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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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우우우우웅-!!!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들은 주문에 의한 유성우(雨)들이었다.
“……!”
“……!”
“……!”
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떨어지는 유성들을 바라보며 경악했지만, 아무도 도망치지 않았다.
도망치면 뭐 하겠는가?
어차피 얼마 못 가서 유성우 폭탄을 맞게 될 텐데.
예컨대, 만약 머리 위에서 핵미사일이 떨어지고 있다면 아무도 도망칠 사람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맙소사….”
치천존은 떨어지는 유성우들을 바라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메테오 스웜 같은 고위급 주문이 이렇듯 소리소문없이 펼쳐질 수 있단 말인가!!!’
무려 아크 메이지.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치천존으로서도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같이 대규모 중에서도 대규모 주문은 준비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마나의 파장 역시 엄청나게 클 수밖에 없었다.
우주에 떠 있는 유성들을 임의로 소환해내 떨어뜨리는데, 그걸 아무도 눈치챌 수 없다는 건 명백한 사기였다.
그런 이 코앞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전개되었으니 치천존이 당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이다.
그러나 치천존은 치천존이었다.
촤라락!
치천존을 중심으로 마치 유리와 같은 방어막이 광범위하게 펼쳐져 전체를 감쌌다.
과연 아크 메이지.
전체를 보호하는 방어막을 캐스팅도 없이 바로 시전해버린 것이다.
– 모두 움직이지 마라!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니!
치천존의 목소리가 전체에 쩌렁쩌렁 울려 퍼지고.
슈우우웅!
이윽고 운석들이 떨어져 치천존이 친 방어막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콰앙! 쾅! 쾅! 콰앙! 쾅! 쾅! 쾅! 콰아앙! 쾅-!!!
거의 200여 개의 운석이 머리 위에서 폭발하는 광경이란 정말이지 장관이었다.
마치 머리 위에서 사상 최대의 불꽃놀이 쇼가 펼쳐지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뀨우우우우!!! 터진다!!! 터져!!! 뀨우우우우!!!”
햄찌는 아예 대놓고 불꽃놀이를 구경한다는 듯 호들갑을 떨어대기도 했다.
그만큼 치천존이 즉석에서 펼친 방어막은 무려 마저도 아주 완벽하게 방어해내고 있었다.
‘미친. 이거 뭐 어떻게 된 거야.’
반대로, 지크는 웃을 수 없었다.
갑작스레 이 집결지를 덮쳤다는 건 오즈릭 교단이 이 공격을 100퍼센트 예상하고 있었다는 말이었다.
그렇다는 말은….
‘정보가 샜어.’
천우진이 말했던 대로 내부로부터 정보가 샜다는 증거였다.
역시 오즈릭 교단이었다.
도대체 어디까지 첩자를 심어 놓았는지….
지크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의 유성우가 그치고, 치천존이 펼쳤던 방어막 역시도 사라졌다.
하지만 그게 시작이었다.
“천공 요새다! 천공 요새가 나타났다!”
구름 사이로 저 멀리 하늘 높이에 있었어야 할 천공 요새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 용이다!!! 용이 나타났다!!!”
그런 천공 요새 주변으로 몸길이가 족히 10킬로미터쯤은 될 법한 거대한 용(龍)도 그 모습을 함께 드러내었다.
[암흑뱀 아가레스]오즈릭 교단에 의해 다른 세계에서 전이된 괴수.
동양의 용(龍)처럼 긴 몸통에 4개의 다리를 가진 생김새를 지니고 있으며, 그 전투력은 나라 하나를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만들고도 남을 정도이다.
과거 뉘르부르크 대륙에 전이되었던 과는 형제 사이이다.
•존재 구분 : 몬스터
•종족 : 확인 불가
•레벨 : 650
•클래스 : 보이드 브링어
놀랍게도, 천공 요새 주변을 비행하는 용의 정체는 과는 형제 사이인 몬스터 였다.
***
“맙소사! 저런 마물이!”
치천존은 의 등장에 또 한 번 놀랐다.
과거 이 뉘르부르크 대륙에 강림했을 당시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던가?
심지어 이 최후를 맞이했던 도시 는 이미 몬스터들이 득실거리는 죽음의 땅이 되어버렸을 정도였다.
그런 존재가 또다시 나타나다니….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그때, 가 날카로운 포효를 내지르며 으로 접근해오기 시작했다.
“지크야!”
치천존이 지크를 향해 소리쳤다.
“여기는 나와 데시마토와 베텔규스가 맡겠다! 그러니 너희는 천공 요새를 공략하도록 해라!”
“괘, 괜찮으시겠습니까!”
지크가 치천존을 향해 물었다.
“안 괜찮다! 그러나 어쩌겠느냐! 저 괴수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 셋이 동시에 달라붙어야 한다! 그러니 어서 가거라!”
“하지만….”
“어서!”
치천존이 지크가 머뭇거리자 버럭 호통을 내질렀다.
“알겠습니다.”
결국, 지크는 치천존의 권유에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베텔규스! 데시마토!”
“예! 형님!”
“예! 스승님!”
치천존의 부름에 베텔규스와 데시마토가 대답했다.
“가자꾸나! 너희들이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치천존은 그렇게 말하며 서서히 마나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우우웅!!!
그러자 정말이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마나의 폭풍이 몰아치며 수십여 가지의 마법들이 동시에 전개되었다.
“모두 신속하게 비행선에 탑승합시다! 어서요!”
베오울프의 외침에 각 비행선들이 일제히 이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느낌이 안 좋아. 정말로 안 좋아.’
지크는 비행선에 탑승하면서 뭔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병력이 나뉘어 버린다는 건….’
힘이 한곳에 집중돼도 모자랄 판국에 그랜드 마스터 두 명과 마스터 한 명이라는 엄청난 전력이 빠지게 되었다.
가 등장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타격이 커도 너무 크다는 게 문제였다.
하지만 걱정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지크는 서둘러 동료들과 함께 슈퍼 비행선 에 탑승했다.
는 치천존, 베텔규스, 그리고 데시마토에게 맡겨둔 채로….
***
치천존과 베텔규스, 그리고 데시마토가 를 상대하는 사이.
슈우우우우웅!!!
슈퍼 비행선 을 선두로 한 원정대의 비행선들은 가능한 최고 속도를 발휘해 빠르게 천공 요새를 향해 접근했다.
그러던 중.
– 전방에 적기 다수 출현!
– 공중전 예상!
– 함포 장전!
– 회피 기동을 시도하며 공중전을 준비하겠습니다!
지크는 안내 방송을 듣고는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다.
“뭐야!”
그리고는 화들짝 놀랐다.
창밖을 통해 본 하늘을 까만 점들이 뒤덮고 있었다.
가고일 중에서도 가장 강한 종으로써, 공중전에서의 무시무시함을 자랑한다.
•존재 구분 : 몬스터
•종족 : 가고일
•레벨 : 250
•특이 사항 : 강력한 음파 공격과 더불어 공중에서 자유자재로 기동하므로, 상대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
까만 점들의 정체는 이란 몬스터들이었다.
들은 그 덩치가 소형 헬기만큼이나 컸으며, 등 뒤에는 마치 박쥐의 것을 닮은 두 장의 날개가 달려 있었다.
문제는 그 숫자.
“너무 많잖아!!!”
지크는 들의 숫자가 어림잡아 1,000마리가 넘어간다는 것에 경악했다.
만약 저 1,000여 마리의 들이 비행선에 달라붙는다면?
오싹!
지크는 지금 이 상황이 엄청난 위기라는 걸 깨달았다.
“막아야….”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펑! 퍼어엉!!!
가장 앞에 있던 소속의 비행선 하나가 들의 공격으로 폭발을 일으키는가 싶더니.
슈우우우우웅!!!
추락하기 시작했다.
지크가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진 것이다.
‘막아야 돼.’
지크는 곧장 의 꼬리 부분으로 향했다.
철컥!
그리고는 문을 열었다.
“뀨! 주인 놈아! 미쳤냐!”
“안 미쳤어.”
지크는 햄찌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며 마치 눕듯이 에서 뛰어내렸다.
“뀨!!! 주인 놈아!!!”
햄찌가 추락하는 지크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그렇게 죽고 싶었냐!!!”
하지만 지크는 추락사하지 않았다.
슈우우우우우!!!
갑옷 이곳저곳에 부착된 가 불을 뿜으며 추락하던 지크의 몸을 띄워 올렸기 때문이다.
***
들의 습격으로 인해 벌어진 공중전.
“좋은데?”
지크는 의 성능에 만족하며 빠르게 비행하기 시작했다.
[캬아아악!!!] [캬아아아아아아악!!!] [캭! 캬악!!!]그런 지크에게 들이 덤벼들었다.
‘여기선 디버프를 못 쓰잖아.’
지크는 디버프 필드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매우 불만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쾅! 콰앙!
지크는 덤벼드는 들을 로 후려치는 한편 스킬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휘리리릭!
쾅! 콰앙! 쾅! 쾅! 콰아앙!!!
가 공중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들을 부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크가 그 많은 수의 들을 막아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크의 몸이 두 개가 아닌 이상 한계는 명백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망할!!!”
지크가 들이 저 멀리 함대의 끄트머리에 자리한 프로아 왕국의 비행선을 덮치는 걸 바라보며 분통을 터뜨리던 순간.
촤라락!!!
새하얀 칼날 폭풍이 휘몰아쳐 들을 덮쳤다.
“어?”
지크는 본능적으로 칼날 폭풍이 휘몰아친 곳을 바라보았다.
펄럭, 펄럭!
그곳에 랭킹 1위의 게이머이자 치천존의 말에 따르면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다는 베오울프.
그가 새하얀 날개를 펄럭이며 길이가 2미터는 족히 될 법한 대검(大劍)을 휘두르고 있었다.
[+15 거신의 칼]창세 신화의 거신이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거대한 칼.
근력이 약한 자는 들어 올리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무거우며, 거신의 힘이 깃들었다고 전해진다.
•타입 : 주무기(양손검/대검)
•등급 : 에픽
•공격력 : 확인 불가
•레벨 제한 : 300
•특수 능력 : 확인 불가
베오울프는 무려 15강 에픽 무기를 휘두르며 들을 무차별적으로 두 동강 내고 있었다.
“이쪽은 제가 막을게요!”
베오울프가 지크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아, 예!”
지크 역시 크게 소리쳐 베오울프의 말에 대답했다.
그렇게 지크와 베오울프는 각자 가진 능력을 발휘해 들로부터 함대를 보호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분주히 움직였다.
그러던 중.
“사위! 내가 왔네!!!”
[히이이이이잉!!!]엘프 왕국 엘론델의 왕이자 지크의 장인이며, 또 다른 마스터 등급의 강자인 로엔그린이 천마 히페리온을 타고 나타나 공중전에 합류해 주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페가수스와 그 라이더들로 구성된 엘론델의 역시도 함께였다.
“장인어른!”
“늦어서 미안하네! 내 힘껏 도와줌세!”
“예! 장인어른!”
로엔그린과 의 합류는 매우 절묘한 타이밍에 이루어졌고, 그 효과는 가히 극적이었다.
은 공중전에 특화된, 굳이 병과를 따지자면 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이 들을 쳐부수는 건 일도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역시나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강자인 로엔그린의 공중전 능력은 단연코 독보적인 수준이었다.
덕분에 들과의 공중전은 순식간에 원정대의 승리로 돌아갔다.
‘역시 랭킹 1위는 1위라는 건가.’
지크는 의 선체 위로 착지하며 저 멀리 베오울프를 바라보았다.
고강 무기.
비행 능력.
게다가 게이머 최초-추정이지만-로 마스터의 경지까지.
‘저 사람보다 내가 더 세지고 싶다.’
지크가 그런 생각을 하던 때.
‘레벨도 낮은데 대단하네. 요즘 유명세를 타는 이유가 있구나.’
베오울프 역시 지크를 바라보며 은근히 놀라고 있었다.
물론 두 사람은 서로의 생각을 전혀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