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742
741
클레망소의 육체가 폭발하던 순간.
“전하!”
기사단장은 재빨리 몸을 날려 프레드릭 국왕을 대신에 폭발을 받아내었다.
하지만 다른 대소신료들의 경우엔 아니었다.
“으악!”
“으아아악!”
“악!”
누구도 지켜줄 사람이 없었던 자발라 왕국의 대소신료들은 폭발에 휘말려 그 자리에서 즉사하거나, 혹은 극심한 화상을 입었다.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었다는 것.
“컥! 커헉!”
“으아아아아아악!”
대폭발과 함께 뿜어져 나온 방사능 에너지와 미생물들은, 자발라 왕국의 대소신료들을 순식간에 오염시켰다.
그건 프레드릭 국왕 역시도 마찬가지.
“크으윽!”
프레드릭 국왕은 어전에 가득 찬 방사능 에너지에 오염되어 코피를 철철 흘리며 괴로워했다.
“어서 치료사를! 치료사를 불러라!”
“마법사는 어디 있는가! 당장 전하께 해독 주문을 걸어야 한다! 어서!”
그렇게 이 터진 자발라 왕국의 어전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크으윽!”
프레드릭 국왕은 기사들에 의해 옮겨져 곧장 치료를 받게 되었다.
“전하! 조금만 참으소서!”
“금방 편하게 해 드리겠사옵니다!”
자발라 왕국의 치료사들과 마법사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의료 기술을 발휘해 프레드릭 국왕을 정화시키려 노력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독이 아닌 방사능 오염을 정화하는 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었다.
방사능 에너지는 생명체의 염색체를 산산조각으로 파괴시킨다.
그렇게 되면?
세포 분열이 더는 불가능해진다.
염색체에 담겨 있던 인체의 생물학적 설계도가 파괴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과 같이 방사능 에너지에 피폭된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손톱과 발톱이 떨어져 나가고, 머리카락 역시 빠지며, 나중엔 피부가 벗겨지고, 결국엔 근육마저 썩어 들어가기 마련이었다.
세포 분열을 하지 못하니 육체가 유지되지 못하고 붕괴되어 버리는 것이다.
자발라 왕국의 마법사들과 치료사들은 프레드릭 국왕의 염색체가 파괴되지 않도록,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모조리 동원했다.
그러나….
“으으으으윽! 과, 과인의 몸이 왜… 크으으윽!!!”
프레드릭 국왕은 치료를 받던 중 마법사의 손길이 스친 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경험을 하고 경악했다.
지크가 구사하는 방사능 에너지는 일반적인 방사능과는 달리, 그린 드래곤과 블랙 드래곤이 체내에서 생성하는 생체 에너지였다.
일종의 마법적인 에너지가 가미되었다고나 할까?
일반적인 방사능보다 육체를 파괴하는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른 것이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클레망소의 뇌 속에 잔뜩 들어 있던 방사능 미생물들은 폭발과 함께 터져 나와서, 결국엔 프레드릭 국왕에게 들러붙은 상태였다.
“으윽! 으으으으으으윽!!!”
프레드릭 국왕은 방사능 미생물들이 근육을 갉아먹는 고통에 연신 비명을 내지르며 괴로워했다.
“저, 전하!”
“전하!”
“어서 진통제를! 진통제부터!”
그때였다.
“비켜라.”
“다들 물러서라.”
검은 로브에 은색 가면을 쓴 자들이 나타나 마법사들과 치료사들을 물리쳤다.
이른바 이라 불리는 이 정체불명의 집단은, 프레드릭 국왕의 친위대로서 왕국 내에서도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집단이었다.
“지금부터 전하의 옥체는 우리가 되돌릴 테니, 모두 물러가라.”
검은 로브들은 그렇게 치료사들과 마법사들을 물러가게 한 후 곧장 프레드릭 국왕을 수술대 위에 눕혔다.
그러고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수술 도구들과 어둠의 마법을 이용해 방사능 에너지에 오염된 프레드릭 국왕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으악!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렇게 프레드릭 국왕은 에게 정체불명의 수술을 받으며 쉴 새 없이 비명을 질러대었다.
***
지크는 프레드릭 국왕에게 클레망소라는 선물을 보내놓은 뒤 본격적인 전쟁 준비에 나섰다.
프로아 연합과 로저무어 동맹은 군대를 여러 개로 나누어 자발라 왕국을 공격하기로 했다.
자발라 왕국의 수십만 대군과 정면에서 싸우는 것보다는, 전선을 여러 개로 나누어 각개 전투를 펼치며 흔들어놓는 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한 손이 열 손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듯이, 한꺼번에 여러 지역을 동시에 공략하려는 것이다.
“그럼, 오늘 회의는 마치겠습니다. 전투 개시까지 각자 맡은 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
지크는 회의를 마친 후 통신실로 향했다.
그리고 천우진과 통화를 나누었다.
“아직도 뭐 없어?”
지크는 천우진에게 마지막 에 대해 물어보았다.
– 없어.
천우진이 난처하다는 듯 대답했다.
– 계속 감시하고 있는데, 찾을 수가 없다.
“빨리 찾으라고.”
지크가 천우진을 향해 짜증을 쏟아내었다.
“지금 안 그래도 신경 쓸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닌데, 자꾸 신경 거슬려서 뭘 못 하잖아.”
지크는 짜증을 낼 만했다.
강대국인 자발라 왕국과 프로아 왕국의 운명을 걸고 전쟁을 치르는 중인데, 이 등장하기라도 하면 정말이지 큰일이었다.
지금은 자발라 왕국과의 전쟁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이었던 것이다.
“한창 싸우고 있는데 그게 갑툭튀 해버리면 얼마나 갑분싸 되겠냐?”
– 야, 나라고 안 찾고 싶은 줄 아냐? 향로가 불안정하다고.
“향로가?!”
는 들을 파괴하기 위한 물건.
그런데 그 가 불안정하다?
그렇다는 말은 애써 모은 들이 다시 흩어질 수도 있단 이야기였다.
– 아케론 님이 최대한 붙잡아두고 있긴 한데, 그래도 불안정해. 빨리 마지막 파편을 모아야 한다고.
“그건 좀 큰일인데….”
– 나도 마음이 급해. 근데 못 찾겠는 걸 어떡하겠냐? 계속 자발라 왕국의 수도를 감시하고 대기하는 중이긴 한데, 어떤 징후도 없어. 우리도 답답하다고.
“으.”
– 일단 걱정 말고 너 할 일 해. 우린 우리 일을 할 테니까.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 미안하다.
천우진은 뜬금없이 지크를 향해 사과했다.
“응? 뭐가?”
– 못 도와줘서.
“아.”
– 친구가 힘든데 도와주지도 못하잖아.
천우진의 그 말은 진심이었다.
천우진은 사실 마음 같아선 지크를 도와주고 싶었다.
그러나 의 규율상 국가 간의 분쟁이나 정치적인 문제에는 끼어들 수가 없었다.
물론 자발라 왕국과 오즈릭 교단이 어떠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입증되어 있는 상황이긴 했다.
따라서 에 자발라 왕국이 사악한 교단과 손을 잡고 어떠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고발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현재 그건 불가능했다.
마우레키온 제국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이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는 지금 는 제 기능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잠잠한 이상 은 함부로 프로아 왕국을 도울 수가 없었다.
자칫 전쟁을 치르다 의 병력을 잃었을 때 이 나타난다면 큰일이 아닌가?
때문에, 현재 은 의 출현에 대비한 예비 전력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다.
“야, 됐어.”
지크는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천우진을 향해 손사래를 쳤다.
“다 각자의 사정이 있는 거지. 뭘 이런 걸로 미안해하고 그러냐. 도와줄 수 있는데 안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 이해해줘서 고맙다.
“오그라드는 소리 지껄일 거면, 꺼져.”
지크는 그 말을 남기곤 일방적으로 통신을 끊었다.
“후. 일단 대략적인 큰 그림은 그려놨고. 이틀 있다가 군대 움직이면 되고. 그나저나 어떻게 됐으려나….”
지크는 그렇게 혼잣말하며 자발라 왕국이 있는 북쪽을 바라보았다.
“궁금해 죽겠네….”
지크는 자발라 왕국에 침투시킨 클레망소가 어떻게 되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러나 소식을 통 알 수가 없는 게 문제였다.
“지금쯤이면 반응이 있을 법도 한데….”
그때였다.
“아바마마!”
“끵! 끠이이잉!”
저 멀리 베르단디가 지크를 발견하고는 페어리 드래곤인 끵끵이와 함께 달려와 안겼다.
“아이고, 예쁜 우리 딸.”
지크는 베르단디를 안아주느라 클레망소에 대한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
지크는 장병들이 휴식을 치르는 동안 사부를 찾아가 인사를 올렸다.
“사부님, 제자 왔습니다.”
“그래, 왔느냐.”
“사부님.”
“잠시 기다리도록 해라. 곧 입질이 올 터이니.”
“예.”
지크는 사부의 말에 잠자코 기다렸다.
사부는 낚시에 한동안 집중하는 듯하더니, 이내 있는 힘껏 낚싯대를 잡아당겼다.
촤라락!
그러자 물살을 가르며 3미터가 넘는 거대한 참치가 펄떡펄떡 끌려 올라왔다.
딱 봐도 400킬로그램은 족히 나갈 것 같은, 정말이지 거대한 참치였다.
“월척입니다, 사부님.”
“뭘 이런 걸 가지고 그러느냐. 껄껄껄!”
“참치가 참 크고 실….”
그 순간.
‘참치가 왜 여기서 낚여!!!’
지크는 자그마한 호숫가에서 바다에서나 사는 참치가 낚였단 걸 깨닫고 경악했다.
맙소사!
이곳은 고작해야 수심 10미터도 채 되지 않는 작은 호수가 아니던가?
참치, 그러니까 참다랑어 따위가 낚이는 게 애초에 불가능했던 것이다.
“사, 사부님?”
지크가 식은땀을 삐질 흘리며 사부에게 물었다.
“호수에서… 참치가 잡히는 게… 가능합니까???”
“허허허.”
사부는 지크의 말에 너털웃음을 터뜨리더니 말했다.
“본좌의 마음이 이 호수를 바다로 생각하는데, 참치인들 낚이는 게 무슨 대수이겠느냐? 본좌가 생각하기에, 이 호수는 민물과 해수를 가리지 않고 온갖 수산물이 가득한 곳이니라.”
“하하… 하하하….”
“본좌의 마음이 곧 전능이니라.”
“저, 정말 대단하십니다.”
“고작 이런 걸 가지고 그러느냐. 껄껄껄!”
사부는 크게 한번 웃어 보인 후 지크에게 말했다.
“제자야.”
“예, 사부님.”
“신성력을 사용했었구나.”
“예.”
지크는 사부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해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필멸자의 의지가 가장 강한 힘이니라.”
“예?”
“마나가 물질을 구성하는 힘이라면, 신성력은 필멸자의 의지로 이루어진 것이니라.”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알고만 있도록 하여라. 조만간 모든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이만 가 보아라. 돌쇠가 널 찾는 모양이니라.”
“예, 사부님.”
지크는 사부에게 꾸벅 절을 해 보이고는 곧바로 베텔규스를 찾아갔다.
***
“어르신!”
“도련님, 오셨습니까.”
“사부님께서 보내셨습니다, 어르신.”
“역시 어르신께서는 모든 걸 알고 계신 모양입니다. 허허허.”
베텔규스가 그럴 만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를 찾으신다고요?”
“예, 도련님. 제가 오늘 도련님에게 저의 새로운 비기를 가르쳐 드리고자 합니다.”
“설마….”
지크가 보고 받은 내용을 떠올리며 베텔규스에게 물었다.
“자발라 왕국의 함대를 베어 버리셨다는 그 기술 말씀이십니까?”
“물론입니다.”
“헉!”
지크는 정말로 놀랐다.
이미 배운 만 해도 엄청나게 잘 써먹고 있는데, 그 상위의 스킬을 배울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었기 때문이다.
“대신에 조건이 있습니다.”
“뭡니까? 그 조건이란 게?”
“일단 이 책부터 받으십시오.”
베텔규스가 지크에게 책 한 권을 내밀었다.
[알림 : 을 획득하셨습니다!]베텔규스가 지크에게 넘긴 건 무려 레전더리 등급의 스킬북이었다.
즉, 이 책 하나면 도제 베텔규스의 후예가 되는 게 가능한 엄청난 물건이었던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