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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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신이 의뢰를 넣었다고?”
“그래.”
구데리안이 지크의 물음에 대답했다.
“너, 얼마 전에 결투장에서 카오신한테 개쪽 준 적 있지?”
“그 자식이 날 무신교에 고발했었으니까. 무고한 사람을 엿 먹였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그건 그렇지.”
구데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카오신은 그렇게 생각 안 했어.”
“큭….”
“카오신은 자존심이 세기로 유명한 놈인데, 니가 그 개쪽을 줬는데 가만히 있겠어? 당연히 보복하려고 하지. 카오신한테는 누가 뭔가 잘못한 게 중요하지 않아. 지 기분이 더 중요하지.”
“아, 그렇구만.”
지크는 그제야 구데리안의 말을 알아들었다.
누가 오즈릭 교단에게 정보를 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3인의 용병왕을 고용한 범인이 카오신이라는 걸 알아낸 것이다.
‘넌 뒈졌다.’
지크는 카오신을 향해 이를 갈았다.
뒤에서 이런 비열한 짓거리를 벌일 줄이야….
‘딱 기다려.’
지크는 당장에라도 카오신을 향해 달려가 보복하고 싶은 걸 참아내느라 안간힘을 쓰면서, 구데리안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서 니가 아는 건 그게 다라는 거지?”
“그래! 다 말했어! 아는 건 모두 말했다고!”
“그래? 그럼 죽어.”
“뭐, 뭐라고?!”
구데리안은 지크가 를 치켜들자 당황했다.
“말하면 살려 준다면서!”
“아, 그러려고 했는데….”
지크가 구데리안을 향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 결계가 깨지기 전에 널 못 죽이면 내가 페널티를 받거든.”
그렇게 말하는 지크의 눈앞에는 의 유지 시간에 대한 알림창이 떠올라 있었다.
[알림 : 의 지속 시간이 11초 남았습니다!] [알림 : 10초!] [알림 : 9초!]는 지속 시간 안에 적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오히려 지크가 큰 데미지를 입는 양날의 검과 같은 스킬.
지크로서는 구데리안을 살려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왜?
지금 이곳은 적들이 득실득실한 죽음의 영역이었으니까.
지크로서는 자신이 살기 위해서라도 구데리안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미안.”
“사, 살려준다며! 살려준다고 했잖아!”
“어쩔 수가 없어서. 헤헤.”
“야 이….”
구데리안이 지크의 배신에 치를 떨며 쌍욕을 퍼부으려던 순간.
반짝!
구데리안은 지크의 머리 위에 칭호가 떠오른 걸 보고 할 말을 잃어버렸다.
‘아. 다른 놈은 믿어도 이 새끼는 믿지 말라고 했는데….’
구데리안은 지크가 결코 믿어서는 안 될, 만약 믿었다간 100퍼센트 확률로 뒤통수를 맞게 될 위험한 인물이라는 걸 기억해냈다.
하지만 구데리안으로서는 조금 전 지크를 믿었던 게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다.
뭐라도 안 불면 죽인다는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는 걸 모조리 말하지 않고 어떻게 버티겠는가?
그만큼 지크의 뒤통수는 이제 경지에 올라 있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뒤통수를 맞을 걸 알면서도 믿게 만드는, 숨 쉬듯 자연스러운 통수를 구사하게 된 것이다.
“미안해~.”
지크는 그렇게 말하고는 를 내리쳐 구데리안의 머리통을 내리쳤다.
퍼억!
구데리안의 머리통이 수박 터지듯 터져 나갔다.
털썩!
툭, 툭, 툭, 툭, 툭!
뒤이어 쓰러진 구데리안의 시체 주변으로 개당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각종 총기와 중화기들이 눈밭을 나뒹굴었다.
[까악! 까아악!]그러자 이 나타나 구데리안이 떨군 아이템들을 주워 지크의 아공간 인벤토리에 넣어주었다.
“츄릅!”
지크는 구데리안이 떨군 아이템들을 너무나도 맛있어했다.
그러나 좋아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와르르!
가 무너지는 순간.
[쿠오오오오오오오!!!]대기하고 있던 한 마리가 지크를 향해 포효하며 아가리를 쩍 벌렸다.
그리고 냉기 가스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스으으으-!!!
숨결조차 순식간에 얼려버리는 혹한의 냉기 가스가 지크를 덮쳤다.
***
“……!”
지크는 덮쳐오는 냉기 가스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저건 못 막아!’
지크는 로는 냉기 가스로부터 무사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재빨리 몸을 날렸다.
그러나 냉기 가스의 범위는 상당히 넓어서,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텔레포트를 하지 않는 한 지크의 속도로는 냉기 가스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맞을 것 같냐!’
그때, 지크의 임기응변이 빛을 발휘했다.
파앙!
지크는 재빨리 달려 나가 가장 가까이에 있던 괴생명체와의 거리를 좁힌 뒤 냅다 스킬을 때려 박았다.
쩌어억!
그러자 가 발동되어 지크와 괴생명체를 집어삼키고.
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
뒤이어 냉기 가스가 를 덮치며 표면을 꽁꽁 얼려버렸다.
“휴우! 죽는 줄 알았네!”
지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순간적으로 가까이에 있던 적에게 스킬을 때려 박아 냉기 가스를 피해낸 건 정말이지 신의 한 수였다.
쾅, 콰앙!
가 를 부수려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지만, 지크는 신경 쓰지 않았다.
‘니깟 놈이 이걸 어떻게 깨?’
지크는 피식 웃으며 를 휘둘러 괴생명체를 처치했다.
그런 뒤 가 무너지자마자 를 사용해 저공비행으로 해당 지역을 빠르게 벗어났다.
[캬아아아악!!!]는 그 뒤를 바짝 뒤쫓았지만, 지크는 굳이 싸우지 않았다.
대신에 를 파괴하고, 또다시 빠르게 비행했을 뿐….
‘7개!’
지크는 몰려드는 적들을 피해 를 집요하게 파괴해 나갔다.
‘6개! 5개! 4개! 3개! 2개!’
그렇게 18번째 를 파괴했을 때.
“거기까지다, 한태성.”
지크는 채형석과 그가 이끄는 게이머들과 딱 마주치고 말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 [캬아아악!] [쿠오오오오오오!]그런 지크의 머리 위에는 들이 날아들어 포효하고 있었고.
[까득, 까드득!] [께에에에에에에에에엑!]오즈릭 교단의 주력 병력인 정체불명의 괴생명체들 역시도 지크를 향해 몰려들었다.
“한태성.”
채형석이 지크를 향해 한 발자국 앞으로 걸어왔다.
“이제 그만 곱게 뒈지시지.”
“싫은데~.”
지크가 채형석을 향해 혀를 날름 내밀었다.
빠직!
그런 지크의 도발에 채형석의 이마에 힘줄이 빡! 하고 돋았다.
“큭….”
채형석은 애써 분노를 다스리느라 일부러 웃으며 지크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끝까지 X같이 굴겠단 건가?”
“내 맘이지롱~.”
지크는 그렇게 이죽거리며 채형석으로부터 천천히 물러섰다.
“어딜 튀려고?”
채형석은 지크가 뒷걸음질을 치자 자신도 발걸음을 옮겼다.
저벅, 저벅.
다시 지크가 뒷걸음질 치고.
저벅, 저벅.
채형석이 그런 지크를 따라 몇 걸음을 떼어놓았다.
그러던 중.
딸깍!
채형석은 뭔가 작지만 불길한 소리가 자신의 귓가를 파고든 것을 느꼈다.
‘이게 무슨….’
채형석이 시선이 자신의 발 아래로 향했을 때.
씨익-
지크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로부터 정확히 0.1초 뒤.
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채형석의 발밑으로부터 폭발이 일어나 일대를 집어삼켰다.
채형석은 하필 지크가 옮겨둔 지뢰를 밟고 말았던 것이다.
***
“꺄~!”
지크는 채형석이 밟은 지뢰가 터지자마자 너무나도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미친놈처럼 내달렸다.
짜릿짜릿!
그런 지크의 육체는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이 잔뜩 분비되어서, 거의 오르가즘과 맞먹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채, 채형석 엿 먹이는 거 너무 좋아! 하악!!!’
사실 채형석을 괴롭히는 건 지크에게 있어 아편이나 다름없는 강렬한 마약과 같았다.
왠지 때가 되면 한 번씩 괴롭혀 주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따금 채형석에게 엿을 먹이는 건 지크에게 삶의 활력소이자 자극제로 작용하기도 했다.
‘캬아! 내가 이 맛에 채형석을 못 끊는다니까?!’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지크는 와 정체불명의 괴생명체들에게 포위당하고 말았다.
하늘엔 편대가, 그리고 땅엔 정체불명의 괴생명체들이 일제히 지크를 향해 덤벼들었다.
“그래, 어디 죽도록 싸워보자.”
지크는 블라디미르가 아직 꽤나 먼 거리에 있다는 걸 확인하고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화륵, 화르르륵!
그와 동시에 가 전개되어 지크를 둘러싼 모든 적들의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을 송두리째 날려버리고.
스륵, 스르륵!
이 펼쳐져 적들에게 매우 강력한 슬로우 효과를 걸었다.
지크는 디버프 필드들을 전개한 뒤 곧바로 적들을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퍽, 퍼억, 퍽, 퍽, 퍼억, 퍽!
지크가 휘두르는 는 덤벼들던 괴생명체들을 한 방에 때려죽이는 기염을 토했다.
그야말로 폭딜.
높아질 대로 높아진 의 스킬 레벨 덕분에, 괴생명체들의 방어력과 항마력이 –1,000 이상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지크는 덤벼드는 괴생명체들을 쓸어버리는 한편 로 날아올라 가장 가까이에 있던 의 등 위에 올라탔다.
퍽, 퍽, 퍽, 퍽, 퍽!
지크는 눈 깜짝할 사이에 오즈릭 교단의 드레이크 라이더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그러고는 의 머리통을 향해 스킬을 퍼부었다.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스킬이 끝나고.
쿠웅!
머리통이 박살 난 의 시체가 추락했다.
지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 마리 더!’
지크는 곧장 다른 에 올라탄 뒤 등짝에 스킬을 냅다 꽂아버렸다.
퍼어엉!
뒤이어 수천 개가 넘는 의 시체 조각이 사방팔방으로 튀었다.
“아주 다 죽여 버릴랑게!”
지크는 그렇게 포효하며 아예 스킬의 제2단계까지 발동해 가면서 일대를 휩쓸기 시작했다.
“괴, 괴물!”
“저 미친 새끼를 어떻게 막으라고!”
“이런 X발!”
게이머들은 그런 지크의 무시무시한 전투력에 경악했고, 또 전율했다.
“야 이 새끼들아!!!”
그때, 만신창이가 된 채형석이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게이머들을 향해 악다구니를 내질렀다.
“가서 저 새끼 찢어버려!!!”
그와 동시에 채형석이 어둠의 버프를 게이머들에게 걸어주었다.
채형석이 걸어준 어둠의 버프는 지크의 디버프를 어느 정도 커버해낼 정도로 강력했기에, 게이머들은 망설임 없이 공격에 나설 수 있었다.
물론 버프가 끝난 이후에는 캐릭터가 탈진해 버리거나, 혹은 죽어 버리는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테지만 말이다.
“한태성 이 개새끼야! 넌 여기서 절대 못 벗어나! 절대로! 내가 절대 안 보내줄 테니까!”
채형석은 지크를 향해 악을 내질렀다.
“한태성! 넌 여기서 죽는다! 알아들어? 넌 여기서 뒈져야 한다고!”
“싫은데~!”
지크가 채형석을 향해 소리쳤다.
“안 죽을 건데~ 어쩌라고~!”
“싫으면 시집 가 이 새끼야!”
“그, 그건 좀….”
“…….”
“채형석 너 드립 수준이 좀 그렇다?”
“닥쳐! 이 X발놈아!”
채형석은 순간 지크의 말장난에 자기도 모르게 놀아나 버렸다는 걸 깨닫고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쌍욕을 퍼부어댔다.
“오늘은 절대로 못 도망갈 거다. 오늘은 널 지켜줄….”
바로 그 순간이었다.
우웅!
일대가 하늘색 에너지로 물드는가 싶더니, 눈밭에 커다란 마법진이 광범위하게 펼쳐져 쭉쭉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번쩍, 번쩍, 번쩍, 번쩍, 번쩍, 번쩍, 번쩍, 번쩍, 번쩍, 번쩍, 번쩍, 번쩍!
수없이 많은 섬광이 빗발치며 게이머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잘했어!’
지크는 를 향해 칭찬을 보냈다.
왜냐하면, 지크가 신나게 싸우는 동안 가 나머지 두 개의 를 파괴했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