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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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가르침]•내용 : 이산가족이었던 나누크사 가족을 상봉하게 해준 것에 대한 보상이다.
•타입 : 특수 이벤트
•보상 : 스킬 레벨 +5 / 스킬 강화
•참고 : 착한 일을 하면 그에 합당한 보상이 돌아옵니다!
‘오!’
지크는 특수 이벤트 이 뜬 것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안 그래도 하루 빨리 아크틱 판게아의 중심부를 조사해야 하는 마당에, 부인과 알나얀의 동생을 구출하느라 진담을 뺀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렇듯 라는 강력한 스킬의 강화를 보상으로 얻게 되었으니, 꽤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은 셈이었다.
‘하긴. 세 명 모두 수속성 능력자니까. 절대 영도 스킬을 강화시킬 실마리를 가르쳐주는 게 이상할 것도 없지.’
지크는 왜 하필 스킬의 강화 이벤트가 발생했는지를 떠올리며,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감동적인 상황을 잠자코 지켜보았다.
십수 년이 지나서야 그간의 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나누크사와 마리는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울었고, 알나얀도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에쉬눈나 가문에 볼모로 붙잡혀 시골 변방의 작은 영지에서 노예로 생활하던 알나얀의 남동생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은지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다.
그러기를 30여 분.
덜덜덜!
딱딱딱!
지크는 나누크사 일가의 상봉을 지켜보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그들을 불렀다.
“저, 저기요! 진짜 너무 추워서 그러는데 일단 자리 좀 옮기시죠? 으으!”
지크가 온몸을 덜덜 떨며 나누크사와 그의 가족들에게 말했다.
지크가 제아무리 고레벨의 게이머라지만, 이 추운 아크틱 판게아에서 30분 동안 멍하니 서 있으려니 몸이 벌벌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아, 미안하오.”
그러자 나누크사가 그제야 지크를 돌아보며 유창한 공용어-물론 억양은 좀 많이 이상했다-로 사과했다.
“나는 블랑 일족의 족장 나누크사라고 하오.”
“아, 예.”
“내 방금 그대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소이다. 그대는….”
“일단 좀 먼저 들어가면 안 될까요?”
“아, 그러지.”
나누크사는 지크를 향해 장황하게 고마움을 표시하려다가, 추위에 벌벌 떠는 모습을 보고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지크는 외부에서 온 모든 존재들을 적대시하던 블랑 일족의 족장과 최초로 일대일 대면을 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먼저 감사드리오.”
나누크사가 다시 한번 지크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내 그간의 사정은 대략적으로 다 들었소이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오직 일족의 율법에 따라 대륙인인 그대들을 처단하려고만 했구려.”
“정확히는 거세를 시켜 버린다고 하셨죠, 아마?”
“그, 그건… 흠흠.”
나누크사는 지크의 지적에 민망하다는 듯 헛기침을 하며 괜스레 시선을 피했다.
“아무튼, 우리 블랑 일족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은 대륙인은 정말이지 오래간만이라오. 거의 300년쯤 된 것 같군.”
“그 정도나요?”
“물론 대륙과의 소통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오. 가뭄에 콩 나듯 일족과 대륙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들이 우리 부족과 대륙 사이를 이어주곤 했었지.”
“아?”
“혼혈들은 일족에 걸린 저주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다오.”
“그렇군요.”
“물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저주가 발현되어 다시 아크틱 판게아로 돌아올 테지만 말이오.”
“아하!”
지크는 그제야 알나얀에게 어떠한 이상 징후도 보이지 않았던 이유를 깨달았다.
혼혈인 알나얀은 저주가 늦게 발현되기에, 짧은 시간이나마 대륙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결국 알나얀 씨가 돌아오시리라는 걸 아셨겠네요?”
“그랬소.”
나누크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난 단지 내 딸이 대륙으로부터 상처받고 돌아오길 바라지 않았을 뿐이오.”
“그렇군요. 그게 아버지의 마음입니까?”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그렇군요.”
“그대도 딸이 있소?”
“네?”
“그런 눈빛이구려. 나를 거울삼아 딸아이와의 관계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눈빛 말이오.”
“하하… 하하하….”
지크는 나누크사의 쓸데없이 좋은 눈치에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런 셈이죠. 아무튼,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럼 무엇이 중요하오?”
“그게….”
지크가 나누크사에게 아크틱 판게아의 중심부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단 이야기를 전해주기 시작했다.
또한, 최초의 레드 드래곤인 불카누스로부터 전해들은 진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최초의 블랙 드래곤 잉카서스가 이곳 아크틱 판게아에 잠들어 있다는 이야기까지 말이다.
***
“맙소사? 그게 정말이오?”
“그렇습니다.”
“허! 그걸 왜 진작에 이야기하지 않았소이까?”
“했는데요?”
“으음?”
“분명히 여러 번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지크가 뱀눈을 뜨고 나누크사에게 쏘아붙였다.
“그, 그렇소?”
“예.”
“하하… 하하하….”
나누크사는 지크의 말에 객쩍었는지 괜스레 웃으며 딴청을 피웠다.
“아! 그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구려! 일족을 모조리 이끌고 중심부로 가봐야 할 것이오!”
“당연히 그러셔야죠.”
“그게 우리 블랑 일족의 저주요. 우리 블랑 일족은 과거 블랙 드래곤 잉카서스를 모시던 이들의 후예요. 우리 선조들은 잉카서스를 모셨던 것에 대한 속죄로, 일족이 영원히 이곳 아크틱 판게아에 갇혀 성역을 수호해야 한다는 저주를 받았소.”
“아, 그랬군요.”
“아무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니 내 서둘러 일족들을 모두 불러 모으겠소이다.”
“알겠습니다.”
지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로부터 세 시간 후.
나누크사는 무려 2만 명에 달하는 블랑 일족의 전사들을 모조리 이끌고 지크가 있는 지역으로 왔다.
“성역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오.”
“얼마나 걸리죠?”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하루 하고도 반나절은 걸린다오.”
“너무 느린데요.”
지크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1분 1초가 아쉬운데….”
“이마저도 지름길이기에 가능한 일이오.”
“지름길이요?”
“극빙의 길이란 마법의 도로가 있소. 오직 우리 블랑 일족만이 이용 가능한 얼음 터널이라오.”
“그 길로 가도 하루 반나절인가요?”
“그렇소이다. 만약 극빙의 길을 타지 않고 성역까지 가려거든 일주일도 부족하오. 아무리 썰매를 빨리 달려도 2주일은 족히 걸릴 거리요.”
“어, 엄청 머네요.”
“이곳은 하나의 대륙이니 당연한 것 아니겠소이까?”
“그건 그러네요. 알겠습니다. 빨리 부탁드립니다.”
“걱정 마시오. 내 1분 1초라도 단축해 보도록 하겠소. 내 썰매를 타고 함께 가시오.”
“예.”
그렇게 지크 일행은 나누크사가 이끄는 거대한 썰매에 탑승한 채 아크틱 판게아의 중심부인 성역으로 향하게 되었다.
***
이른바 이라 불리는 지름길은 아크틱 판게아의 지하에 건설되어 있는 마법의 얼음 도로였다.
쒜에에에에에에에엑!
블랑 일족의 전사들이 이끄는 썰매들은 이 을 통해 가히 어마어마한, 현실의 고속 기차와 맞먹는 속도로 내달리며 아크틱 판게아의 중심부로 나아갔다.
그러던 중.
“내 그대에게 선물을 주어도 되겠소?”
나누크사는 고삐를 썰매에 묶어두고 지크를 바라보았다.
“어떤 선물이죠?”
“내 그대에게 우리 블랑 일족의 힘을 주겠소.”
“블랑 일족의 힘?”
“잠시 옷을 벗어보시오.”
“예?!”
지크가 화들짝 놀랐다.
“그, 그건 좀….”
지크가 흠칫 몸을 뒤로 뺐다.
“취향은 존중합니다만, 저는 그런 타입이….”
“무슨 소리를 하는 게요?”
“갑자기 벗으라면서요.”
“우리 일족의 힘을 몸에 새겨 주겠단 의미요.”
“그, 그래요? 하하하….”
그러자 그 광경을 지켜보던 지크의 동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저으며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정작 지크는 옷을 훌렁 벗어던지느라 몰랐지만 말이다.
“일단 여기 엎어져 보시오.”
“이렇게요?”
“좋소.”
나누크사의 썰매는 족장이 타는 것 답게 매우 거대했으므로, 지크 하나쯤 누워도 충분히 공간이 남았다.
“지금부터 그대의 등 뒤에 혹한의 에너지를 심어주겠소.”
“혹한의 에너지요?”
“수속성 에너지를 극한으로 다룰 수 있게 될 것이오. 이 힘이 그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오.”
“주신다면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지크가 씩 웃으며 말했다.
‘이게 강자의 가르침 이벤트구나?’
지크는 나누크사가 전해준다는 블랑 일족의 힘이 스킬을 강화시키는 이벤트인 이라는 걸 깨달았다.
“자, 그럼 시작하겠소.”
나누크사가 지크의 등짝 위에 양 손바닥을 올려놓고 말했다.
“좀 차가울 것이니, 입에 뭐라도 무시오. 비명을 참기가 힘들 테니.”
“에이, 제가요? 전 비명 같은 건….”
그 순간.
“으아아아악! 차가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지크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뀨! 내 저럴 줄 알았다! 주인 놈 엄살 심하다!”
“형님….”
“전하 엄살이….”
햄찌와 승구와 그랭구아르는 그런 지크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어, 엄살 아냐!!! 으윽!! 으아아아아악!!!”
지크는 엄습하는 냉기에 캐릭터를 통제할 수가 없었다.
스으으으!!!
블랑 일족의 족장이자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강자인 나누크사가 나누어주는 수속성 에너지는 엄청나게 강하고 또 차가웠다.
각 속성 저항력이 골고루 높은 지크의 캐릭터로서도 참기가 힘들 만큼 엄청났던 것이다.
“큭, 크으으으윽!”
덕분에 지크를 이를 악물고 버텨야만 했다.
그러기를 약 30여 분.
띠링!
지크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이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알림 : 블랑 일족의 힘을 흡수하셨습니다!] [알림 : 수속성 저항력이 500 상승하였습니다!] [알림 : 에 대한 저항력이 250% 상승하였습니다!] [알림 : 스킬의 레벨이 5 상승하였습니다!] [알림 : 스킬이 강화되었습니다!] [알림 : 스킬이 스킬로 바뀌었습니다!]뒤이어 지크의 눈앞에 강화된 스킬인 스킬의 효과에 대한 알림창이 지크의 눈앞에 떠올랐다.
[진 : 절대 영도]기존의 스킬이 강력한 수속성 에너지에 의해 강화된 스킬.
•효과 : 사용자를 중심으로 강력한 냉기 에너지를 원형으로 뿜어냅니다.
매우 순식간에 뿜어내므로, 적들은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적의 수속성 저항력이 낮을수록 얼어붙을 확률이 증가합니다.
적의 수속성 저항력이 높은 적은 둔화시킵니다.
•쿨타임 : 5분(기존 10분)
•시전 속도 : 0.01초(기존 2초)
“오!”
지크는 강화된 스킬의 효과에 감탄했다.
기존의 스킬은 약간의 선 딜레이가 있었다.
기존의 는 먼저 하얀색 필드가 생성되고, 그 안에서 극저온의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스킬의 위력이 발휘되는 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해서, 가끔 적들을 놓칠 때가 있었다.
때문에, 지크는 적을 확실히 묶어놓은 상황이 아니라면 스킬을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었다.
까딱 실수했다가는 쿨타임이 10분이나 되는 란 스킬을 허무하게 소모해버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2초이던 선 딜레이가 0.01초가 되었고, 쿨타임은 10분에서 5분이 되었다.
즉, 스킬을 더 쉽게 맞출 수 있게 된 데다 쿨타임 역시 반으로 줄어들었던 것이다.
“그래, 이게 강화지.”
지크가 스킬에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얼음 동굴인 이 엄청난 진동을 일으키며 흔들리더니, 저 앞쪽에서부터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