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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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가 카오신을 탈탈 털어버렸단 소식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카오신은 해외에서도 한국의 이름난 아마추어 초고수로서 인지도가 있는 게이머였다.
그런 카오신이 또 다른 유명 인사인 지크에게 탈탈 털렸다는 소식은 전 세계 BNW 팬들을 들끓게 만들기 충분했던 것이다.
[속보] 아마추어 고수 카오신, 떠오르는 별 지크프리트에게 완패! [V스포츠/속보] 지크프리트, 아마추어 최고수 카오신 상대로 2전 전승! [속보] 지크프리트, 어뷰징 논란 완전 종식!지크가 카오신을 털어버렸단 소식은 뉴스 속보로써 온 인터넷에 도배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공식 입장] 하이브 게임즈 엔터테인먼트 “지크프리트, 조사 결과 어뷰징 아니야.”의 본사에서는 지크의 어뷰징 논란에 관해 공식 입장을 내놓기까지 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도 처음엔 그의 전적을 의심했습니다.
그의 전적은 정말이지 거짓말 같았고, 믿을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의 전적을 검증하려 노력했고,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중략)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그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가 무적의 게이머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단지 처음 결투장에 입문했을 때부터 대단한 실력을 갖춘 신예 PVP 플레이어였을 뿐이고, 약간의 운이 따라주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러나 그가 최상위 클래스의 PVP 플레이어 중 하나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어쩌면 현재 활동하고 있는 최상위 프로게이머들과도 충분히 겨뤄볼 만한 실력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겠죠.
(중략)
곧 개최될 에서 그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중략)
지크는 본사로부터 공식적으로 어뷰징 행위가 없었음을 인정받기까지 했다.
에서 걸어준 버프.
카오신을 일대일로 털어 버림으로써 증명한 실력.
그리고 본사의 공식적인 인정까지.
이로써 지크는 지긋지긋하던 어뷰징에 대한 모든 논란을 떨쳐 버리고, 진정한 실력자라는 걸 세계로부터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으윽! 어, 업무량이 너무 많아!”
지크는 프로아 왕국에 자리한 자신의 집무실에서 서류더미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영토가 넓어진 만큼 국책사업 역시도 많아진지라 지크가 처리해야 할 업무는 그야말로 산더미 같았다.
“뀨! 주인 놈아! 손이 느리다! 빨리빨리 해라! 뀨우!”
“야, 이! 재촉하지 마!”
“뀨우! 빨리 해라! 빨리!”
지크는 햄찌의 관리 감독을 받으며 열심히 서류를 검토하고, 결재를 진행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
“후우! 업무 끝! 휴식!”
“뀨우! 주인 놈아! 다 한 거냐!”
“다 하긴 개뿔. 저거 안 보여?”
지크가 아직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서류의 산을 가리켰다.
“뀨우?”
“그냥 잠깐 쉬는 거지. 끝나긴 개뿔이.”
“그, 그러냐? 주인 놈아! 힘내라!”
“됐고, 결투장이나 가자.”
“뀨우? 연습하러 가는 거냐?”
“응.”
“알겠다! 가자! 뀨우!”
지크는 업무를 잠시 미뤄둔 뒤 에 대비한 연습을 위해 결투장으로 향했다.
***
그렇게 다시 찾은 결투장.
“……?”
지크는 결투장에 도착하자마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눈을 끔뻑끔뻑 떴다 감았다.
게임 BNW의 결투장인 의 최상위 리그인 앞.
그곳의 입구에 에 소속된 성기사들이 좌우 양쪽으로 줄지어 기립해 있었다.
그리고….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 전하께서 입장하십니다! 부대에~~~~ 차렷!!!”
의 성기사 하나가 우렁찬 목소리로 소리치고.
처억!
성기사들이 일제히 차렷 자세를 시작으로 절도 있는 동작을 선보이며 검을 뽑아 시옷자(ㅅ)를 만들어 하나의 길을 만들어냈다.
“이, 이게 뭐야!”
지크는 비머리언 공방에 이어 이제는 까지 자신을 수치플레이로 능욕하나 싶어 얼굴이 시퍼렇게 질리고 말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빠라바라 밤~ 빠라바라 밤~ 빠라바라 빰~ 빰빠 밤~ 빰빠 빰~ 빰빠밤~ 빰빰~ 빰빰빰빰~ 빰빰~ 빰빰빰빰~ 빰빰빰빰 빰빠 빰~ 빰빠밤~!
의 군악대가 지크의 입장에 맞추어 군 지휘관들이 행사를 할 때나 사용하던 음악을 연주하기까지 했다.
“전하,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때, 성기사 하나가 지크의 앞길을 에스코트해 주었다.
“이, 이게… 뭐 하는 거죠.”
“본 교단에서 전하께 큰 실례와 무례를 저지른 것 같아 특별히 준비한 환영 행사입니다.”
“멕이는 게 아니라?”
“예?”
“하아.”
지크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고개를 바짝 숙인 채 마치 죄인처럼 성기사들이 만든 길을 빠르게 지나갔다.
‘윽! 쪽팔려!’
하지만 그런 지크의 생각과 게이머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와우.”
“대우 보소?”
“무신교한테 저런 대우를 받나?”
“멋있네.”
게이머들은 NPC인 의 성기사들이 지크를 환영해주는 걸 보고 부러워했다.
그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우러러봐주고, 또 대우를 해준다는 건 어쨌거나 기분 좋은 일이었으니까.
게다가 평범한 게이머들이 이런 대접을 받는다는 건 꿈도 꿀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지크야 쪽팔려 했지만, 지켜보는 게이머들의 입장에서는 마냥 부러운 일이었던 것이다.
‘빨리 튀자!’
지크는 게이머들이 자신을 부러워하는 줄도 모른 채 호다닥! 성기사들을 지나쳤다.
그러나 지크의 시련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알 자지라 구단의 코치입니다. 한국의 게이머, 계약하고 싶습니다. 저희 만수르 왕자님께서 지크 님의 플레이에 매우 깊은 감명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연봉은 맞춰 드리겠습니다.”
아랍 리그의 오일 머니.
“중국 1부 리그의 스카이 게임즈입니다. 잠시 말씀 좀 나눌 수 있겠습니까? 원하시는 금액이 있으시면 마음 편히 말씀해 주시죠.”
중국의 차이나 머니.
“팀 디그다의 감독입니다. 미국 리그에서 활동하실 생각 없습니까? 세계 최대 규모의 리그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건은 상상하시는 것 이상일 겁니다.”
그리고 천조국의 Show me the money까지.
해외의 프로게임구단 관계자들이 지크의 앞을 가로막고 영입 의사를 전달했다.
‘아, 알 자지라 구단?!’
알 자지라 구단의 관계자를 본 지크의 뇌리에 이슬람교로 개종한 후 헐렁헐렁한 아랍식 의상을 입고 캡슐 안에 들어가는 상상이 스쳤다.
“아, 안 해요!!!”
지크는 그렇게 소리를 빽! 지르고는 해외의 프로구단 관계자들로부터 도망쳤다.
그러나 해외의 프로구단 관계자들은 시작에 불과했다.
“데뷔부터 해외 리그에서 뛰는 것보다는 세계 최고의 클래스를 자랑하는 한국 리그에서 활동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비록 금액은 적을지 모르지만, 커리어적인 부분에서 한국 리그가 최고입니다. 그러니 저희와 좋은 관계 이어 나가시죠.”
“주전 자리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해외의 프로구단 관계자들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의 프로구단 관계자들이 지크의 앞을 가로막고 열심히 영업(?)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0분만! 딱 10분만 인터뷰합시다!”
거기에 기자들까지.
지크는 순식간에 이런저런 부류의 사람들에게 포위당한 채 파도에 휩쓸리는 부표처럼 이리저리 치이고 받쳤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지크의 선택은….
호다닥!
도망치는 거였다.
“자, 잠깐! 어디 가십니까!”
“잠시만!”
“저기요! 잠시만요!”
“잡아!”
프로게임구단의 관계자들, 그리고 기자들은 도망치는 지크를 집요하게 뒤쫓았다.
그러나 그들이 지크를 잡는 건 불가능했다.
쌔앵!!!
칭호의 효과를 받은 지크는 엄청나게 빨라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던 것이다.
***
“으으, 정신 사나워.”
지크는 결투장인 에서 도망친 직후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사람 좀 가만히 내버려 둘 것이지.”
“뀨우? 주인 놈아! 인기 많아서 좋겠다!”
“좋긴 뭐가 좋아? 귀찮아 죽겠는데.”
“뀨우! 주인 놈이 능력 있으니까 사람들이 찾는 거 아니냐! 뀨우! 복에 겨운 소리 하지 마라!”
“그건 나도 아는데.”
지크가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지금은 밀린 일 처리하면서 대회 준비하기도 바쁘다고.”
“뀨우?”
“이 와중에 인터뷰니 프로팀 계약이니 생각할 겨를이 어딨냐? 그리고 난 프로게이머 생활을 전문적으로 할 생각도 없어. 그건 진짜 내 스타일이 아냐.”
“뀨우! 그러냐!”
“계약에 묶여서 내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못하는 처지가 되고 싶지는 않거든.”
“뀨우! 주인 놈 마음 알겠다! 뀨우우!”
“아무튼, 일단 가자.”
“뀨우! 어디로 가냐!”
“비머리언 공방.”
지크는 어차피 오늘 연습은 그른 것 같다고 판단하고, 제작을 의뢰했던 PVP 전용 세트 아이템을 찾으러 비머리언 공방으로 향했다.
그 후 비머리언 공방 근처에 도착한 지크는 자신을 숨기기 위해 긴 망토에 후드를 푹 눌러썼다.
이미 에게 당한지라, 하루에 두 번씩이나 수치플레이에 놀아나긴 싫었던 것이다.
“이러면 못 알아보겠지?”
지크는 자신의 정체를 숨겨주는 까지 뒤집어쓰고는 비머리언 공방으로 향했다.
그러나 지크가 우려했던 비머리언 공방의 요란하기 짝이 없는 환영 행사-수치플레이-는 처음부터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던 모양이었다.
“뭐, 뭐야?”
지크는 비머리언 공방 앞에 도착하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고 깜짝 놀랐다.
비머리언 공방 앞은… 그야말로 생지옥이었다.
“커, 커헉….”
“살려… 살려 주세… 윽!”
“지원군… 지원군을….”
비머리언 공방 앞을 지키던 문지기들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비머리언 공방 앞에는 거의 수백여 명에 달하는 기사들과 병사들의 시체가 끔찍하기 짝이 없는 형태로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기도 했다.
가히 생지옥.
언제나 고급스럽던 비머리언 공방 앞은 피와 시체로 범벅이 된 지옥으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괜찮으십니까!”
지크는 그 광경을 보고 너무나도 놀라 황급히 변장을 해제하는 한편 가장 가까이에 쓰러져 있던 기사를 향해 달려갔다.
“정신 차리세요! 일단 이거부터 드시고요!”
지크는 쓰러져 있던 기사에게 재빨리 포션을 먹여주었다.
“쿠, 쿨럭! 쿨럭쿨럭!”
“천천히.”
“지크프리트… 전하….”
기사는 지크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고, 공방 안으로… 빨리….”
“예?”
“무서운 강자가… 본 공방에 쳐들어와서… 지금 당장 막지 않으면… 커헉!”
기사는 지크가 포션을 먹여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피를 한 번 토해 내더니 그만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최상급이긴 했지만, 겨우 포션으로는 꺼져 가는 기사의 생명의 불씨를 되살릴 수 없었던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지크는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여기서 이럴 게 아니란 생각에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햄찌야.”
“뀨우!”
“너 여기서 사람들 좀 도와 줘.”
“알겠다! 주인 놈아! 뀨우! 여긴 햄찌가 알아서 할 테니까 얼른 가 봐라! 뀨우!”
“고마워.”
지크는 그렇게 말하고는 서둘러 비머리언 공방 안쪽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내달렸다.
그렇게 달려온 비머리언 공방.
“맙소사.”
지크는 온통 피바다에 엉망진창인 비머리언 공방 안의 풍경을 보고 경악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란 말인가?
‘크반트 님!’
지크는 혹시나 크반트가 죽었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서둘러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다.
다행히도, 크반트는 아직 숨이 붙어 있었다.
“크반트 님!”
“지, 지크 국왕….”
거의 반죽음 상태의 크반트가 힘겹게 지크를 돌아보았다.
“도대체 뭔 일이 벌어진 겁니까! 자, 일단 포션부터 드세요!”
지크는 크반트를 부축해 주면서 서둘러 최상급 생명력 포션을 먹이는 등 응급조치를 실시했다.
“그, 그가… 돌아왔소.”
크반트가 지크가 먹여주는 포션을 먹다 말고 지크에게 말했다.
“그라뇨?”
“그가… 살아 돌아왔단 말이오.”
“예?”
“웨펀 마이스터… 샤키로가….”
그 순간.
‘응?’
지크는 제 귀를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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