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865
864
생각과 행동은 동시에.
스윽.
지크는 수면 아래에서 서서히 몸을 일으켜 전투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와 동시에 스킬을 사용해 길드원들을 모조리 휘감았다.
“악!”
“이, 이게 뭐야!”
“어떤 새끼야!”
길드원들은 갑자기 강력한 슬로우 효과와 함께 어둠의 손길들이 자신들을 속박하자 엄청나게 당황했다.
“으으윽!”
“뭐, 뭐야!”
“너무… 느려졌… 으윽!”
길드원들은 의 강력함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 그만!”
“으악! 그만하라고!”
길드원들은 의 효과 중 하나인 시각적, 청각적 압박에 괴로워했다.
눈앞에 보이는 환각.
귓가를 파고드는 소름 끼치는 어둠의 목소리들.
그 끝은 로 인한 캐릭터 통제 불능이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화아악!
지크는 곧장 을 피워올렸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지크를 중심으로 퍼져 나간 은 길드원들을 순식간에 휘감은 뒤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크의 더러운 디버프에 떡칠이 되어버린 길드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의 무자비한 도륙이었다.
“으악!”
“악!”
길드원들은 이전과 달리, 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조각조각 내주마!]는 이때다 싶어 미친 듯이 날뛰며 길드원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려 했다.
‘안 돼!’
지크는 가 길드원들을 끝장내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건 안 될 말이었다.
칭호의 효과를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지크가 직접 길드원들을 처치해야 했다.
1. 반경 1km 내 사망한 게이머가 아이템을 드랍할 확률 100%
2. 반경 1km 내 사망한 게이머의 랜덤 드랍 아이템 개수 +1
3. 직접 죽인 게이머가 아이템을 드랍할 확률 100%
4. 직접 죽인 게이머의 랜덤 드랍 아이템 개수 +4
5. 직접 죽인 게이머가 값비싼 아이템을 드랍할 확률 +300%
6. 직접 죽인 게이머가 착용한 주무기를 드랍할 확률 +100%
만약 가 길드원을 죽이면 랜덤 드랍 아이템이 100퍼센트 확률로 두 개가 떨어진다.
그러나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들 중 가장 가치가 높은 주 무기를 떨굴 수도, 안 떨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크가 직접 죽이면 이야기가 달랐다.
지크에게 죽으면 랜덤 드랍 아이템을 두 개를 떨구고, 추가로 네 개를 더 떨군다.
심지어 착용 중인 주무기를 100퍼센트 확률로 떨구게 되어 있었다.
즉, 지크가 죽여야만 주무기를 포함한 랜덤 드랍 아이템 여섯 개가 떨어지는 것이다.
‘막타는 내가!’
그래서 지크는 랜덤 드랍 아이템의 개수를 증폭시키기 위해 길드원들을 직접 처리해야만 했다.
‘어딜!’
지크는 를 내던져 를 쳐낸 후 길드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고는 을 내뿜었다.
“컥!”
“크, 크윽! 바, 방사능… 에너지! 으악!”
그러자 으로 인해 수없이 많은 길드원들이 방사능 피폭으로 하나둘 픽픽 쓰러져가기 시작했다.
툭! 툭! 툭! 툭! 툭! 툭! 툭… 툭!
길드원들이 지크의 손에 죽자 랜덤 드랍 아이템들이 미친 듯이 떨어졌다.
‘하나도 놓치지 마!’
지크는 곧장 을 소환해 떨어지는 랜덤 드랍 아이템들을 빛의 속도로 주워 먹었다.
단 한 개의 랜덤 드랍 아이템도 다른 사람이 주워 먹지 못하게끔, 아주 지독하고도 집요하게 아이템을 줍는 것이다.
[알림 :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중략)
[알림 :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그렇게 지크는 길드원들의 고강 주무기들을 모조리 먹어치워 버렸다.
그건 일석이조였다.
값비싼 아이템들도 먹고, 전쟁에 앞서 길드원들의 전력도 약화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이다.
“너 뭐야! 이 새끼야!”
알렉세이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버럭 소리치며 지크를 향해 덤벼들었다.
“너 이 새끼 정체가 도대체….”
그 순간.
스윽.
지크가 쓰고 있던 를 벗으며 알렉세이를 향해 인사했다.
“하이.”
그런 지크의 모습을 본 알렉세이의 얼굴이 굳어졌다.
“니,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알렉세이는 지크가 왜 이곳 에 있는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해서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하니 지크가 여기까지 쫓아왔을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
알렉세이는 지금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인정해야만 했다.
지크가 길드원들 사이에 숨어들었고, 이렇게 뒤통수를 맞게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저 새끼 죽여!!!”
알렉세이가 버럭 소리쳤다.
하지만 알렉세이의 말을 따를 수 있는 길드원은 그리 많지 않았다.
[죽어라! 이 쓰레기 같은 인간들아!]가 광분 상태로 날뛰는 중이었다.
게다가 길드원들은 오랜 던전 공략에 이은 보스전 때문에 생명력, 스태미나, 마나 등이 고갈된 상태였다.
거기에 더해 디버프로 떡칠이 된 상태인지라 하나를 막아내는 것도 버거운 수준이었다.
즉, 알렉세이를 포함한 그 누구도 지크와 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던 것이다.
“친구들을 부르면 쓰나.”
지크는 한번 히죽 웃고는 보란 듯 를 휘둘렀다.
웅! 우웅!
그러자 무형의 충격파가 뻗어 나가 이미 만신창이인 길드원들을 덮쳤다.
그로부터 하나, 둘, 셋!
사르르!
에 맞은 길드원들이 미립자의 형태가 되어 분해되어 버렸다.
물론 아직 남은 길드원들이 대여섯 명쯤 있었지만, 지크는 그마저도 살려두지 않았다.
촤락! 촤라락!
빗발친 얼음 수리검들이 아름다운 폭우가 되어 쏟아져 내렸다.
하지만 그 결과만큼은 결코 아름답지 못했다.
털썩, 털썩, 털썩, 털썩… 털썩!
남아 있던 길드원들은 의 칼날 폭풍을 뒤집어쓰고 고슴도치가 되어 쓰러져갔다.
온몸에서 시뻘건 피를 흘리면서 말이다.
“미친!”
알렉세이는 지크의 무시무시한 광역기를 보고 경악했다.
하지만 놀라고 있을 틈조차 없었다.
[크아아아아아악!]표적을 잃은 가 지크가 아닌 알렉세이를 향해 냅다 덤벼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헉?!”
알렉세이는 의 공격에 황급히 대응했다.
“망할!”
[죽어라!]“악!”
는 알렉세이를 쥐 잡듯 몰아붙였다.
“하, 한태성!”
알렉세이가 지크를 향해 소리쳤다.
“뭐 해! 이 새끼야!”
“으응?”
지크는 아예 캠핑용 접이식 의자에 걸터앉은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도, 도와줘야지! 이 미친놈아!”
“내가 왜 널 도와줘?”
“모, 몬스터부터 처치하고 우리 둘이 승부를 내야지!”
궁색한 핑계.
“헤헤.”
하지만 지크는 알렉세이를 도와주지 않았다.
대신에 알렉세이와 의 싸움을 응원했다.
“싸워라! 싸워라!”
“야 이 미친 새끼야!”
“아무나! 이겨라! 이기는 편 우리 편!”
“이 싸이코 새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알렉세이는 지크가 자신을 무슨 투견 보듯 대하자 뭐 이런 미친놈이 있나 싶어 버럭 고함을 질렀다.
그러나 와 싸우느라 더는 지크에게 관심을 줄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약 10분이 흘렀을 무렵.
“허억, 허억….”
알렉세이는 쓰러진 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그야말로 기진맥진.
사실 알렉세이는 숟가락 하나 들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는, 의 숨통을 끊어놓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는 알렉세이와의 사투 끝에 패배해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아직은 죽지 않은 것이다.
‘끝내야….’
알렉세이는 자신의 무기인 을 휘둘러 를 끝장내려 했다.
그러나….
덥석.
지크가 알렉세이의 어깨에 살포시 손을 올려놓았다.
“잠깐.”
“……!”
“수고했어.”
“아.”
알렉세이는 잊고 있었던 지크의 존재를 떠올리고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10분 동안 오직, 살기 위해서 와 사투를 벌이느라 지크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
퍽!
가 부웅! 하고 날아가 머리통을 내리쳤다.
[알림 :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 레벨 업!] [알림 : 307레벨 달성!]그렇게 지크는 보스 몬스터를 처치한 추가 보너스 경험치를 먹고 레벨 업했다.
휘리릭!
가 스킬에 의해 돌아온 직후.
“이겼네?”
지크가 알렉세이를 돌아보며 히죽 웃었다.
“너 이 새끼….”
알렉세이는 으르렁거렸지만, 스태미나가 0이 되어 공격조차 하지 못했다.
아니, 지크를 지팡이삼아 버티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겼으니까 상을 줘야겠지?”
“무슨…?”
“딱밤!”
지크가 알렉세이의 이마를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
따악!
지크의 중지가 알렉세이의 이마에 작렬하던 순간.
“……!”
알렉세이가 두 눈을 부릅뜬 채 털썩! 쓰러졌다.
그런 알렉세이의 이마에는 지크의 손가락이 남긴 자국이 푹 파여 있었다.
생명력과 스태미나가 떨어질 대로 떨어져서, 고작 딱밤 한 대를 맞고도 죽어버린 것이다.
툭, 툭, 툭, 툭, 툭, 툭!
뒤이어 랜덤 드랍 아이템 여섯 개가 떨어졌다.
“뭐야, 이건.”
지크는 알렉세이의 시체를 대충 걷어차 버리고는 랜덤 드랍 아이템들을 주웠다.
[알림 :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알림 :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알렉세이는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주무기와 두 개의 주력 장비, 두 개의 평범한 아이템, 그리고 한 개의 쓰레기를 떨구었다.
“이건 오스칼 경 줘야겠다.”
지크는 를 오스칼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팔면 엄청난 돈이 될 테지만, 그래도 충성스러운 신하 오스칼에게 선물 하나쯤은 해도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 좋은 무기이긴 하지만, 주력 무기로는 아쉬운 감이 없잖아 있기도 했고.
“근데 이건 정체가 뭐지.”
지크는 알렉세이가 떨군 랜덤 드랍 아이템 중 가장 마지막에 먹은 것에 주목했다.
무려 99강의 초(超)고강 아이템.
하지만 원판불변의 법칙이라고 낡은 양피지는 그저 양피지에 불과했다.
스으으!
수차례의 강화로 인해 은은한 빛을 뿜어내고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일단 보자.’
지크는 에 을 비추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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