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994
993
다시 나타난 메타트론은 달라져 있었다.
키가 더욱 커져서 3.5미터는 되어 보였고, 덩치도 많이 커졌으며, 전체적으로 외형이 아주 멋있게 변해 있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달라진 점은 분위기였다.
씨익-
메타트론의 입가에는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심지어 은연중에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화아아아악!
그리고 메타트론에게서 뿜어지는 기세가 아주 강렬해서, 폭주한 바로크와 거의 대등한 수준이었다.
각성.
지크가 몰아준 으로 얻은 마력의 총량이, 바로크가 이그나토에게 흡수한 마왕의 마력에 버금갈 만큼 엄청났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휙!
바로크는 지크를 저 멀리 던져 버렸다.
콰앙!
와르르!
지크는 쭉 날아가다가 벽에 부딪혔고, 허물어진 벽면의 잔해가 쏟아져 그 밑에 깔리게 되었다.
“뀨! 주인 놈아!”
햄찌는 재빨리 돌덩어리들을 치워서 지크를 부축해 주었다.
“크윽!”
지크의 상태는 안 좋았다.
“거,… X나 아프네.”
그 강력한 바로크에게 두들겨 맞았으니, 사실 살아 있는 것만 해도 기적이었다.
“전하!”
그때, 메타트론이 지크를 향해 소리쳤다.
“정말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래.”
지크는 피식 웃고는 아공간 인벤토리를 열어 를 꺼냈다.
그런 뒤 스킬을 사용해 메타트론을 향해 날렸다.
“크륵?!”
바로크는 본능적으로 를 잡으려 했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슈우웅~!
에 의해 움직이는 는 미꾸라지라도 되는 것처럼 바로크를 회피하여 메타트론의 손아귀로 빨려 들어갔다.
우웅!
그러자 메타트론의 손아귀에 들어간 가 이제야 진정한 주인을 만났다는 듯 강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화아아아악!
그와 동시에 메타트론의 마력과 가 머금고 있던 어둠의 마나가 서로 공명하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바로크는 그 광경을 보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는지, 괴성을 지르며 길길이 날뛰었다.
비록 이성을 잃고 피에 미친 마수가 되었지만 에 대한 소유욕만은 본능처럼 남아 있었다.
“아이고, 동생아.”
메타트론은 그런 바로크를 바라보며 측은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런 짐승이 되면 어쩌냐.”
메타트론은 그렇게 말하면서 를 휘둘렀다.
촤라락!
그러자 시퍼런 오러 블레이드들이 마치 부메랑처럼 휘몰아치며 제5구역의 병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그 결과.
털썩, 털썩, 털썩, 털썩… 털썩!!!
한순간에 제5구역의 병사들 전원이 조각조각 나서 허물어졌다.
비명횡사.
외마디 비명조차 없는 죽음이었다.
***
“허얼…?”
지크는 메타트론이 보여 준 한 수에 그만 넋이 나가 버리고 말았다.
‘저게 그 찐따 같던 메타트론이 맞나…?’
지크는 강해진 메타트론의 모습에 가슴이 웅장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모두 멈춰라!”
그때, 발라그가 소리쳤다.
“우리 제7구역의 마족들은 모두 싸움을 멈추고 대기하라! 지금은 마왕위 쟁탈전이다! 우리 구역의 진정한 마왕이 누구인지를 가리는 대결이니 그 누구도 끼어들지 마라!”
그런 발라그의 외침에 바로크의 친위대원들과 병사들 모두가 각자의 무기를 거두고 뒤로 물러섰다.
“뭐, 뭐 하는 거야! 이 새끼들아! 마왕 전하를 도와서 싸워!”
형석이우스는 아군이 갑자기 발라그의 명령을 따르자 당황해서 소리쳤다.
“저어… 총사령관님.”
그러자 부관이 슬쩍 다가와 형석이우스에게 귀띔을 해주었다.
“마왕위 쟁탈전에선 제3자가 끼어들지 않는 게 마계의 율법입니다.”
“뭐?!”
“마왕 계승권을 가진 자들끼리 직접적으로 부딪히면서 싸울 땐 일대일 대결을 할 수 있게끔 배려해 주는 것이 율법이란 말입니다.”
“그딴 게 어디 있어!”
형석이우스가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마계 토박이가 아닌 형석이우스로는 이런 율법이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닥쳐! 공격해! 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리란 말이다!”
“저어… 총사령관님.”
부관이 조심스레 말했다.
“어차피 우리 군이 못 이깁니다.”
“뭐?!”
“마왕 전하께선 일대일 대결을 하셔야 하고… 5구역의 지원군은 전멸하지 않았습니까?”
“그, 그건….”
“게다가 원로 어르신들이 아직 건재한 상황입니다. 제대로 싸워도 우리가 불리합니다.”
부관의 지적은 정확했다.
조금 전 메타트론이 제5구역의 지원군을 몰살시켜 버리면서, 힘의 균형은 완전히 기울어져 버린 상황이었다.
지금으로서는 바로크가 메타트론을 포함한 적들을 모조리 쓸어버리는 수밖에는 없었다.
아무튼 메타트론은 마왕의 신물인 를 가지고 있고, 비록 강탈한 것이지만 바로크는 마왕의 마력을 가지고 있다.
즉, 메타트론과 바로크는 대등한 마왕 계승권을 가진 상태였다.
그래서 마족들은 마계의 전통에 따라 둘의 일대일 대결을 존중해 주려는 것이다.
“형석아! 괜히 끼어들지 말고! 여기 와서 팝콘이나 같이 먹자!”
그때, 지크가 형석이우스를 향해 소리쳤다.
“이… 이이…!!!”
형석이우스는 지크가 깐족거리자 또다시 부아가 치밀어 올라서 죽을 뻔했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서 가까스로 참아내야만 했다.
“숨… 쉬자… 숨. 후우. 하. 후우. 하.”
그렇게 형석이우스가 죽지 않기 위해 분노를 다스리는 사이.
“캬아아아아악!”
“미친개에게는 매가 약이겠지.”
메타트론과 바로크는 마침내 마왕 계승권을 놓고 본격적으로 일대일 대결을 펼치기 시작했다.
***
‘설마 지지는 않겠지?’
지크는 메타트론과 바로크의 대결을 지켜보며 노심초사했다.
메타트론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바로크가 보여 주었던, 지옥의 마수와 같은 강함을 떠올려 보면 생각이 달라졌다.
누구도 이 무시무시한 괴수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지크의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8억 4,500만 개의 을 집어삼킨 메타트론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또한, 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강력함은 1.5배 이상으로 증폭된 상태였다.
그 결과.
“동생아.”
메타트론은 를 사용하지도 않은 채 맨손으로 바로크를 두들겨 패는 기염을 토했다.
빡! 빠악! 퍽! 빠악! 퍽! 퍽! 퍽! 빠아악!
메타트론은 바로크에게 그야말로 무자비하고 혹독한 구타를 가했다.
죽빵은 물론.
정강이를 까고, 발등을 밟고, 명치를 때리고, 콧잔등을 주먹으로 때리는 등, 메타트론의 구타는 잔혹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심지어, 그 파워 역시 대단했다.
메타트론의 주먹이 바로크의 등짝을 내리칠 때.
콰앙!
마치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바로크가 땅바닥에 틀어박혔다.
후욱!
와르르르르르!
그 과정에서 충격파가 주변으로 퍼져 나가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에게 데미지를 입히고, 또 건물들을 무너뜨릴 정도였다.
‘미, 미친… 진짜 X나 세잖아?’
지크는 차원이 다른 강함을 보게 되자 경악했다.
그만큼 메타트론은 마왕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파워 업을 이룩한 상태였던 것이다.
물론 바로크 역시 대단하긴 했다.
“크악! 크아아아아아아악!!!”
속된 말로, 바로크는 메타트론에게 복날 개 맞듯이 맞으면서도 연신 괴성을 내지르며 몸부림을 쳐댔다.
그 무지막지한 파괴력이 실린 구타를 당하면서도 마수의 몸부림으로 메타트론을 공격하려 했으니, 그 맷집이야 두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메타트론은 더 강했다.
“동생아.”
메타트론이 바로크의 머리통을 움켜쥔 채로 말했다.
“정신 안 차릴래?”
다음 순간.
쾅! 콰앙! 쾅! 쾅! 콰아아앙!
메타트론이 바로크의 머리통을 붙잡은 채 땅바닥에 연신 패대기를 쳐대기 시작했다.
“캬아아악! 캭! 캭! 캬아아악!”
바로크는 그런 메타트론의 공격에 엄청난 고통을 느꼈는지,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면서 괴로워했다.
“이래도 정신 안 차릴래?”
메타트론은 쓰러진 바로크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얼굴에 주먹을 기계적으로 꽂아 버렸다.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콰아앙!!!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저거 어째 머신 건 스매시 같은데?’
지크는 바로크를 쥐어 패는 메타트론의 주먹질이 과거 자신이 사용하던 스킬 중 하나인 같다고 생각했다.
‘잠깐. 아까 그건 만천화우 아니야?’
생각해 보니 아까 제5구역의 군대를 몰살시켰던 기술은 와 매우 흡사했다.
‘이 자식 이거 보고 들은 건 있어서 따라하는 건가?’
실제로도 그랬다.
‘역시 전하의 기술들이 손맛이 좋다니까?’
메타트론은 를 따라한 게 맞았다.
물론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없어 정확한 원리를 몰랐고, 그래서 제대로 된 라고는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 메타트론이 가진 압도적인 힘은, 기술의 형태만 따라 해도 마치 오리지널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한바탕 매타작이 끝난 후.
“정신… 차려라!”
메타트론이 마력이 잔뜩 실린 주먹을 바로크의 얼굴 정중앙에 꽂았다.
그 주먹에 실린 마력이 얼마나 강하던지, 주변의 시공간이 마치 아지랑이처럼 일그러져 보일 정도였다.
‘엥? 저거 죽빵 아닌가…?’
지크는 지금 메타트론의 펀치가 스킬과 흡사하다고도 생각했다.
그리고 그 역시 맞는 생각이었다.
‘이만하면 비슷하려나?’
메타트론은 지크의 스킬을 떠올리며 주먹에 마력의 50퍼센트 이상을 무식하게 때려 박았던 것이다.
그렇게 메타트론표 이 작렬하자.
퍼엉!
바로크를 중심으로 대폭발이 일어났다.
***
폭발이 걷힌 후.
“크윽….”
놀랍게도, 바로크는 죽지 않고 몸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과연 마왕의 마력을 가진 자답게, 핵폭탄도 울고 갈 정도의 위력이 담긴 펀치를 제대로 맞고도 죽지 않았다.
그러나 그게 한계였다.
[복수의 마왕 : 바로크]•생명력 : □□□□□□□□□□
바로크의 생명력은 10퍼센트 미만이었다.
그리고 몸은 너덜너덜 걸레짝이 따로 없었다.
패배.
마왕의 마력이 폭주해서 피에 미친 마수가 되었던 바로크는, 지크의 후원으로 파워 업한 메타트론에게 철저히 압도당하며 패배한 것이다.
그렇게 마계 제7구역의 마왕을 가리는 대결은, 메타트론의 압승으로 끝을 맺게 되었다.
“혀, 형님….”
피에 미친 마수 상태에서 벗어나 제정신을 되찾은 바로크는 안절부절못했다.
바로크는 이제 모든 걸 잃은 셈이었다.
마왕위 쟁탈전에서 이렇게 패배한 이상, 제7구역의 마족들 중 바로크를 지지하는 인물은 아무도 없을 게 분명했다.
안 그래도 빈약하던 지지 기반이 단 한 번의 패배로 인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린 것이다.
더구나 폭주했던 마왕의 마력 때문에 육체 내부가 진탕이 되어서, 더는 전투를 치르는 것도 불가능했다.
여기서 무사히 살아난다 해도, 최소 수십 년 이상은 치료에 전념해야 할 게 뻔했다.
‘아… 이렇게….’
바로크는 절망했다.
하지만 지금의 바로크에게는 절망하며 괴로워하는 것조차 사치였다.
왜냐하면….
저벅저벅!
메타트론이 를 움켜쥔 채 바로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