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695
694
“이에 짐은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에게 다음과 같은 포상을 내린다.”
슈트카르트 황제가 입을 떼었다.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는 들어라.”
“예, 황제 폐하.”
“본 세계평화회의는 그대가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한 바, 황금 10톤을 하사하는 바이다.”
“허, 헉!”
지크는 너무나도 놀라서, 슈트카르트 황제 앞에서조차 그만 정신을 잃을 뻔했다.
황금 10톤이라니?
현실의 대한민국의 금 보유량이 평균적으로 100톤 내외라는 걸 떠올려 보면, 그 가치가 어마어마하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최근 골드 시세가 많이 내려갔다고는 해도, 황금 10톤이면 강남에 빌딩 여러 채를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인 것이다.
과연 황제 폐하의 은총이란, 그 스케일부터가 남달랐다.
“황금은 그대가 세계 평화에 두루 이바지한 만큼, 세계평화회의에 소속된 모든 국가들에서 일정 비율만큼 모아서 지급하도록 하겠다.”
“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또한 이 사실을 전 세계에 공표함으로써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 너의 위대한 업적을 기릴 것이니, 그리 알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리고….”
슈트카르트 황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고작 황금 10톤으로 세계를 구원한 영웅의 공로를 치하하는 건 불가능한 일인 바이다. 이에 짐은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에게….”
그 순간.
꿀꺽!
지크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말았다.
도대체 저 슈트카르트 황제의 입에서 어떠한 말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세계평화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발급한 면죄부를 주도록 한다.”
“며, 면죄부!”
“면죄부는 몇 가지 중범죄를 제외한 그 어떤 죄도 사면 받을 수 있는 특별 사면권이므로, 오직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만이 사용 가능할 것이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지크는 황제가 면죄부를 내려주자 정말로 망극했다.
‘아싸! 사고 쳐도 한 번은 용서받겠다!’
지크는 스스로를 믿지 못했다.
언제 어떤 대형 사고를, 자기도 모르게 저지를지 모른다고 걱정했던 것이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면죄부를 하나 받았으니, 합법적으로 대형 사고 한 건을 마음 놓고 저지를 수 있게 된 셈이었다.
“추가로,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를….”
슈트카르트 황제가 지크에게 마지막 보상 내용을 말했다.
***
재판이 끝난 후.
지크는 감옥으로 끌려가 감금되었다.
슈트카르트 황제는 끝끝내 징역 1일에 대해서는 철회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가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한 바는 인정하나, 사전에 그 어떤 상의도 없이 본 회의의 권위에 도전한 것은 괘씸하다. 고로, 짐은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에게 징역 1일과 더불어 곤장 세 대를 맞을 것을 선고한다.]지크는 슈트카르트 황제로부터 엄청난 포상을 받고 탈출시켰던 죄수들의 사면 또한 얻어냈지만, 괘씸죄로 징역 1일과 곤장은 맞아야 했던 것이다.
물론 그런 슈트카르트 황제의 판결은 공명정대함 그 자체였기에, 지크로서는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기뻐해야 마땅했다.
그러나 징역 1일을 선고받고 감옥에 하루 동안 갇히게 된 지크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으… 어떡하지… 으으으….”
지크는 감방 안을 이리저리 배회하며 안절부절못했다.
“아냐… 그건 아닌데… 아… 진짜… 왜 하필….”
지크는 슈트카르트 황제의 마지막 포상을 떠올리며 머리칼을 쥐어뜯었다.
그러던 중.
“황제 폐하께서 납십니다.”
지크는 슈트카르트 황제의 방문을 받았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지크가 슈트카르트 황제에게 예의를 갖추었다.
“어떻게, 지낼 만한가?”
슈트카르트 황제가 살짝 장난기 섞인 표정을 지으며 지크에게 물었다.
“성은이 망극할 따름이옵니다.”
“지낼 만하다는 말로 들리는데.”
“아닙니다.”
“아쉽군.”
“예?”
“지낼 만하다 하였으면 1년 정도는 여기서 푹 쉬게 해주려고 했었다.”
“아, 아닙니다! 빨리 나가고 싶습니다!”
지크는 슈트카르트 황제의 농담에 순간 가슴이 철렁해져서, 재빨리 소리쳐 대답했다.
슈트카르트 황제가 마음만 먹는다면 지크 하나쯤 가둬두는 건 일도 아니니만큼, 괜히 쫄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농이었다.”
“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나저나….”
슈트카르트 황제가 잠시 운을 떼더니 지크에게 말했다.
“여러모로 고맙게 생각한다.”
“예?”
“짐은 그대가 이 세계를 위해 암묵적으로 활약하고 있음을 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대제국 마우레키온을 경영하는 자에게는 무릇 세계 곳곳에 눈과 귀가 있기 마련이다.”
슈트카르트 황제는 지크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뒤통수를 긁적이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대가 이번 사건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헉….”
“고맙다.”
“예?”
지크는 제 귀를 의심했다.
세계 최강대국의 지도자인 슈트카르트 황제로부터 고맙단 얘기를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짐이 직접 나서고 싶은 사건이 많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그럴 만한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예? 황제 폐하께 여력이 없는 게 가능합니까?”
“나라고 전지전능하겠나.”
슈트카르트 황제가 웃으며 말했다.
“미처 가르쳐줄 수는 없으나, 이 드넓은 대륙에는 그대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건 사고들이 넘쳐난다. 그대들 모험가들이 가진 저쪽 세상의 정보망… 그러니까 인터넷이라고 하던가?”
슈트카르트 황제는 NPC임에도 저쪽 세상, 그러니까 지구에 대해 꽤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는 듯했다.
“그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로도 이 뉘르부르크 대륙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 사고들이 공유될 순 없다.”
“이해가 됩니다.”
지크가 고개를 끄덕여 슈트카르트 황제의 말에 동의했다.
게임 BNW는 이용자의 숫자만 해도 5억 명에 육박하고, NPC의 숫자는 수십억 단위였다.
이런 방대한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 사고들이 게임 커뮤니티나 에 보고되기란 어불성설이 아니겠는가?
“예컨대… 지난번 사냥 대회 당시 벌어졌던 사건의 배후 역시도 아직 감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다.”
“황제 폐하께서 가지신 정보망으로도 힘들었단 말씀이십니까?”
“부끄럽게도.”
“헉….”
“각설하고, 짐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맡은 바 역할을 하는 중이기에 부득이하게 그대의 손을 빌리는 것이다. 그러니 고맙다고 한 것이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지크는 슈트카르트 황제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생각했다.
‘세계 최고의 권력자도 만능은 아니구나.’
하기야, 세계 최고의 권력이 곧 신의 권능을 갖는 건 아니었으니 딱히 이상할 건 없다 싶었다.
“만약 짐이 그대가 싸우는 그 사악한 종교 집단의 배후를 알았으면 가르쳐 주었으련만. 그게 아쉬운 바이다.”
“제가 열심히 싸워 보겠습니다.”
지크가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었다.
“든든하군.”
그러자 슈트카르트 황제가 미소를 지었다.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럼, 짐은 가보도록 하겠다. 조만간 다시 보자,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
슈트카르트 황제는 지크에게 그 말을 남기고 홀연히 떠나갔다.
‘도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슈트카르트 황제조차 오즈릭 교단에 신경을 못 쓸 정도면?’
지크는 슈트카르트 황제가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이내 곧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오즈릭 교단.
지크에게는 그 사악한 종교 집단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벅찬 상황이었으니까.
***
다음 날 오전.
지크는 의 형장(刑場)에서 평화유지군 소속 병사에게 곤장 세 대를 맞았다.
그건 형식적인 형벌에 불과했다.
지크와 같은 강자에게 곤장 세 대 따위, 아플 리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 대요!”
병사가 곤장을 휘두르고.
퍼억!
곤장이 엉덩이를 질퍽하게 내리치던 순간.
“악!!!”
지크는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무, 무슨 놈의 곤장이 이렇게 아파!!!”
그러는 사이 두 번째 곤장이 지크의 엉덩이에 작렬했다.
“두 대요!”
퍼억!
“으아아악!”
지크는 두 번째 곤장을 맞고도 비명을 질렀다.
“세 대요!”
퍽!
“……!”
마지막 세 대를 맞았을 때는, 너무 아파서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지크를 때리는 데 사용한 곤장은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
[관통의 박달나무 곤장]박달나무로 만들어진 마법의 곤장.
물리 방어력과 생명력을 무시하고 일정 수준의 고통을 안겨주는 신비한 효과가 있다.
단, 살상력은 평범한 곤장과 다를 바 없다.
•타입 : 주무기(곤장, 양손무기)
•등급 : 유니크
•공격력 : 150
•내구도 : 5,000/5,000
•효과 :
– 물리 방어력 무시
– 적중 시 적에게 안겨주는 고통 +500%
은 무려 물리 방어력을 무시하는 어마어마한 효과를 지닌 주제에, 그 공격력은 고작 150에 불과했다.
즉, 지크 같은 강자의 경우 에 일주일 내내 얻어맞아도 죽지는 않겠지만 진짜로 곤장에 맞는 고통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으으… 으으으!!!”
지크는 곤장에 맞아 퉁퉁 부어오른 엉덩이를 붙잡고 형장을 나섰다.
“뀨! 주인 놈아!”
“형님!”
그러자 기다리고 있던 햄찌와 승구가 지크에게 달려왔다.
“뀨! 주인 놈아! 일단 이거부터 먹어라!”
햄찌가 새하얀 두부 한 모를 지크에게 내밀었다.
“뭐야? 이거 두부잖아? 이게 여기에도 있어?”
“뀨우! 모험가들한테 레시피 물어봤다! 뀨우!”
“아?”
“얼른 먹어라! 뀨우!”
“그래, 고맙다.”
지크는 햄찌가 건네준 두부를 입 안에 우겨 넣고 우걱우걱 씹었다.
“형님,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은 무슨. 가자.”
“예, 형님.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렇게 지크는 햄찌, 그리고 승구와 함께 프로아 왕국으로 귀환했다.
***
프로아 왕국으로 귀환한 지크를 기다리고 있던 건 예기치 못한 환영 퍼레이드였다.
“국왕 전하, 만세!”
“만세!”
“국왕 전하, 만세!”
“만세!”
프로아 왕국의 수도 프로이센의 신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거리로 나와 지크를 향해 엎드려 절하며 존경심을 표현했다.
“국왕 전하 만만세!”
“만만세!”
지크는 그런 백성들의 환영 행사에 어떨떨했다.
“뭐, 뭐야?”
지크가 살짝 당황하며 승구에게 물었다.
“예, 형님. 지금 형님께서 마족들의 대륙 침공을 저지하셨단 소식이 전 대륙에 퍼진 상태입니다.”
“그, 그래?! 겨우 하루 만에?”
“마우레키온 제국에서 직접 보도 자료를 작성하고 배포했답니다. 그리고 슈트카르트 황제가 세계평화회의에 가입된 모든 국가에 전하의 업적을 널리 알리라는 칙령까지 보냈답니다.”
“아.”
지크는 그제야 자신의 소식이 이렇듯 빨리 알려진 이유를 깨달았다.
“그럼 나 이제….”
그 순간.
띠링!
지크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축하드립니다!] [알림 : 새 칭호를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칭호를 획득하셨습니다!]지크는 새로 획득한 칭호의 효과를 확인하려다가 또 다른 알림창이 떠오른 걸 발견하고 손길을 멈췄다.
[알림 : 축하드립니다!] [알림 : 당신에 대한 프로아 왕국 신민들의 호감도와 충성심이 MAX 수치에 도달했습니다!] [알림 : 새로운 에너지 자원인 이 생성되었습니다!] [알림 : 당신의 신성력이 영구적으로 0.01 상승하였습니다!] [알림 : 당신의 신성력이 영구적으로 0.01 상승하였습니다!] [알림 : 당신의 신성력이 영구적으로 0.01 상승하였습니다!] [알림 : 당신의 신성력이 영구적으로 0.01 상승하였습니다!](중략)
[알림 : 당신의 신성력이 영구적으로 0.01 상승하였습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