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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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대는 지크, 로엔그린, 비행 기사단 그리고 베오울프의 활약으로 들과의 공중전에서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승리할 수 있었다.
원정대는 공중전이 끝난 직후 빠른 속도로 비행하며 천공 요새를 향해 나아갔다.
천공 요새는 고대인들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신비의 건축물로써, 사실 요새라기보다는 차라리 하나의 영지라고 하는 게 옳았다.
원정대의 목표는 그런 천공 요새 정중앙에 자리한 성을 공략, 오즈릭 교단이 설치한 제단을 파괴하는 거였다.
그래서 원정대의 지휘자인 베오울프는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다.
– 일단 원거리에서 포격을 시도해 보겠습니다. 전 함대, 포격을 준비해 주십시오.
스피커에서 베오울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원정대에 속한 모든 비행선들이 일제히 성을 향해 포격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비행함대의 함포를 통해 원거리에서 성을 파괴해 보겠다는 매우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그런데.
펑! 퍼엉! 펑! 펑! 퍼엉!
천공 요새 곳곳으로부터 포탄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대공포.
천공 요새 곳곳에는 접근하는 비행선을 요격하기 위한 대공포들이 다수 설치되어 있었다.
– 전 함대, 철수합니다.
결국, 베오울프는 성을 원거리에서 포격하려던 작전을 전면 취소해야 했다.
적 대공포의 사정거리가 워낙에 길어서, 도저히 비행선들이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아무래도 소규모 병력이 먼저 침투해서 대공포를 먼저 제거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소형 비행선을 이용한 상륙 작전을 펼치겠습니다. 준비해 주십시오.
원정대는 베오울프의 명령에 각 비행선에 네 척씩 실린 소형 비행선에 정예 병력을 탑승시키기 시작했다.
소형 비행선은 말이 비행선이지, 마치 바나나 보트처럼 얇고 길쭉한 동체를 가진 일종의 로켓이었다.
뉘르부르크인-NPC-들은 공중전이 벌어지면 이 소형 비행선을 타고 적 비행선에 침투하곤 했다.
“신속히 탑승하라!”
“탑승!”
상륙 작전을 준비하던 중.
– 지크 님 계십니까?
지크는 베오울프로부터 통신을 받았다.
“아, 예. 저 여기 있는데요.”
– 로엔그린 님과 함께 상륙 작전에 함께해주실 수 있습니까?
“예? 저도요?”
– 지크 님은 상륙 작전에 꼭 필요한 인재십니다. 도와주세요.
“그러시다면 저도 도와야죠.”
지크는 베오울프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
‘사람이 예의가 있네.’
베오울프는 랭킹 1위라는 지위에 걸맞지 않게 매우 예의가 발랐으므로, 지크로서도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따 보자 햄찌야.”
“뀨우! 알겠다!”
지크는 햄찌에게 인사를 건넨 후 문을 열고 에서 뛰어내렸다.
***
다시 하늘 위.
‘세 분 다 무사하실까.’
지크는 의 힘으로 하늘을 날던 중 아래를 바라보았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하늘 아래에는 치천존 일행과 가 가히 전설로 남을 만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부디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면….’
지크는 그렇게 생각하며 베오울프, 그리고 로엔그린이 이끄는 과 합류해 천공 요새를 향해 빠르게 비행했다.
그리고 그 뒤를 정예 병력들이 탑승한 소형 비행선들이 뒤따랐다.
그렇게 시작된 상륙 작전.
펑! 퍼엉!
천공 요새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대공포가 상륙 작전을 수행 중인 원정대를 향해 포탄을 퍼부어 댔지만, 희생자는 ‘거의’ 없었다.
다들 공중에서의 기동성이 엄청나게 좋았고, 또 소형 비행선은 미사일처럼 직선으로 매우 빠르게 날아가 꽂히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퍼어엉!!!
물론 의 소형 비행선 중 운이 지지리도 없었던 하나는 날아오는 포탄을 정통으로 얻어맞고 공중에서 폭사해 버렸지만 말이다.
“세 방향으로 흩어집니다!”
그때, 베오울프가 소리쳤다.
“제가 중앙을! 지크 님이 왼쪽! 로엔그린 님이 오른쪽을 맡아 주십시오!”
지크와 로엔그린은 베오울프의 지시에 따라 양옆으로 흩어져 천공 요새의 가장자리로 비행했다.
‘까딱 실수하면 죽어.’
지크는 날아오는 포탄에 요격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서 비행하며, 자신을 향해 포탄을 쏘아대는 진지를 향해 날아갔다.
100미터.
50미터.
그리고 30미터!
펑! 퍼엉!
지크는 대공포 다섯 문이 설치된 적들의 머리 위로 날아가 그대로 뚝! 하고 떨어져 내렸다.
그런 지크를 반긴 건 여태껏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NPC들과 오즈릭 교단의 무리들이었다.
[변이한 라퓨타인 포병]오즈릭 교단의 세뇌로 인해 끔찍한 모습으로 변이해버린 라퓨타인 포병대원.
•존재 구분 : NPC
•종족 : 라퓨타인
•소속 : 오즈릭 교단
•레벨 : 220
•클래스 : 캐논 솔저
•특이 사항 : 라퓨타인들은 매우 강하므로, 상대하는 데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즈릭 교단 세뇌술사]오즈릭 교단의 세뇌술사.
•존재 구분 : NPC
•종족 : 인간
•소속 : 오즈릭 교단
•레벨 : 200
•클래스 : 마인드 컨트롤러
•특이 사항 : 정신 지배가 주특기이므로, 그 눈을 바라보면 현혹되고 만다.
“감히 본 교단의 행사를 방해하다니! 저놈을 죽여라!”
가 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죽… 어라.”
“죽어라… 하늘 밑 인간이여….”
그러자 들이 일제히 지크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시끄럽고.”
지크는 시큰둥하게 반응하고는 들의 머리통에 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퍽! 퍼억!
들이 쓰러지는 건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이노옴….”
가 지크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네놈도 꼭두각시로 만들어줄… 크악!”
“뭐?”
“끄윽….”
“다시 말해 봐.”
지크가 그렇게 말하며 를 휘둘러 의 주둥이를 내리쳐 짓뭉갰다.
“커헉!”
“방금 뭐라고?”
“커헉… 크어어억….”
“말을 해야 알아듣지. 뭐라 그랬냐고.”
“커헉….”
는 속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야 이 미친 새끼야! 입을 다 으깨놨는데 내가 말을 어떻게 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턱이 완전히 으스러진 의 입장에선 지크의 질문에 결코 대답할 수가 없었다.
“사람이 묻는데 말을 안 하네.”
“커 헉(야 이)! 커허억(또라이)! 허어어어어어(새끼야아아아)!!!”
“시끄럽네.”
지크는 그렇게 말하며 를 휘둘러 의 머리통을 완전히 부숴버렸다.
[알림 : 천공 요새의 117번 대공포 진지를 점령하셨습니다!] [알림 : 주변 지역 대공포 진지를 추가로 점령해 아군 비행선들이 무사히 착륙할 수 있도록 하세요!]알림창이 떠오르고.
띠링!
추가로 퀘스트창이 역시 떠올랐다.
[대공포 제거]아군이 비행선들이 무사히 착륙할 수 있도록 근처에 위치한 적들의 모든 대공포 진지를 파괴하라.
•파괴한 대공포 진지 개수 : 1
•보상 : 진지 1개당 기여도 +500P
•참고 : 기여도를 많이 획득하면 로부터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크는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곧바로 몸을 날렸다.
“형님! 저 왔습니다!”
“뀨! 주인 놈아! 햄찌도 왔다!”
그때, 햄찌와 승구가 소형 비행선을 타고 지크에게 합류해 주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대사형! 저희도 왔습니다!”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웨펀 마이스터 샤키로의 제자들인 웨펀 마에스트로들이 각자의 무기를 움켜쥐고 지크를 따랐다.
“적들이 그렇게 센 것 같지 않으니까 각자 흩어져서 대공포 진지를 파괴해!”
지크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햄찌만을 데리고 다른 대공포 진지를 향해 내달렸다.
***
혼돈 집행자 울쎄라는 천공 요새의 정중앙에 자리한 거대한 성의 망루에서 원정대가 섬에 상륙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울쎄라 님.”
중 하나가 울쎄라를 향해 물었다.
“적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적들의 비행선이 섬에 무사히 착륙할 것 같습니다.”
“상관없다.”
“예?”
는 울쎄라의 말에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이곳에는 본교의 매우 중요한 제단이….”
“그걸 누가 모르나?”
“죄, 죄송합니다.”
“방어는 완벽하다.”
울쎄라가 딱 잘라 말했다.
“비행선이 착륙하면 뭐 하나? 저들이 이 성을 점령할 수 있을 것 같은가?”
“그건….”
“물론 놈들의 병력 규모와 실력이 상상 초월인 것은 인정하지. 큭!”
울쎄라가 키득거렸다.
“그러나 이 성의 방어는 완벽하다.”
“그, 그렇습니까?”
“본 교단의 행사가 방해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너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도록.”
“알겠습니다.”
“그리고….”
울쎄라가 덧붙였다.
“고통 여왕을 대기시키도록.”
“고, 고통 여왕을 말씀이십니까!”
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고통 여왕.
오즈릭 교단에서 최근에 만들어낸 그 끔찍한 존재는, 적들에게 극한의 고통을 안겨주는 섬뜩하기 짝이 없는 악마였기 때문이다.
“고통 여왕뿐일까. 본 교단은 이 섬에 상륙한 저 어리석은 자들에게 하나도 빠짐없이 죽음을 안겨줄 것이다.”
울쎄라는 저 멀리 섬에 착륙하는 비행선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 적들을 성대하게 맞이할 준비를 하도록.”
“예! 울쎄라 님!”
가 발걸음을 옮기고.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 이번에는 도망치지 못할 것이다.”
울쎄라는 지난번 에서 자신을 엿 먹인 뺀질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
같은 시각.
긁적긁적!
지크는 갑자기 가려워진 자신의 귀를 후벼 파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으! 가려워!”
“뀨! 주인 놈아! 귀 가렵냐! 햄찌가 귓밥 파준다!”
햄찌가 또다시 숟가락을 들고 지크의 귀를 파주려 했다.
“야 이! 그게 들어가냐! 안 들어간다니까! 너나 파!”
“뀨우?”
그때였다.
“끄으윽….”
오즈릭 교단의 신도 하나가 지크의 발밑에서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너지.”
지크가 만신창이가 되어 거의 죽기 직전인 오즈릭 교단의 교도를 향해 물었다.
“니가 내 욕했지?”
“끄윽….”
“너 맞지? 니가 나 욕했지?”
“요, 욕 안 했….”
“너 땜에 귀 가렵잖아!”
지크가 그렇게 소리치며 쓰러져 있던 오즈릭 교도를 향해 를 휘둘렀다.
“으악!”
그러자 쓰러져 있던 오즈릭 교도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는 축 늘어져 버렸다.
‘주인 놈… 진짜 또라이다. 또라이야.’
햄찌는 그런 지크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는 사이.
쿠웅!
섬 가장자리 곳곳에 원정대의 비행선들이 착륙하기 시작했다.
지크를 포함해 먼저 상륙한 이들이 대공포들을 제거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단 상륙은 끝났고.”
지크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을 들여다보았다.
지크는 늘 낯선 곳에 있을 때면 을 이용해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곤 했다.
그런데.
“어어?”
지크는 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빙글빙글!!!
이 미친 듯 회전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찌르르!
귀에 찬 들이 마치 지크를 찌르는 듯 진동하기 시작했다.
‘어? 이거 위험하단 소린데?’
위험한 정도가 아니었다.
이런 현상은 목숨이 위급한 상황에서나 나타나는 것.
지금 은 이곳 천공 요새 전체가 사지(死地) 중의 사지라는 걸 나타내고 있었다.
‘느낌이 안 좋아. 처음부터 안 좋았고.’
지크는 자기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러는 사이.
“신속하게 하차한다!”
“대열을 갖춰라!”
비행선에 타고 있던 원정대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대열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거 아무래도….’
그때.
스으으으으으으-!!!
저 멀리서부터 새하얀 안개가 마치 쓰나미처럼 섬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