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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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왜들 이래.”
지크는 메타트론과 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머리가 지끈거려서,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 쥐며 괴로워했다.
정리해보면, 메타트론은 을 보고 공포에 벌벌 떨면서도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
그 와중에 도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른단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후! 그러니까.”
지크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에게 물었다.
“본인이 누구인지 모르신단 말씀이시죠?”
“예.”
“이름은 아세요?”
“으음….”
은 자신의 이름을 떠올리려는 듯 애쓰더니 대답했다.
“모르겠습니다.”
“아.”
“제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아무런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구해주신 분께 자기소개조차 하질 못하니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은 지크에게 예의 있게 사과한 직후 혼란스럽다는 듯한 손으로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정말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으음.”
지크는 그런 을 미심쩍다는 듯한 눈초리로 바라보다가 케이오스를 돌아보았다.
“부시종장.”
“아! 예! 전하!”
케이오스는 메타트론을 진정시키려 애쓰다가 지크의 부름에 대답했다.
“가서 오스칼 경 불러 오세요.”
“하지만 지금 주군의 상태가….”
“어서.”
“아, 알겠습니다!”
케이오스는 그 길로 호다닥! 뛰어 오스칼을 부르러 갔다.
‘내가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
지크는 의 정체가 확실하길 원했다.
지크는 불멸의 연금술사 아케론이 사실은 오즈릭 교단의 교주였단 사실을 모르고 한 방 먹은 적이 있었으므로, 어지간해선 낯선 이들을 잘 믿지 못하게 되었던 것이다.
“부르셨사옵니까, 전하.”
오스칼은 때마침 왕성에 있었는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지크에게 달려와 주었다.
“저분 사상 검증 좀 부탁드려요.”
“예, 전하.”
오스칼은 지크의 명령에 따라 을 의 목 언저리에 가져다 대었다.
“가, 갑자기 제게 검을 들이대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은 졸지에 목에 칼이 들어오자 매우 놀란 눈치였다.
“아아, 별건 아니고요. 그냥 검증 과정이라고 생각하세요.”
“예?”
“해보시면 알아요.”
지크는 그렇게 말하고는 오스칼에게 눈빛을 보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오스칼이 에게 물었다.
스으으!
뒤이어 에서 티 없이 맑고 깨끗한 진실의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저는….”
이 대답했다.
“제가 누구인지 모릅니다.”
“이름은.”
“이름도 모릅니다.”
“스스로에 대해 아는 게 없습니까?”
“없습니다.”
오스칼은 그 후로도 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똑같았다.
모른다.
은 정말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듯했다.
***
사상 검증(?)이 끝난 후.
“많이 놀라셨죠?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최근에 보안 관련해서 큰 문제가 발생했었거든요.”
지크는 를 통해 이 정말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단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게 사과했다.
“이해합니다.”
놀랍게도, 은 목에 칼을 들이밀었음에도 불쾌한 기색 하나 없었다.
“낯선 이를 경계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일단은….”
지크가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당분간 여기 머물면서 치료를 받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금은 기억이 없어서 어디 갈 곳도 없으실 것 같은데요.”
“그래도 되겠습니까? 구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민폐까지 끼칠 수는….”
“괜찮습니다.”
지크는 새로운 메인 시나리오인 의 주요 NPC 을 떠나보낼 생각이 없었다.
좋든 나쁘든 일단 데리고 있으면서 감시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편히 머무르시죠. 치료비 같은 건 걱정하지 마시고요.”
“이런 은혜를 베풀어 주시다니,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청소든 설거지든 뭐든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손님에게 그럴 수야 있나요. 일단 안정을 취하시죠. 그래야 잃어버렸던 기억도 빨리 되찾으실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모시세요.”
지크는 간호사들에게 을 맡겼다.
“저, 전하! 아니 될 말씀이십니다! 그자는 악ㅁ… 악!”
메타트론은 그렇게 소리치던 중 지크가 자신의 귀를 잡아당기자 비명을 질렀다.
“저, 전하! 아아! 전하!”
“너 따라와.”
“전하! 저는 잘못한 것이….”
“따라오라고.”
지크는 메타트론의 귀를 붙잡고 아래층 빈 병실로 끌고 간 뒤 물었다.
“너 왜 그래?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그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메타트론이 혼란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건 그냥 본능 같습니다.”
“본능?”
“제 스스로도 제어가 되지 않습니다. 엄습하는 공포가 너무나도 커서… 히익!!!”
메타트론은 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소름 끼친다는 듯 몸서리를 쳤다.
“아, 좀 진정하고. 기억도 없다고 하잖아.”
“하지만 너무 위험합니다. 저자는 정말이지 위험한 존재입니다. 공포의 마왕 칼리스타조차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존재 말입니다.”
“흠.”
지크는 메타트론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
마계에는 총 12명의 마왕과 1명의 대마왕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들 중 하나인 공포의 마왕 칼리스타는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인 존재로써, 지적 생명체들의 두려움을 지배한다고 했다.
그런 공포의 마왕 칼리스타조차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라니?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데?”
“저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건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현상이라서….”
“어렵네.”
지크가 피곤하다는 듯 얼굴을 감쌌다.
“일단 알겠으니까, 앞으로 저 사람 잘 지켜봐.”
“예?!”
메타트론이 펄쩍 뛰었다.
“설마 진짜로 저 무시무시한 악마를 왕궁에 두실 생각이십니까?”
“그럴 일이 있어.”
“하지만….”
“감시만 하란 말야, 감시만.”
지크가 메타트론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곳이 어디냐?”
“그야 당연히 어르신께서 계신… 아!”
“거 봐.”
지크가 히죽 웃으며 메타트론에게 속삭였다.
“니 말대로 저 사람이 사악하고 무시무시한 존재라고 치자. 그래 봤자 사부님이 계신데 날뛸 수 있겠냐?”
“그, 그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멀찍이 떨어져서 감시만 해. 니가 감시할 수 없을 땐 시종들에게 시키고. 그럼 되잖아?”
“으음!”
“할 수 있어, 없어.”
“하, 할 수….”
“아, 할 수 있다고? 그럴 줄 알았어.”
지크는 메타트론의 대답을 듣지 않고 자신이 결론을 내려버렸다.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었다.
메타트론은 그저 대답만 하면 되었던 것이다.
“부탁할게.”
지크는 메타트론의 어깨를 두드려준 다음 병실을 나섰다.
그렇게 메타트론은 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
지크는 에 대한 문제는 잠시 미뤄두고, 왕국의 내정에 나섰다.
현재 프로아 왕국의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강대국인 자발라 왕국과의 전쟁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채 승리를 거머쥐었으니, 거리에서는 연일 크고 작은 축제가 벌어질 정도였다.
그러나 좋은 분위기와는 달리, 워낙 큰 전쟁을 치른 탓에 왕국의 행정이나 재정은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지크는 일단 미켈레와 슈미트를 불러들였다.
“전하. 신 미켈레, 이 한 목숨 다하는 그날까지 전하께 충성하겠나이다.”
미켈레는 지크의 부름을 받자마자 달려와 한쪽 무릎을 꿇고 예를 취했다.
“뭐야? 갑자기 왜 그래?”
“전하께서 사악한 교단의 교주를 마침내 무찌르셨단 소식을 전해 들었사옵니다.”
“아, 그거.”
지크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
“약속했잖아. 네 원수, 내가 대신 갚아주기로.”
미켈레가 지크의 신하가 된 이유는 오즈릭 교단 때문이었다.
미켈레는 오즈릭 교단에게 납치되는 과정에서 가족을 잃었고, 지크를 만나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당시 지크는 원수를 갚아줄 것을 약속했고, 미켈레는 그 말을 믿어보기로 하고 프로아 왕국의 신하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지크가 마침내 오즈릭 교단의 교주인 불멸의 연금술사 아케론을 처치했으니, 미켈레에게는 생명의 은인이자 원수를 대신 갚아준 은인 셈이었던 것이다.
“물론 네 가족이 다시 돌아올 순 없겠지만… 부디 네 속만은 후련하길 빌어.”
“예, 전하.”
미켈레가 지크에게 고개를 조아렸다.
“이렇게나마 원수를 갚을 수 있게 되어 속은 후련하옵니다.”
“그럼 됐고.”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망극은 무슨. 약속은 약속이지. 됐고, 일 얘기나 하자.”
“뭐든 명령만 내려 주십시오.”
미켈레가 지크를 존경 어린 눈초리로 바라보며 명령을 기다렸다.
“지금부터 내가 뭘 하면 돼?”
“전하께서는 그저 이번 전쟁에 참가한 장병들을 격려하시고, 위로하시면 됩니다. 행정적인 문제들은 소신이 다 처리하겠습니다.”
“그래? 알겠어.”
지크는 미켈레가 스스로 일을 다 떠안자 냉큼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슈미트를 바라보았다.
“재정은 어떻죠?”
“솔직히 말해 좋지 않사옵니다.”
프로아 왕국의 살림꾼(?)이 된 슈미트가 대답했다.
“전쟁에서 너무 많은 물자를 소모하였사옵니다. 게다가 장병들에게 지급할 특별 수당과 위로금, 치료비를 생각하면 정말이지 엄청난 수준이옵니다.”
“음.”
“물론 자발라 왕국을 해체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대략 6개월 정도면 재정이 엄청난 흑자로 돌아설 것이옵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은 현금이 없다 이거죠?”
“그러하옵니다. 게다가 곧 겨울인지라 이래저래 국가 재정이….”
“그거 제가 해결해 드리죠.”
“예?”
“잠시 따라오세요.”
지크는 슈미트를 데리고 왕궁 내에 있는 활주로로 향했다.
그곳은 지크의 개인 비행선, 그러니까 전용기인 을 이착륙시킬 때 사용하는 곳이었다.
“잠깐만요.”
지크는 슈미트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아공간 인벤토리를 열었다.
우웅!
그러자 지크의 아공간 인벤토리가 평소와는 다르게 점점 더 크게 열리는가 싶더니, 그 안에서 거대한 레드 드래곤의 시체 하나가 쿠웅! 하고 떨어져 내렸다.
“자, 됐죠?”
지크가 슈미트를 돌아보며 물었다.
“…….”
슈미트는 지크의 물음에 할 말을 잃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도대체 어디에서 주워온 것인지, 예산이 빠듯하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웜급 레드 드래곤의 시체를 꺼낼 줄이야….
“부족한가요?”
“아, 아닙니다. 충분합니다.”
“그럼 됐네요.”
지크는 그렇게 말하고는 슈미트를 남겨둔 채 다시 집무실로 향했다.
‘설마… 예산이 부족할 때마다 드래곤을 잡아오시는 건가?’
덕분에 슈미트는 지크가 전문 드래곤 사냥꾼(?)일지도 모른다는 얼토당토않은 생각마저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부터 뭘 할까?”
지크는 슈미트에게 드래곤의 사체를 해체해 예산을 편성할 것을 명령한 뒤 미켈레에게 물었다.
“일단 이번 전쟁에서 공로를 세운 장병들에게 훈장과 포상부터 하는 게 옳겠사오나, 아직은 명단이 다 작성되지 않았사옵니다.”
“그럼?”
“우선은 국군 병원을 찾으시어 이번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장병들을 위로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오? 그거 좋은데?”
그 순간.
띠링!
지크의 눈앞에 퀘스트창이 떠올랐다.
[알림 :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오래간만에 등장하는 연계 퀘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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