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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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지크가 물었다.
“클레망소 드 알프베네. 작위는 자작. 계급은 중장. 소속은….”
“그건 안 궁금하고.”
지크가 자신의 이름을 클레망소라고 밝힌 함대 사령관의 말을 자른 뒤 말을 이었다.
“이번 공격은 프레드릭 국왕이 보낸 선물이겠지? 오툴 요새 공성전의 결과에 따른?”
“모르오. 나는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할 뿐, 전하의 생각은 감히 알 수가 없소이다. 어찌 지엄하신 프레드릭 전하의 의중을 나 따위 일개 장교가 알 수 있겠소이까.”
“아?”
“그냥 죽이시오.”
클레망소가 말했다.
“어차피 살아 돌아가 봐야 사형이오. 운 좋게 용서를 받는다고 해도 군인으로서의 경력은 끝장난 셈이니, 명예롭게 죽여주시오.”
“그러려고.”
지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살려줘도 딱히 상관은 없는데, 넌 본국의 비밀을 너무 많이 알았어.”
“비밀이라 함은… 이 조그마한 나라에 도제 베텔규스와 치천존이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오?”
“물론.”
“도대체 어떻게 그게 가능하오?”
클레망소 중장이 지크에게 물었다.
“어찌 마우레키온 제국도 아닌 이런 약소국에 그 같은 강자들이 득실대는 게 가능하오?”
“글쎄.”
지크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인맥?”
“이, 인맥…?”
“다 어쩌다 알게 된 사람들이지, 딱히 친해지려고 노력했던 건 아닌데?”
“그건 거짓말이오!”
클레망소 중장이 딱 잘라 말했다.
“고작 인맥으로 그런 강자들을 부하로 부린다는 게….”
“누가 부하래.”
지크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냥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라니까?”
“……?”
“니 눈엔 왕 밑으로 다 부하냐? 이거 상상력이 좀 빈곤하네?”
“지금 그걸 말이라고….”
“아, 그냥 아는 사람들이라니까.”
“혹시… 그대는 드래곤이오?”
“으응?”
지크가 클레망소 중장의 뜬금없는 질문에 눈살을 찌푸렸다.
“드래곤? 내가?”
“지금 모험가로 위장해 유희를 즐기는 중인 것이오?”
유희란, 최소 3,000살 이상 된 드래곤이 특정 생명체로 폴리모프하여 그 삶을 직접 체험하는 걸 말했다.
드래곤 버전의 이라고나 할까?
즉, 지금 클레망소 중장은 지크가 사실 드래곤이며 인간으로 위장한 채 유희를 즐기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뭐라는 거야….”
지크는 그런 클레망소 중장의 생각에 어이가 없어 얼굴을 와락 구겼다.
“내가 뭔 드래곤….”
“그대가 진정 유희를 즐기고 있는 드래곤이라면, 강자들을 부하로 두고 부리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는 바요.”
“……?”
“그러나 드래곤으로서 약소국인 척 위장하고 본국을 농락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니오? 아무리 드래곤이라지만 이건 너무….”
“아! 아니라고!”
지크가 버럭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내뱉었다.
“뭔 드래곤이야? 너 자꾸 헛소리할래?”
“제발 적당히 하다 끝내주시오. 아아, 대 자발라 왕국의 번영이 드래곤의 손아귀에 끝장….”
“시끄럽고.”
지크가 옥좌에서 일어나 클레망소의 머리 위에 손바닥을 가져다 대었다.
“내 선물이 돼 줘야겠어.”
“지, 지금 뭘 하는….”
지크는 클레망소 중장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방사능 미생물을 잔뜩 주입시킨 다음에 프레드릭 그 자식한테 선물이랍시고 보내면….’
지크는 클레망소 중장의 머리를 잘라 상자에 담은 뒤 프레드릭 국왕에게 선물로 보낼 생각이었다.
그다음엔?
펑!
방사능 미생물들이 터져 나오며 자발라 왕국의 어전을 지옥으로 만들게 분명했다.
즉, 지크는 클레망소 중장의 시체를 폭탄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후후후.’
지크는 자발라 왕국의 어전을 지옥으로 만들 생각에 즐거워하며, 클레망소 중장의 머리에 방사능 미생물들을 계속해서 주입시켰다.
그런 뒤 탁구공만 한 구슬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
“크, 크윽!”
클레망소 중장은 자신의 뇌 안으로 방사능 미생물들이 주입되자 코피를 줄줄 흘리며 눈을 허옇게 까뒤집으며 괴로워했다.
그러던 중.
띠링!
지크의 눈앞에 새로운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새 스킬을 습득하셨습니다!]지크는 클레망소 중장의 머리에 방사능 미생물들을 주입하던 중 뜬금없이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게 되었다.
***
[알림 : 스킬을 습득하셨습니다!] [알림 : 스킬에 대해 알아보시려면 항목에서 로 들어가 보세요!]스킬의 효과는 다음과 같았다.
[방사능 구울]제압한 적의 뇌에 방사능 미생물들을 주입시켜 방사능 구울로 만듭니다.
방사능 구울은 시전자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는 완벽한 노예이며, 최대 168시간 동안 생존 가능합니다.
방사능 구울은 자신이 가진 마나를 이용해 뇌에 담긴 방사능 에너지를 터뜨려 폭사하는 스킬인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168시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방사능 구울은 자동으로 을 사용한 후 죽습니다.
방사능 구울은 인간 시절의 모든 기억과 성격,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구분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타입 : 액티브 스킬
•소모값 : 방사능 에너지 500~
•최대 제조 수 : ∞
•피해 범위 : 방사능 구울이 가진 마나에 비례하여 증가
•피해량 : 방사능 구울이 가진 마나에 비례하여 증가
“오?”
지크는 새롭게 생긴 스킬인 을 보고 헤벌쭉 웃었다.
이런 좋은 스킬이 생기다니?
하기야, 게임 BNW는 특정 행동을 충족시키면 퀘스트가 발생하거나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는 등의 이벤트가 발생하곤 했다.
즉, 스킬의 습득은 전혀 이상할 게 없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좋아, 좋아.”
지크는 곧장 스킬을 사용해 클레망소 중장의 뇌에 계속해서 방사능 미생물들을 주입했다.
그러기를 약 1분.
털썩!
클레망소가 쓰러졌다.
하지만 그건 잠시뿐이었다.
[알림 : 을 제조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알림 : 추가적으로 을 제조하실 수 있습니다!]알림창이 떠오른 뒤.
스윽.
쓰러졌던 클레망소 중장이 마치 좀비처럼 몸을 일으키더니, 지크를 바라보며 한쪽 무릎을 꿇고 예를 취했다.
막 방사능 구울이 되어서일까?
클레망소 중장의 눈은 초록색으로 물들어 위험한 광채를 내뿜고 있었다.
“나의 주인이시여….”
“오?”
“그 어떤 명령이든 내려만 주시옵소서.”
그렇게 방사능 구울이 되어 다시 태어난 클레망소는 지크의 말이라면 당장 자폭이라도 할 기세였다.
“명령이라….”
지크는 잠시 생각을 해보고는 방사능 구울이 된 클레망소 중장에게 명령했다.
“그럼 이렇게 하자.”
“하명하시옵소서, 주인이시여.”
“그러니까….”
지크가 클레망소 중장에게 자신의 지시 사항을 말해주었다.
***
이틀 후.
자발라 왕국은 프로아 왕국에 보낸 함대의 소식이 궁금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어떠한 정보도 얻어낼 수가 없었다.
게다가 프로아 왕국의 수도 프로이센은 보안이 매우 철두철미했다.
수도 전체에 공간 왜곡 마법이 걸려 있어서, 이번에 함대를 워프시킬 당시 자발라 왕국의 마법사들 수백 명이 탈진하고 나서야 워프가 가능했을 정도였다.
게다가 뉘르부르크인이든 모험가든 철저한 신분 확인이 없으면 프로이센에 들어가기는커녕, 반경 30킬로미터 내의 국경선조차 통과하기 힘들었다.
때문에, 자발라 왕국으로서는 이번 작전의 결과에 대해 전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좀 더 기다려 보시지요. 어떻게든 반응이 있지 않겠사옵니까.”
“하기야.”
프레드릭 국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왕비와 공주의 납치에 성공했든, 혹은 죽였든. 어느 쪽이든 반응이 있긴 할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전하, 작전에 나섰던 클레망소 중장이 귀환했사옵니다.”
“뭐라?”
“임무에 실패하고 가까스로 살아 돌아왔다고 하옵니다.”
“임무에 실패?”
“예, 전하.”
“클레망소 중장은 현재 어디 있는가?”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옵니다.”
“당장 들라 하라.”
“예, 전하.”
프레드릭 국왕은 자초지종을 듣기 위해 클레망소 중장을 불러들였다.
물론 용서해 주겠단 이야기는 아니었다.
지난 요새 전투 이후 프레드릭 국왕은 군의 기강 해이와 무능을 호되게 질책했기에, 클레망소 중장이 용서받을 일은 없었다.
단지 프레드릭 국왕은 작전의 경과를 보고 받고 싶었을 뿐이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약 30분 후.
“전하를 뵙사옵니다.”
클레망소 중장은 만신창이가 된 몰골로 프레드릭 국왕 앞에 엎드렸다.
“임무에 실패했다 들었다.”
“죽여… 주시옵소서.”
“물론 그럴 것이다.”
프레드릭 국왕이 살벌한 눈빛으로 클레망소 중장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러나 내 너에게 어떤 이유로 임무에 실패했는지를 듣고자 함이니, 군인으로서 보고를 끝마치고 죽도록 하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클레망소 중장은 그렇게 읍소한 후 프레드릭 국왕을 향해 작전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프로아 왕국의 수도 프로이센의 대공 방어 체계는 노후화된 비행선들을 순식간에 파괴하였사옵니다.”
“그 정도였나.”
“예, 전하. 그 과정에서 강철 비행선마저 대공포의 집중 포격에 당해 격추당하고 말았사옵니다.”
“방패막이로 사용했던 비행선들에는 독극물들이 들어 있었을 텐데.”
“그것이… 프로이센의 상공 위에 설치되어 있던 마법진이 발동해 독극물을 모조리 날려 버렸사옵니다.”
“…그럼 철혈 기사들은 어찌 되었나.”
“소신과 철혈 기사들은 강철 비행선이 격추되어 추락한 직후 탈출하여 왕궁에 침투하는 데까진 성공하였사오나, 불행히도 그 숫자가 얼마 되지 않아 임무를 도저히 수행할 수가 없었사옵니다.”
“그래서.”
프레드릭 국왕의 목소리에 분노가 실렸다.
“독극물 살포에도 실패하고, 심지어 왕비와 공주를 사냥하는 임무마저도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단 말인가?”
“그, 그러하옵니다.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클레망소가 다시 한번 프레드릭 국왕을 향해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소신 역시 적진에서 죽고만 싶었사오나… 최소한 보고라도 올리고 죽어야겠단 생각으로 이 비루한 목숨을 억지로 살려서 왔사옵니다. 허나 이제는 보고를 끝마쳤으니,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도 여한이 없사옵니다. 죽여 주시옵소서. 대 자발라 왕국의 군인으로 죽을 수 있어 영광이옵니다.”
클레망소는 그렇게 말하며 어전 바닥에 머리를 가져다대고 조아렸다.
“…….”
프레드릭 국왕은 그런 클레망소를 물에 삶아 죽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임무에 실패하긴 했어도, 보고를 위해 살아 돌아온 뒤 의연하게 죽음을 자처하는 장교를 그토록 끔찍하기 죽이는 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군.’
그래서 프레드릭 국왕은 차마 클레망소에게 분풀이를 하지 못하고,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클레망소 중장.”
“예, 전하.”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는가.”
프레드릭 국왕이 클레망소에게 유언을 묻자 대기하고 있던 기사가 조용히 검을 뽑아들고 자세를 다잡았다.
어전에서의 즉결처형.
유언이 끝나는 대로 목을 베어 죽이려는 것이다.
“예, 전하.”
클레망소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자신의 유언을 말했다.
“대 프로아 왕국….”
그 순간.
“……?”
“……?”
“……?”
프레드릭 국왕과 자발라 왕국의 대소신료들은 제 귀를 의심했다.
대 프로아 왕국이라니?
대 자발라 왕국이 아니고?
“방금 무어라….”
프레드릭 국왕은 미친 게 아닌가 싶어 고개를 든 클레망소를 노려보았다.
그런데.
“……!”
프레드릭 국왕은 클레망소의 눈이 불길한 초록색으로 물들어 있는 걸 보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직감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만세.”
클레망소가 를 끝마치던 순간.
퍼엉!
클레망소 중장의 육체에서 대폭발이 일어났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