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639
638
‘아, 그랬구나. 그랬던 거구나.’
지크는 을 보고 에리얼 백작이 가진 소울의 비밀을 알아냈다.
‘쉽네.’
지크가 그런 생각을 하던 때였다.
“죽어라!”
반란군 병사가 튕겨 나온 메이스를 주워들고 다시금 지크에게 덤벼들었다.
퍼억!
지크는 무슨 날파리가 꼬이냐는 듯 를 휘둘러 반란군 병사를 후려쳤다.
‘너.’
지크가 저 멀리 폭격에 고전 중인 에리얼 백작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다음번에 만나면, 넌 죽는다.’
지크는 에리얼 백작에 대한 필살을 다짐하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
연합군의 퇴각은 성공적이었다.
데시마토 공작의 폭격, 그리고 이어진 주문은 성공적으로 반란군의 추격을 끊어놓았다.
게다가 그랭구아르 & 람보르기니 듀오의 맹활약까지 더해지니, 제아무리 버프를 떡칠한 반란군들로서도 연합군을 쫓아가기가 힘들었다.
또한, 프로아 왕국군의 본대가 퇴로를 열어 주었기에 피해를 크게 줄일 수가 있었다.
직접적인 전투보다 후퇴 시 훨씬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는 걸 고려해보면, 고무적인 성과였다.
비록 지긴 했지만, 성공적(?)인 패배를 했던 것이다.
한편, 반란군은 내친김에 연합군을 뒤쫓아 계속해서 진격했다.
전투에서 승리해 조이기를 풀었으면 숨을 고를 만도 한데, 반란군은 다들 체력이 무한이라도 되는지 멈추지 않았다.
연합군은 후퇴하면서 를 버리고 지나쳤다.
대신에 영지가 있는 방향으로 후퇴했다.
지크는 전투에서 패배한 후 추격당할 것에 대비해 아예 까지 내줄 걸 각오하고 있었다.
그렇게 동이 터올 무렵까지 진격한 반란군은 기어코 앞까지 도착했다.
[보아라, 나의 백성들아. 나의 군대야.]에리얼 백작이 저 멀리 파라핀 영지를 가리키며 자신의 군대를 향해 말했다.
와르르!
그러자 멀쩡하던 성벽이 통째로 무너져 내렸다.
“……!”
“……!”
“……!”
반란군 병사들은 그 광경을 보고 너무나도 놀라 무어라 말을 잇질 못했다.
말 한마디에 성벽을 통째로 무너뜨리다니?
신이 아니고서야 가능한 일일 리 없지 않은가?
“오오! 신이시여!”
“신이시여!”
“신께서 은총을 베풀어 주셨나이까? 아아!”
반란군 병사들은 일제히 에리얼 백작을 향해 엎드려 절하고, 절하고, 또 절하며 신을 경배했다.
그렇게 에리얼 백작이 이끄는 반란군은 사기가 하늘 끝까지 오른 채 에 무혈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
로 퇴각한 연합군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프로아 왕국군은 좀 나았다.
그들은 직접적인 전투에 참여하기보단 아군의 성공적인 퇴각을 위한 임무를 수행했기에, 아무래도 패배에 대해 무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각 교단에서 보내온 원정군의 경우엔 달랐다.
“신이시여… 제 곁에 계시나이까.”
“진짜 신이란 말인가….”
“신이시여. 저들의 신은 저들 곁에 있사옵니다. 어찌하여 제 곁엔 신께서 계시지 않나이까.”
각 교단의 원정군은 평소 신앙심이 깊고 투철한 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전투를 겪으며, 그들의 신앙심에는 크게 금이 가 있었다.
에리얼 백작이 보여준 권능이 진짜 신처럼 보여서, 신과 신의 군대를 상대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기야, 죽었던 적병이 순식간에 되살아나 다시 덤벼드는 걸 경험했으면 그럴 만도 했다.
때문에, 연합군 진영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상집이었다.
“형제, 자매들이여. 사이비의 눈속임에 넘어가지 마십시오. 저 사악한 사이비는 신을 사칭한 마귀일 뿐입니다.”
성녀 자네트는 연합군 진영을 돌아다니며 병사들을 치료해주고, 또 기도해 주었으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그러는 사이.
“자자,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밤새 고생하셨는데 시원하게 쭉 들이키시죠. 아주 꿀맛입니다, 꿀맛.”
지크는 각 교단의 지도자들을 모아놓고 를 대접했다.
“전하.”
슈링크 추기경이 에는 손가락 하나 가져다대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지크를 향해 말했다.
“어찌 그리 표정이 밝으시옵니까?”
“네?”
“전투에서 패배할 것을 알고 계셨다는 것, 잘 알고 있사옵니다. 허나 이번 전투에서 아군은 인명 피해보다 더욱 큰 것을 잃었사옵니다.”
“군의 사기 말씀이세요?”
“그걸 아시는 분께서 그렇듯….”
“걱정 마시죠.”
지크가 슈링크 추기경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알아냈으니까요.”
“예?”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죠. 적게는 두세 번. 많게는 네다섯 번 정도 싸워봐야 각이 나올 것 같다고요. 근데, 운 좋게도 알아냈어요. 그러니까 쉿.”
“그, 그게 정녕 사실이옵니까?”
슈링크 추기경의 눈이 크게 떠졌다.
“예, 사실입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 마시고, 편안하게 계시면 됩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하실 일은 병사들만 잘 달래서 떨어진 사기나 어느 정도 회복하는 것 외엔 없습니다.”
“오오오!”
슈링크 추기경이 지크의 말에 환호하던 순간.
띠링!
지크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축하드립니다!] [알림 : 당신에 대한 의 호감도가 폭발적으로 상승했습니다!]칭호의 효과가 발동되고.
[알림 : 당신에 대한 의 호감도 등급은 입니다!]지크는 교단의 슈링크 추기경을 완벽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중년의 연인♥]아조시랑 비밀친구 할래?
중년 이상의 남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칭호.
•타입 : 칭호
•등급 : 유니크
•효과 :
– 중년 이상의 NPC들로부터 받는 호감도 +250%
최근 들어 지크가 가진 칭호들이 정말이지 열심히 일하는 모양이었다.
‘쩝….’
물론 중년의 남성들로부터 호감을 받는다는 게 그리 달갑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제가 그 미친 사이비 교주의 비밀을 알아냈으니까, 다들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조금만 기다리시죠. 해결책을 찾아올 테니까.”
지크는 그렇게 말한 뒤 서둘러 막사를 떠났다.
“으음!”
“과연 지크프리트 국왕 전하시군!”
“보통내기가 아니라더니, 무력과 지략을 골고루 갖춘 영웅이었구먼.”
각 교단의 지도자들은 그런 지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고.
“흠흠! 내 잠시 지크프리트 전하께 대한 믿음이 흔들렸었구려. 에헴!”
슈링크 추기경은 지크에게 살짝 언성을 높였던 게 무안했는지, 괜한 헛기침과 함께 무심코 앞에 놓여 있던 잔을 들었다.
벌컥벌컥!
그렇게 잔에 들어있던 음료가 슈링크 추기경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고.
“부와아아아아아악!”
슈링크 추기경이 마시던 음료를 내뿜더니, 목을 움켜쥐며 온몸을 바르르 떨었다.
“도, 독살이다! 독살!”
“슈링크 추기경님! 괜찮으십니까!”
“슈링크 추기경님께서 독이 든 음료를 마시셨다! 치료사! 치료사를 불러라! 어서!”
그러자 막사 안을 지키던 성기사들이 황급히 슈링크 추기경을 부축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
지크는 막사를 나선 뒤 곧장 프로아 왕궁으로 향하는 워프 게이트에 올라탔다.
“뀨! 주인 놈아! 어디 가냐!”
그러자 햄찌가 쪼르르 달려와 지크의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우물 파러.”
“뀨우?”
“일단 가자.”
그렇게 도착한 프로아 왕궁.
성큼성큼!
지크는 프로아 왕궁에 도착하자마자 시종들에게 사부의 위치를 물었고,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겨 호숫가로 향했다.
“오호라.”
사부는 늘 그렇듯이 호숫가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가, 지크가 다가오는 발소리를 입고 미소를 지었다.
“이런 기특한 녀석 같으니.”
사부는 지크의 발소리만 듣고도 그 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듯 즐거워했다.
“사부님! 제자 왔습니다!”
“오냐, 왔느냐.”
사부는 지크를 인자한 눈빛으로 맞아주었다.
“발걸음이 아주 힘차구나. 아주 마음에 드는구나.”
“그, 그렇습니까!”
“그렇다. 그래, 어쩐 일로 본좌를 찾았느냐?”
“예, 사부님.”
지크는 사부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져서, 얼굴에 함박웃음을 꽃피운 채 말했다.
“제자, 이번에 작은 깨달음을 얻어 사부님께 가르침을 구하고자 이렇게 왔습니다.”
“그래? 어떤 깨달음을 얻었느냐?”
“사부님.”
“말해라.”
“사부님께서 개발해내신 이 기술 체계는 무적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렇다.”
“그리고 이 기술 체계의 핵심은 적을 약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 또한 맞는 이야기니라.”
“그럼 적이 스스로를 강화시키는 기술을 무효로 돌릴 수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지크가 그렇게 말하던 순간.
“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껄!!!”
사부로부터 정말이지 오래간만에 크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껄껄껄!”
“사, 사부님?”
“네 녀석이 드디어 떠먹여주는 걸 넘어 스스로 찾아먹으려 드는구나! 껄껄껄!”
“으음!”
“기특한지고! 기특한지고! 이런 기특한 녀석 같으니! 껄껄껄!”
사부는 지크가 정말이지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듯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우주의 섭리와 삼라만상의 이치에 모두 통달한 덕분에 좀처럼 인간적인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사부였기에, 이러한 반응은 굉장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었다.
‘좋았어!’
지크는 사부의 반응을 보고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는 걸 확인했다.
***
지크는 후퇴 당시 을 보고 에리얼 백작의 비밀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크에게는 에리얼 백작, 정확히는 에리얼 백작이 가진 소울을 공략할 스킬이 없었다.
그래서 지크는 사부를 찾아가기로 했다.
지금 당장에는 레벨을 올릴 수 없어 새로운 스킬을 배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자가 모르는 게 있을 때 스승을 찾아가 여쭈어 보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게다가 사부 역시 NPC였다.
기본적으로, NPC는 게이머들에게 먼저 퀘스트를 주는 존재.
그러나 게이머가 NPC를 살살 긁거나 구슬려 퀘스트를 따내는 경우도 상당히 흔하지 않던가?
“그래, 적이 스스로를 강화하는 기술을 무위로 돌리고 싶은 것이냐?”
“예, 사부님. 기본적으로 적을 약해지게 하는 것도 좋지만, 강해진 적을 본래 상태로 끌어내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구나, 좋아.”
사부가 지크를 기특해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앞서 말했듯, 지금까지의 지크는 늘 수동적인 배움을 해왔다.
가르쳐주면 가르쳐주는 대로, 레벨이 오르면 오르는 대로 스킬을 습득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지금의 지크를 사부를 먼저 찾아와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스킬을 배우길 원하고 있었다.
사부된 입장으로서는 제자인 지크가 자신의 깨달음을 말하고, 배움을 청하니 기쁜 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제자야.”
“예, 사부님.”
“어째서 답을 구하는 것이냐? 이 사부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을 터인데?”
“예?”
“이미 알고 있지 않으냐? 네 녀석은 답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느니라.”
“예?”
“본좌가 네 녀석의 뇌리에 새긴 가르침은 육체적 성장에 비례해 습득되어지는 게 아니니라.”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깨달음을 얻었는데, 어찌 사용하지 못하겠느냐?”
사부가 그렇게 말하던 순간.
띠링!
지크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새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