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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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릭! 휘리릭!
배수로에서 튀어나온 수백 가닥의 촉수들은 랜들맨 상병과 분대원들의 몸을 옴짝달싹못하게 휘감았다.
“크, 크윽!”
“이게 무슨 괴물… 으윽!”
랜들맨 상병과 분대원들은 촉수에 저항하려고 애썼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꽈악!
시뻘건 촉수들은 엄청난 강도로 랜들맨 상병과 분대원들을 조였다.
그 힘이 얼마나 셌는지, 랜들맨 상병과 분대원들은 어떠한 저항도 불가능했다.
으득! 으드득!
촉수들은 랜들맨 상병과 분대원들의 근육을 짓누르고, 뼈를 으스러뜨렸다.
“사, 살려….”
랜들맨 상병은 어떻게든 소리쳐 다른 분대를 향해 도움을 요청하려 했다.
그런데.
촤락!
또 다른 촉수들이 랜들맨 상병과 다른 분대원들의 입 안으로 파고들었다.
“컥!”
“커헉!”
그렇게 랜들맨 상병과 분대원들은 제대로 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정체불명의 촉수들에게 완벽하게 제압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으득! 으드득!
랜들맨 상병과 분대원들은 촉수들의 압박에 온몸의 뼈가 부러져 축 늘어지고 말았고, 이내 곧 배수로로 끌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스륵, 스르륵!
그렇게 랜들맨 상병과 분대원들은 촉수들에 의해 배수로 아래로 떨어졌고, 그 후로도 몇 미터를 더 끌려가 아예 하수구 안으로까지 빨려 들어가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
같은 시각.
삐- 삐이- 삐!
페이오그 상공을 배회하며 의 에너지를 감시하던 의 본부에 사이렌이 울렸다.
“이상 에너지 감지!”
의 오퍼레이터가 마법의 수정구를 들여다보며 소리쳤다.
“자발라 왕국의 수도 페이오그에서 이상 에너지가 감지되었습니다! 저번과 같은 에너지입니다!”
“위치가 어디입니까!”
천우진은 다급히 상황실로 달려와 물었다.
“현재 위치 파악은 불가능합니다! 이상 에너지가 너무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예?!”
“아주 잠깐이었습니다! 하지만 페이오그에서 이상 에너지가 감지된 것은 맞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파악 불가능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천우진은 마치 귀신에라도 홀린 기분이었다.
의 에너지는 매우 강력하고 이질적인 것이라 쉽사리 감출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의 에너지가 나타났다가 감쪽같이 사라질 줄이야?
다만 확실한 건 마지막 이 이곳 페이오그에 있단 점이었다.
‘어차피 전쟁은 끝났어.’
천우진은 저 아래 활활 타오르는 북부의 대도시 페이오그를 내려다보았다.
현재 페이오그 곳곳에선 프로아 연합군과 자발라 왕국군이 시가전을 벌이고 있었다.
‘태성이가 곧 잠잠하게 만들 거야. 그럼 그때 찾으면 돼.’
천우진은 마지막 이 페이오그에 있다는 걸 확신하고, 명령을 내렸다.
“페이오그 상공에서 대기합니다. 전투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수색을 시작하겠습니다.”
천우진은 그렇게 명령을 내리고는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불멸의 연금술사 아케론을 찾았다.
“아케론 님.”
“무슨 일이신가요?”
아케론은 여느 때처럼 실험실에서 를 진행하며 의 대원들을 강화시키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마지막 파편을 찾은 것 같습니다.”
“아?”
“곧 자발라 왕국의 국왕 프레드릭도 포획한 후 심문할 예정이니, 이번에야말로 오즈릭 교단의 꼬리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소식이군요.”
아케론이 미소를 지었다.
“향로가 불안정해서 걱정이었는데, 잘되었습니다.”
“예, 아케론 님.”
“그 사악한 교단을 추적할 수 있는 계기 또한 마련하셨으니, 부디 일이 잘 풀리길 바랍니다.”
“그래야 아케론 님도 편해지시겠지요.”
“저는 괜찮습니다.”
아케론이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저 개인의 위험보다는 이 세계의 평화가 더 중요한 일일 테지요.”
“아케론 님….”
“평화 유지에 힘써 주십시오. 저도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천우진은 아케론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케론의 합류 이후 의 전력은 엄청나게 강해진 상황이었다.
물론 아직 실전에 투입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훈련하는 것만 봐도 알 수가 있었다.
현재 의 전투 요원들 대부분이 299레벨 이상의 전투력을 지니고 있었고, 개중에는 마스터와 견줄 만한 실력을 가진 대원들도 있었다.
즉, 는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본진만 털면 돼. 전력은 우리가 압도적이야.’
때문에, 천우진은 오즈릭 교단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자신할 수 있었다.
그만큼 의 전력이 비약적으로 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대기하고 있다가 상황이 정리되면 태성이부터 만나야겠네. 이야. 근데 한태성… 이걸 해내는구나. 진짜 미친놈. 어떻게 그 정도 전력을 가지고 강대국을 무너뜨린 거지? 하여간 난놈은 난놈이야.’
천우진은 지크가 이룩한 위대한 업적에 혀를 내두르며, 페이오그를 내려다보았다.
***
한편, 프레드릭 국왕과 대소신료들은 어떻게든 에서 도망치려고 갖은 애를 다 쓰고 있었다.
그러나 프레드릭 국왕과 대소신료들의 도주는 그리 쉽지 않았다.
“저기다!”
“잡아라! 잡아!”
프레드릭 국왕과 대소신료들은 비밀 통로를 내달리던 중 반대편에서 프로아 연합군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달려오는 걸 보고 기겁했다.
“저, 저놈들이 이 통로를 어찌 알고 쫓아온다는 말인가!”
프레드릭 국왕은 경악했다.
왜냐하면, 이 비밀 통로는 이 건설될 당시 비밀스럽게 지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오직 왕족들의 비상 탈출을 위해 만들어진 이 비밀 통로에 프로아 연합군이 먼저 들어와 있다는 건 정말이지 경악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상할 건 없었다.
은 필드 내에 존재하는 모든 지형을 보여주는 아이템.
그런 을 사용하는 지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전하! 저희들이 막겠사옵니다! 어서 가소서!”
“전하! 어서 가시옵소서!”
자발라 왕국의 충성스러운 근위 기사들은 검을 움켜쥐고 저 멀리 달려오는 프로아 연합군을 막아섰다.
“이런 빌어먹을!”
결국, 프레드릭 국왕은 기사들을 뒤로하고 비밀 통로를 빠져나온 뒤 다른 경로를 이용해 뛰었다.
“저, 전하!”
“헉! 헉헉!”
“소신도 데려가 주시옵소서! 헉헉!”
자발라 왕국의 대소신료들은 그런 프레드릭 국왕의 빠른 달리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헐떡거렸다.
하지만 프레드릭 국왕은 신경 쓰지 않았다.
‘살아야 한다! 과인은 여기서 죽을 수 없다!’
프레드릭 국왕은 자신의 오직 자신의 생존만을 생각했으므로, 대소신료들이 뒤처지든 말든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단지 자신을 지켜줄 기사들과 함께 무작정 뛰었을 뿐….
그러나 그렇게 뛰고, 뛰고, 또 뛰어도 프레드릭 국왕을 기다리는 건 프로아 연합군일 뿐이었다.
“저기다!”
“멈춰라! 순순히 항복해라!”
프로아 연합군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프레드릭 국왕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런 개 같은!!!”
프레드릭 국왕은 또다시 프로아 연합군을 피해 다른 경로로 도망쳐야만 했다.
“검은 형제단은 어디 있는가! 검은 형제단은!”
프레드릭 국왕은 자신의 최측근들이라고 할 수 있는 을 찾았지만, 그들은 어디 갔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프레드릭 국왕은 쫓기고, 쫓기고, 또 쫓기며 내부를 빙빙 돌아야 했다.
그러던 중.
“게 서지 못할까!”
“멈춰라!”
프레드릭 국왕은 무려 일곱 번이나 프로아 연합군과 마주쳤다.
문제는 더 이상 프레드릭 국왕을 지켜줄 사람이 없었다는 것.
함께 도망치던 대소신료들은 도망치던 중 죽거나 포획 당했고, 근위 기사들도 이제는 몇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전하! 가십시오!”
“부디 무사히 옥체를 보중하소서!”
그렇게 마지막 남은 기사들은 프레드릭 국왕을 보호하기 위해 프로아 연합군에 맞서게 되었다.
‘이런 젠장! 밀실로! 밀실로 가야 한다!’
결국, 프레드릭 국왕은 에서 도망치지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닫고 자신만의 공간인 밀실로 내달렸다.
‘주인님께서 나를 지켜주실 것이다!’
프레드릭 국왕은 도망치는 대신 밀실에 숨어 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결정하고,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방향으로 뛰었다.
***
“어라?”
지크는 을 통해 프레드릭 국왕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던 중, 그가 예상하던 곳이 아닌 전혀 다른 곳으로 향하는 걸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본래 의도대로라면, 프레드릭 국왕은 지금쯤 지크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오고 있어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프레드릭 국왕은 그와는 정반대로,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보자….”
지크는 을 통해 프레드릭 국왕이 어디로 가는지 가만히 지켜보았다.
‘얼씨구? 집무실? 아. 밀실이 있네. 못 튈 거 같으니까 아예 쥐새끼처럼 숨으려는 거구나.’
지크는 프레드릭 국왕의 의도를 파악하고는 햄찌를 돌아보았다.
“가자, 햄찌야.”
“뀨우?”
“이 자식이 숨으려는 거 같아서.”
“뀨! 알겠다! 프레드릭 잡으러 가자!”
지크는 햄찌와 함께 프레드릭 국왕을 뒤따라 그의 집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던 중.
“뭐야? 저것들은?”
지크는 프레드릭 국왕을 뒤쫓던 중 가면을 쓰고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무리들과 마주쳤다.
“막아라!”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다! 막아! 프레드릭을 확보하는 건 우리여야 한다!”
은 지크를 보자마자 곡선형의 칼을 휘두르며 득달같이 덤벼들었다.
촤락!
지크는 그런 을 향해 를 휘둘러 스킬을 선물해 주었다.
“……!”
“……!”
“……!”
은 순간 서늘한 기운이 자신들의 배를 긋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이내 곧 두 동강이 되어 허물어져 버렸다.
“까불고 있어.”
“뀨!”
“가자.”
지크는 을 처치한 직후 곧장 프레드릭 국왕의 집무실로 향했다.
‘어? 가까운데?’
지크는 프레드릭 국왕의 집무실로 향하던 중 거리가 꽤나 가까워졌다는 걸 깨닫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렇게 모퉁이를 하나 돌았을 무렵.
“야!”
지크는 저 멀리 도망치는 프레드릭 국왕을 발견하고 소리쳤다.
“야! 프레드릭! 야! 거기 서!”
“다, 닥쳐라!”
프레드릭 국왕은 지크가 자신을 쫓아오는 걸 발견하고는 버럭 소리치며 마치 짐승처럼 네발로 뛰기 시작했다.
몬스터의 육체 일부분을 이식받아 키메라가 된 프레드릭 국왕은 급할 땐 네발로 뛰는 게 가능해졌던 것이다.
“…….”
지크는 네발로 뛰어서 도망치는 프레드릭 국왕의 모습을 보고 순간 황당해서 할 말을 잃었다가, 이내 곧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그를 뒤쫓았다.
그렇게 시작된 추격전.
“히, 히익?!”
프레드릭 국왕은 자신의 집무실에 도착해 재빨리 책상 밑 레버를 당기고, 밀실의 통로를 열었다.
그런 뒤 밀실의 문을 닫고 계단 아래로 재빨리 뛰어 내려갔다.
“어쭈.”
지크는 프레드릭 국왕이 밀실로 사라진 걸 보고 피식 코웃음을 쳤다.
지크는 뛰지 않았다.
“뀨! 주인 놈아! 왜 빨리 안 뛰냐! 그러다 놓친다!”
햄찌가 지크를 향해 소리쳤다.
“괜찮아.”
“뀨우?”
“여기 그냥 밀실이야. 길 같은 거 없어. 막다른 골목이라고.”
지크는 햄찌에게 자신이 뛰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 주고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밀실의 문 앞에 섰다.
그러고는 문을 발로 힘껏 찼다.
푹!
그러자 지크의 다리가 두꺼운 철문을 뚫고 들어가 박혔다.
지크의 발에 집중된 힘이 너무 커서, 문이 부서지는 대신에 뚫려버렸던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