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532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532화
‘동갑즈’가 출연한 시청을 마친 테스타의 숙소.
“술을 코끼리만큼….”
“…….”
“…….”
이 프로그램을 본 적도 없던 배세진은 공개된 실체(?)에 잠시 어안이 벙벙해진 듯했으나, 곧 애써 침착하게 다짐하듯 중얼거렸다.
“그래, 촬영이니까….”
하지만 저러다가 또 급발진할 것 같다.
“근데 그래도 너는 거기서 뭘 한잔 더 달라고 하고 있어!”
어. 이렇게.
나는 표정 변화 없이 침착하게 대응했다.
“방송이잖아요. 진짜로 주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한 말이에요.”
“…저 때 네 상태로 그런 생각이 가능했다고?”
“당연하죠.”
“…아현아!”
“네, 네…!?”
“쟤 말 사실이야?”
“그…….”
선아현이 양심의 가책과 우정 사이에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갈등하고, 차유진은 자기가 나갔어야 했다며 주량에 간접 자신감을 비치는 총체적 난장판인 거실 꼴.
그때 혼자 조용히 스마트폰을 열어보던 류청우가 입을 열었다.
“얘들아. 회사에서 연락이 왔는데.”
“예?”
‘회사’ 이야기에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당장 입을 다물고 류청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활동기에 막 진입한 상황이라 일 터지면 빠른 처리가 생명이었기 때문이다.
“급한 일인가요.”
“음… 글쎄.”
류청우는 오묘한 표정이었다.
“판단하기 어렵네. 직접 한번 볼래?”
순순히 공개하는 걸 보니 우리가 욕먹는 건은 아닌가 보군.
나는 일차적으로 경보 단계를 하향한 후, 녀석이 돌린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했다.
화면 속에는 연예계 루머를 다짜고짜 보도하기로 유명한 인터넷 신문사기 기사가 떠 있었다.
처음에는 우리 루머인가 했으나.
[원더홀 괴물 신인 이테르, 관계자 녹취록 풀렸다… “타도 테스타”]“…??”
적힌 것은 이테르다.
‘뭐야.’
개이득인가?
그런데… ‘타도 테스타 녹취록’?
“타도 뭐예요? Burn?”
“망해서 사라지게 하자.”
“Oh~”
상당히 공격적인 해석을 해주는 배세진의 목소리를 백그라운드 삼아 기사를 읽고 요약하자면….
-관계자A : 혹시 테스타는 거기…? 네네. 감사합니다. (전화 끊음) 어, 못 나와, 못 나와.
-관계자B : 진짜 나오려고 기를 쓰나 봐.
-관계자C : 그쪽이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의식하는 거 (같아요). 매번 언플도 그렇고. 저라면 솔직히 쪽팔렸을 것 같은데. 막 자기들이 비교도 못 할 대단한 아티스트라는 것처럼….
-관계자A : 솔직히 좀 웃겨. 그쪽은 아예 방송국 출신이잖아, 상업성의 끝판왕. 출발선이 (다르지).
-관계자C : 이걸 자기들이 이겼다고 생각하면 진짜 양심도 감각도 없는 거고. (웃음)
-관계자D : 솔직히 의상 같은 건 레퍼(런스) 삼고 싶지도 않잖아요. (웃음). 그쪽 진짜 자의식 과잉이 딱 맞는 표현이야.
정말 노골적으로 언급해서 변명도 못 박을 내용이었다. 대가리나 박아야 한다.
‘아이고.’
아마 이테르의 기획팀, 매니지먼트팀 사람들 서넛이 어디 사석에서 한 소리가 유출된 듯했다.
뭐 뻔하지 않은가. 견제되고 꼴 보기 싫은 타 회사 경쟁 그룹은 좋은 안줏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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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네티즌들은 “갓 데뷔하는 신인들이 쉽게 휩쓸릴 것 같다”, “원더홀이 테스타를 의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이었다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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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네티즌 반응은 거의 불지옥 선고 각인데.
나는 재빨리 내 스마트폰으로 현재 여론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선아현이 그사이 조심스럽게 온화한 추리를 내놓았다.
“저, 하지만… 그 녹취록이 그분들이라는, 증거는 없지 않을까…?”
“음~ 그렇긴 한데.”
아마 큰세진의 저 말 뒤에 올 문장은 ‘솔직히 사실이라도 안 놀라움’이었을 것이다.
원더홀이 지금까지 테스타 놓고 한 일만 봐도 대충 사내 분위기가 어떨지 생생하게 눈에 그려지거든.
‘찾았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이 사건의 출처를 발견했다.
이거 말이다.
“녹취록이 아닌데요.”
“어??”
“이테르의 자체 컨텐츠에 있던 스탭 대화입니다.”
김래빈도 경악했다.
“이런 악성 발언을 공개적으로 위튜브에 게시했단 말입니까?”
“아니. 없애려고 한 것 같은데….”
“같은데?”
“솜씨가 나빴던 거죠.”
값싼 외주의 리스크였다.
자, 여기 안 쓸 수 없는 재밌는 촬영분이 있다.
그런데 하필 백그라운드에서 공개해서는 안 되는 소리가 실수로 들어갔다면?
‘그 소리만 들어내 보는 거지.’
프로그램을 통해 소리를 제거하고 BGM 깔면 보통 그럭저럭 먹혔다.
이번에는 ‘작업 중 실수’와 ‘집요한 파헤침’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면서 터진 거지. 원더홀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에 처맞은 거다.
“아….”
대충 상황을 짐작한 녀석들의 얼굴에서도 뭐라 형용하기 힘든 표정이 스쳤다.
‘그게 그렇게도 되네.’ 같은 묘사가 어울릴 것 같다.
“근데 왜 녹취록이라고 소문이 퍼진 걸까? 출처가 딴 판이잖아.”
타당한 의문이었다.
이건 원더홀 본인들이 직접 공개한 컨텐츠에서 있던 내용이다.
어떤 의미에선 녹취록보다도 신빙성이 확실한데, 굳이 녹취록을 붙였다는 건….
“올린 쪽에서 그렇게 올린 거죠.”
퍼트린 놈이 더 자극적인 어휘를 굳이 골랐고, 이 논란을 키우고 싶은 뜻이 넘쳤다는 의미다.
거… 열심히 사시네.
‘누가 이테르 대상으로 역바이럴 들어간 것 같은데.’
이번에 이테르랑 신인상 경쟁하는 쪽인가. 나는 짧게 추리하며 스마트폰 화면을 쭉쭉 내렸다.
“문대야, 혹시 지금 인터넷 분위기는 어때?”
음….
-이거 찐임?
-와 대충 예상은 했는데 설마했다
-이테르 ㅅㅂ자의식 과잉 오졌네ㅋㅋㅋㅋ 테스타가 지들을 견제한대 정신 차리세요 니들 스페이서 급도 아님
-원더홀 가오 어디감
-와 진짜 없어 보여
-테스타 표절도 맞을 듯 레퍼런스로 박박 우기는 거 보니ㅋㅋㅋ
응. 불지옥 맞네.
“논란 중이에요.”
“그래….”
류청우는 말을 잇지 못했고, 다른 녀석들도 다소 멍한 표정이다.
양심 없는 경쟁 회사가 자기 혼자 자빠지는 이런 진귀한 상황은 처음이라 다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큰세진이 목 뒤를 쓸며 얼떨떨한 어조로 상황을 정리했다.
“일단… 저희가 이테르 사람들을 만날 일이 있기는 하죠? 한 회차 남았잖아요.”
“그렇지.”
. 전반 시즌을 끝내고 이제 후반 시즌이 남은 공중파 가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여기는 테스타 덕에 섭외 물꼬도 트고 프로그램 화제성도 살려서 제작진은 우리에게 지극히 호의적이었다.
‘공중파 방송국 뚫어서 우리도 얻은 이득이 많긴 하지만.’
가령 이번에 공중파 산하 위튜브 채널에서 운영하는 인기 프로그램 몇 개에 편안히 출연했거든.
그러나 이제 테스타가 활동기라 바쁘기도 하니, 후반 시즌에서는 한 화만 나오고 아름답게 자진 하차할 예정이었으나….
“거기서 이테르를… 만나겠네요.”
그렇지.
거기 이테르도 출연 중이다.
논란 당사자와 피해자의 만남.
아무리 테스타에게 호의적이라도 명색이 예능에서 이 편집 먹잇감을 놓치진 않을 것이다.
“…….”
“…….”
“…음, 인터뷰 때 저희 모두 조심하는 걸로!”
“으응…!”
최대한 엮이지 말자.
류청우는 예의상 우리에게 확인했다.
“혹시 이테르가 안 나오고 빠질 확률은?”
“절대 없죠.”
괜히 하차했다가는 찔려서 그렇다는 둥 논란거리만 더 나온다. 게다가 이미 테스타가 탈주하는 마당에 한 팀 더 빠지게 PD가 두고 볼 것 같기도 않고.
아, 혹시 여기서 테스타가 말 얹어서 걔네 완전히 보내버릴 생각 없냐고?
정의 구현 안 하냐고?
‘어. 안 해.’
대놓고 그런 짓을 하면 바보다.
자고로 피해 봤다고 설치는 강자는 반감을 사기 마련이다. 이길 때는 말을 삼가자.
이럴 때는 조용히 입 다물고 이 새끼들이 드디어 처맞았다고 속으로만 시원해하는 게 정답인 것이다.
“좋아. 그러면 신중하게 마지막까지 잘 끝내보자.”
“넵!”
깔끔히 정리됐군.
“자~ 그럼 오늘도 이만 들어가 볼까요?”
“그래….”
우리는 내일도 새벽부터 시작될 스케줄을 떠올리며 일사불란하게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오.’
덕분에 방송에서 안동소주를 1리터쯤 마신 건 그냥 쓱 넘어갔다. 뜻밖의 도움이었다.
‘고맙다.’
자폭이라니. 이렇게 혼자 알아서 터지는 놈들만 여기 있다면 내가 할 일이 열 배는 쉬워질 텐데 말이다.
물론 원더홀은 그런 놈들이 아니니 계속 이렇게 자폭 상태로 있지만은 않겠지. 수습하려 들 거다.
나는 침대에 누우며 모니터링을 다시 한번 진행한 뒤, 가볍게 추측했다.
‘며칠 뒤에 좀 가라앉으면 조용히 수습하려 들겠어.’
더럽게 언플 잘하는 원더홀 놈들 강점을 고려한 예상안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와 원더홀 말 나온 스탭들 싹 다 뺌ㄷㄷㄷ
역시나 예상대로 진행되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스탭이 모두 이테르 전담에서 빠졌다는 원더홀의 입장문이 올라왔다.
물론 왜 그 스탭들이 그랬는가에 대해서는 대충 개인 문제로 뭉개 버리긴 했지만, 그거야 이 바닥 국룰 아니겠는가.
-단기 계약직들이 지들끼리 뽕 차서 입 턴 거라던데ㅋㅋㅋ
└애초에 소속사 분위기가 그러니까 걔들도 물든 거 아니냐?ㅋㅋ
-크 꼬리 자르기 보소
-그래도 대형이 확실히 일 처리 깔끔하다 다신 이런 잡음 없길
-테스타짭 공식 인증 ㅊㅋ
하지만 ‘제 발 저린 것 같다’, ‘응 안 믿어’ 같은 반응이 판을 치는 것을 보니, 원더홀이 밀고 싶던 엘리트 신인 이미지가 박살 난 건 분명해 보였다.
소속사가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다.
‘2연타인가.’
전에 내가 스페이서를 이테르랑 엮이게 하면서 이미지를 한번 흔들기도 했으니, 이게 결정타가 된 모양이다.
아마 이테르도 후반전 이후로는 한동안 컴백하지 않고 몸을 사릴 것이다.
‘이러면 내년은 좀 쾌적할 수도 있겠는데?’
이제 우리랑 엮이는 건 저쪽에서 더 전전긍긍하며 피하지 않겠냐.
다만 우리가 미리 고려해 뒀던 에 관한 이야기도 네티즌 사이에서 당연히 나온 상태였다.
-헐 그러고보니 이테르 얘네 테스타 만나겠다 진성승부 다음주부터 후반전 아님?
└대박
└와 개쪽팔릴 듯ㅋㅋㅋ
└내가 이테르면 하차함
아주 디데이 찍어놓고 기다릴 기세다.
‘엄청 흥미진진해하네.’
뭐, 이러다 테스타 욕하겠다고 태세 전환하는 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니 ‘대중이 우리 편!’ 같은 설레발은 치는 게 아니다.
‘할 일이나 잘하자.’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아이돌판, 어설픈 수작은 살아남지 못한다. 그것만 대가리에 새기면 절반은 가는 것이다.
나는 그저 이 개이득을 즐기기만 하기로 이미 시작부터 정했다.
“문대 씨 의상!”
“네.”
나는 소속사 스탭들과 함께 스케줄을 계속했다. 기분 탓인지 활기차 보인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개이득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그쪽은 분위기가 상당히 안 좋겠는데.’
그리고 이 추측은 당연히 맞았다.
* * *
“후우….”
긴장감과 우울함이 감도는 의 대기실.
이테르의 리더는 주변을 의식하지 않기 위해 애쓰며 손을 쥐었다가 풀었다.
손이 차가웠다.
‘신경 쓰여…….’
대선배를 곧 만나니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었으나, 지금은 경우가 좀 달랐다.
그 대선배, 작년 대상 가수를 욕했다며 한참 여론에 두들겨 맞은 후, 어색한 상황에서 만나는 것이니까.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테스타.
그 대선배들과 싸인CD를 교환한 게 대단히 옛날 일 같았다.
이테르의 리더는 최대한 긴장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애써 웃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매니저 형이 바로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다독였다.
“너희는 아무런 걱정하지 마. 인사만 하면 실장님이 다 알아서 하실 거니까 정해진 대로만 하면 돼.”
“네. 알겠습니다!”
씩씩하게 대답하면서도 어쩐지 울컥했다.
멤버들을 신경 써주고 있다는 것이, 그리고 원래 저 말을 뒷받침해 주던 몇몇 사람들의 공백이 동시에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번의 ‘타도 테스타 논란’ 때문에 더는 볼 수 없게 된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이 퇴사 당했다. 단 며칠 만에 거짓말처럼 일어난 일이었다.
이테르의 리더는 입술을 깨물며 생각했다.
‘그 형, 누나들이 그렇게 잘못한 게 아니지 않나…?’
직원들은 최근 들어 그룹 방향성에 애를 먹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홧김에 그런 발언을 한 것 같았는데, 보통 때는 테스타를 목표로 삼으라고나 말했을 뿐이다.
저 논란의 말 이후로도 자신들에게 혹시 들었냐며, ‘요즘 고민이 심해서 한 말이다’라며 신경 쓰지 말라고 했던 것도 떠올렸다.
처음 저 대화가 대중에게 공개됐을 때는 그저 무서웠지만, 지금 다시 천천히 내용을 들어보면 욕설도 아닌 내용이다.
‘무슨 인신공격도 아니었잖아.’
솔직히 사석에서 경쟁자에 대해서 스탭들이 언급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공개적으로 문서를 돌린 것도 아니다.
프로그램으로 다 지운 대화를 어떻게든 복원해서 깎아내리는 쪽이 비정상이었다.
게다가 원래 대중은 그것보다 더 노골적인 말도 연예인에게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렇게 다 잘리다니…….’
자신들을 최선을 다해 케어해 주던 직원들이 울며 일을 그만두는 것을 보는 건 이테르 멤버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당시에는 새삼 대중이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
이테르 리더는 몰래 노트북으로 찾아본 자신들의 위키, ‘사건사고와 논란’ 탭을 떠올렸다.
테스타가 엮인 문제가 절반 이상이었다.
그리고, 사건이 터진 후 들었던 이 대화까지.
-테스타 쪽 회사에서 일부러 터트린 건데.
-이건 너무 명백하지.
직원들은 정황상 테스타의 회사에서 움직인 게 틀림없다며 서로 성토하듯이 수군거리곤 했다.
‘신인 견제’라는 것이다.
그들도 이테르 멤버들이 주변에 있을 때는 자제하는 것 같았지만, 주변 사람들이 갈리는 상황에서는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이테르 리더는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본래 이 업계가 뜨는 데 선후배 없다.’라며 직원들도 자주 말했지만,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테스타는 그렇게 잘 나가고 전성기인 아이돌인데 왜 갓 데뷔한 사람들에게 이렇게까지 한단 말인가.
어쩐지, 테스타와의 첫 만남 직전에 직원들이 당부하던 말이 떠올랐다.
-거기서는 어떻게든 기를 쓰고 너희 기죽이려고 할 테니까 말려들지 말고.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테르의 리더는 자신이 드디어 차츰차츰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얼마 후, 테스타의 대기실에 인사하러 간 순간. 그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든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그냥 없어졌으면 좋겠다.
저 그룹만 없었다면, 데뷔 이후에 발생했던 모든 문제와 숨 막히는 논란들이 다 없었을 것이다.
아니, 지금이라도 이 모든 압박감이 다 사라질 것 같았다.
이테르 리더는 순간 그렇게 생각하면서 테스타를 보았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표정은 여전히 예의 바른 그대로를 유지하려 했다.
결코, 트집 잡을 만한 틈을 주지 않기 위해.
그리고 박문대는 생각했다.
‘이 새끼 눈빛 봐라.’
다시 말하지만,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아이돌판. 어설픈 자는 살아남지 못한다. 이미 다 들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