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767
766
‘진짜 괴물이잖아!’
지크는 블라디미르의 괴력에 놀라면서도 연신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타앙! 탕! 타앙!
그렇게 다섯 발의 총알에 블라디미르의 배, 양쪽 가슴, 그리고 무릎에 어른 주먹만 한 구멍을 내놓았다.
블라디미르는 총에 맞을 때마다 뒤로 연신 밀려났지만, 여전히 쓰러지지는 않았다.
“크흐! 이 빌어먹을 새끼가….”
블라디미르는 어느새 머리를 완벽하게 재생시킨 후 지크를 향해 광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블라디미르는 디버프 떡칠에 그 강력한 총알을 무려 여섯 발이나 맞고, 심지어 머리통이 박살이 났는데도 멀쩡했다.
‘안개화를 쓰게 만들어야 돼.’
지크는 블라디미르의 약점을 기억하며 이를 악물었다.
지난 사건 당시 블라디미르를 거의 죽이는 데 성공할 뻔했다.
안개화.
블라디미르는 위험한 순간 육체를 붉은 안개로 만드는 회피 스킬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지크는 그 안개화 스킬을 로 얼려버린 다음, 스킬을 이용해 끝장을 내버릴 수 있었다.
당시 웨펀 마이스터 샤키로가 끼어들지만 않았다면, 지크는 블라디미르를 죽였을 게 분명했다.
문제는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단 점이었다.
그때는 블라디미르가 를 써서 도망치려다 에 당한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블라디미르는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강자에다 혈마 베르세르크의 후예답게 지크를 스펙에서 압도했다.
즉, 지크가 일대일 대결에서 블라디미르를 상대로 안개화를 이끌어내는 건 매우 힘든 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힘들다고 해서 포기할 순 없는 노릇.
스으으!
지크는 에 수속성 에너지를 주입시켜 냉기를 뿜어내었다.
그리고는 블라디미르에게 덤벼들었다.
뒤이어 치열한 근접전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블라디미르는 불가사의한 재생력과 괴력으로 지크를 몰아붙였다.
지크는 각종 디버프와 제3단계의 힘으로 떨어지는 스펙을 극복하고, 블라디미르에게 맞섰다.
그러나….
[알림 : 상태 이상!] [알림 : 에 걸렸습니다!] [알림 : 생명력이 하락합니다!] [알림 : 에 걸렸습니다!] [알림 : 혈액이 부패하기 시작했습니다! 캐릭터의 능력치가 하락합니다!]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과 이 지크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으윽!’
지크는 자신의 몸이 계속해서 느려지는 걸 느꼈다.
그러기가 무섭게.
콰직!
블라디미르의 손아귀가 지크의 몸을 움켜쥐었다.
“크흐흐!”
“으윽!”
“네놈이 아무리 발악을 해봤자 날 이길 순 없다.”
“윽!”
“모가지를 비틀어주지.”
블라디미르는 지크의 목을 양손으로 붙잡고 힘을 주었다.
꽈아악!
뒤이어 엄청난 압력이 지크를 덮쳤다.
‘수, 숨을 쉬기가….’
지크가 고통스러워하던 때였다.
“뀨우우우!”
햄찌가 를 버리고 재빨리 달려들어 블라디미르의 등판을 향해 앞발을 휘둘렀다.
퍼억!
그러자 둔탁한 소리가 나며 블라디미르가 저 멀리 날아갔다.
덕분에 지크는 질식사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뀨! 주인 놈아! 괜찮냐! 뀨우!”
“안 괜찮아.”
“뀨우! 주인 놈아! 힘내라! 이길 수 있다!”
“나도… 알아.”
“주인 놈아! 걱정 마라! 햄찌가 열심히….”
그때였다.
“뀨, 뀨우?!”
햄찌가 돌연 비틀거렸다.
“야! 햄찌야!”
“뀨우… 햄찌 어지럽다… 힘없다….”
햄찌 역시 지크와 마찬가지로 과 에 걸려 고통받고 있었던 것이다.
“뀨우… 주인 놈아… 햄찌 미안하다… 뀨우….”
“야 이! 뭘 미안해! 야! 정신 차려!”
“뀨우….”
지크가 햄찌를 안아들고 흔들던 때였다.
“큭.”
블라디미르가 어느새 몸을 일으키더니 지크와 햄찌를 향해 비웃음을 날렸다.
“네놈도 곧 저 쥐새끼처럼….”
“너 진짜 안 되겠다.”
지크가 고개를 슥 돌리더니 블라디미르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딱 대. 죽여 줄 테니까.”
“뚫린 주둥이로 잘도 나불대는군. 네놈은 날 이길 수 없….”
블라디미르는 말을 하다 말고 멈추었다.
왜냐하면, 지크로부터 만 개의 얼음 수리검들이 뿜어져 나와 회오리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얼음 수리검들은 블라디미르에게 쏟아지는 대신 지크를 중심으로 회오리치며 결계를 형성했다.
즉, 지크는 스킬을 공격용이 아닌 방어용으로 응용해서 펼쳤던 것이다.
“빨리 끝내자.”
지크는 그렇게 말하고는 블라디미르를 향해 번개처럼 덤벼들었다.
***
를 방어용으로 사용한다는 지크의 선택은 옳았다.
촤락! 촤라락!
강력한 냉기를 머금은 얼음 수리검들은 블라디미르의 육체를 마치 회 뜨듯 갈라놓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얼음 수리검들이 담긴 냉기가 블라디미르의 상처 부위를 얼리면서, 재생력을 크게 낮추어주는 효과를 발휘했다.
“이 개 같은 새끼가!!! 캬아아아악!!!”
블라디미르는 자신의 압도적인 스펙을 이용해 지크를 몰아붙였지만, 지크는 오히려 싸움을 피했다.
촤아아아아아아!
지크는 스킬로 얼음 수리검들을 끊임없이 회전시켜 계속해서 블라디미르에게 데미지를 누적시켰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얼음 수리검들은 강력한 냉기 에너지를 머금은 만큼, 블라디미르에게 끊임없이 슬로우 효과를 걸어주었다.
거기에 더해 의 강력한 슬로우 효과와 들의 냉기 브레스, 그리고 들의 속박까지.
“이런 쥐새끼가!!!”
블라디미르는 지크가 만들어낸 슬로우 지옥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게다가 지크가 간간히 휘두르는 에 담긴 수속성 에너지 역시 강력한 냉기를 뿜어내었기에, 블라디미르에 대한 둔화 효과는 더더욱 강력했다.
제아무리 압도적인 스펙과 힘으로 슬로우 지옥에서 탈출하려고 해도, 겹겹이 중첩된 둔화 효과를 벗어나는 건 불가능했다.
“이… 이 더러운….”
블라디미르는 슬로우 지옥에 갇힌 채 분노를 토해냈지만, 지크는 끝끝내 빈틈을 내주지 않았다.
대신에 슬로우 지옥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오히려 로 블라디미르의 속성 저항력을 더 낮추어 괴롭히는 등 디버프를 덕지덕지 묻혔다.
물론 지크라고 해서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지금 상황에도 불리한 건 지크였다.
‘시야가… 잘 안 보여….’
지크는 과 으로 인해 매우 위험한 상태였다.
그러나 지크는 끝까지 블라디미르를 슬로우 지옥에 가두어 놓고 데미지를 누적시키는 데 집중했다.
그렇게 약 5분이 지났을 무렵.
‘지금!’
지크는 땅바닥을 내리찍어 에 블라디미르를 가두었다.
우웅!
뒤이어 에 스킬이 맺혔다.
“……!”
블라디미르는 을 머금은 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걸 보고 경악했다.
스킬을 맞았다간 생존을 장담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안개화 스킬을 사용했다간 지난번처럼 스킬에 당한 뒤 을 정통으로 얻어맞을 게 분명했다.
어느 쪽이든 최악.
블라디미르는 자신이 지크의 설계에 걸려들었다는 걸 깨달았다.
지크는 블라디미르를 슬로우 지옥에 가둬두고 계속 패다가 스킬을 사용해, 블라디미르로 하여금 과 중 무엇을 먼저 맞을지 선택하게끔 강요한 것이다.
“이 교활한….”
결국, 블라디미르는 분노를 토해내며 안개화 스킬을 사용했다.
번쩍!
그러기가 무섭게 스킬이 기다렸다는 듯 블라디미르를 꽁꽁 얼려버렸다.
쒜엑!
뒤이어 을 머금은 가 그런 블라디미르를 강타했다.
퍼엉!
쨍그랑!
뒤이어 블라디미르의 육체가 수십만 조각이 넘는, 작은 얼음 부스러기가 되어 흩날렸다.
띠링!
그러자 지크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혈마 베르세르크의 후예를 처치하셨습니다!] [알림 : 퀘스트의 진행률이 57.1%가 되었습니다! (4/7)]지크는 기어코 오즈릭 교단의 붉은 추기경이자 혈마 베르세르크의 후예를 처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
“후우.”
지크는 블라디미르를 쓰러뜨린 직후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사부의 한]•분류 : 퀘스트
450년 전 대륙을 주름잡던 8인의 강자들 중, 스승 데우스를 제외한 나머지 일곱 명의 후예들을 격파하라.
•진행 상황 : 57.1%
– 뇌신 바즈라의 후예
– 검성 무르시엘라고의 후예
– 대현자 지그하르트의 후예
– 혈마 베르세르크의 후예
– 법왕 마우그리스의 후예
– 신궁 윈드포스의 후예
– 패왕 브라움의 후예
‘슬기랑은 언젠가 한판 붙으면 되고. 두 명만 더 찾으면 되겠네.’
지크는 퀘스트 진행률을 확인하고는 황급히 쓰러져 있는 햄찌에게 다가갔다.
“뀨우! 주인 놈아! 이겼냐!”
햄찌는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그래도 괜찮은 모양이었다.
블라디미르가 죽으면서 과 이 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 건 분명했다.
지크 역시 상태가 나빴다.
비록 상태 이상이 풀리긴 했지만,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것이다.
물론 블라디미르와의 전투 중 이런저런 상처를 입은 것도 문제였다.
게다가 를 오래도록 사용하느라 마나의 고갈도 심각했고.
그러나 멈출 순 없었다.
벌컥벌컥!
지크는 아쉬운 대로 아공간 인벤토리에서 각종 포션들을 꺼내 햄찌와 나누어 마셨다.
쾅! 콰앙!
의 중심부에서는 여전히 전투가 벌어지는 듯 소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아직은 늦지 않은 것이다.
“가자!”
“뀨!”
지크는 포션을 다 마신 직후 햄찌와 함께 의 중심부를 향해 내달렸다.
그렇게 한참을 내달렸을 무렵.
쾅! 콰앙! 쾅!
의 중심부에 가까워질수록 소리는 더더욱 커졌다.
‘가까워.’
지크는 중심부까지 약 1킬로미터가 남았다는 걸 깨닫고 속도를 더했다.
그러나….
펑! 펑! 펑! 펑! 펑! 펑! 펑! 펑! 펑! 펑! 펑! 펑! 펑! 펑! 펑!!!
숨겨져 있던 폭약들이 일제히 폭발하며 전체가 연쇄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오즈릭 교단이 마지막 을 획득하기 위해 를 모조리 무너뜨릴 생각인 모양이었다.
“뀨우! 주인 놈아! 어떡하냐!”
햄찌가 돌덩어리들이 떨어지자 놀라 소리쳤다.
“어떡하긴!”
지크가 소리쳤다.
“들어와! 빨리!”
“뀨우!”
햄찌는 지크의 외침을 듣고 몸을 작게 만들어 품속으로 쏙 들어갔다.
‘버티고 달린다.’
지크는 이를 악물고 제3단계를 다시 발동시켰다.
파직! 파지직!
그러자 지크로부터 강렬한 스파크가 튀어 올랐다.
뿐만 아니라 지크의 몸 주변에 황금색 황채가 은은히 흐르며 효과가 나타났다.
‘뚫고 간다.’
지크는 즉시 를 방패 형태로 바꾸고는 눈앞에 있는 모든 걸 파괴하며 질주하기 시작했다.
쾅! 콰앙! 쾅! 쾅! 콰앙!
그렇게 무너져 내린 돌덩이들을 뚫고 얼마나 달렸을까?
콰앙!
지크는 마지막 돌덩이를 부숴버리고 달리던 중 멀리 오즈릭 교단의 추기경들로 보이는 자들이 모여 있는 걸 발견했다.
녹색 갑옷을 입은 자가 바닥에 떨어진 붉은색 보석을 줍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중이었다.
바로 그 순간.
‘어딜.’
지크는 자신이 뭘 해야 할지를 깨닫고 붉은색 보석을 주우려는 자를 향해 를 내던졌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