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2)
12 화
신입 하나 영입에 50억을 부르는 길드가 있다고?!
‘어떤 미친놈이야?’
나는 당황하는 기색을 어렵게 감췄 다.
“여기입니다. 여기!”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봤다.
나와 시선을 마주친 길드 관계자들 은 시선을 홱 돌렸다.
50억이라는 폭탄(?)은 본인이 아니 라는 걸 강력하게 어필했다.
“여깁니다. 전민철 헌터!”
걸걸한 목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그 자리에서 튀어 올랐다.
잠깐.
왜 당신이 여기에 있어?
상상도 못 한 인물의 정체.
마르탄.
성간 연합 서울 지점장이었다.
‘작달막해서 소리만 들리고 보이지 않았구나.’
나는 땅딸보 드워프를 보면서 미간 을 찌푸렸다.
녀석은 내가 VIP 코드의 소유자라 는 걸 알고 있다.
‘무슨 생각으로 50억을 부른 거 지?’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 무렵.
땅딸보 녀석하고 눈이 마주쳤다.
씨익.
녀석은 천천히 입을 벌렸다.
-따. 로. 이. 야. 기.
많은 사람들 앞에서 50억이나 불 러 놓고, 무슨 이야기를 하자는 걸 까.
나는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 다.
‘지금은 어울려 주마.’
허튼수작을 부리면 나중에 척추가 어디 있냐고 찾게 만들어 주마.
“저기요! 전민철 헌터!”
“소감 한마디만 부탁……
“성간 연합과는 이미 이야기가 된 영입 조건입니까?”
몰려드는 기자들.
땅딸보 녀석은 인파를 헤치고 내 곁으로 다가왔다.
“전민철 헌터는 성간 연합과 나눌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세한 건 연합 의 공식 성명을 통해 발표하도록 하 겠습니다.”
성간 연합.
엘리시움과 판데모니엄에 이어 지 구를 삼등분하고 있는 거대 세력.
땅딸보 녀석이 직접 성간 연합의 이름을 들먹인 시점에서, 기자들은 더 나설 수 없었다.
“전민철 헌터. 가시죠.”
녀석이 나한테 윙크를 했다.
웩.
땅딸보 아재가 무슨 윙크냐.
술을 진탕 먹은 것처럼 속이 울렁 거렸다.
장소만 아니면 욕을 한 바가지 해 줬을 텐데.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미모의 여인이 앞장서서 내 에스코 트를 했다.
그 덕분에 인파를 뚫고 시험장 밖 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
도로에는 성간 연합 마크가 붙은 리무진 차량이 나를 기다리는 중이 었다.
“무슨 꿍꿍이로 이런 짓을 저지른 거지?”
나는 인상을 구겼다.
땅딸보 녀석은 능글맞은 웃음을 지 었다.
“뭐긴요. 고객님의 파트너가 되고 싶어서입니다.”
“난 길드에 소속될 생각 없어.”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저 고객님 의 편의를 봐 드리고 싶은 마음뿐입
니다.”
“내 편의를 봐준다고?”
“그렇습니다.”
호오.
이 땅딸보 녀석.
무슨 이야기를 꺼내려고 뜸을 들이 는 거냐.
땅딸보의 의도는 성공했다.
무슨 말을 할지 엄청 궁금해졌거 든.
“좋아. 내 편의를 어떻게 봐주겠다 는 거지?”
“게이트 섭외. 고객님 전담 서포트 팀 구축. 세금 감면 혜택. 사냥에서 얻은 부산물은 모두 최고가로 구 매……
“내 말을 잘못 들었나 보군.”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땅딸보 녀석의 지원은 나쁘지 않았 다.
지원을 받으면 몬스터 사냥 외에 귀찮은 과정은 모두 생략해도 될 정 도다.
“성간 연합은 자원봉사 단체가 아 닐 텐데.”
대가 없는 호의는 없다.
저만한 지원을 받으면 길드나 용병 단체에 소속되어야 한다.
‘성간 연합이라는 놈들은 돈에 엄 청 민감하거든.’
투자하면 반드시 대가를 얻어 낸 다.
성간 연합의 규칙이다.
땅딸보 녀석이 말한 지원을 받으면 얼마나 많은 제약으로 내 목줄을 조 일지 감도 안 왔다.
‘시간 낭비였군.’
쯧, 속으로 혀를 찼다.
막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는 순 간.
“고객님을 성간 연합의 자유 용병 으로 등록해 두겠습니다.”
땅딸보가 한 말이 내 발을 붙잡았 다.
“자유 용병?”
“예. 소속은 일반적인 길드나 용병 단체처럼 성간 연합에 있지만, 실제 로는 활동에 대해 일체 간섭하지 않 는 용병입죠.”
“성간 연합이 그렇게 널널한 단체 는 아니잖아.”
“자유 용병은 계약서상 저희 연합 과 동등한 위치입니다.”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고객님의 신뢰를 얻을 수 있죠.”
“내 신뢰인가. 아니면……
나는 말끝을 흐렸다.
땅딸보 녀석의 노림수는 뻔했다.
VIP 코드를 가진 고객.
내 뒤에 있을 거대 세력의 지원.
‘근데 가진 건 VIP 코드뿐이라는 거지.’
녀석이 무엇을 원하든, 그걸 얻을
가능성은 없었다.
내가 가진 거라곤 손등에 인식시켜 둔 다크 스타가 전부거든.
“전민철 헌터님. 계약 내용을 확인 해 보시겠습니까?”
내 앞에 내민 태블릿.
아까 에스코트를 해 준 여인이었 다.
사양하지 않고 성간 연합의 조건을 확인했다.
‘문제는 없다.’
땅딸보 녀석이 말한 대로다.
온갖 지원과 혜택.
반대로 의무 조항은 없었다.
‘나만 좋은 거잖아.’
성간 연합이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 고 받는 것은 없는 거래.
후원이나 지원이라는 말이 더 어울 렸다.
“여기에 서명하면 되는 건가?”
“예. 서명하시는 즉시 법적 효력을 가집니다.”
입 벌리면 밥 떠먹여 준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있나.
나는 태블릿에 서명을 휘갈겼다.
* * *
성간 연합 용산 지부 최고층.
마르탄은 민철과의 가계약을 마친 뒤 곧장 사무실로 돌아왔다.
“지점장님.”
” 응?”
“자유 용병 계약…… 괜찮으세요?”
엘리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 다.
자유 용병 계약은 마르탄의 능력을
아득히 벗어나는 일이다.
용 사냥꾼 카르둠.
역천의 거인 카이.
차원 여행자 건.
자유 용병에 등록된 이들은 판데모 니엄의 [귀족]급과도 뒤지지 않는 여러 차원의 강자들이다.
최소 이사급.
자유 용병은 연합 중진의 승인이 있어야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나라고 아무 생각 없이 일을 저지 른 건 아니다.”
걱정스러운 엘리와는 달리.
마르탄은 담담한 투로 대꾸했다.
“오늘은 퇴근해.”
” 예.”
방에 홀로 남은 마르탄.
그는 탁자 한쪽에 있는 수정구에 손을 뻗었다.
「마력 패턴을 입력해 주십시오.」
마르탄은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불쑥, 카드키를 집고는 구체 표면 에 밀착시켰다.
厂마력 패스를 확인합니다.J
‘■성간 연합 녹스 이사님의 할당
코드입니다.」
‘■할당 코드의 주인에게 접속 허가 를 요청합니다.」
꿀꺽.
마르탄은 침을 삼켰다.
긴장된 눈빛.
상대는 거물이었다.
담대한 그조차도 긴장하게 만드는 상관.
1분이 한 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우우웅!
수정구가 빛을 발하더니, 홀로그램
을 투영했다.
성간 연합의 열두 이사.
용인, 녹스였다.
-이 코드를 준 녀석은 많지 않은 데. 누구인가?
“아, 안녕하십니까! 이사님! 성간 연합 용산 지점장, 마르탄입니다.”
-마르탄. 마르탄…… 아, 그 드워 프 꼬맹이. 기억이 났군.
마르탄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1단계는 통과했다.’
과거 연합 차원에서 진행된 대규모
프로젝트.
그 프로젝트에서 활약을 벌인 덕에 연합의 이사에게 눈도장을 찍고 지 점장으로 발령받을 수 있었다.
이사 직통 라인.
단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 과 함께.
-그래. 무슨 일이지?
“예. 이사님께 긴히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마르탄은 곧장 본론을 꺼냈다.
시간은 금.
단 한 번, 이사급 거물과 이야기할
수 있는 아이템까지 사용했다.
미사여구를 붙이는 것도 아까웠다.
-호오. 부디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였으면 하네.
“지구인 한 명을 자유 용병으로 등 록하고 싶습니다.”
-자유 용병? 하위 차원에서 그만 한 인재가 나왔을 리는 없고.
“설명드리겠습니다.”
마르탄은 민철이 차원 창고를 이용 했던 일과 헌터 라이선스 시험에서 벌어졌던 사건을 짧게 설명했다.
-VIP 코드 사용자라……. 흥미로
운 이야기로군.
“저는 전민철 헌터와의 관계를 지 속적으로 이어 가기 위해……
-그걸로는 부족하네.
녹스의 차가운 목소리가 마르탄의 말을 끊어 냈다.
비록 홀로그램이지만.
한기가 뚝뚝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자유 용병은 본 연합에서도 잘 내주지 않는 라이선스다. 왜 그러는 지 알고 있나?
“그들을 돈으로만 지배하는 게 불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잘 알고 있군. 그럼 전민철이라 는 자가 왜 결격 사유인지도 알고 있으리라 보네.
연합의 이사. 녹스의 태도는 명확 했다.
VIP와의 끈을 대는 것보다도 자유 용병의 가치가 더 크다.
마르탄이 가져온 거래 조건은 정답 이 아니었다.
-이야기는 그게 끝인가?
차가운 목소리.
뱀의 기다란 혓바닥이 목을 핥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마르탄은 직감했다.
여기서 멈추게 되면 성간 연합에서 자신의 출세가도도 끝이라고.
“아, 아닙니다. 이사님. 이 자료 화 면을 봐 주십시오.”
이미 엎질러진 물.
어떻게든 민철이 자유 용병에 어울 리는 급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이건?
“전민철 헌터가 시험 때 보인 활약 입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하는 군.
마르탄은 미리 입수해 둔 시험 영 상을 재생했다.
흑의 삼연성과의 싸움.
그리고 푸른 파수꾼 레이드.
길드의 헤드헌터들이 감탄사를 내 뱉었던 영상이다.
‘이사님의 마음을 돌이킬 다른 방 법을 찾아봐야 해!’
영상은 그저 시간 끌기.
하위 차원에서 막 마나를 느낀 각 성자.
실력은 대단했지만 연합의 이사의 눈을 끌기는 역부족이었다.
마르탄은 영상으로 시간을 벌면서 대안을 생각했다.
– 허어. 이자는 도대체……!
그런데.
녹스의 반응은 마르탄이 생각했던 것과 정반대였다.
-움직임 하나하나가 절제되어 있 고 낭비가 없다.
녹스는 자료 화면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한결 풀어진 목소리로 연신 감탄사 를 터트렸다.
마르탄이 보여 준 영상.
전민철의 활약상은 연합 이사인 녹 스가 봐도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 다.
– 이 건 마치 그자의 싸움을 보
는 것 같군.
“그자요?”
-아, 아닐세. 내가 생각한 자는 이미 죽었으니. 그의 분신일 가능성 은 없지.
영상이 끝날 무렵.
-후우.
녹스는 아쉬운 투로 한숨을 내쉬었 다.
꿀꺽.
마르탄의 눈동자가 녹스의 입에 집 중되 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
아닐 경우에는 영상을 보는 동안 생각해 둔 대안을 꺼내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녹스가 어떤 말을 할지 기다렸다.
-자유 용병 계약. 진행하지.
“고맙습니다! 이사님!”
-자네에게 준 코드는 영구 지속으 로 바꾸겠네. 저자를 전폭적으로 지 원해 주고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나에게 보고하게.
“알겠습니다!”
-그리고 자유 용병 계약은 당분간 비밀일세. 외부에 알려져서 좋을 건 없으니까.
“예!”
대답을 마치자마자 수정구가 어두 워 졌다.
[통신이 종료되었습니다.]
“하…… 이대로 끝장나는 줄 알았 네.”
다리에 힘이 풀려서 제자리에 주저 앉은 마르탄.
녹스의 차가운 음성이 환청처럼 귓 가에 아른거렸다.
“어쨌든 이야기는 잘 풀려서 다행 이긴 한데.”
마르탄은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 렸다.
시간 끌기용으로 틀어 놓은 영상.
마르탄이 보기에도, 민철의 실력은 뛰어났다.
하지만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는 아 니었다.
연합의 이사, 녹스는 무엇을 보고 그렇게 놀랐는지.
그리고 녹스가 떠올린 자는 누구였 는지.
궁금한 건 많았지만 연합 이사에게 의문을 제기할 수 없었다.
“몰라. 일단 한 건은 넘겼잖아?”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 았다.
마르탄은 생각하기를 관뒀다.
米
같은 시각.
서울 강남에 위치한 신성 길드 건
목
지상에서 35층.
하늘을 찌를 것처럼 높이 솟아오른 건물을 보면 신성 길드의 위세를 느 낄 수 있었다.
국내 3위.
화랑과 금산의 뒤를 쫓는 굴지의 길드이 다.
최고층에 있는 길드 사무실.
허리 언저리까지 닿는 붉은 머리카 락.
잡티 하나 없이 환한 피부와 오뚝
한 코, 그리고 커다란 눈망울의 미 인은 영상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전민철의 영상이었다.
영상은 푸른 파수꾼이 무너지면서 끝났다.
“부장님 말대로 대단하네요. 아니, 대단하다는 말로는 부족해요.”
신성 길드의 길드장. 천지연은 눈 빛을 반짝였다.
“예. 이런 몸놀림은 우리 길드에 속해 있는 헌터들도 흉내 내기 어렵 습니다.”
맞은편에는 머리가 반쯤 벗겨진 중 년 사내가 맞장구를 쳤다.
신성 길드 섭외부장, 이종수였다.
천지연은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을 빙빙 꼬았다.
그녀가 고민을 할 때마다 보이는 습관이다.
“성간 연합에서 선수를 쳤다고요?”
“예. 아직 정식 발표는 없습니다 만……
“50억. 아깝지 않은 금액이네요.”
“제가 독단으로 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액수여서. 죄송합니다.”
“부장님을 탓하려는 건 아니었어 요. 그 금액은 업계 처음이었잖아
요.”
화랑 길드에서 유망주로 섭외했던 유승우의 계약 금액이 10억.
민철이 부른 몸값은 그 다섯 배에 달했다.
“부장님. 자료는요?”
“준비해 왔습니다.”
민철이 시험을 치른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신성 길드는 민철의 신상을 모두 파악해 두었다.
“마력 빼고 모두 E급. 잠재 능력도 E 급?”
“예. 검사 결과는 그렇다고 합니 다.”
“협회 놈들도 보는 눈이 없네요. 저 움직임이 어떻게 E급인가요?”
“잠재 능력 수치가 잘못되었거나 2 차 각성을 했을 수도 있지요.”
2차 각성.
혹은 한계 돌파.
어느 쪽이든, 민철은 협회의 자료 를 뛰어넘는 활약을 보였다.
“호호. 어쨌든 잘됐네요. 이 자료를 다른 길드에도 은근히 흘리세요.”
“예, 예?”
“누가 못 먹게 고춧가루 좀 뿌리게 요.”
“그렇다는 말씀은 전민철 헌터를 포섭할 생각이십니까?”
“그래요. 계약금 100억. 본사에는 제가 허락을 맡을게요.”
“알겠습니다. 지시대로 이행하겠습 니다.”
이종수가 사무실을 떠난 후에도, 천지연은 뚫어져라 민철의 영상을 쳐다봤다.
“전민철 헌터. 이 사람을 포섭하면 우리 길드가 화랑이나 금산을 제치 는 것도 꿈은 아닐 거야.”
천지연의 눈빛이 활활 타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