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enders score goals well RAW novel - Chapter 58
시소게임은 골만 주고받은 게 아니었다.
“모두 올라가!”
우리 미들진이 양쪽 측면으로 퍼지며 침투했다.
그러자 융베리와 피레스가 중앙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투웅- 퉁- !
[나영웅! 중앙을 가로지르며 계속 드리블합니다!]쿵! 쿵! 쿵! 쿵!
아스널의 거인이 다시 출격했다.
비에라가 졸라의 마크를 지우베르투에게 맡기고 나에게 덤벼들었다.
비에라가 뿜어내는 위압감은 마케렐레나 로이 킨을 압도했다.
오늘 밤 꿈에 나올까 두려울 정도.
휙- 투우웅- !
나는 일부러 비에라가 약한 왼쪽으로 공을 차 놓고 경합을 벌였다.
어깨로 밀치며 신경을 건드리고 순간 가속으로 그의 포위망을 빠져 나갔… 는데.
거미처럼 긴 팔이 쭈욱 뻗어 나와 나를 잡아챘다.
파아앗- ! 쿠우우웅- ! 삐이이익- !
[비에라가 손을 써서 나영웅을 넘어트립니다! 심판! 비에라에게 옐로카드를 줍니다!]“나이스.”
나는 일어나서 유니폼에 묻은 흙과 잔디를 털었다.
비에라에게 미소를 날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
그는 나에게 당했다는 걸 깨달고 썩은 표정을 지었다.
나는 일부러 드리블 속도를 줄여 그의 포위망에 들어왔다가 그의 주발이 아닌 왼쪽으로 돌아 뛰며 순간 가속했다.
당황한 비에라가 손을 쓰게 유도한 거다.
“이제 과감한 수비는 못 할 거야.”
비에라가 전반 초반에 카드를 받은 건 컸다.
그가 아스널 수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졸라가 프리킥을 차고 나영웅은 아스널 골대 앞에서 헤딩을 노립니다.]“저 망할 놈을 막아!”
척- 척- 휙-
아스널 선수들이 나를 손으로 밀치고 어깨로 치고 갔다.
“어허! 이 양반들아! 전반전에 퇴장당하고 싶어? 다들 진정하라구~ 잡아먹지는 않을 테니까.”
“저 어린놈이…”
아스널 수비진이 가장 경계하는 선수가 나였다.
캠벨, 투레, 비에라가 나를 세 방향에서 둘러쌌다.
“무슨 통곡의 벽에 갇힌 기분이네.”
나는 셋을 밀치며 박스 바깥으로 물러났다.
그 타이밍에 졸라가 프리킥을 찼다.
뻐어어엉- ! 파바바밧- !!
[나영웅! 갑자기 돌아서며 전속력으로 침투합니다! 당황하는 아스널 수비진! 나영웅! 점프!]내가 앞으로 뛰어오르자 아스널 수비진이 필사적으로 경합하며 뛰어올랐다.
허나.
졸라가 올린 프리킥은 나의 머리를 넘어갔다.
[높게 빗나간 프리킥! 아! 저메인 데포! 그대로 발리 슈팅~~~!!!]촤아아아아악- !
[고오오오올~! 저메인 데포의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앞서나가는 웨스트햄!] [슈팅도 대단했지만 세트피스 작전이 좋았어요!] [웨스트햄 1 대 0 아스널]이번 아스널전을 대비하며 수비에서 가장 공을 들인 건 파이브백 시스템이었고 공격은 세트피스였다.
강력한 피지컬을 자랑하는 아스널 수비진을 상대로 나와 안톤이 어그로를 끌고 저메인이 우회 침투해서 숨통을 끊어버리는 패턴을 연습했다.
“유나이티드! 유나이티드!”
저메인은 멋진 골로 경기장을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불린 그라운드는 락 공연장보다 더 열광적으로 타올랐다.
“…”
선제골을 먹자 아스널 선수들의 눈빛이 변했다.
이들은 지난 시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팀이다.
그들에게 패배는 낯설었고 그들에게는 승자의 DNA가 뿌리내려져 있었다.
[아스널이 총공세를 시도합니다!]그들의 승리 DNA 스위치를 누른 대가는 가혹했다.
아스널 선수들이 눈에 불을 켜고 우리 진영으로 넘어왔다.
앙리가 볼을 받아 드리블을 시작했다.
마치 산책하듯 여유 있었다.
“협력 수비로 막아!”
우리 파이브백은 연습한 대로 수비 시스템을 가동했다.
앙리는 무조건 더블 마크가 기본이었다.
그런데.
투웅- 퉁- 투웅- !
[앙리! 계속 드리블하며 전진합니다! 뚫렸어요! 막지 못합니다! 전진하는 앙리!]앙리가 슬금슬금 우리 골대로 다가왔다.
드리블이 그다지 빠르지도 않은데 마크도 안톤도 스펜서도 앙리를 놓쳐버렸다.
“젠장!”
나는 베르캄프를 놔두고 앙리에게 덤벼들었다.
스윽-
앙리가 볼을 앞으로 툭 차넣으며 내 오른쪽으로 슬며시 빠져나갔다.
어떤 기술 같은 게 아니었다.
마치 피치의 모든 게 정지해 있고 앙리만 움직일 수 있는 마법 같았다.
뻐어어어엉- ! 촤아아악- !
[앙리! 왼쪽에서 슈팅! 고오오오오올~!! 실점을 바로 갚아주는 아스널! 중앙선에서부터 40미터를 단독 드리블해서 골을 넣는 앙리! 역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답습니다!] [웨스트햄 1 대 1 아스널]“영웅아! 너까지 앙리를 놓치면 어떻게 해! 다른 애들은 몰라도 너는 막았어야지!”
“…”
골키퍼 알렉스의 비판에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다른 웨스트햄 선수들도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는 어렵게 연습한 세트피스로 겨우 골을 넣었는데 아스널은 앙리가 개인 전술로 뚝딱 골을 넣어버렸다.
“이 치욕은 반드시 갚아주마.”
우리도 아스널처럼 [스위치]가 필요했다.
당하면 바로 되돌려 준다는 강인한 정신이 팀에 뿌리내려져 있어야 했다.
역사에 남는 강팀이 되려면.
투우우웅- !
[나영웅! 또 공을 몰고 올라갑니다! 한 대 맞으면 바로 갚아준다는 각오가 느껴지네요.] [수비의 핵이 이런 식으로 폭주하면 안 됩니다. 저 자리는 공격을 이끄는 자리가 아니라 경기를 조율하는 자리입니다. 서둘다가 수비 시스템이 망가질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우베르투가 나영웅을 막아섭니다!]예상대로 비에라 대신 지우베르투가 덤벼들었다.
비에라에게 가려져서 그렇지 이 선수도 굉장한 수비형 미드필더다.
투웅- 휘익- !
나는 방향을 틀어 측면의 융베리에게 다가갔다.
척-
지우베르투는 영리했다.
내가 양발을 쓴다는 걸 알고 오른쪽 패스 길을 봉쇄하며 압박했다.
융베리가 정면에서 협력 수비를 들어오는 순간.
투우우웅- !
[나영웅! 융베리의 가랑이 사이로 전진 패스를 찔러넣습니다! 기습적인 왼발 패스!]라인을 타고 굴러가는 볼을 캐릭이 살려놓으며 돌아섰다.
“우와아아아아아!”
[나영웅! 아스널의 압박을 깨트리며 계속 전진합니다!]나는 빈 몸으로 융베리와 지우베르투의 포위망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내 앞으로 캐릭이 측면에서 밀어준 패스가 굴러왔다.
뻐어어어어어엉- !
옆으로 굴러가는 축구공에 수직으로 탑스핀을 주려면 공의 회전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
나는 오른발을 힘껏 돌려 축구공의 상단 1/3지점을 때렸다.
깨끗한 회전을 먹은 슈팅이 대포알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박스 안에 떨어졌다.
그 볼이 앞으로 튀어 오르며 엄청난 속도를 냈다.
촤아아아악- !
[레만 골키퍼! 바운드 볼을 잡지 못합니다! 나영웅이 35미터 장거리 슈팅에 성공합니다!] [웨스트햄 2 대 1 아스널]골을 성공한 나는 관중석으로 달려가 힘껏 뛰어올랐다.
흥분한 동료들이 몰려와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집중해! 집중! 놈들이 바로 반격해 올 거야! 절대로 분위기를 내주어선 안 돼! 이번만 막아내자!”
나는 흥분한 선수들을 진정시켰다.
삐이이익- !
경기가 재개되었고 나의 두려움은 5분 만에 현실이 되었다.
[아스널이 거침없이 반격합니다! 융베리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듭니다! 뚫렸어요! 크로스!]나는 베르캄프와 공중경합을 벌였다.
연습대로라면 안톤과 토마시, 스펜서가 앙리, 피레스를 막아야 했다.
그런데.
뻐어어어엉- ! 촤아아악- !
“니가 왜 여기서 나와!?”
[어느새 골대 앞까지 침투한 비에라가 다이빙 헤딩골을 집어넣습니다! 승부는 다시 원점! 득점 쟁탈전! 시소게임을 벌이고 있는 양 팀!] [이게 바로 관중들이 보고 싶은 게임입니다! 굉장해요!] [웨스트햄 2 대 2 아스널]경기가 점점 통제 불능으로 흘러갔다.
다시 동점 골을 허용한 웨스트햄 선수들은 서둘러 공격을 시도했다.
[전반전 정규시간 8분 남은 상황. 양 팀 누구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나영웅이 볼을 몰고 전진합니다. 팀의 수비수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나는 볼을 몰며 비에라 옆에 서 있는 졸라를 보았다.
그가 나의 눈빛 사인을 보고 우리 진영으로 내려왔다.
[신기한 광경이네요. 졸라가 전방에서 후방으로 내려오고 나영웅은 반대로 올라갑니다. 이 수직적인 이동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아스널의 중원을 지키는 비에라와 지우베르투가 나란히 서 있었다.
둘의 엄청난 수비 범위와 활동량은 다른 팀의 3미들보다도 나았다.
그래서 벵거 감독은 2미들로 중원을 지킬 수 있었고 1명의 이득으로 앙리와 베르캄프에게 자유를 줄 수 있었다.
“2미들의 약점을 파고드는 거야.”
현대축구에서 압박의 기본 숫자는 3이다.
공격도 수비도 삼각대형으로 할 때가 가장 효과적이다.
비에라와 지우베르투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분신술을 쓰지 않는 이상 2미들은 필연적으로 공간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
2미들이 공간을 가장 많이 허용하는 순간은 둘이 수직으로 서 있을 때다.
[나영웅! 하프라인에서 졸라에게 볼을 넘기고 아스널 진영으로 넘어갑니다! 웨스트햄 팬들이 환호성을 지릅니다! 최전방으로 침투하는 수비수!]방금 장거리슛을 때려 넣은 내가 자기들 진영으로 넘어오자 아스널 선수들이 경계했다.
지우베르투가 전진해서 나를 막아섰다.
우리가 노린 대로 비에라 – 지우베르투 라인이 수직이 되었다.
뻐어어어엉- !
[졸라! 갑자기 왼쪽 측면으로 패스하며 전방으로 침투합니다! 웨스트햄이 공격을 전개합니다!]“나영웅은 나에게 맡겨!”
비에라가 소리쳤다.
작전대로 졸라와 마크, 캐릭이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수직이 된 미드필더 라인을 무너트렸다.
철옹성 같았던 아스널 중원이 무너지자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마크의 패스를 받은 캐릭이 전진하는 졸라에게 공을 보냈고 졸라는 원터치로 다시 마크에게 공을 보냈다.
척-
내가 박스 안으로 침투하려 하자 비에라가 손을 뻗어 막았다.
파앗- !
나는 그 팔을 뿌리치며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러자 비에라가 나를 쫓아 들어왔다.
“걸렸어!”
비에라가 비운 공간으로 졸라가 파고들었다.
뻐어어어엉- !!
[졸라!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기습적인 슈티이이잉!]촤아아악- !
졸라가 왼발로 감아 찬 슈팅이 아름다운 커브를 그리며 아스널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공이 날아가는 동안 시간이 멈춘 듯했다.
[골! 골! 고오오올~!! 다시 역전 골을 터트리는 지안프랑코 졸라! 오늘 양 팀이 지상최대의 골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웨스트햄 3 대 2 아스널]졸라가 골을 넣자 관중들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었다.
이미 게임을 이긴 것처럼 포옹하고 만세를 불렀다.
“…”
아스널 선수들의 열정 게이지가 더 높아졌다.
시소게임은 골만 주고받은 게 아니었다.
투지와 열정의 강도도 점점 높아졌고 무슨 일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까지 치달았다.
삐이이익- !
[전반전이 종료됩니다! 3대2로 앞서가는 웨스트햄! 하지만 경기가 이 스코어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