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453
452
“……!”
“……!”
지크와 브륜힐트는 베르단디가 별안간 황금색 빛에 휩싸이자 지크는 놀랐다.
“아가야!”
놀란 브륜힐트가 재빨리 베르단디를 향해 달려갈 때.
띠링!
지크의 눈앞에 알림창이 주르륵! 하고 떠올랐다.
[알림 : 당신의 딸 가 과 교감해 강력한 결속을 이룹니다!] [알림 : 당신의 딸 가 으로부터 강력한 에너지를 얻습니다!] [알림 : 축하드립니다!] [알림 : 당신의 딸 가 새로운 클래스를 얻었습니다!]그와 동시에 지크의 아공간 인벤토리가 저절로 열리더니 가 빠져나와 베르단디의 오른쪽 팔목을 휘감았다.
[영혼분리장치]무신(武神) 이스칸다르의 깨달음이 담긴 목걸이.
•타입 : 액세서리(목걸이)
•등급 : 신화
•특수 능력
– 둘로 나뉜 영혼 : 착용자에게 클래스를 추가로 얻게 해줍니다.(듀얼 클래스)
놀랍게도, 듀얼 클래스를 이룰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장치인 는 그렇게 베르단디의 소유물이 되었다.
지크의 입장에서는 묵혀둘 대로 묵혀둔 아이템이 비로소 주인을 찾은 것이다.
“어어?”
덕분에 지크는 눈 뜨고 아이템을 빼앗기는 기이한 경험에 크게 당황했다.
“이걸 이렇게 뜯겨?”
지크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긴. 하나만으로도 벅찬데 다른 클래스가 굳이 필요하진 않지.”
지크는 이미 히든 클래스인 디버프 마스터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듀얼 클래스에 대해 큰 집착이 없었다.
당장 사부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만으로도 힘들고, 묵묵히 디버프 마스터의 길을 걷는 것도 쉽지 않은데 다른 클래스가 과연 필요할까?
괜히 묵혀두고 있을 바에는 딸인 베르단디가 듀얼 클래스를 이루는 데 도움을 주는 게 훨씬 낫기도 했다.
띠링!
그때, 알림창이 추가로 떠올랐다.
[알림 : 당신의 딸 가 클래스를 얻었습니다!]그와 동시에 지크의 눈앞에 베르단디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베르단디 반 프로아]다른 세계에서 강림한 존재이자 프로아 왕국의 국왕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와 엘프 왕국 엘론델의 공주 브륜힐트 사이에서 태어난 하이엘프.
1,0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을 타고난 존재이다.
•환상종인 페어리 드래곤의 주인이다.
•존재 구분 : 네임드 NPC
•종족 : 하이엘프
•성별 : ♀
•레벨 : 260
•소속 : 프로아 왕국 / 엘론델
•직위 : 공주 / 공주
•클래스 : 어메이징 베이비(에픽) / 용 조련사 New!!!(레전더리)
•칭호 : 사상 최강의 베이비★ / 만인의 아기씨♥ / 베이비 더 지니어스 / 하트 브레이커 / 심쿵살인마 / 더 로드 오브 더 베이비 / 잠재적 천하제일美 / 만능 아기 / 페어리 드래곤의 주인 / 용 조련사 / 드래곤 라이더
•특이 사항 1 : 성장 속도가 엄청나게 빠릅니다!
•특이 사항 : 2 : 페어리 드래곤과의 교감으로 거의 모든 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베르단디는 를 착용하고 라는 레전더리 클래스를 추가로 얻게 되었다.
‘세상에… 내 딸이지만 너무 무지막지하잖아!!!’
지크는 베르단디가 가진 엄청난 능력에 다시 한번 경악했다.
이른바 라는 에픽 등급의 클래스에 이어 레전더리 등급인 라니….
만약 베르단디가 청소년이 된다면 얼마나 강력할지 짐작조차 가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꺄아! 꺄르륵!”
[끠잉! 끠이이이잉!]베르단디는 자신이 새로운 클래스를 얻었는지도 모른 채 그저 과 즐겁게 놀 뿐이었다.
“여보.”
브륜힐트가 지크에게 말했다.
“우리 아기… 정말 놀라운 아이죠?”
“그, 그러게요.”
지크는 아내 브륜힐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
그날 밤.
우르릉, 콰앙!!!
프로아 왕궁의 침실에 한바탕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진짜로 태풍 같은 게 와서 강력한 비바람이 쏟아진 건 아니었다.
그 폭풍우는 지크와 브륜힐트가 오래간만에 사랑을 나누는 소리였다.
우르릉! 콰앙!!!
덩기덕! 쿠웅! 더러러러러!!!
덩기덕 쿵덕쿵!!!
쿵짝 쿵짝 쿵짜라 쿵짝!!!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따리 쿵쿵따!
쿵!!! 쿵!!! 쿵!!! 쿵!!!
지크와 브륜힐트는 오래간만에 마음 편히 서로를 탐닉했다.
“여보, 사랑해요.”
“내가 더 사랑해요.”
그렇게 지크와 브륜힐트는 엄마아빠놀이를 통해 서로에 대한 사랑을 찐하게(?) 확인하고, 꼭 껴안은 채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전하. 국무대신 미켈레가 두 시간 후에 전하를 뵙기를 청하옵니다.”
“굳이 두 시간 기다릴 필요 없고, 내가 지금 바로 갈 테니까 기다리라고 전하세요.”
“예, 전하.”
지크는 평소 많은 업무를 처리하는 미켈레를 배려해 몸소 발걸음을 옮겼다.
쪽!
곤히 잠들어 있는 브륜힐트의 뺨에 뽀뽀를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셨습니까.”
“무슨 일이야? 뭐 특이 사항이라도 있어?”
지크가 그렇게 말할 때였다.
주르륵!
지크의 코에서 시뻘건 피가 흘러내렸다.
“어어? 코피이이이?”
지크는 화들짝 놀라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피를 닦았다.
“코피가 왜 나지???”
“그걸 몰라서 그러십니까?”
미켈레가 심드렁한 투로 지크의 의문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어젯밤에 일곱 번이나 하셨으면 코피쯤 흘리셔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어? 일곱 번?!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야 이! 너 이 변태 자식! 너 설마 내 침실을….”
“전하.”
미켈레가 냉랭하게 대꾸했다.
“제가 할 일이 없습니까? 전 전하의 사생활을 훔쳐볼 정도로 한가하지도, 변태도 아닙니다.”
“근데 어떻게 알아!!!”
“그렇게 동네방네 다 광고를 하시는데 어떻게 모릅니까?”
“으응?”
“전하의 그렇고 그런 소리가 밤새 왕궁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는데, 모를 사람 있습니까?”
“……!”
“죄송하지만, 이미 왕궁 전체에 소문이 쫙 퍼졌습니다. 전하께서 간밤에 일곱 번 하셨다고요.”
“그, 그랬구나.”
지크는 자신의 사생활이 까발려졌단 걸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방음에… 신경 좀 써야겠다… 하하… 하하하….”
“제발 좀 방음에 신경 써 주시길 바랍니다.”
미켈레는 그렇게 말하고는 도둑 길드에서 온 편지를 지크에게 내밀었다.
“그건 그렇고. 지시하신 모험가 디자이어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그래?”
지크는 서둘러 보고서를 읽어보았다.
채형석의 행적은 지금으로부터 약 한 달 전쯤에 완전히 끊긴 상태였다.
그러나 행적이 끊기기 직전의 채형석은 매우 흥미로웠다.
“동굴에서 나와서… 모험가들을 처치했어? 모험가들의 증언에 따르면 버퍼가 아닌 것 같았다고?”
“아무래도 디자이어의 신상에 뭔가 변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어쭈.”
지크의 눈이 매섭게 빛났다.
“이 자식 봐라. 뭔가 일을 꾸미고 있긴 한가 보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전투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던 디자이어가 강한 모험가들을 홀로 처치했다는 건 뭔가 달라졌단 증거 아니겠습니까?”
“추적해. 그리고 국가 보안 등급 올려. 혹시 모르니까.”
“예, 전하.”
“그리고….”
지크가 무언가 더 말하려던 때였다.
“야. 한태성.”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지크는 천우진이 불쑥 던진 질문에 거의 혼이 빠져나가다시피 놀라고 말았다.
***
지크는 정말로 놀랐다.
쿵쾅쿵쾅쿵쾅!!!
오죽 놀랐으면, 잠잠하던 심장이 당장에라도 터질 듯 뛸 정도였다.
“야 이 미친놈아!!! 뒤질 뻔했잖아!!”
“뭘 그렇게 놀라냐? 너 뭐 나한테 죄지은 거 있냐?”
천우진은 불쑥 나타난 주제에 지크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더니 의자를 당겨 엉덩이를 붙였다.
“야 이 미친놈아! 내가 너한테 무슨 죄를 지어! 죄는 니가 지었지! 아! 진짜 간 떨어질 뻔했네! 으으!”
지크는 놀란 게 진정되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리고, 또 쓸어내리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갑자기 나타나면 사람이 안 놀래고 배기냐? 어?”
“거 되게 땍땍거리네.”
“뭐 인마? 이걸 확 그냥!”
“기왕 왔으니까 차나 한 잔 주지?”
천우진은 화를 내는 지크를 깔끔하게 무시하고는 미켈레에게 차를 한잔 대접받았다.
“너 근데 왜 온 거냐? 내가 보낸 톡 읽었냐?”
“나한테 톡 보냈어? 미안. 요즘 바빠서.”
천우진이 어깨를 으쓱했다.
“최근에 잠도 못 잤다. 딱 강제 로그아웃 안 당할 만큼만 자고 거의 20시간 넘게 접속해 있었거든.”
“와.”
지크가 그런 천우진의 말에 혀를 내둘렀다.
“사이버 망령은 내가 아니라 넌데? 완전 폐인이잖아?”
“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거든?”
“이유?”
“저번에 내가 너한테 준 퀘스트 있지? 그게 클리어가 안 됐잖아?”
“그건 니가 나한테 사기 친 거잖아!”
“아니거든!”
천우진이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내가 사기를 친 게 아니라 오즈릭 교단 놈들한테 속은 거라고!”
“으응?”
지크가 눈을 껌뻑였다.
“그게 뭔 소리야?”
“말 그대로 속은 거다.”
천우진이 심기가 불편하다는 듯 으르렁거렸다.
“제단이 총 몇 개였는지 기억나냐?”
“어 그게….”
지크는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천공의 탑… 천공 요새… 검은 사막… 쿤룬산… 대수림… 이렇게 다섯 개 아니었나?”
“기억력 좋네?”
천우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맞아.”
“근데?”
“니가 깬 천공의 탑. 북부 대수림. 그리고 쿤룬산. 셋 다 퀘스트가 안 깨졌어.”
“그래?”
“뭔가 이상하다 싶었지. 그래서 그 자식들이 설치한 기계 장치를 분석해 봤거든?”
“응 근데?”
“셋 다 가짜였어.”
“……!”
“오즈릭 교단 놈들한테 속은 거다.”
천우진은 정말로 분하다는 듯 으르렁거렸다.
“가짜 제단을 여러 개 만들어서 우릴 교란시킨 거야.”
“그럼 남은 두 개 중에서 하나가 진짜라는 거네?”
“그래.”
천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시간이 없어. 딱 일주일 남았어. 그 안에 진짜 제단을 파괴하지 못하면… 이 세계는 멸망할지도 모른다.”
“멸망이라….”
지크는 천우진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만약 세계가 멸망하면?
게임 의 시즌 1은 종료되고, 서버가 닫히게 된다.
그리고 일정 시간 동안 인공지능이 다시금 문명을 꽃피우고 나면 서버가 다시 열림과 동시에 게임 의 시즌 2가 시작된다.
기존의 세계는 완전히 사라지고,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크는 게임 속에서 얻었던 모든 것들을 잃게 될 게 분명했다.
사랑스러운 딸 베르단디가 성장하는 것도 지켜보지 못하고 영영 이별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잃어버린 모든 것들에 대한 기억들은 지크 홀로 떠안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내가 뭘 하면 되냐.”
지크가 천우진에게 물었다.
“같이 싸워 줘.”
천우진이 대답했다.
“사람이 부족해. 내 입장에서 넌 가장 믿을 만하고, 또 든든한 전력이다. 그러니까 같이 싸워 줬으면 좋겠다. 그럴 거라고 믿고.”
“당연하지.”
지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 게임이 벌써 서비스를 종료하게 내버려 둘 생각 같은 거 없다. 아직 몇 년 되지도 않았잖아. 10년이 넘는 게임도 많은데 벌써 끝내라고? 그럴 순 없다. 난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좋아.”
“그래서 계획이 뭔데?”
“일단은….”
천우진이 지크에게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