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962
961
‘어쭈.’
지크는 이락시아 곳곳에 이 나타난 걸 보고 눈을 부라렸다.
‘그런다고 강림이 이뤄질 거 같냐?’
지크는 그렇게 생각하는 한편 추락하던 햄찌의 뒷덜미를 움켜쥐었다.
“캬아아아악! 주인 놈!!! 햄찌 추락사시킬 생각이냐!!!”
햄찌는 어지간히 놀랬는지, 지크가 낚아채자마자 털을 곤두세우고 으르렁거렸다.
“짜식. 쫄긴.”
“캬아아악!”
“됐어. 그만 화내고 가자.”
지크는 햄찌를 달래주고는 대천사장 루시퍼를 소환하는 이 자리한 왕궁으로 비행했다.
그런 지크는 혼자가 아니었다.
“형님! 저도 갑니다!”
“오빠! 같이 가요!”
“저도요!”
그런 지크의 뒤에는 승구, 용설화, 고스란 등 네임드급 게이머들이 함께였다.
어디 그뿐인가?
에 소속된 1,500여 명의 길드원들 역시 지크를 뒤따라 왕궁을 향해 강하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무명을 떨칠 기회가 온 것인가!”
지크의 신하가 된 용인족 마스터 드라쿨리스 역시 왕궁을 향해 급강하하는 중이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프로아 왕국군 소속 최정예 기사단들 역시 왕궁을 향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세네카 왕국이 마냥 당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왕궁은 강력한 방어막에 의해 보호되고 있었으므로, 아직 파괴되지 않은 대공포가 상당수 있었다.
때문에, 지크 일행은 대공포들의 포격에 고스란히 노출되어야만 했다.
“으악!”
“악!”
그 과정에서 몇몇 프로아 왕국군이 대공포에 격추당해서 전사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빨리.’
지크는 아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더욱 빠른 속도로 급강하했다.
아군 공중 병력이 공중전을 벌이느라 왕궁 쪽에 설치된 대공포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럴 때는 지상 병력이 직접 대공포를 파괴함으로써 공중 병력에 힘을 실어 주는 게 바람직한 전술이었다.
그래서 지크는 날아오는 포탄을 요리조리 피하며 급강하해서 최대한 빠르게 낙하했다.
타핫!
땅에 착지한 직후.
“가자!”
“뀨!”
지크는 햄찌와 함께 내달리며 대공포가 있는 방향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적이다!”
“무엄한 놈! 여긴 절대로 못 지나간다!”
“죽여라! 대공포를 방어하라!”
그러자 세네카 왕국의 기사들이 지크와 햄찌의 앞을 가로막으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내비쳤다.
“좀. 잔챙이들은 꺼져.”
지크는 그런 적들이 귀찮아서 굳이 싸우려 들지도 않았다.
왜?
굳이 싸울 가치조차 느끼지도 못했으니까.
이런 적들에게는 디버프 필드마저도 사치였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가 있을까?
스으으으으으!
지크는 단지 으로 방사능 에너지와 미생물들을 뿜어내는 것으로 적들을 상대했다.
“큭, 크윽!”
“커헉….”
강력한 방사능 에너지에 노출된 세네카 왕국의 기사들은, 지크에게 검 한번 휘둘러 보지 못한 채 죽어 갔다.
뭉게뭉게 퍼져 나간 초록색 안개가 적들을 모조리 방사능 에너지로 중독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대공포 사수들 역시 무사하지는 못했다.
“크악!”
“컥….”
대공포를 조작해 열심히 프로아 왕국군을 사격하던 사수들은, 방사능 에너지가 중독된 채 죽어 갔다.
“굿.”
지크는 미소를 지으며 대공포 진지를 파괴하는 대신 근처에 있던 적들을 모조리 쓸어버렸다.
그런 뒤 아군을 불렀다.
“이쪽입니다!”
“예! 전하!”
막 착지한 프로아 왕국군은 지크의 부름에 한 점 망설임도 없이 초록색 안개 안으로 들어왔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런 건 없었다.
프로아 왕국군은 지크를 전적으로 신뢰했기에, 망설임 없이 초록색 안개 안으로 뛰어들 수 있었다.
지크는 그에 발맞추어 아군이 방사능 에너지에 오염되지 않도록 미생물들을 컨트롤했다.
그 결과.
“대공포 잡아!”
“사수! 부사수! 위치로!”
“위치로!”
프로아 왕국군은 죽은 세네카 왕국군을 대신에 대공포 진지를 점령해 버렸다.
그런 뒤 적 함대를 향해 사격을 개시했다.
“셋! 둘! 하나! Fire!”
“Fire!”
뒤이어 세네카 왕국의 대공포들이 프로아 왕국군이 아닌 아군 함대를 향해 불을 뿜었다.
‘흠. 혹시 모르니까.’
지크는 프로아 왕국군이 점령한 대공포 진지 주변에 방사능 에너지와 미생물들을 추가로 깔아 놓았다.
아군이 마음 편히 사격할 수 있도록, 초록색 안개로 이루어진 일종의 장막을 만들어 준 것이다.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띠링!
지크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스킬이 강화되었습니다!]딱히 스킬 레벨이 올라간 것도 아닌데, 스킬이 강화된 것이다.
***
의 강화 버전인 새 스킬은 다음과 같았다.
[그린 헬 마그노]적에게는 두려움을!
아군에게는 감동을!
•효과 : 방사능 에너지와 미생물을 뿜어내어 일대를 뒤덮습니다.
이 강력한 안개는 강력한 방사능 에너지를 머금고 있으며, 적들의 원거리 공격을 차단합니다.
•타입 : 액티브 스킬(On/Off)
•쿨타임 : 없음
•소모값 : 안개의 범위에 비례함 (자세히 알아보기)
새롭게 획득한 스킬인 는 적들의 원거리 공격을 차단하면서, 방사능 에너지로 중독까지 시키는 희대의 사기 스킬이었다.
만약 지크가 안에 있으면, 적들은 방사능 에너지가 가득한 안개 속으로 들어와 굳이 근접전을 펼쳐야 할 터였다.
원거리 공격이 통하지 않으니, 거리를 벌려도 모자랄 판국에 오히려 방사능 피폭을 감수해야 한다.
적에게 불리한 싸움을 강제한다?
이런 더러운 스킬은 수억 명이나 되는 게이머들을 통틀어도 그리 흔한 게 아니었다.
“스킬 업그레이드되는 거 보소?”
지크는 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보고, 매우 좋아했다.
“적이다!”
“공격하라!”
“공격, 공격!”
그때, 때마침 세네카 왕국의 기사들과 경비병들이 나타나 지크가 있는 방향을 향해 각종 원거리 공격을 시도했다.
그렇다면?
‘바로 써보자.’
지크는 즉시 스킬을 사용해 보았다.
스으으!
그러자 초록색 안개가 일대에 자욱하게 깔리더니, 세네카 왕국군의 원거리 공격을 모조리 튕겨내었다.
“오호.”
지크는 스킬의 엄청난 대(對)원거리 방어 능력에 감탄했다.
“아, 안개에 공격이 가로막혔다고?”
“총알도 튕겨내는 안개라니….”
세네카 왕국군은 의 초록색 안개 앞에서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라했다.
지크를 공격하긴 해야 하는데, 안개 속으로 들어올 엄두가 나지 않아 발만 동동 굴렀다.
“안 와? 그럼 내가 갈게.”
지크는 그렇게 말하고는 무심한 척 손을 휙! 하고 휘둘렀다.
쏴아아아!
그러자 의 냉기 에너지로 이루어진 수리검들이 마치 총알처럼 날아가 세네카 왕국군을 향해 쏟아졌다.
“크아아악!”
“악!”
“으악!”
뒤이어 세네카 왕국군이 벌집이 되어 쓰러졌다.
“그럼 계속 임무 수행하세요!”
“예! 전하!”
지크는 몰려드는 적들은 아주 간단하게 처치해 버린 후 햄찌와 함께 다음 대공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왕궁에 착륙한 프로아 왕국군들은 엄청난 전투력을 발휘하며 세네카 왕국군을 쳐부수고, 아군 공중 병력을 공격하던 대공포 진지를 차례차례 점령해 나갔다.
‘이쯤 하면 되겠지?’
지크는 대공포 진지들을 어느 정도 점령하자 곧장 이 두둥실 떠올라 있는 중심부를 향해 나아갔다.
[알림: 을 파괴하셨습니다!] [알림: 퀘스트의 진행률이 상승했습니다! (1/13)] [알림: 레벨이 올랐습니다!] [알림: 346레벨 달성!]지크가 왕궁의 중심부로 이동하는 사이 13개의 제단 중 하나가 파괴되었는지 퀘스트의 보상이 주어졌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번 작전에서 제단을 파괴하는 건 지크만이 아니었다.
프로아 왕국군, 마우레키온 제국 제8군단, 그리고 게이머들이 왕궁에 있는 제단을 뺀 나머지 12개를 파괴하기로 했다.
‘좋고.’
지크가 미소를 짓는 사이.
[알림: 을 파괴하셨습니다!] [알림: 퀘스트의 진행률이 상승했습니다! (2/13)] [알림: 레벨이 올랐습니다!] [알림: 347레벨 달성!]또 하나의 제단이 파괴되고, 보상이 주어졌다.
‘그럼 나도 파괴해야지.’
지크는 이에 질세라 자신이 맡은 제단을 파괴하기 위해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적이 지크의 앞길을 가로막았지만, 그건 아무런 의미 없는 행위에 불과했다.
지크는 마치 살인 전차처럼 마주치는 모든 적을 때려 부수며 제단이 설치된 곳을 향해 나아갔다.
누구도 지크를 막을 수는 없었다.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의 강력함이란, 같은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강자가 아니고서는 대적하는 게 불가능했다.
그렇게 거침없이 목적지까지 나아간 지크는, 마침내 제단이 설치된 곳에 도착했다.
그런 지크를 기다리고 있던 건 세네카 왕국군이 아니었다.
“멈춰라.”
“다른 세계에서 강림한 이방인이여. 무슨 권리로 우리 세계의 일에 관여하는가?”
그들은 일루미나티의 조직원들이었다.
정확히는 일루미나티 조직원들에 빙의한 상급 천사들이었다.
하급이나 중급과는 달리, 상급 천사들부터는 중간계에 본체 상태로 강림하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서 이렇듯 을 이용해 지적 생명체의 육체에 빙의해야 했다.
물론 이 열리면 따위는 필요 없이 본체 상태로 이곳 중간계에 강림할 수 있을 테지만 말이다.
‘좀 센 애들이 나왔네?’
지크는 상급 대천사들이 결코 호락호락한 적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를 꽉 움켜쥐었다.
좋은 에 빙의했기 때문일까?
여태 왕궁에서 만났던 잔챙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이 느껴졌다.
“지나갈 수 없다.”
“천상의 징벌이 네놈을 벌하리라.”
상급 천사들은 지크를 향해 으르렁거리더니, 무시무시한 속도로 덤벼들어 왔다.
우웅!
화르르!
지크는 곧장 과 을 펼쳐 강력한 슬로우 효과와 방어력 감소 디버프를 걸었다.
우웅!
그러고는 스킬을 켜고, 가장 앞서서 덤벼드는 상급 천사의 창을 맞받아쳤다.
퍼엉!
펑! 펑! 펑! 퍼엉!
그러자 스킬의 효과에 의해 폭발이 일어나며, 스플래시 데미지가 일대로 퍼져 나갔다.
“커헉!”
상급 천사는 단순히 지크와 무기를 맞부딪힌 것만으로도 온몸이 걸레짝이 된 채로 나뒹굴어야 했다.
스킬에서 뿜어진 폭발력이 가히 엄청나서, 상급 천사조차도 무사하지 못했다.
“본체로 강림해서 덤빌 거 아니면….”
지크의 입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귀찮게 질척대지들 마라.”
뒤이어 학살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강력한 디버프를 앞세워 압도적인 화력을 쏟아내는 지크 앞에서, 상급 천사들은 무기력했다.
본체가 직접 강림하는 게 아닌 이상, 제아무리 상급 천사라 할지라도 지크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중략)
[알림: 경험치가 올랐습니다!]그렇게 지크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았던 상급 천사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곤 경험치를 챙겼다.
그런 뒤 를 휘둘러 제단이 설치된 문을 파괴해 버렸다.
“이 새끼들이….”
지크는 문을 파괴하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이를 갈았다.
왜냐하면….
푹! 푸욱!
일루미나티의 조직원들이 단검을 휘둘러 제단에 바쳐진 소년 소녀들을 인신 공양하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