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12)
112 화
대기실 안으로 들어온 두 남녀.
잠시 주위를 둘러보더니 나를 향해 다가왔다.
“반가워요. 헌터 협회 인사부 부장 인 김다솜입니다. 옆에 있는 친구
“보안부 부장 이원택이라고 합니 다.”
민철은 눈을 크게 떴다.
김다솜과 이원택.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이름만큼 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나 온 사람들.
제 3차 서울 방어전에서 헌터들을 지휘하며 최전선에서 싸운 이들이 다.
그 활약상은 교과서에 수록될 만큼 대단했다.
교과서에 나오는 인물을 눈으로 보 다니.
새삼 감회가 새로웠다.
“아, 예. 전민철입니다.”
민철은 놀란 기색을 살짝 누르고 김다솜과 악수를 나누었다.
두 사람은 맞은편 좌석에 앉았다.
“먼저 랭크 갱신을 축하드립니다.”
김다솜은 손을 내밀었다.
랭크 갱신 전에 제출했던 내 헌터 라이선스였다.
한 가지 변화가 있다면 헌터 라이 선스에 금색 테두리가 처져 있었다.
“생긴 게 바뀐 것 같은데요.”
“A급 헌터의 라이선스니까 조금 달라졌을 겁니다.”
“그럼 제가 A급 헌터라는 말인가 요?”
“예. 전민철 헌터는 협회에서 인증 한 A급 헌터입니다.”
원래는 A급 라이선스가 바로 나오 지 않았다.
각성 연수.
게이트 공략 경력.
헌터로 활동한 연혁.
허수아비에게 입힌 타격 등.
여러 기준을 충족시켜야 얻을 수 있는 게 A급 라이선스였다.
김다솜은 A급 발급 기준을 짧게 설명했다.
“예외는 있는 법이죠.”
“저처럼요?”
“오러 블레이드의 사용자한테도 똑 같은 법을 적용할 수는 없으니까 요.”
김다솜은 민철을 ‘오러 블레이드’ 사용자라고 확정지어 말했다.
테스트용 허수아비.
성간 연합에 의뢰해서 만든 걸로
완벽한 오러 블레이드를 끌어내야 파괴할 수 있다.
민철은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그게 중요한 겁니까?”
“물론이죠. 오러 블레이드는 S급 헌터를 가늠하는 경계입니다.”
“그런 기준이 있다는 건 처음 듣는 데요.”
“나름 대외비입니다. 오러 블레이 드 사용자이니 말씀드리는 거고요.”
오러 블레이드.
무 대륙의 말로는 강기.
강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려면 초절
정의 경지에는 올라야 한다.
민철은 턱을 만지작거렸다.
‘S급 헌터는 초절정 수준이라는 건 가?’
초절정의 강자가 국내에 여섯 명이 나 있을 줄이야.
호승심이 끓어올랐다.
민철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옆에 있던 엘리가 입술을 떼었다.
“인사부 부장님. 민철 헌터를 담당 하고 있는 엘리입니다.”
“아. 말씀은 몇 번 들었어요.”
둘은 명함을 주고받았다.
“저희 자유 용병, 전민철 헌터의 등급이 S급으로 갱신된다는 말씀이 신가요?”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
“조금 전에는 분명……
“원칙상으로는 이사회가 소집되고 S급 헌터 임명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걸려요.”
“언제쯤 확정되는지는 알 수 없는 건가요?”
“보고를 올렸으니 기다려봐야죠. 며칠 정도는 걸릴 겁니다.”
“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엘리는 고개를 살짝 숙이면서 대화 를 마치고 차를 한 모금 들이마셨 다.
민철의 얼굴에 의아한 기색이 감돌 았다.
‘그래 봐야 글자만 바뀌는 거 아닌 가.’
엘리가 유독 예민하게 말한 이유가 있을 텐데, 짐작이 가지 않았다.
민철은 생각하는 걸 관뒀다.
늘 자신을 위해 일하는 엘리다.
저렇게 물어본 것에는 합당한 이유
가 있을 것이다.
그때, 잠자코 있던 이원택이 입을 열었다.
“전민철 헌터라고 했죠?”
“예.”
“혹시 외국에 갈 계획이 있진 않은 가 해서 말이오.”
“여행 같은 생각은 없습니다만.”
“짧게 다녀오는 것 말고 국적을 바 꾸거나…… 그런 부분입니다.”
이원택의 표정은 진지했다.
공적으로는 범세계적 단체인 헌터 협회에서 일하고 있지만, 고향인 한
국에 대한 걱정을 늘 품고 있었다.
한국은 헌터 전력이 타국보다 높은 편이다.
인구수에 비해 각성자의 숫자도 많 았고 그만큼 고등급 헌터가 많이 나 타났다.
그들 중 상당수는 외국으로 빠져나 갔다.
한국 내 법률 제정 문제와 여러 제약들 때문에 염증을 느끼거나 더 좋은 보상을 주는 외국계 기업에 몸 을 의탁한 것이다.
이원택의 눈빛은 과거에 벌어진 헌 터 유출 사건들을 떠올리면서 깊게
가라앉았다.
‘오러 블레이드를 다루는 헌터를 외국에 빼앗길 수는 없다.’
이원택은 이미 민철에 대한 이야기 를 한 번 들었었다.
부하 직원의 마음에 불을 질렀던 정의로운 헌터.
정성희가 본 게 옳다면.
이익을 쫓아서 외국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확인해보고 싶었다.
민철은 뚱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외국에요? 내가 거길 왜 나갑니
까.”
“민철 헌터에게 더 나은 대우를 제 시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이유로 이민을 가요?”
“실제로 그 이유 때문에 이민을 선 택한 헌터들도 많았으니까요.”
“관심 없습니다.”
민철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런 걸 왜 물어보냐는 눈치였다.
“보통은 돈이나 명예를 원하지 않 습니까.”
“그건 여기서도 충분하잖아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입니 다.”
“우리나라가 편한데 가긴 어딜 갑 니까. 그보다, 이것도 랭크 갱신과 관련된 질문인 건 아니죠?”
민철은 귀찮은 기색으로 대꾸했다.
망설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대답 이다.
“호호. 개인적인 궁금증입니다.”
김다솜이 나서서 어색한 분위기를 풀었다.
한편으로는 원택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면서 헛소리하지 말라고 경고를
했다.
“S급 승급 문제는 나중에 문자로 알려드리 겠습니 다.”
김다솜은 약간 뜸을 들이더니 원택 을 흘겨봤다.
오랜 전우이자, 지금은 직장 동료 인 원택.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을 했는지 궁금했지만, 당사자를 앞에 두고 물 어볼 수는 없었다.
두 사람이 떠나간 뒤.
“야. 이원택. 너 무슨 생각으로 그 런 걸 물어본 거야?”
김다솜은 역정을 냈다.
“미안해. 그래도 꼭 확인을 해보고 싶었다.”
“뭘 확인해보고 싶다는 건데.”
“성희라고 알지? 정의 바보 녀석.”
“너희 부서에 있던 녀석? 지금은 탑에 갔잖아.”
“그 정의 바보가 탑에 올라간 계기 가 저 헌터다.”
“알아듣게 설명 좀 해봐.”
“전민철 헌터를 보고 강해져야겠다 고 마음먹었대.”
후배이자 아끼는 부하.
성희를 움직이게 한 헌터.
전민철은 오래간만에 본 ‘헌터다 운’ 자였다.
김다솜은 노기를 누그러트렸다.
“외국 이야기를 하면서 떠보고 싶 었다?”
“그래. 그자가 진정한 헌터라면 나 도 힘써서 밀어줘야 하지 않겠나.”
” 결론은?”
“한 번만 보고 모두 알 수는 없지 만 지켜볼 가치는 있어 보인다.”
김다솜은 오랜 동료를 흘겨봤다.
성희를 정의 바보라고 말하면서도,
그 누구보다 헌터다운 마음을 가진 게 원택이었다.
그의 마음을 샀다는 것만으로도, 민철을 주목할 이유는 넘치고도 남 았다.
“이사회 요청을 빨리해야겠네.”
김다솜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피 어올랐다.
米 米 #: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차량 좌석에 몸을 기댄 채로
헌터 라이선스를 살펴봤다.
테두리에 쳐진 금박.
묘하게 중독성이 가는 디자인이다.
“참. 엘리야.”
“무슨 일이시죠.”
“아까 S급 임명 여부는 왜 그렇게 물어본 거야?”
“S급 헌터가 되면 혜택이 많아져 요. 세금 감면도 있지만 협회 내에 있는 장비도 대여할 수 있고요.”
“장비 대여면 뭐 특별한 것도 아니 잖아.”
“유니크 등급도 가능하고 제한적이
지만 전설 급도 빌릴 수 있어요.”
내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설 등급 아티팩트도 사용할 수 있다고?
“무담보 대출도 1,000억까지 가능 하답니다.”
“뭘 믿고 그렇게 해주는 건지.”
“S급 헌터의 신용이 그 정도 값어 치는 한다는 거죠.”
새삼 S급 헌터의 위용이 어느 정 도인지 실감이 되었다.
대출은 그렇다 쳐도, 아티팩트 대
여는 제법 탐나는 권한이었다.
“고등급 헌터가 있으면 게이트 섭 외에도 도움이 되고요.”
“전처럼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거 지?”
“네. 다 민철 헌터를 위해서 꼬치 꼬치 물은 거랍니다.”
그녀가 내 담당이 된 뒤로는 항상 편의에 신경을 써줬다.
최근에는 랭크 갱신을 안 해서 세 금 문제가 발생한 것도 뒤에서 잘 무마해준 것까지 알았다.
‘진짜 파트너 하나는 잘 뒀어.’
엘리 덕분에 자잘한 일은 신경 쓰 지 않아도 됐다.
“근데 그 이원택이라는 분 말이 야.”
“보안부 이원택 부장님이죠.”
“왜 나한테 이민 같은 걸 물어봤을 까?”
비장한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떼기 에 중요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막상 나온 건 이민 계획이 있냐는 질문이었다.
“푸훗, 눈치 빠르신 것 같으면서도 이런 곳에서 둔하네요.”
“웃지 말고 설명을 해줘.”
“한국은 유독 인재 유출이 많았거 든요.”
“인재 유출?”
“전도유망한 헌터를 외국에서 섭외 한다든지, 그런 부분이요.”
아.
그러니까 A급 헌터가 외국으로 유 출되는 걸 걱정하는 건가?
‘이 아저씨. 걱정도 팔자다.’
시련의 탑이 서울에 있는 한, 내가 한국을 떠날 일은 절대로 없었다.
돈?
아름다운 여인?
좋은 장비?
어느 것도 내 마음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
내 관심사는 하나.
‘강해지는 것.’
하루 빨리 강해져서 투장 데이모스 의 힘을 되찾고, 나아가서는 성천조 계공의 진정한 끝을 봐야 한다.
그때.
부우우웅-
진동음이 들렸다.
“내 건가?”
“아뇨. 제 것 같은데요.”
둘 다 틀리지 않았다.
같은 문자가 두 휴대전화에 동시에 왔던 것이었다.
[긴급 재난 문자]
서울시 합정역 부근에서 게이트 브 레이크 발생. 현재 솔 길드에서 괴 물을 소탕 중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가까운 방공호나 집에 피난해주시기 바랍니다.
게이트 브레이크 사태라니.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요새 게이트 브레이크가 자주 일 어나는 것 같아요.”
” 자주라고?”
“네. 며칠 꼴로 한번씩은 일어났답 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지만 요.”
DOS 체계.
게이트를 감시하는 협회의 시스템 이 완성된 뒤로는 사고가 나지 않는 한, 게이트 브레이크가 잘 일어나지 않았다.
‘운이 안 좋은 건가.’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거리가 가까우면 검은 게이트 때처 럼 도와주겠지만.
브레이크 사태가 일어난 합정역까 지는 제법 먼 거리였다.
‘사람들이 많이 안 다치기를 바라 는 수밖에.’
짧게 생각을 하고 게이트 브레이크 사태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어느새 수련장 겸 집에 도착했다.
“바로 게이트 섭외 들어갈까요?”
“오늘은 쉬어둬. 나 때문에 고생
많이 했잖아.”
“호호, 저는 민철 헌터를 위해 일 하는 게 즐겁답니다.”
“빈말은 무슨. 들어가.”
“알겠어요. 그러면 내일 연락드릴 게요.”
엘리를 보내고 수련장으로 들어가 려는 찰나.
한 차량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익숙한 기시감.
‘이건••••••?’
데모닉 길드의 마크가 보닛 위에 선명하게 찍혀 있는 차량이었다.
장용수, 아니 베르데.
녀석은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