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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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같이 졸렬한 새끼들!”
지크는 자발라 왕국군의 공격이 시작되자 정말이지 분노했다.
아군의 시체를 걷어가자마자 곧바로 포격을 개시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최소한 한 시간 정도는 여유를 줄 줄 알았는데, 이렇듯 더럽고 치사하게 바로 공격해 오다니?
“전하!”
그때, 전령이 지크를 향해 달려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크반트가 전하께 이것을 전하라 했사옵니다.”
“크반트 님이요? 잠시만요.”
지크는 크반트가 보낸 상자의 포장을 뜯어보았다.
[전장의 영웅 링]전장을 누비는 영웅의 기상을 담은 반지.
•타입 : 액세서리(반지)
•등급 : 유니크
•내구도 : 50/50
•효과 :
– 적을 죽일 시 스태미나가 회복됩니다.
•특이 사항
– 수리 불가
– 내구도가 약하므로, 어느 정도 사용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파괴됨
“잘 쓸게요.”
지크는 급하게나마 아이템을 만들어 보낸 크반트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을 손에 끼웠다.
그러고는 남아 있던 를 씹어 생명력과 마나와 스태미나를 채우며 전투에 뛰어들었다.
마스터 3인방 역시도 마찬가지.
로엔그린, 구걸지존, 그리고 나누크사 역시 지크와 마찬가지로 을 손에 끼우고 를 씹으며 생명력과 마나와 스태미나를 보충한 후 전투에 참가했다.
그렇게 프로아 연합군과 자발라 왕국군과의 두 번째 전투가 시작될 무렵.
“허억, 허억….”
데시마토 공작은 또다시 광역 방어막을 전개한 후 완전히 퍼져 있었다.
광역 방어막을 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발라 왕국군이 쏜 수천, 수만 발의 포탄을 나 홀로 막아낸다는 건 데시마토 공작이 그레이트 위저드이기에 그나마 가능했던 일이다.
만약 데시마토 공작의 광역 방어막이 없었다면, 자발라 왕국군은 단순히 포탄을 퍼붓는 것만으로도 요새를 점령할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데시마토 공작의 공로는 지크와 마스터 3인방에 못지않았다.
아니, 방어적인 측면에서는 지크와 마스터 3인방이 비빌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전공을 세운 셈이었다.
그러나 데시마토 공작은 만족할 수 없었다.
“마나만… 마나만 더 있었어도….”
데시마토 공작은 마나가 바닥이 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마나만 충분했어도 광역 마법을 퍼부어 자발라 왕국군을 쓸어버릴 수 있을 텐데, 그럴 수가 없는 게 못내 아쉬웠던 것이다.
“마나만 더 있어도 저들에게….”
데시마토 공작이 한탄하던 그때.
“공작 각하!”
전령이 달려와 데시마토 공작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자그마한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크반트 님이 공작 각하께 이것을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크반트 님이? 이리 줘 보아라.”
데시마토 공작은 크반트가 보낸 상자를 열어 보았다.
우웅!
상자 안에 든 것은 멜론 크기의 푸른색 오브(Orb)였다.
[초고속 마력 충전기]마정석을 압축시켜 만들어낸 마나 배터리.
•타입 : 액세서리(오브)
•등급 : 레전더리
•사용 제한 : 마법사 전용
•현재 충전 상태 : 10,000,000 / 10,000,000
•효과 :
– 오브에 손을 가져다댄 후 마나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 충전 용량을 다 사용하고 나면, 마정석 입자를 이용해 재충전시킬 수 있습니다.
“오오! 이것은!”
데시마토 공작은 크반트가 보낸 의 용도를 한눈에 알아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놀라고 있을 시간이 없다.”
데시마토 공작은 서둘러 에 손을 가져다대고 마나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우웅!
그러자 로부터 대량의 마나가 흘러나와 데시마토 공작의 마나홀을 향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전령.”
“예, 각하.”
“전하께 전하라. 30분 후에 이 데시마토가 광역 마법을 사용해 적들을 쓸어버리겠노라고. 전하께 절대로 성벽 아래로 내려가시지 마시라 전해라.”
“예!”
데시마토 공작은 전령에게 그렇게 말한 뒤 마나를 흡수하는 데 집중했다.
전령은 즉시 데시마토 공작의 말을 전하기 위해 지크를 찾았다.
지크는 저 멀리 성벽 위에서 자발라 왕국군들을 쳐부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저어어어언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무슨 일입니까!”
지크는 한창 싸우던 도중 전령이 자신을 부르자 목청껏 소리쳐 대답했다.
“데시마토 공작이! 30분만 기다리시면 적들을 모두 쓸어버리겠다고 했사옵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예! 전하! 데시마토 공작이 그리 말하였사옵니다! 또한! 절대 성벽 아래로 내려가시지 마시라고도 했사옵니다!”
“일단 알겠습니다!”
사실 대답을 하긴 했지만, 지크는 데시마토 공작이 어째서 그런 말을 전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광역 방어막을 치는 것만으로도 마나가 고갈되었을 텐데?’
지크는 데시마토 공작이 펼치는 광역 방어막이 엄청난 양의 마나가 필요한 주문이라는 걸 익히 알고 있었기에 의아해했다.
지크는 크반트가 데시마토에게 를 보낸 걸 몰랐기에, 데시마토 공작이 전한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해하고 말고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 몰라.’
지크는 당장 눈앞의 싸움이 급해서, 데시마토 공작이 전한 말에 대한 궁금증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러고는 앞서 벌어졌던 1차전과 마찬가지로, 신들린 무력을 선보이며 자발라 왕국군을 닥치는 대로 패 죽이기 시작했다.
***
요새에서 벌어진 프로아 연합군과 자발라 왕국군의 2차전은 엄청나게 격렬했다.
지크와 마스터 3인방은 그야말로 전설적인 무력을 앞세워 자발라 왕국군들에게 죽음을 선사했다.
그래서일까?
병력 대 병력의 교환 비율은 프로아 연합군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그야말로 일당백.
프로아 연합군의 장병이 하나 죽을 때마다 자발라 연합군의 장병은 최소 열 명 이상이 죽어갔다.
그러나 자발라 왕국의 공세도 만만치는 않았다.
자발라 왕국군은 강철 기사들을 앞세워 요새의 성벽을 끈질기게 공략했다.
쿵, 쿠웅!
또한, 성문을 전문적으로 무너뜨리는 공성 병기인 공성 망치를 끌고 와 요새의 성문을 두들겨 대었다.
“공성 망치다!”
“집중 공격하라!”
“성문을 방어하라! 공격! 공격!”
프로아 연합군은 가진 모든 원거리 공격 수단을 활용해 공성 망치를 공략했다.
그러나 자발라 왕국군의 공성 망치는 매우 견고했고, 또한 이런저런 방어 마법이 걸려 있어 파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쿵, 쿠웅!
공성 망치는 요새의 성문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쩍, 쩌억!
그러자 강철로 이루어진 요새의 성문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안 돼!’
지크는 그 장면을 발견하고 눈을 크게 떴다.
공성 망치를 파괴하지 않으면 성문이 순식간에 뚫리고, 뒤이어 자발라 왕국군들이 쓰나미처럼 몰려들 게 뻔했기 때문이다.
‘막아야….’
지크가 성벽 위에서 막 뛰어내려 공성 망치를 파괴하려 할 때였다.
우웅!
성벽을 중심으로 강렬한 마나의 파동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어?”
지크는 저 멀리 데시마토 공작이 를 움켜쥔 채 주문을 외우고 있는 걸 보았다.
“마나도 없을 텐데…?”
지크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
“สวพจดจำจไวำสกนำ….”
[สวพจดจำจไวำสกนำ….]데시마토 공작은 와 함께 주문을 외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데시마토 공작을 보호하라!”
지크는 데시마토 공작이 캐스팅 중 적들에게 당할까 봐 그렇게 소리쳐 명령했다.
“데시마토 공작님을 호위하라!”
“전하께서 데시마토 공작님의 호위를 명령하셨다!”
프로아 연합군 장병들은 그런 지크의 명령에 데시마토 공작의 주변을 철통같이 방어하며, 자발라 왕국군의 접근을 원천봉쇄했다.
그로부터 약 1분 후.
“มววพข_บ_มดยบง กวน_บ_ขฐบใฬ๗๘สำ!”
[มววพข_บ_มดยบง กวน_บ_ขฐบใฬ๗๘สำ!]데시마토 공작과 가 주문을 외우기를 끝마치던 순간.
쩍, 쩌어억!
화르르르르!
요새 앞 땅이 여기저기 갈라지며 시뻘건 화염이 치솟았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촤아아!
갈라진 땅 속에서 시뻘건 용암 수십만 리터가 쏟아져 나오며 마치 파도처럼 요새 앞을 휩쓸기 시작했다.
이른바 란 이름의, 최상급 화염계 주문이 발동된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사, 살려ㅈ….”
“아악! 으아아아아아아아악!”
그렇게 요새 앞은 순식간에 용암 지대로 변해버렸고, 자발라 왕국군 수만 명은 뜨거운 용암에 휩쓸려 그대로 녹아 버리거나 시커먼 숯덩이가 되어갔다.
“후퇴! 후퇴하라!”
“후퇴 명령이다! 전군! 후퇴하라!”
“신속히 후퇴하라! 어서!”
자발라 왕국군은 그레이트 위저드인 데시마토 공작이 펼친 를 버텨내지 못하고 후퇴했다.
이번 전투에 투입한 병력의 50퍼센트도 채 살아남지 못하는 막대한 피해를 입고 후퇴한 것이다.
“와아아아!”
“이겼다! 이겼어!”
“프로아 연합군! 만세!”
“만세!”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 전하! 만세!”
“만세!”
“데시마토 공작님! 만세!”
“만세!”
뒤이어 요새로부터 프로아 연합군이 내지른 승리의 함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
“미,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없어어어어어어!!!”
안드레 대장은 자발라 왕국군이 에 휩쓸린 뒤 후퇴하는 걸 보고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 되느냐는 말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저 그레이트 위저드는 마나가 무한이라도 되는가? 광역 방어막을 펼치고도 마나가 남아서 저런 초고위급 주문까지 쓰는 게 말이나 되느냔 말이야!!!”
안드레 대장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에 고래고래 소리를 치르며 분노를 토해내었다.
포탄은 공짜가 아니었다.
여태 자발라 왕국군이 포격에 쓴 탄약값만 해도 어지간한 영지의 1년 예산은 가뿐히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자발라 왕국군이 돈이 남아돌아서 요새에 폭격을 가했겠는가?
그게 다 그레이트 위저드인 데시마토 공작을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폭격을 가해 데시마토 공작이 광역 방어막을 펼치게 만듦으로써, 마나 소모를 유도한 것이다.
왜?
그레이트 위저드가 공격용 광역 주문을 사용한다면 피해가 엄청날 테니까.
즉, 안드레 대장은 지금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막기 위해 일부러라도 폭격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레이트 위저드의 광역 마법이 이번 전투에 투입되었던 아군 병력의 절반을 날려버렸다.
그러자 안드레 대장이 입에 거품을 무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약소국 주제에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로도 모자라 마스터가 넷이라니! 이게 말이 되느냐는 말이다! 말이!”
안드레 대장은 그 후로도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길길이 날뛰었고, 휘하 장교들이 겨우겨우 뜯어말리고 나서야 간신히 이성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오냐! 두고 보자! 한 손이 열 손을 못 당해낸다고 했으니! 네놈들도 사람인 이상 언젠간 지칠 터! 보급 사령관!”
“예! 총사령관님!”
보급 사령관인 서플라이 소장(★★)이 안드레 대장의 부름에 대답했다.
“당장 본국에 연락해 추가적인 전쟁 물자와 추가 병력을 요청하도록!”
“하, 하지만….”
“이런 빌어먹을!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와 마스터가 무려 넷이다! 넷! 저 정도 전력이면 본국이 추가 병력을 보내도 결코 수치가 아니야! 이런 멍청한 놈아!”
“죄, 죄송합니다! 바로 본국에 연락하겠습니다!”
보급 사령관 서플라이 소장은 안드레 대장의 일갈에 번쩍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통신실로 뛰었다.
“내 네놈들에게 강대국의 힘을 보여줄 것이다! 대 자발라 왕국의 힘을!”
안드레 대장은 저 멀리 보이는 요새를 바라보며 주먹을 으스러지라 힘껏 쥐었다.
반드시 요새를 뚫어내고 프로아 왕국을 멸망시키리라는 다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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