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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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가스는 근처에 있던 대부분의 길드원들을 중독시켰다.
그 초록색 가스에는 단순히 독성만 있는 게 아니었다.
치이이익!
초록색 가스에 노출된 길드원들은 호흡 곤란뿐 아니라 피부가 부글부글 타들어 가면서 녹아내렸다.
“으악! 으아아아아아악!”
“악! 내, 내 피부가! 내 피부가!”
“으아아아악!”
끔찍한 광경이었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인간의 피부가 녹아내리는 광경이란 정말이지 참혹했다.
“이 미친놈들이….”
지크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이를 부득 갈았다.
포탄에 독을 실어 살포하는 건 살상력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에서 엄격히 금지된 사항이었다.
때문에, 뉘르부르크 대륙의 모든 국가는 포탄에 독가스나 화염을 섞어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길드는 이 무시무시한 살상력을 가진 포탄을 서슴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게이머들끼리 싸우는 거라도 이따위 짓거릴….”
길드는 에서 합의된 사항이 모험가, 즉 게이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단 것을 악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오빠! 어떡하죠!”
“어떡하긴!”
지크가 버럭 소리쳤다.
“무조건 닥돌이야! 여기서 물러서면 더 피해가 커! 밀고 들어가야 돼!”
“뀨우!!!”
지크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햄찌와 함께 적진, 그러니까 를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돌격! 돌격한다!”
용태풍 역시 물러나선 안 된다는 걸 깨달았는지, 길드원들을 향해 총공격을 명령했다.
그러는 사이.
펑, 퍼엉!
길드에서 쏜 포탄이 떨어지며 일대에 시뻘건 화염이 치솟았다.
독가스 살포에 이어 이제는 네이팜탄까지 사용한 것이다.
‘그래?’
지크는 길드의 진영으로 달려가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니들이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똑같이 해줄게.’
그렇게 독한 마음을 먹고 달려가던 중.
[어딜 근본도 없는 새끼가.] [더 깝치게 놔둘 것 같냐?] [뒤질라고.]한 무리의 길드원들이 지크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 길드원들은 입 부분에 긴 호스가 달려 등 뒤의 가스통과 연결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뭐지? 방독면 같은 건가?’
지크는 길드원들이 마치 소방대원들이나 착용할 법한 마스크와 산소통을 메고 등장하자 살짝 의아했지만, 이내 곧 신경을 꺼버렸다.
‘방독면으로 독은 피할 수 있어도 뒈지는 건 피할 수 없겠지.’
지크는 그렇게 생각하고 를 움켜쥔 채 곧바로 와 을 깔았다.
그런 뒤 길드원들을 향해 스킬을 냅다 때려 박았다.
콰아아앙!!!
뒤이어 스킬이 부채꼴 형태로 뻗어나가며 길드원들을 덮쳤다.
“뀨우! 잘했다! 주인 놈아! 다 쓸어버려라! 뀨우!”
햄찌가 펄쩍 펄쩍 뛰며 지크를 응원할 때였다.
스으으!
자욱하게 피어올랐던 흙먼지가 가라앉으며 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뭐야, 저것들. 왜 안 죽어?”
지크가 앞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슥, 스윽!
스킬을 맞은 길드원들이 하나둘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런 길드원들의 생명력은 거의 30퍼센트에 육박했다.
아니?
30퍼센트를 시작으로, 초당 50퍼센트씩은 차오르는 것 같았다.
“야 이! 피 차는 속도 뭔데? 니들이 무슨 좀비냐!”
지크는 길드원들의 생명력 회복 속도에 경악했다.
벌컥벌컥!
길드원들은 지크가 경악하든 말든 방독면과 연결된 호스를 통해 무언가를 들이켜고 있었다.
‘설마?’
지크는 그제야 길드원들이 착용하고 있는 물건이 방독면과 산소통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사실 산소통처럼 생긴 통에 들어 있는 건 산소가 아닌 이었던 모양이었다.
[도핑 방독면 세트]어둠의 대장장이 집단인 을 이끄는 아반트가 만들어낸 특수 방어구.
등에 착용한 통에 을 가득 넣어 호스를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약물을 통에 넣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타입 : 방어구(투구)
•등급 : 유니크
•효과 :
– 생명력 재생 +1,000%
– 독 저항력 +300
– 방어력 +25%
•특이 사항 : 내구성이 매우 좋다.
•주의 사항 : 이 방어구는 돈을 잡아먹는 기계입니다.
“이것들이 진짜….”
지크는 진심으로 분노했다.
물론 길드원들이 비겁해서 분노한 건 아니었다.
“돈 아까운 줄도 모르고….”
지크는 길드원들이 그 비싼 을 물처럼 마셔대는 걸 보고 분노했던 것이다.
[죽여 버릴 줄 알아라.] [큭….] [불사신이라고 들어봤냐?]을 마시고 좀비처럼 일어난 길드원들이 다시금 지크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
길드의 총공격에 맞선 길드의 대응은 각종 생화학 무기, 그리고 를 착용한 채로 전투에 나서는 거였다.
[덤벼라, 이 버러지 같은 새끼들아!] [다 죽여 버린다!]길드원들은 를 착용한 채 을 끊임없이 빨아대며 길드원들을 몰아붙였다.
그런 길드원들의 전투력은 사기였다.
맞고, 맞고, 또 맞아도 을 실시간으로 빠는 통에 생명력이 줄어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우웅!
어느새 부활한 채형석이 전장 한복판에서 광역 버프를 돌리자 길드원들의 전투력은 더욱 강해졌다.
그러나 길드원들의 파워 업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울컥울컥!
의 산소통 속에 들어 있던 이 과 함께 주입되면서, 길드원들의 전투력은 평소보다 200퍼센트 이상 증가했다.
후유증이야 심각할 테지만, 상관없었다.
어둠의 대장장이들로 구성된 이 만들어낸 아이템들은 오직 극강의 살상력만을 추구하지, 사용자의 건강 따위엔 아무런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으악!”
“이, 이 새끼들 너무 세잖아!”
“우, 우리 길드는 버프 없어? 없냐고!”
길드원들은 길드원들의 압도적인 전투력 앞에 일방적으로 학살을 당했다.
채형석의 강력한 버프에 을 물처럼 빨아대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까지 빨고 덤벼드니 그 강력함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왜 우리는 강력한 버프가….”
어느 한 길드원이 그렇게 중얼거릴 무렵이었다.
“…어쩔 수 없나.”
지크는 전장을 돌아보며 볼멘소리를 내었다.
“으악!”
“컥!”
“사, 살려… 으악!”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 한복판.
아군들이 곳곳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어푸! 으아아아아악! 어푸, 어푸!!!”
심지어, 어느 한 길드원은 길드원에게 머리채를 붙잡힌 채 뜨거운 유황 온천에 처박히며 물고문을 당하고 있었기까지 했다.
“니들… 나 진짜 열 받게 했어….”
지크는 진심으로 화가 나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우웅!
뒤이어 지크를 중심으로 와 이 넓게 퍼져 나갔다.
쩌억!
그러자 용설화가 임시방편으로 때워놓은 에 금이 갔다.
지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번쩌어어어어어어어어억!!!
지크를 중심으로 푸른색 전자기 펄스(Pulse)가 터져 나와 전체를 집어삼켰다.
뒤이어 길드 진영에 속한 거의 모든 게이머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디스펠!] [알림 : 에 걸렸습니다!] [알림 : 모든 버프가 해제되었습니다!] [알림 : 앞으로 120초 동안 해제된 스킬과 같은 스킬을 사용해도 효과가 발휘되지 않습니다!] [알림 : 해제까지 앞으로 119초!] [알림 : 118초!]지크가 스킬을 이용해 뿜어낸 이 길드원들에게 걸린 강화 효과를 모조리 풀어버린 것이다.
그 결과.
“밀어붙여!”
“디버프 걸렸다! 조져!”
“반격해!”
전투의 상황이 역전되었다.
지크의 강력한 디버프 필드들이 전투의 상황을 180도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크는 전투의 상황을 바꾸어 놓는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와장창!
가 산산조각으로 깨져나갔다.
[알림 : 장비가 파괴되었습니다!] [알림 : 의 내구도가 0이 되어 파괴되었습니다!]스킬이 워낙에 강력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기어코 적자를 보게 만드네….”
가 깨지자 지크의 얼굴이 정말이지 섬뜩한, 악귀도 울고 갈 정도로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뀨우? 주, 주인 놈아?”
“오늘… 나 말리지 마라.”
지크는 그 말을 남기고 를 움켜쥐고 길드원들을 향해 덤벼들었다.
뒤이어… 학살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
지크는 정직하게 길드원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이놈의 산소통이 문제지?’
지크는 길드원들이 등에 멘 산소통, 정확히는 과 이 들어 있는 통을 노렸다.
펑, 퍼엉!
망치 형태의 가 과 이 담긴 통을 부숴버리고.
촤아악!
안에 들어 있던 과 이 뿜어졌다.
지크는 산소통을 파괴한 후 그들을 유유히 지나쳤다.
굳이 공격할 필요가 없었다.
스으으!
스킬을 켠 지크는 그야말로 인간 지우개 그 자체였다.
[커, 커헉!] [도, 독성이 너무….] [방독면을… 뚫는다고? 컥!]길드원들은 스킬의 방사능 에너지 앞에서 한없이 무력했다.
“백날 방독면으로 막아봐라. 그게 막아지나. 풉.”
지크는 방사능 에너지에 중독되어 죽어가는 길드원들을 피식 비웃어 주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지크가 뿜어내는 초록색 안개에는 강력한 독성뿐 아니라 방사능 에너지가 듬뿍 들어 있어서, 방독면 따위로 막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독 저항력이 엄청나게 높거나 납으로 만든 방호복을 입었다면 몰라도.
‘쭉 돌면서 등짝에 멘 통이나 깨고 다녀야겠다.’
지크는 그렇게 마음을 먹고 전장을 휘저으며 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커다란 수통을 파괴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적당히 해라.] [오냐오냐하니까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지?] [더 날뛰게는 못 놔두겠다.]길드의 핵심 멤버들이 지크의 앞을 가로막았다.
피식-
지크는 강력한 적들을 눈앞에 두고도 피식 웃었다.
다음 순간.
번쩍!
스킬이 펼쳐져 지크를 가로막았던 길드의 핵심 전력들을 집어삼켰다.
[……!] [……!] [……!]스킬에 당한 길드의 핵심 전력들은 했다.
로 인해 얼어버린 것이다.
이 역시 수(水) 속성 저항력이 높지 않다면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숙명이기도 했다.
휘리릭!
뒤이어 지크가 내던진 가 스킬에 의해 날아가 얼어붙은 적들을 차례로 강타했다.
쾅, 콰앙, 쾅, 쾅, 쾅, 쾅!!!
와르르르!!!
그러자 얼어붙어 있던 적들이 마치 석상이 부서지듯 산산조각으로 깨져나갔다.
[저 새끼 막아!] [저 새끼부터 죽여!] [무조건 저 새끼부터 죽이라고!]그 광경을 본 길드원들이 일제히 지크를 노리고 덤벼들었다.
촤라락!
그러자 가 펼쳐지고 1,000개의 표창이 쏟아져 나왔다.
털썩, 털썩, 털썩, 털썩, 털썩, 털썩, 털썩!
그러자 지크에게 덤벼들었던 길드원들이 고슴도치가 되어 나뒹굴었다.
우웅!
촤라락!
지크는 손을 앞으로 뻗어 스킬을 이용해 길드원들의 시체에 박힌 1,000개의 표창들을 일제히 회수했다.
[저, 저 괴물 같은 새끼….] [미친….]길드원들은 그런 지크의 무시무시한 모습에 경악했다.
“나… 오늘 손해 봤다. 그러니까….”
지크는 길드원들이 뭐라고 지껄이든 말든 고개를 푹 숙인 채 혼잣말했다.
“니들 다 죽여 버릴 거야… 전부 다….”
를 잃어버린 지크의 분노란 내면에 잠재된 광기를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