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736
735
신성력의 근원?
몰랐다.
지크는 이 힘이 도대체 어디서, 어떤 이유로 자신에게 왔는지 눈곱만큼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래도 좋았다.
아군에게는 회복을.
지크 본인에게는 회복과 함께 엄청난 힘을 주었는데 출처가 불분명한 게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지금은 찬밥 더운밥을 가릴 때가 아니었던 것이다.
“일단은….”
지크는 주변을 슥 둘러보고는 자발라 왕국군이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곧장 몸을 날렸다.
그런데.
부웅!
지크는 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훌쩍 날아서 자신이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착지할 수 있었다.
파워가 넘치다 못해서, 점프가 거의 비행 수준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콰앙!
지크가 땅에 착지하던 순간 지면에서 강력한 충격파가 일어나 주변에 있던 자발라 왕국군들을 모조리 휩쓸어 버렸다.
신기한 건 프로아 연합군들에게는 어떠한 피해도 가지 않았단 거였다.
“미, 미친….”
지크는 고작 점프 한 번에 이렇듯 말도 안 되게 강해진 스스로의 괴력에 놀라는 한편, 고개를 돌려 자발라 왕국군 진영을 바라보았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가자!”
“드디어 뚫었다!”
수없이 많은 자발라 왕국군들이 무너진 성문을 향해 득달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지금이라면.’
지크는 저 많은 자발라 왕국군들을 단 한 번에 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를 깔았다.
그러고는 로 땅바닥을 내리찍어 전방을 향해 스킬을 냅다 때려 박았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지크가 내리 찍은 땅바닥을 시작으로 스킬이 부채꼴 형태로 뻗어 나가 자연재해를 일으켰다.
뒤집히는 땅.
그리고 내리치는 번개.
하늘과 땅이 뒤집힌다는 의미의 이란 스킬명처럼, 진짜 자연재해가 일어나 자발라 왕국군들을 모조리 쓸어버린 것이다.
“…….”
지크는 자기가 써놓고도 의 위력에 놀라 할 말을 잃었다.
저런 파괴력이라니?
물리 공격형 폭딜러인 지크의 스킬이 데시마토 공작의 광역 마법만큼이나 위력이 엄청나다는 건 정말이지 믿기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라움은 잠시.
우웅!
지크는 이 끓어오르는 힘을 이용해 와 을 동시에 전개했다.
화륵, 화르륵!
스륵, 스르륵!
그러자 와 이 요새 전체로 퍼져 나갔다.
디버프 필드의 범위부터가 더 넓어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쉬익!] [쉭! 쉬이익!] [쉭! 쉬이이익! 쉭! 쉭쉭!]소환물인 와 .
그리고 의 숫자 역시 이전보다 훨씬 많았고, 더욱 강력해져 있었다.
그만큼 버프는 정말이지 말도 안 되게 강력했던 것이다.
‘진짜 미쳤네.’
지크는 버프의 위력에 또 한 번 놀랐지만, 서둘러 정신을 차렸다.
‘이럴 때가 아냐.’
시간이 없었다.
[알림 : 버프 지속 시간이 4분 24초 남았습니다!] [알림 : 4분 23초!] [알림 : 4분 22초!] [알림 : 4분 21초!]버프는 무한이 아니었으므로, 지크는 지속 시간 동안 최대한의 효과를 뽑아내야 했다.
함락 직전의 요새를 지키기 위해선 이 유일한 희망이었으므로, 단 1초도 낭비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할 수 있어.’
지크는 버프에 힘입어 전장을 종횡무진으로 누비며 자발라 왕국군들을 섬멸하기 시작했다.
***
그날.
요새가 자발라 왕국군의 손아귀에 떨어질 위기에 처했을 때, 프로아 연합군의 장병들은 기적을 몸소 체험했다.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
마족들의 침공으로부터 전 대륙을 구원해냈던 프로아 왕국의 국왕이 기적을 일으키고 있었다.
지크는 황금색 빛을 휘감은 채 전장을 누비며 자발라 왕국군을 섬멸해 나갔는데, 그 모습이 마치 전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영웅과도 같았다.
아니, 지크는 영웅이었다.
마스터 이상의 강함을 보여주며 아군을 구원하는 지크의 모습이란 누가 뭐래도 영웅, 혹은 하늘에서 내려온 구원자로 생각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오오!”
“진정한… 영웅….”
“아아, 영웅이시여!”
프로아 연합군 장병들은 그런 지크의 모습에 전율하며, 그 활약상을 경배했다.
“전군!”
그때, 오스칼의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적들을 섬멸하라! 우리의 곁에 전하께서 계신다! 어찌 패배할 수가 있겠는가! 승리를 믿어 의심치 마라! 우리는 전하의 군대다! 일어나라! 프로아 연합군이여!”
프로아 연합군 장병들은 오스칼의 외침에 너도나도 몸을 일으켜 손에 쥔 무기를 힘껏 움켜쥐었다.
“가자!”
“우리도 싸우자!”
“전하께서 우릴 지켜주신다! 가자!”
프로아 왕국군 장병들은 지크의 대활약에 사기가 하늘 높이 솟아올라서, 두려움을 까맣게 잊은 채 자발라 왕국군에 맞서 신들린 전투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단숨에 점령당할 것만 같았던 요새는 프로아 연합군의 반격으로 다시금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런 프로아 연합군의 전투력은 엄청났다.
지크에게 버프를 받아 생명력, 마나, 스태미나 회복된 것만으로도 모자라, 그 강력한 디버프 필드들까지 깔려 있었기에 자발라 왕국군들을 쓸어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와중에 마스터 3인방과 데시마토 공작 역시도 다시금 전투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으니, 전세가 순식간에 역전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한편, 성녀 자네트는 저 멀리 지크를 바라보며 혼란스러워했다.
“어째서 전하께서 신성력을….”
성녀 자네트는 정말이지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성직자이자 한 교단의 지도자이며, 또한 신의 선택을 받은 성스러운 존재였다.
그런 그녀조차 지크가 신성력을 기반으로 한 엄청난 무력을 선보이며 기적을 행하는 것을 보며 좀처럼 이해하지 못했다.
지크가 특정 교단의 성직자라거나, 혹은 독실한 신자였다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성녀 자네트가 알기에, 지크는 딱히 믿는 종교가 없는 무교였다.
그런데 신성력을 사용할 줄이야?
성녀 자네트로서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저 신성력은 전하께서 저쪽 세계에서 믿고 계신 신의 힘일까?’
결국, 자네트는 지크가 현실에서 종교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다.
‘전투가 끝나면 전하께 여쭤봐야겠어.’
한편, 지크는 자네트가 그런 생각을 머금고 있을 무렵에도 엄청난 무력을 선보이며 자발라 왕국군을 초토화시켰다.
지크는 으로 적들을 대량 학살하는 한편 을 사용해 자연재해를 일으켰다.
또한 역시 사용해 죽음의 눈꽃 폭풍을 일으켜 전장을 피바다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그렇게 지크는 뉘르부르크 대륙의 역사서에 전설로 길이 남을 위대한 대활약을 펼쳤다.
그렇게 얼마나 싸웠을까?
“후퇴, 후퇴하라!”
“후퇴 명령이 떨어졌다!”
“후퇴다! 후퇴!”
기어코 자발라 왕국군이 요새를 공격하길 멈추고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사령부에서 후퇴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번 전투에서 반드시 요새를 점령해야 했던 안드레 대장마저도 후퇴를 결정했을 정도면, 사실상 요새 공성전은 끝난 셈이었다.
프로아 연합군이 강대국인 자발라 왕국을 상대로 승리한 것이다.
“이겼다!”
“적들이 도망친다!”
“이겼어! 이겼다고!”
“우리가 이겼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뒤이어 요새에 승리의 함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기적과도 같은 승리.
아니, 기적 그 자체.
모두가 함께 일구어낸 위대한 승리였다.
***
자발라 왕국군이 후퇴하기 시작한 직후.
[알림 : 버프 지속 시간이 3초 남았습니다!] [알림 : 2초!] [알림 : 1초!] [알림 : 버프의 지속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지크는 버프가 종료된 직후 를 지팡이 삼아 겨우 겨우 쓰러지는 걸 버텨내었다.
“이겼어! 이겼다고!”
“우리가 이겼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런 지크의 귓가에 아군이 내지른 승리의 함성이 파고들었다.
띠링!
뒤이어 지크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축하드립니다!] [알림 :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알림 : 을 달성하셨습니다!] [알림 : 달성에 따라 보상이 주어집니다!]보상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업적 : 전설의 전쟁 영웅]당신은 전쟁에서 대활약을 펼쳐 전설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이 위대한 활약상은 후대에 길이길이 남을 것입니다!
•효과 :
– 명성 +5,000
– 전쟁 중 자신이 속한 진영의 모든 아군 능력치 +5%
– 전쟁 중 자신이 속한 진영의 모든 아군 사기 +150%
– 대륙 역사서에 캐릭터 이름과 함께 활약상이 기록됨
– 신성력 획득률 증가
– NPC들로부터 받는 존경심과 호의 증가
‘업적이란 것도 있었나?’
지크는 업적을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대체 뭐지? 신성력은 또 뭔데?’
지크는 자신에게 엄청난 강함을 안겨주었던 버프를 떠올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상황이 정리되고 나니 역시나 가장 궁금한 건 신성력에 대한 의문점이었다.
그러나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뀨!!!”
호다닥! 달려와 안긴 햄찌를 시작으로 프로아 연합군 장병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지크를 포위했다.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 전하! 만세!”
“만세!”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 전하! 만세!”
“만세!”
프로아 연합군 장병들은 지크를 에워싼 채 승리의 함성을 부르짖으며 기뻐했다.
그런데.
“저, 적이다! 적! 적들이 몰려온다!”
저 멀리 망루 위에 올라가 있던 정찰병이 비명에 가까운 고함을 내질렀다.
“적…이라고?”
지크는 제 귀를 의심했다.
적이라니?
분명 자발라 왕국군은 총공격을 실시하고,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은 채 결국엔 퇴각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무슨 적들이 몰려온단 말인가?
지크는 이게 뭔 개소린가 싶어 서둘러 망루로 달려가 저 멀리 전방을 바라보았다.
“…아.”
그리고 지크는 절망했다.
두두두두두두두두!
저 멀리 수천 기의 기병들이 요새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다.
그런 기병들 뒤로 수만 명은 더 되어 보이는 보병들 역시 빠른 속도로 접근해오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기병들과 보병들 사이사이에 휘날리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자발라 왕국군의 깃발이었다.
추가 병력.
아무래도 나인테일이 입수한 기밀문서에 적힌 것 외에도 또 다른 경로를 이용해 도착한 추가 병력이 있었던 모양이다.
“…….”
지크는 자발라 왕국군의 추가 병력이 달려오고 있는 걸 보고 할 말을 잃어버렸다.
다 된 밥에 재를 뿌려도 유분수지, 이 정도면 진수성찬을 차려놓은 직후 밥상을 엎어버린 꼴이었다.
버프에 힘입어 영혼까지 끌어모아 승리를 이룩했건만, 이제 와 추가 병력이라니?
“이런 ㅆ….”
지크의 입에서 쌍욕이 터져 나올 무렵이었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
저 멀리서 더 많은 숫자의 기병들과 보병으로 이루어진 무리가 나타나 자발라 왕국군의 추가 병력을 향해 빠른 속도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설마 또?’
지크는 새로 나타난 병력이 자발라 왕국군의 추가 병력인 줄로만 알았지만, 알고 보니 아니었다.
깃발.
새로 나타난 병력들은 각양각색의 깃발을 휘날리며 내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깃발들은 자발라 왕국 주변국들의 국기(國旗)였다.
그렇다는 말은….
“미켈레 이 자식!!!”
지크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야 이! 미켈레 이 자식아! 믿고 있었다고오오오!!!”
지크가 기쁨에 찬 고함을 길게 내질렀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