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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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야!”
“여기 비공개방 아니었어?”
“저기요, 방장님. 방 설정 확인 좀요.”
“누가 부르셨어요?”
카오신과 같은 방에 있던 게이머들은 지크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방의 비밀번호가 풀렸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누군가 초대했다고 생각했다.
“방 설정 그대로인데요? 비번 잘 걸려 있는데?”
그러자 방장 역할을 하던 게이머가 방이 여전히 비공개라는 걸 알렸다.
“누가 지크 님 초대하신 분?”
“지크 님 초대하신 분 없어요?”
“뭐지?”
“누가 부르셨어요?”
“아무도 없어요?”
“전 아닌데….”
게이머들은 자기들끼리 탐문 수사(?)를 펼쳐 보았지만, 지크를 초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뭐야? 그럼 방 비번을 알아냈단 건가?”
“잠깐. 방 비번을 알아냈으면 저기서 나타나지, 공간을 가르고 나타날 리가 없잖아?”
“그러네?”
“도대체 뭔 일이 벌어진 거죠?”
게이머들은 나름대로 지크의 등장에 대해 추론을 하다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지크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런 게이머들의 머릿속엔 모두 같은 생각이 깃들어 있었다.
‘어떻게?’
게이머들은 지크가 비밀번호를 걸어 놓은 방에 초대도 없이 난입했다는 것에 반쯤 경악했다.
“하핫, 부끄럽네요.”
지크가 멋쩍은 듯 뒤통수를 벅벅 긁으며 게이머들을 향해 말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부끄럽다는 건 거짓말이었다.
“불청객이 나타나서 많이들 당황하셨죠? 볼일만 보고 금방 사라지겠습니다아! 아, 그리고.”
지크가 덧붙였다.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아무도 끼어들지 말아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건 지극히 개인 대 개인으로서 풀어야 할 문제라서 그러니까, 끼어들지 말아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뒈지기 싫으면.”
섬뜩.
지크는 PVP로 난다 긴다 하는 천상계 프로게이머들을 상대로 끼어들면 죽여 버리겠단 협박까지 하는 패기를 선보이고는, 카오신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저 새끼 X나 건방지네?”
그때, 평소 카오신과 친하게 지내던 아마추어 게이머 하나가 지크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실력은 X도 없는 주제에 어뷰징해서 올라왔으면 닥치고 있을 것이지, 어딜….”
바로 그때였다.
“저거 결백의 후광 아냐?”
“잠깐. 결백의 후광이네?”
“어뷰징이 아니었어?”
“미친….”
게이머들이 지크의 머리 뒤에서 빛나는 원형의 후광을 가리키며 떠들었다.
은 로부터 그 어떠한 부정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다는 걸 증명받은 자들에게 주어지는 것.
지크의 220전 전승이란 엄청난 전적이 임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어, 어뷰징이… 아니고… 실력…이었다고?”
지크에게 덤벼들려던 게이머는 을 보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어이.”
지크가 그런 게이머를 향해 말했다.
“경고했다. 끼어들면 죽여 버린다고.”
“…….”
“퍅!”
지크가 홱! 하고 손을 추켜올렸다.
움찔!
그러자 시비를 걸려던 게이머가 흠칫 몸을 떨었다.
을 두른 지크는 그 전적만으로도 천상계 게이머를 압도할 수 있는 포스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지크는 방에 있던 다른 게이머들을 뒤로하고, 카오신과 마주했다.
“너 열일했더라?”
지크가 수백 장이나 되는 고발장들을 카오신의 얼굴에 대고 홱! 집어던지며 말했다.
나풀나풀-
그러자 수백 장의 고발장들이 카오신의 얼굴을 덮쳤다가 펄럭이며 떨어져 내렸다.
“이만하면 어지간히 노가다였을 텐데, 내가 그렇게 싫었나 봐?”
“이 새끼가.”
카오신이 지크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뒤질라고 환장을….”
“고작 그 실력으로?”
“뭐?!”
카오신은 지크가 자신을 실력으로 조롱하자 제 귀를 의심했다.
‘이 새끼가 진짜 돌았나?’
카오신은 지크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어딜 감히?
자신과 같은 진짜 고수를 상대로 실력을 논한단 말인가?
카오신은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게 강했으므로, 지크의 그런 발언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미친 새끼가. 니가 그런다고 내가 믿을 줄 알아?”
“뭘?”
“어뷰져 주제에?”
카오신은 을 믿지 않았다.
“다른 사람은 다 속여도 나는 못 속이지. 내가 못 했는데 네까짓 게 무슨 수로? BNW도 곧 망하겠네. 이런 어뷰져 새끼 하나 못 걸러내는 거 보면.”
카오신은 을 보고도 지크를 어뷰져라고 정의하고는, 경멸의 눈빛을 뿜어내었다.
“벌집에서 제대로 조사 들어가면 계정 영정….”
카오신은 말을 다 끝마치지 못했다.
툭!
지크가 내던진 최상급 생명력 포션이 카오신의 발밑에 떨어졌다.
“…이게 뭐지.”
카오신이 썩은 미소를 지으며 지크에게 물었다.
“피가 반은 빠진 거 같아서.”
“……?”
“싱싱한 걸 잡아야지, 반쯤 썩은 걸 잡을 순 없잖아?”
그 순간.
“너 이 XX새끼 뒤졌어.”
카오신은 지크의 도발에 눈이 홱! 하고 돌아 두 자루 도(刀)를 움켜쥐고 지크를 향해 덤벼들었다.
***
‘빨라.’
지크는 덮쳐오는 카오신의 속도에 매우 놀랐다.
확실히, 카오신은 고수였다.
처음 방에 난입했을 때, 에 맞고도 자세를 엄청나게 빠르게 회복했고, 또 반격하려고 했었다.
그런 걸 보면, 카오신의 동물적인 감각이란 천부적인 재능이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었다.
괜히 프로게이머들도 뚜까 패고 다니는 게 아닌 것이다.
‘근데 부르스보다는 느려.’
하지만 지크는 부르스와의 대련을 통해 훨씬 더 빠른 적에게 익숙해진 상태였고, 덕분에 카오신의 움직임쯤은 얼마든지 놓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실제로, 지크는 자신을 덮쳐오는 카오신의 쌍검을 로 튕겨내고는 발차기를 이용해 거리를 벌렸다.
그러고는 기습적으로 를 랜스로 바꾸어 카오신을 견제했다.
“……!”
카오신은 그런 지크의 반격에 엄청나게 당황했다.
‘뭐야… 이 새끼?’
카오신은 지크의 빠른 반응 속도와 물 흐르듯 유연한 반격에 놀랐다.
‘개X밥인 줄 알았는데… 나름 실력은 있다는 건가?’
카오신은 수없이 많은 천상계 게이머들과의 PVP를 통해 엄청난 경험을 쌓은 베테랑 게이머.
그런 카오신이 느끼기에, 지크가 조금 전에 보여준 대응은 천상계 게이머들 중에서도 최상급 실력을 갖춘 프로게이머들이나 구사할 법한 그런 움직임이었다.
‘이 새끼….’
카오신이 살짝 긴장하고 있을 때.
“진짜 포션 안 빠냐?”
지크가 카오신을 향해 이죽거렸다.
“그 피면 순식간에 뒈질 텐데?”
“아가리 닥쳐, 이 X만 한 새끼야.”
카오신은 그간 이미지 세탁을 위해 자제하던 쌍욕까지 서슴없이 퍼부어가면서, 지크를 향해 다시 덤벼들었다.
뒤이어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카오신은 이도류 도법을 구사하며 지크를 미친 듯 몰아붙였다.
그 기세가 정말이지 흉악스러워서, 지크가 살짝이라도 실수를 했다간 갈기갈기 난도질을 당하고도 남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크는 그런 카오신의 맹공에도 다시 망치의 형태로 바꾼 를 이용해 철벽의 방어를 선보였다.
“기, 기계야? 저렇게 방어를 한다고?”
그 광경을 본 프로게이머 하나는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말하며 감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크의 방어는 너무나도 완벽했다.
눈이 다 어지러울 정도인 카오신의 맹공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마치 기계처럼 탁탁 쳐내고 있었다.
그건 다른 천상계 게이머들의 눈에도 마찬가지였다.
“와….”
“저 견제를 다 막아낸다고?”
“인간이 아닌 거 같은데….”
방에 있던 게이머들은 지크의 방어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카오신도 똑같았다.
카오신은 지크가 자신의 공격을 모조리 막아내자 이제는 놀라움을 넘어 완전히 경악하고 말았다.
그러나 중요한 건 지크의 방어력이 아니었다.
‘어어?’
카오신은 자신의 공격 흐름이 점점 끊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챙, 채앵!
분명히 맹공을 퍼붓고 있는데도 왠지 모르게 밀리고 있는 듯한 불길한 느낌이랄까?
‘니가 이래도 버틸까?’
카오신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이 가진 스킬 중 하나인 를 준비했다.
스르르르륵!
그러자 카오신이 갑자기 수십 여 명으로 분리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지크를 포위했다.
말 그대로 분신들의 칼춤(劍舞)!
이도류 검술을 구사하는 수십 개의 분신이 일제히 덤벼드는, 카오신을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서게 만든 스킬 중 하나였다.
“어! 나왔다!”
“와우.”
“저것 못 막을 것 같은데?”
천상계 게이머들은 카오신이 전개한 를 보고 기대감에 부푼 눈빛으로 대결을 지켜보았다.
는 상대하기가 정말이지 까다로워서, 조금만 실수해도 아차하면 갈기갈기 난도질을 당하기 일쑤인 스킬.
게이머들은 그런 가 나오자 지크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잔뜩 기대했다.
그걸 알았기 때문일까?
지크가 선보인 대응은 기대에 걸맞게 극적이었다.
촤락!
지크의 손에 들린 가 기존의 망치에서 도(刀)의 형태로 바뀌었다.
“도?!”
“지금 상황에서 무기를 도로 바꾼다고?”
“무, 무슨 생각인데?”
지켜보던 천상계 게이머들이 놀라던 순간.
촤라락!
지크가 를 휘두르고.
쏴아아아아아아아아!
시커먼 표창들이 죽음의 비를 내리기 시작했다.
***
지크가 에 맞서 를 꺼내들기 직전.
“오오!”
“카오신 대 지크 님!”
“대박… 사건….”
수없이 많은 게이머들이 결투장 안으로 물밀 듯이 밀려 들어와 객석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건 방장 역할을 하던 게이머의 판단이었다.
방장은 비공개였던 방을 공개방으로 만들고, 방제를 로 바꾸어 어그로를 끌었다.
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지크와 카오신의 대결이니만큼, 혼자 보기 아깝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덕분에 천상계 게이머들은 이 세기의 대결을 구경하기 위해 너도 나도 입장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팝콘까지 들고 온 이들마저 있을 정도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게이머들 중에서는 취재를 위해 캐릭터를 생성한 V스포츠 전문 기자들까지 섞여 있었다.
“카오신… 지크프리트….”
“오늘 특종이다!”
“누가 이기든 기사 조회수 대폭발이야.”
기자들은 아예 동영상 녹화까지 떠가면서 지크와 카오신의 대결을 지켜보며 기사를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촤라락!
지크는 마나를 아끼기 위해 를 평소 위력의 1/3 정도로 조절해 펼쳐서 에 대응했다.
쏴아아아!
그렇게 휘몰아친 의 표창들은 카오신의 분신을 모조리 찢어발기며 휘몰아쳤다.
“이, 이게 뭐야!”
“이, 이게 뭐야!”
“이, 이게 뭐야!”
“이, 이게 뭐야!”
카오신의 분신들이 경악에 찬 비명을 내뱉었다.
뒤이어 차례차례 휘몰아친 표창들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져 나가기 시작했다.
“……!”
“……!”
“……!”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 입을 떡 벌렸다.
완벽한 파훼.
는 라는, 예술의 경지를 넘어 신기(神技)에 도달한 초고위급 스킬 앞에 철저히 무력하게 파훼된 것이다.
촤락! 촤라락!
그렇게 가 카오신의 모든 분신들을 찢어발기고 안으로 빨려 들어간 직후.
스릉!
지크가 도의 형태를 한 를 움켜쥐고 카오신을 향해 빠르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공수, 교대!
이제는 지크가 자신의 공격력을 보여줄 차례인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