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838
837
[알림 : 클래스를 새롭게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클래스는 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교조이자 교주로서, 이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할 구원자입니다!]새롭게 얻은 는 비전투 계열 클래스로써, 지크의 본래 전투 스타일에 그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영웅 군주]의 교조이자 교주에게 주어지는 클래스.
•역할군 : 종교 지도자, 서포터
•등급 : 레전더리
이 세계에서 활동하는 정의롭고 용감한 영웅들을 포용하고, 그들을 이끌어 나가는 데 특화되어 있는 클래스이다.
영웅 군주는 이 교단을 활용해 신성력을 획득할 수 있으며, 획득한 신성력으로 기적을 행하는 게 가능하다.
•주력 무기 타입 : 자유
•주력 방어구 타입 : 자유
는 완벽한 서브 클래스였기에 와는 그 어떤 접점도 없었다.
[클래스 고유 잠재력 수치]•통솔 : ■■■■■■■■■□
•유틸 : ■■■■■■■■■■
•매력 : ■■■■■■■■■□
•기적 : ■■■■■■■■■■
•지원 : ■■■■■■■■□□
게다가 주요 능력치 역시 전투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오? 멋있는데?’
지크가 나름 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고 감탄할 무렵이었다.
띠링!
지크의 눈앞에 또다시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당신의 추종자들이 교단의 사제로 변경되었습니다!] [알림 : 사제들은 이 세계에 당신의 가르침을 널리 퍼뜨릴 대리인입니다!]지크가 로 전직한 만큼 추종자들 역시 를 모시는 사제로 전직한 것이다.
[알림 : 의 기본 스킬들과 신성력 활용법에 대해 알아보시겠습니까?]그때, 지크의 눈앞에 또다시 알림창이 떠올랐다.
‘좋지.’
지크는 새롭게 얻은 클래스이니만큼 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느긋하게 그럴 수가 없었다.
“오오!”
“전하의 가르침을 따르겠사옵니다!”
“전하! 성군이시여!”
지크와 추종자들이 전직 임팩트에 휩싸인 것 덕분에 백성들이 한바탕 난리를 치고 있었던 것이다.
“하하. 하하하….”
지크는 백성들이 광신도 모드를 켜고 자신을 칭송하자 땀을 삐질 흘리며 난감해하다가, 적당히 대충 좋은 말을 몇 마디 해주고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어차피 왕궁에 복귀했으니, 브륜힐트와 베르단디와 시간도 보내고 혼자 조용히 라는 클래스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
“오셨어요?”
브륜힐트는 여느 때처럼 지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고생하셨어요, 여보.”
“고생하긴요. 육아하랴 왕국 다스리랴, 당신이 더 고생이죠.”
브륜힐트는 지크가 워낙에 밖으로 나돌아 다니는 탓에, 프로아 왕국의 왕비로서 국왕의 임무를 대신할 때가 많았다.
때문에 아주 눈코 뜰 새 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미안해요, 늘 일만 떠넘기는 것 같아서요.”
“무슨 말씀이세요. 부부는 일심동체. 당신의 일이 곧 저의 일인 걸요. 사랑해요, 여보.”
브륜힐트는 여느 때처럼 달콤한 말을 속삭이며 지크의 품에 안겼다.
‘역시 우리 여보가 최고야. 사랑스러워.’
지크는 그렇게 생각하며 브륜힐트를 꼭 안아주었다.
그런데.
“여보.”
지크의 품에 안겨 있던 브륜힐트가 슬며시 몸을 뒤로 뺐다.
그러고는 지크에게 물었다.
“혹시… 무슨 일 있었나요?”
“네?”
지크는 브륜힐트가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자 당황했다.
“무슨 일이라뇨? 저 그냥 녹색 군도 출장 다녀왔….”
“전하의 냄새가 달라지셔서 여쭤봤어요.”
“냄새요…? 아하!”
지크가 별것 아니라는 듯 말했다.
“그럴 수 있죠. 이번 전투에 포탄을 한두 발을 쏜 게 아니었거든요. 화약 냄새 심하죠? 바다에 오래 있어서 비린내도 좀 날 테고요.”
“아뇨.”
그러자 브륜힐트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냄새들을 말한 게 아니에요.”
“그럼요…?”
“왜 전하께 다른 레이디의 냄새가 나는 걸까요?”
그 순간.
‘히, 히이이익?!’
지크는 브륜힐트가 물었던 이 뭘 뜻하는지 깨닫고 그만 까무러칠 뻔했다.
키아누스는 암컷 드래곤.
그런 키아누스가 지크에게 포옹과 더불어 입맞춤을 선물했을 때, 그 채취가 몸에 슬쩍 뱄던 모양이었다.
“다른 레이디가… 생기신 건가요?”
브륜힐트가 약간은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지크에게 물었다.
“아, 아뇨! 그런 거 아니에요!”
지크는 펄쩍 뛰며 손사래 치며 있었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이실직고하려고 했다.
“이게 그러니까 어떻게 된 일이냐 하면….”
“잠시만요.”
브륜힐트는 지크의 해명을 듣는 대신에 몸을 돌려세웠다.
“이따 이야기해요.”
“여보!”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요.”
“잠깐만요! 여보!”
지크는 브륜힐트가 오해하자 황급히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299레벨의 숙련된 기사인 브륜힐트의 움직임은 그보다 더 빨랐다.
탁, 타닥!
브륜힐트는 지크의 손을 너무나도 손쉽고 빠르게 뿌리친 후 뒤를 살짝 돌아보며 말했다.
“시간을 주세요.”
“아니, 여보. 그게 아니라….”
“그럼, 전 이만.”
브륜힐트는 그 말을 남기곤 지크를 남겨둔 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게 아닌데!”
지크는 너무나도 억울하고 답답했지만, 지금 브륜힐트에게는 어떠한 말도 통하지 않을 거란 사실을 알았기에 일단은 시간을 좀 주기로 했다.
몇 시간 후에 브륜힐트가 좀 마음을 추스르고 나면 대화가 더 잘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왜?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잘 이해할 수 없을 테니까.
때론 약간의 시간이 오해를 푸는 좋은 해결책일 수도 있다는 걸 지크는 알았다.
‘휴. 어쩔 수 없지.’
지크는 머리가 복잡했지만, 일단 조용한 곳에 가서 새롭게 얻은 클래스인 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
는 서브 클래스답게 신성력을 이용한 여러 가지 고유 스킬들이 있었다.
먼저 스킬은 신도들의 기도를 듣는 것이었다.
스킬은 신도들의 기도에 응답해 텔레파시를 보내는 것도 가능했다.
그리고 은 와 똑같은 기능이었다.
하지만 이런 스킬들은 대부분 의 교조이자 교주로서 교단을 관리하는 데 특화된 스킬이었다.
예컨대, 신도들의 민원을 해결해 주거나 사제나 성기사를 임명하는 등 교단을 꾸려나가는 데 필요한 스킬들이었던 것이다.
의 핵심 스킬들은 따로 있었다.
바로 이라 불리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는 스킬들이 바로 그것이었다.
계열의 스킬들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대략적으로나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영웅 군주 : 기적 계열 스킬]영웅 군주는 신성력을 사용해 기적을 일으킵니다!
– 임전무퇴의 기상
– 역전의 용사
– 영웅의 시간
– (잠김)
– (잠김)
– (잠김)
하지만 현재 로서의 레벨이 낮아서, 스킬들에 대해 전부 다 아는 건 불가능했다.
‘임전무퇴의 기상? 아. 아군이 불리할 때 버프가 걸리는구나.’
은 불리한 전투가 시작되었을 때 를 포함한 아군 전체의 모든 능력치를 10퍼센트 증가시켜 주는 스킬이었다.
와 은 지난번 자발라 왕국과의 전투 당시 저절로 발동되었던 스킬들이었다.
문제는 계열의 스킬들이 다 조건부였던 점이었다.
설명을 자세 읽어보니 계열 스킬들 모두 아군이 불리하거나, 혹은 진정한 위기에 처했을 때만 자동으로 발동이 되는 식이었다.
이 적용되어 스킬 발동을 알아서 관리하기에, 지크가 의도적으로 특정 스킬을 사용하는 건 불가능했던 것이다.
‘상관없지. 있으면 좋고, 없음 말고.’
하지만 지크는 굳이 가 가진 스킬들에 연연하지 않았다.
누가 뭐래도 지크는 였다.
지크는 이따금 ‘기적’이 이루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차근차근 알아가자. 지금은 마스터를 찍는 게 급선무야.’
지크는 그 무엇보다도 자신이 가진 최고의 무기가 디버프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오직 한 길만을 걸을 생각이었다.
사부로부터 배운 가르침을 잊지 않고, 딴 데 눈을 돌리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진 것이다.
‘사부님께 인사드리고 브륜힐트 풀어주러 가자.’
지크는 그런 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사부는 문안 인사를 온 지크에게 또다시 큰 가르침을 내려주었다.
“가장 강력한 힘은 지적 생명체의 의지력이니라. 이제 네 녀석은 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니라.”
“예, 사부님.”
“이제부터 네 녀석은 다른 이들의 의지를 한데 모아 기적을 행하는 존재가 된 것이니, 마음가짐을 더 경건히 하고 그 힘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하여라.”
“명심하겠습니다.”
지크는 사부의 새로운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겼다.
“벽에 부딪혔구나, 제자야.”
“예, 사부님.”
“계속 스스로를 몰아붙이도록 하여라. 벽에 부딪히면 부딪힐수록 새로운 경지와 가까워질 것이니라.”
“예!”
“그리고.”
사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지크를 노려보았다.
“적당히 하고 다니도록 해라.”
“예?”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하고 다니든지, 동네방네 다 소문을 내서야 쓰겠느냐? 쯧쯧.”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꼴에 사내놈이랍시고 가지가지 하는구나.”
“예?”
“시끄럽다. 그만 가보도록 해라.”
사부가 귀찮다는 듯 지크에게 손사래를 쳤다.
“……?”
지크는 사부가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일단 꺼지라니 꺼지기로 했다.
괜히 사부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졌다간 한 대 얻어맞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왜 그러시지?’
그런 지크의 의문은 얼마 가지 않아 풀리게 되었다.
본래 왕궁이란 장소는 소문 퍼지는 속도가 현실의 톡이 오가는 것만큼이나 빠른 곳.
수군수군!
지크는 브륜힐트를 찾아가던 도중 자신에 대한 헛소문이 실시간으로 퍼지는 걸 듣고, 어째서 사부가 그 같은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
지크의 청각이 너무 예민해서, 시종들과 시녀들이 나누는 대화들을 모조리 들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전하께서 바람을 피우셨대.’
‘진짜? 어쩐지. 맨날 그렇게 밖으로 나돌아 다니시더라니.’
‘새로운 레이디랑 그렇고 그런 걸 한 주제에 샤워도 안 하고 왕비마마를 안았다던데?’
‘와! 쓰레기!’
‘왕비마마께서 엄청 슬퍼하셨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글쎄. 왕비마마께서 너무 착하시니까 막 나가는 거 아닐까?’
그뿐만이 아니었다.
‘어휴! 저 파렴치한!’
‘유명한 변태라더니 이제 본색을 드러내는 건가?’
‘헉! 전하다! 도망쳐야 해! 날 강제로 후궁으로 삼으실 수도 있어!’
지크는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왕궁 사람들로부터 천하의 못된 놈, 파렴치한, 변태 등 온갖 악담이란 악담은 다 들었다.
과거 지크가 소문난 호색한에다 상상을 초월하는 변태라는 헛소문이 났던 게 이번 사건을 빌미로 다시 불거지고 말았던 것이다.
‘아니야! 아니라고!’
지크는 왕궁 내의 시녀들이 자신을 벌레 보듯 쳐다보며 수군거리자 그만 죽고 싶어졌다.
‘오해를 풀어야 해! 당장!’
그래서 지크는 브륜힐트가 있는 곳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소문이 더 퍼져서 수습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가기 전에 오해를 풀고 자신의 떳떳함을 증명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