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1)
11 화
“내기, 요?”
신유미는 떨떠름한 목소리로 대꾸 했다.
“앞으로 십 분. 그 안에 내가 푸른 파수꾼을 쓰러트릴 수 있을지 말이 야.”
“저기요. 푸른 파수꾼을 혼자서 공 략하겠다는 말이죠?”
신유미가 황당한 투로 되물었다.
“그래. 나 혼자.”
“이겼을 때 제가 얻는 이득은요?”
“내 포인트를 모두 주지.”
나는 헌터 워치를 조작해서 잔여 포인트를 보여 줬다.
순간 흔들리는 신유미의 눈빛.
여태껏 응시생들을 사냥하면서 포 인트가 적지 않거든.
내가 보유한 포인트는 보스 몬스터 를 공략하는 것보다도 많았다.
이 포인트를 모두 가지면 수석은 따 놓은 당상이다.
구미가 안 당긴다고 하면 거짓말일 걸?
“응시생 씨가 이기면요?”
아.
그건 생각 안 해 봤네.
[적. 공격. 멈춤. 자가 회복 시작.]
공세를 줄이자 푸른 파수꾼이 곧장 파손 부위를 수복하기 시작했다.
에이.
지금 내기 내용 가지고 고민할 때 냐?!
나는 생각나는 대로 말을 내뱉었 다.
“밥이나 한 끼 사 줘.”
“……밥이요?”
“어. 밥.”
신유미는 고민 끝에 내 제안을 받 아들였다.
“좋아요. 대신 응시생 씨가 아웃될 것 같으면 개입할 거예요.”
“마음대로. 그럴 일은 없을 거니 까.”
“근데 왜 계속 말을 편하게 하세 요?”
“억울하면 너도 편하게 하든가.” 나는 픽, 웃고는 푸른 파수꾼을 향
해 달려들었다.
米 氷 #:
토끼 눈처럼 커진 신유미의 눈동 자.
그녀의 눈동자는 한 번도 쉬지 않
고 민철의 움직임을 좇았다.
콰앙- 쾅!
푸른 파수꾼이 위협적으로 주먹을
휘두른다.
민철에게는 닿지 않았다.
한 끗 차이.
발을 일 보만 잘못 내디뎠어도 실 드 에너지를 모두 잃었을 것이다.
우연일까?
‘아냐. 저 응시생의 움직임…… 간 격을 재고 있어.’
신유미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 고 있었다.
민철의 신체 능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유력한 수석 후보였던 유승우에 비 하면 느리고 약했다.
하지만.
‘파수꾼의 공격을 모두 읽어 내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하고 있잖 아’
신유미의 눈동자에 놀라움의 빛이 번졌다.
매번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는 공격.
민철은 푸른 파수꾼의 공세를 흘려 내면서 쉬지 않고 역공을 펼쳤다.
민철과 푸른 파수꾼의 전투는 합을 미리 맞춰 놓은 액션 배우들의 움직 임처럼 오차 없이 맞아떨어졌다.
‘운이 좋아서 맞아떨어진 우연일 까?’
신유미는 고개를 저었다.
우연이 겹쳐지면 필연이라고 했다.
필연을 만들어 낸 것은 바로 민철 이었다.
콰직! 콰직!
도끼질은 어찌나 찰지게 들어가는 지.
「인간. 세계의. 끝이. 도래했다.」
“뭐라고 떠드는 거야?”
민철은 투덜거리면서도 도끼질을 쉬지 않았다.
저저적!
반복되는 타격. 푸른 파수꾼의 몸 통에 새겨진 균열이 크게 벌어졌다.
‘공세의 흐름을 쥐고 있어. 그리고 날카로워.’
신유미는 유승우와의 전투를 떠올 렸다.
화랑 길드의 유망주.
그를 만난 것은 보스 룸 앞이었다.
유력한 수석 후보 두 명의 만남.
서바이벌이라는 주제 앞에서, 둘 사이에 대화는 필요 없었다.
유승우는 빠르고 강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민철처럼 날카롭게 상대의 호흡을 끊어 내고 빈틈을 만들어 내는 기예 는 없었다.
신유미는 치열한 싸움 끝에 유승우 를 격퇴할 수 있었다.
정확히는 쓰러트리지는 못하고 쫓 아낸 것에 그쳤지만. 다시 한번 그 상황으로 돌아가도 유승우를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저 응시생 씨랑 싸우면 이길
수 있을까?’
신유미는 찬물을 맞은 것처럼 놀랐 다.
화랑 길드의 유망주보다 무명의 응 시생을 더 높게 생각한 것이다.
‘정말로 밥 한번 사야 할지도 모르 겠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푸른 파수꾼 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米 米 米
[00:01]
[00:0이
-시험이 종료되었습니다.
드디어.
헌터 라이선스 시험이 끝났다.
마주하고 있는 신유미가 입술을 뻥 긋거린다.
그 목소리를 듣기도 전에.
화아아악!
환한 빛무리가 눈을 덮쳤다.
시험장에 들어올 때와 동일한 현상 이었다.
다시 눈을 뜨니, 나를 비롯해서 최 후까지 생존한 응시생들이 강당으로 이동되었다.
‘꽤 힘겨웠어.’
나는 물집 잡힌 손을 내려다봤다.
푸른 파수꾼 녀석. 신유미와 실랑 이를 벌이는 동안 손상 부위를 제법 많이 복구했다.
하마터면 내기에서 질 뻔 했다.
“아. 지친다.”
나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체력도, 혼돈기도 바닥이다.
현재의 몸을 한계까지 쥐어짜지 않
았더라면.
푸른 파수꾼을 사냥하는 건 불가능 했다.
숨을 고르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이게 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녀 석들인가.’
응시생들의 몸은 타박상과 피멍, 그 외에도 여러 상처가 가득했다.
헌터 워치가 제공하는 실드 에너지 는 이름과는 달리 피해를 막아 주거 나 하지는 않는다.
게임의 HP처럼 체력을 표시하는 용도.
실드 에너지가 0이 되면 즉시 방 어막이 처지면서 응시생을 보호, 동 시에 시험장 밖으로 내보낸다.
반대로 말하면 실드 에너지가 0이 되기 전까지는 시험장 내에서 얻은 상처가 고스란히 남는다는 뜻.
내 볼에도 돌 파편이 튀면서 긋고 간 상처가 그대로 있었다.
“의료반. 370번 응시생에게 응급조 치를!”
“이쪽 응시생도 상태가 좀 안 좋은 데. 포션 좀 가져와!”
미리 대기하던 의료 헌터들은 응시 생들의 상처를 치유했다.
나는 외형이 워낙 멀쩡해서 그런 지,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511번? 저 응시생은 시험을 치른 것 같지가 않네.”
“어디서 숨어 있던 걸까? 그러면 포인트를 못 모으잖아.”
“그럼 살아남기만 하고 마지막에 탈락하겠지. 그런 응시생들 종종 있 잖아.”
저기요.
다 들리거든요?
가볍게 째려봐 주자, 내 시선을 황 급히 피했다.
‘근데 정말로 밥 얻어먹게 생겼잖 아.’
나는 왼손에 있는 물건을 살펴봤 다.
-꼭 연락 줘요. 밥 사 주겠다는 약속 지킬게요.
강당으로 이동하기 직전.
신유미가 손에 쥐여 준 명함이다.
푸른 파수꾼을 공략하기 위해 되는 대로 던진 말인데.
생각도 못 한 약속이 잡혀 버렸다.
-이제 곧 시험 결과를 발표하겠습 니다.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시장통 같던 강당의 분위기가 한순 간에 가라앉았다.
모든 응시생들의 시선은 전광판을 향했고.
전광판의 까만 화면이 응시생들의 이름을 하나둘 띄웠다.
“……이름이?”
“전민……철’?”
“처음 듣는 이름이야.”
응시생들.
대기하던 스태프들의 표정이 경악 으로 물들었다.
전광판에서 가장 위쪽.
[1 등 一 전민철]
1등의 자리에는 내 이름 석 자가 떡하니 박혀 있었다.
“2등. 신유미……?”
“유승우는? 화랑 길드에서 키운 신 인은 어디 간 거야?!”
“3등. 3등이야!”
“유승우가 3등이라고?”
이변의 연속이었다.
조용했던 강당이 삽시간에 소음으 로 가득 찼다.
대다수는 합격자 명단 중에서 자신 의 이름을 찾느라 바빴지만.
일부는 나와 유승우의 이름을 번갈 아 가면서 불렀다.
-제55회 헌터 라이선스 시험 1 등 은 511번. 전민철 응시생입니다. 축 하드립니다.
“이건 인정할 수 없어.”
새하얗게 질린 얼굴.
화랑 길드의 유망주라고 했던가?
유승우는 말끔하게 생겨서 인기 꽤
나 있게 생긴 외모를 갖춘 녀석이었 다.
나보다는 조금 못생겼지만.
그 잘생긴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저, 저. 유승우 씨……
“미안합니다. 누구랑 이야기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네요.”
유승우는 인터뷰를 하러 다가온 기 자를 확 밀쳤다.
“꺄악!”
응시생이라고는 해도 마나를 다룰 줄 아는 예비 헌터다.
일반인인 기자는 어깨에 가해진 힘 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저기요! 유승우 씨!”
“이번 이변에 대해서……
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유승우 를 향해 마이크를 내밀었다.
화랑 길드 소속 보디가드가 유승우 와 기자들 사이에 서서 막아섰다.
“지금은 응시생의 안정을 위해 인 터뷰를 할 수 없습니다.”
“자세한 건 다음에 언론 보도를 통 해 발표하겠습니다.”
보디가드들이 유승우를 감싸면서
소란이 가라앉았다.
대신 사람들의 이목이 나한테로 쏟 아졌다.
“511번이면 저 응시생이잖아.”
“저 사람이 수석이라고?”
“아이템도 변변한 거 하나 없는 것 같은데.”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를 향했 다.
놀라움, 경탄, 시기, 질투, 분노.
온갖 감정의 격류가 휘몰아치듯 나 한테로 쏟아졌다.
‘이런 거야 익숙하지.’
전생에는 하층 계급인 전사부터 시 작해서 판데모니엄의 정점에 섰던 몸이다.
그때 마주했던 멸시와 질시에 비하 면 지금은 귀여운 애교지. 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서 볼일은 끝났다.
‘이제 탑이나 게이트에 들어갈 수 있다.’
탑, 그리고 게이트.
이형의 괴물들이 출몰하는 이세계.
헌터 라이선스를 딴 것도 그곳에 출입하기 위함이었다.
‘단련으로 강해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현생의 종족은 인간.
훈련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능력 치는 한계가 명확했다.
무 대륙의 인간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마력을 다루는 힘, 무공은 종의 힘을 뛰어넘는 힘을 선사했지 만.
그릇이 되는 ‘인간’은 내력을 무한 하게 다룰 수 없었다.
‘나한테는 남들에게 없는 특성이 있다.’
[플레이에 특성.
각성하면서 얻은 ‘개변’의 특성이 빛을 볼 때가 온 것이다.
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뒤로하고 닫 혀 있는 강당 문을 열어젖혔다.
‘아, 씨. 뭐야?’
한가득 인파가 눈앞에 펼쳐졌다.
모두 나를 기다리던 길드 관계자들 이었다.
“전민철 헌터님!”
“저희 아수라 길드에서는 헌터님께 최고의 보장을 해 드립니다!”
“위너스 길드는 전민철 헌터님의
평생 파트너가 되어 드릴 수 있습니 다!”
대부분은 이름도 들어 보지 못한 중소 길드들이었지만.
몇몇은 익숙한 이름도 들렸다.
“한림 길드에서 전민철 헌터님에게 맞는 최적의 지원을 약속드립니다.”
“불새 길드에 오십시오. 만족하실 겁니다.”
한림, 불새, 용발톱 등 이름깨나 날리는 중견 길드도 러브콜을 날렸 고.
“나는 다크문 길드 소속 스카우터 다. 전민철 헌터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군.”
국내 10위권에 드는 길드 중 하나 인 다크문에서도 내 이름을 꺼냈다.
‘많기도 하군.’
우리나라에 길드가 이렇게 많았던 가.
나를 섭외하려고 온 길드 관계자만 수백 명이었다.
“전민철 헌터! 인터뷰 부탁드립니 다!”
“이번에 수석으로 시험을 통과하신 소감 좀
그 뒤에는 뒤늦게 합류한 기자들까
지.
혼란은 극에 달했다.
‘이대로 있다가는 집에 가긴 틀렸 군.’
나는 혼돈기를 끌어 올렸다.
“길드에 들어가는 조건이 있습니 다.”
웅혼한 목소리.
확성기에 대고 소리를 친 것처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기자들.
길드 관계자 모두가 내 입술이 떨 어지기만을 바라봤다.
신유미와 유승우를 밀어내고 라이 선스 시험에서 수석을 한 뜨끈뜨끈 한 신입.
어느 길드에 들어갈지, 당연히 궁 금하겠지.
‘근데 어쩌나? 나는 어디에 소속될 생각이 없거든.’
전직 마왕의 자존심이 있지.
한 길드에 소속될 생각은 전혀 없 었다.
“50억. 계약금으로 50억을 주는 길 드에 들어가겠습니다.”
주변이 급격하게 조용해졌다.
내 말에 호기롭게 대답하는 길드 관계자는 아무도 없었다.
“검사 결과는 잠재능력이 거의 없 던데.”
“전투 기술은 뛰어나지만 능력치 자체는 낮은 편이잖아.”
“잠재 수치가 A급이면 모를까, 발 전 가능성이 크지 않은 헌터를 굳 이……
당연하지.
갑자기 튀어나온 신입이 50억을 부르는데, 누가 선뜻 나설 수 있을 까.
“그 계약금. 제가 지불하도록 하지 요.”
누군가의 목소리가 침묵을 깼다.
네?
잠깐만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