그렇지.
어쨌거나, 시간을 비워 두라니?
지크로서는 의아한 게 당연했다.
“왜? 뭔데? 뭐 중요한 일 있어?”
“예, 있습니다.”
“뭔데?”
“일단 이걸 보시지요.”
미켈레가 지크에게 편지 한 통을 내밀었다.
[알림 :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그러자 지크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세계평화회의 초대장? 이게 뭔데?”
지크의 물음에 미켈레가 대답했다.
“세계평화회의란 왕들의 회합을 뜻합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