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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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지크는 썰매가 공중에 붕 떠오르자 햄찌와 그랭구아르를 각각 옆구리에 끼고 를 사용하려 했다.
여기서 떨어졌다가는, 수백 미터 아래의 얼음장보다 더 차가운 바닷물에 풍덩! 하고 곤두박질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웅!
썰매를 벼랑 끝으로 몰았던 알나얀이 양 손바닥을 앞으로 쭉 뻗었다.
지이이이이잉!!!
뒤이어 알나얀의 양 손바닥에서 엄청난 냉기가 뿜어져 나왔고, 그 냉기가 얼음으로 이루어진 길을 만들어 내었다.
즉, 알나얀은 냉기와 얼음을 뿜어내어 벼랑과 벼랑 사이에 얼음으로 이루어진 다리를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마치 아이스 월(Ice wall) 마법처럼 말이다.
쿠웅!
주르륵!
그렇게 썰매가 알나얀이 만들어낸 얼음길 위에 착지하자마자 쭉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
알나얀은 우루스들에게 더 빨리 달리라는 듯 블랑 일족의 언어로 소리쳤다.
그러고는 지크를 돌아보며 어설픈 공용어로 소리쳤다.
“큰어효!”
“예?!”
“킬! 큰어효! 킬!”
“아!”
지크는 알나얀의 말뜻이 얼음길을 끊으라는 것임을 알아듣고, 재빨리 를 날렸다.
콰앙!
와르르르!
가 지크 일행이 탄 썰매가 지나간 곳을 강타하자 얼음길이 무너져 내렸다.
그렇게 지크 일행은 알나얀이 만든 얼음 다리를 타고 건너편으로 무사히 건너가는 데 성공했다.
반대로, 나누크사는 미처 지크 일행을 쫓아오지 못한 채 벼랑 끝에서 발걸음을 멈추어야만 했다.
나누크사가 제아무리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강자라고 한들, 비행 능력이 없는 이상 수백 미터의 폭을 점프하는 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 !@***!@***!@******@!@@!*** !@!***!@!”
나누크사가 블랑 일족의 언어로 알나얀을 향해 무어라 소리쳤다.
“&%***!%$***$%***! %%***$$%***$!”
이에 알나얀 역시 블랑 일족의 언어로 자신의 아버지인 나누크사를 향해 소리쳐 대답했다.
“&%^$***%***%!”
“$***%***%$$***%***$%***$%***$%***%$!”
“$***^***$^$%@***$@***$***!”
알나얀과 나누크사 부녀는 절벽을 사이에 두고 한동안 자기들의 언어로 무어라 언쟁을 벌였다.
그러던 중.
“멀리 가지 못할 것이다!”
나누크사가 시선을 돌려 지크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내 반드시 네놈들을 잡아서! 거세를 시켜버린 뒤 이곳 성역에서 내쫓을 것이다!”
“아니!”
지크가 억울해 소리쳤다.
“거 너무한 거 아닙니까! 일단 대화….”
“블랑 일족은 대륙인과 대화하지 않는다!”
“…….”
“목숨이 아깝다면 당장 내 딸을 내놓고, 이 땅에서 도망치는 게 좋을 것이다.”
“아니! 내놓긴 뭘 내놔요! 제가 언제 납치라도 했습니까!”
“닥쳐라!”
“거 진짜 말이 안 통하십니다!”
“내 딸을 현혹한 대가를 치르게 해줄 것이다! 반드시!”
“아, 진짜.”
지크는 억울하고, 또 어이가 없었지만 이쯤에서 설전을 그만두기로 했다.
애초에 나누크사는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였기에, 계속해서 말을 섞어봐야 입만 아플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갑시다.”
지크가 알나얀을 향해 말했다.
“네, 출팔하게슴니다.”
알나얀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다시 썰매를 몰기 시작했다.
***
나누크사를 따돌린 직후.
슈우우우우!
지크 일행이 탄 썰매는 얼어붙은 눈밭을 미끄러지며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끼룩! 끼루우우우욱!] [끼룩! 끼룩끼룩!] [끼루루욱! 끼루우욱!]지크는 저 멀리 하늘 저편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가 화들짝 놀랐다.
뚱뚱한 몸통.
저게 왜 있나 싶을 정도로 짤막한 날개.
뭉툭한 꼬리.
물갈퀴가 달린 짧은 발.
그리고 몸통과 머리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일자형 목까지.
하늘 위를 떼 지어 날아다니고 있는 짜리몽땅한 새떼는 누가 봐도 펭귄이었다.
그것도 아주 거대하며, 눈썹에 붉고 긴 깃털이 탈린 펭귄 말이다.
“저, 저것들이 도대체 뭐죠? 펭귄은 원래 못 나는 거 아니에요?”
지크가 알나얀에게 물었다.
“와이타하입니다!”
“와이타하?”
“대륙의 어너로 킹카트펭귀느라고 합니다!”
“뭐라는 거야….”
지크는 알나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 을 비추어 보았다.
[킹갓펭귄]북쪽 극지방의 황제펭귄이 아크틱 판게아의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존재이다.
펭귄이지만 하늘을 빠르게 비행할 수 있으며, 입에서 레이저포를 발사할 수도 있다.
블랑 일족의 언어로는 라고 부른다.
수영 실력도 엄청나게 뛰어나며, 그 가죽은 방한 용품으로써 최상급의 재료이기에 같은 무게의 금보다 비싼 값에 거래되는 보물이다.
•존재 구분 : 중립 생명체
•종족 : 펭귄
•레벨 : 250
•특이 사항 : 무리 지어 날아다니며 지상의 생명체들을 사냥하므로, 킹갓펭귄 무리를 만난다면 동굴로 도망치는 게 상책이다.
“킹갓펭귄이라니….”
지크가 날아다니는 펭귄들의 정체를 보고 황당해할 무렵이었다.
“아파의 지휘를 받눈 와이타하 무리들임니다! 우릴 추적하고 있눈 것임니다!”
“아?”
“토망쳐야 함니다!”
알나얀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썰매를 더욱 빠르게 몰아붙였다.
그러나 땅 위에서 달리는 썰매가 하늘을 나는 킹갓펭귄 무리들을 따돌리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이잉!
지잉! 지이이이이이잉!
지이이이잉!
킹갓펭귄들이 쩍 벌린 부리 안에서 엄청난 냉기를 머금은 레이저포가 뿜어졌다.
“야 이! 무슨 놈의 펭귄들이 날아다니면서 레이저포를 쏴!!!”
지크는 킹갓펭귄들의 괴랄하기 짝이 없는 패턴에 경악했지만,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쟤들 가죽, 비싸겠지?’
지크의 머릿속에는 킹갓펭귄들의 가죽을 벗긴 뒤 방한용품을 만들어 팔 생각밖에는 없었다.
기왕 아크틱 판게아까지 온 마당에 특산물(?)은 챙겨서 돌아가야지 않겠는가?
“형님!”
그때, 승구가 지크를 향해 다급히 소리쳤다.
“알아!”
지크는 그렇게 소리쳐 대답하고는 허공을 향해 훌쩍 몸을 날렸다.
슈우우우!
그러고는 를 이용해 비행하며 킹갓펭귄 무리 한복판으로 파고들었다.
“위, 위험함니다!!!”
알나얀이 놀라 소리쳤지만, 지크를 막을 순 없었다.
[끼룩!] [끼요오오오옷!] [끼루우욱!]킹갓펭귄들이 공중에 뜬 지크를 향해 일제히 달려들던 무렵.
촤라락!
지크가 를 활짝 펼쳤다.
번쩍!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뒤이어 1,000개의 표창들이 쏟아져 나와 폭풍처럼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표창들은 하나같이 킹갓펭귄들의 입 안을 파고든 뒤 항문으로 빠져나오는, 매우 정교한 궤적으로 움직였다.
어느덧 지크의 컨트롤 실력은 1,000개의 표창을 모두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해 있었던 것이다.
후득! 후두둑!
그러자 표창에 의해 내장이 꿰뚫린 킹갓펭귄들이 하나둘 추락하기 시작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그렇게 거의 100여 마리.
후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둑!
의 표창에 꿰뚫린 킹갓펭귄 무리는 그렇게 자신들의 무시무시한 전투력을 발휘해 보지도 못한 채 허무한 최후를 맞이했다.
‘저 기술… 정말이지 터무니없어….’
알나얀은 지크의 를 보며 속으로 엄청나게 놀랐다.
이 젊은 대륙인이 1,000개의 표창들을 일제히 움직여 사나운 킹갓펭귄 무리를 눈 깜짝할 사이에 학살해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특산물~ 룰루랄라 특산물~♬”
지크는 알나얀이 놀라거나 말거나 을 불러들여 추락한 킹갓펭귄들을 모조리 아공간 인벤토리에 담았다.
***
킹갓펭귄들과의 전투가 끝난 후.
“이제 초큼흔 안천함니다.”
알나얀은 어느 깊숙한 얼음동굴에 도착하고 나서야 썰매를 멈추었다.
썰매가 남긴 자국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괜찮았다.
휘이이이!
때마침 강한 눈보라가 휘몰아치기 시작해서, 썰매가 남긴 흔적들을 지워줄 것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슴드리치만, 이고슬 파쳐나가야 함니다.”
“아크틱 판게아에서 나가야 한다고요?”
“네.”
알나얀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고슨 성역임니다. 대륙인들은 이고세 와선 안 댐니다.”
“그러니까 왜요?”
“그거슨… 말슴드릴 수 엄슴니다.”
“대체 왜?”
“처희 블랑 일초근 비미를 지켜야 할 희무가 있슴니다.”
“쩝.”
지크는 알나얀의 말에 입맛을 다셨다.
‘뭐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네.’
블랑 일족이 이곳 아크틱 판게아를 이라며 지키는 것만 봐도, 중심부에 무언가 있는 건 분명했다.
“저기요, 알나얀님.”
“말츰하세효.”
“저희는 이곳 아크틱 판게아의 중심부에서 뭔가 이상한 에너지를 감지하고 조사하러 온 겁니다.”
“크케 정말힘니까?”
“네.”
지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지크는 알나얀에서 어째서 이곳 아크틱 판게아에 오게 되었는지를 알아듣게 잘 설명해 주었다.
“그래서 저희는 반드시 중심부로 가야 합니다.”
“믿을 슈 없슴니다.”
알나얀이 혼란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고슨 저희 블랑 일촉이 철처하케 지키코 있었슴니다.”
“하지만 사실입니다.”
“아….”
“반드시 중심부를 조사해야 합니다.”
“하치만 아파는 그 말을 믿치 안흘 컷임니다. 아파는 대류크인들흐 말을 미치 안슴니다.”
“어떻게 하면 아버님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
“그컨….”
알나얀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마를 차자 모셔혼타면… 어처면 미드실 슈토 있슴니다.”
“어머니를 찾아 모셔온다면?”
“네.”
그때였다.
띠링!
지크의 눈앞에 퀘스트창이 떠올랐다.
[얼어붙은 심장을 녹여라!]•내용 : 뉘르부르크 대륙에서 알나얀의 어머니를 찾아 다시 아크틱 판게아로 와 나누크사에게 데려가 보자.
•보상 : 아크틱 판게아 공식 입장권
•진행률 : 0% (0/1)
•주의 사항 : 이 퀘스트는 클리어가 될지 되지 않을지 알 수 없습니다.
“퀘스트라….”
지크는 고민했다.
어떻게든 아크틱 판게아의 중심부로 가자면 가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강자인 나누크사와 블랑 일족의 공격을 끊임없이 받는다는 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일 게 분명했다.
게다가 이곳 아크틱 판게아는 블랑 일족의 터전.
이곳에서 블랑 일족을 적대시한다는 건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혹시 어머니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나요?”
“엄머니께서눈 자. 발. 라. 왕쿡 콩작가의 영애셨슴니다.”
“자발라 왕국?”
“네.”
“어? 거기 우리 옆집인데?”
자발라 왕국은 프로아 왕국과 국경을 거의 마주 대다시피 하고 있는 강대국이었다.
그곳의 영애다?
추적하기가 너무나도 쉬웠다.
아무리 강대국이라고 한들 공작가가 많아 봐야 얼마나 많겠는가?
아무리 많아 봐야 다섯 개를 넘지 않을 게 분명했다.
‘내가 억지로 여길 뚫는 게 빠를까. 아니면 알나얀의 어머니를 찾는 게 빠를까.’
지크는 어느 쪽이 아크틱 판게아의 중심부까지 파고드는 데 더 유리할까를 계산해 보았다.
답은 쉬웠다.
“어머니, 찾으러 갑시다.”
“네에? 저, 정말 임니카?!”
“예.”
지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림 :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지크는 퀘스트를 수락하고는 알나얀에게 물었다.
“대신 어머니를 찾으면, 이곳으로 모셔와 아버님을 설득하시는 걸 도와주셔야 합니다.”
“알겠슴니다!”
“좋아요. 정보가 필요해요. 어머니에 대한 것을 아는 대로 말씀해 보세요.”
지크는 이번 퀘스트를 통해 블랑 일족과 호의적인 관계를 쌓아보기로 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