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30)
130 화
펜리르가 카르둠을 집어삼키는 순 간.
산봉우리에서 솟구친 검은 기둥도 자취를 감췄다.
‘저게 빙의 의식인가.’
나는 검은 기둥이 솟아났던 장소를
철저하게 탐색했다.
하지만.
마법진의 흔적이나 혼돈의 파편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일회용인가 보군.’
아쉬움은 크지 않았다.
혼돈의 파편 생성 마법진도 발동과 함께 자취를 감추었으니까.
박사라는 녀석, 보안에 제법 신경 을 쓴 것 같다.
‘의식은 이제 끝난 것 같다.’
인위적으로 발생했던 암흑 마나가 대기에 녹아서 조금씩 흩어져간다.
핵심이 되는 축이 파괴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암흑 마나도 자연스 럽게 사라질 것이다.
나는 해안가로 돌아왔다.
정박해 있는 흑사회 소속 배가 보 였다.
“민철 헌터!”
낭랑한 목소리가 저 멀리에서 들렸 다.
엘리는 나를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 더니 급히 달려왔다.
“다친 곳은 없는 거죠?”
“뭐야. 새삼스럽게 걱정하기는.”
“걱정 안 하게 생겼어요? 멀쩡했던 산이 무너지고 난리가 났잖아요!”
엘리의 손가락이 등 뒤에 있는 송 악산을 가리켰다.
산은 원래의 형태를 잃어버리고 무 너져 내린 지 오래였다.
근심이 가득한 엘리의 눈빛.
상당히 마음고생을 한 듯, 늘 단정 했던 머리카락도 상당히 흐트러져 있었다.
“난 멀쩡해. 괜찮아.”
나는 차분하게 대꾸했다.
진심이었다.
싸움은 꽤 격렬했지만, 단 한 번도 궁지에 몰린 적은 없었다.
“그래도……
엘리의 시선이 내 전신을 훑었다.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 이 가득했다.
이런 눈빛으로 날 바라본 건 현생 의 어머니 말고 없었는데.
쑥스러운 기분에 시선을 홱 돌렸 다.
내 품에 안겨 있던 펜리르가 다리 를 튕기더니 엘리 앞에 섰다.
-멍! 예쁜 누님, 걱정하지 마라.
“펭구야.”
-그렇다. 멍! 내가 좀 모자란 주인 을 잘 지켜줬다.
“너도 다친 데 없는 거지?”
-헤헤. 멀쩡하다. 멍!
“우리 펭구가 있으면 안심이지.”
엘리는 펜리르를 들더니 품에 꼬옥 안았다.
하.
저 멍멍이 새끼. 기분 좋다고 웃는 거 보소.
퉁- 퉁-
묵직한 소리가 들렸다.
마르탄의 발소리였다.
“미, 민철 헌터님! 흐에엑!”
“난 무사하다.”
“예. 산이 난리 난 거치고는 무사 해 보이는군요. 다행입니다.”
“……넌 엘리처럼 걱정 안 하냐?”
“흐흐. 누가 누구를 걱정하겠습니 까. 고양이가 사자 걱정해주는 게 현실성 있겠습니다.”
맞는 말인데.
기묘하게도 기분이 나쁜 건 왜일 까.
이상한 기분을 떨쳐내고 두 사람을 불러 모았다.
“할 이야기가 있다.”
나는 여태까지의 일을 간략하게 이 야기해 줬다.
엘리와 마르탄.
둘은 훌륭한 동업자였다.
이야기를 들을 자격은 충분했다.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일에 능동적으로 대 처하기 위해서는 정보 공유가 필수 였다.
마르탄의 얼굴이 굳어졌다.
“……흠. 판데모니엄에서 그런 일 을 획책했었군요.”
나는 대수롭지 않은 투로 대꾸했 다.
“그래 봤자 모두 실패로 끝난 일이 다.”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닙니다. 만약 민철 헌터가 그 흑색 수정을 챙기지 못했더라면
“못했더라면?”
“중급 악마 열이 아니라 수십이 소 환되었겠죠.”
아.
마르탄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곳을 짚었다.
‘이거…… 내가 참견 안 했으면 큰 일 날 뻔했는데?’
중급 악마 10마리는 문제가 아니 었다.
흑사회에서 의식에 사용했던 혼돈 의 파편은 원래 생산량의 극히 일부 였다.
판데모니엄의 의식을 알아채지 못 했더라면, 지금쯤 서울은 불바다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3일이면 한반도 전체를 초토화시 키고도 남을 전력이다.’
중급 악마.
차원의 억제력을 피할 수만 있다면 S급 헌터도 어렵지 않게 쓰러트릴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 악마들이 무려 수십이다.
미리 방비를 하고 있으면 모를까.
북한 군벌과 손을 잡고 기습적으로 남침을 개시했다면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포인트를 알려줄게. 그쪽 땅을 모 두 사줘.”
“알겠습니다. 구매를 해둬야겠군 요.”
혼돈의 파편 생성 마법진을 설치했 던 장소는 모두 기억하고 있다.
부지나 건물 주인인 흑사회는 한국 에 투입했던 인력 중 다수를 잃어버 렸다.
건물 관리도 차질이 생겼다.
‘혼돈의 파편은 탑의 기운을 응축 시켜서 만든 거다.’
마법진을 설치해둔 곳은 탑의 기운 이 흐르고 있는 포인트이다.
성간 연합에서 미리 구매해두면 흑 사회에서 2차 행동에 나서기 전에 미리 파악할 수 있다.
“근데 성간 연합에서 구매하면 판 데모니엄에서 눈치를 챌 수도 있잖 아’?”
“흐흐. 당연히 차명으로 구매해야 지요.”
마르탄은 역시 계산이 빨랐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알아서 설계해두었다.
“한 가지만 더 부탁하자.”
“말씀하십쇼.”
“박사라는 놈을 찾아줘. 흑사회와 연관이 있을 거다.”
박사.
이름도, 나이도, 성별도 모른다.
아는 것이라고는 흑사회, 그리고 판데모니엄과 연관이 있다는 것뿐이 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낫지.’
부탁하면서도 크게 기대는 하지 않 았다.
판데모니엄은 이번 작전에서 많은 피해를 입었다.
검은 세례를 내린 악마들로 한국에 세력을 구축하라고 했는데, 그중 다 수가 이번 사태에서 날아가 버렸다.
흑사회 세력도 한국에서 상당히 줄
어들었다.
‘그 박사라는 녀석도 당분간은 움 직이지 않을 거다.’
판데모니엄에서는 훼방꾼의 존재를 알아챘을 가능성이 높았다.
베르데의 생존.
인간의 몸에 빙의했던 ‘마인’들도 있다.
마인의 영혼은 소멸하지 않았다.
몸뚱이가 소멸하자 판데모니엄으로 돌아갔다.
지구에서 구축해놓은 기반을 꽤 잃 었으니, 당장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
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놈이 움직이기 전까지 기다리는 건 성미에 안 차지.’
마음 같아서는 중국으로 넘어가서 흑사회의 뿌리를 뽑고 싶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했다.
흑사회는 대격변이 일어나기 전부 터 중국의 암흑가를 휘어잡은 세계 적인 규모의 블랙 네트워크다.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움직일 거다.’
판데모니엄에서 다시 행동을 개시 하는 순간.
그 낌새만 알아채면 된다.
‘내가 사는 땅을 손대는 건 용납할 수 없다.’
나는 다시 한번 전의를 불태웠다.
한창 의욕을 불태우고 있을 때.
킁킁-
엘리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냄새를 맡았다.
그 기세가 엄청나서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무, 뭔데 냄새를 맡아.”
“향수 썼어요? 왜 이렇게 기분 좋 은 향이 나지.”
“갑자기 향수 타령은……
“헤헤. 착각이었나 봐요.”
엘리는 냄새를 맡다가 의아한 기색 을 띠며 고개를 돌렸다.
하아.
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매혹의 효과가 엘리한테도 들어가 나 보네.’
매혹의 권능은 의식적으로 억누르 지 않는 한, 상시 발동된다.
이성의 호감을 이끌어 내는 강력한 마력.
견족인 엘리한테는 그게 ‘향’의 형
태로 발현된 모양이다.
‘이제는 매혹도 신경을 써야 하는 구나.’
나는 혼돈기를 운용해서 권능 일부 를 억눌렀다.
매혹으로 사람의 호감을 이끌어 내 는 건 내 성격과 맞지 않았다.
“참. 돌아가기 전에 챙길 건 챙겨 야지.”
흑사회 깃발이 달린 배로 향했다.
빙의 의식에 쓰려고 준비해온 마법 촉매들.
마법 촉매는 여러모로 쓸 데가 많
았다.
나는 무한의 공간을 열어서 촉매들 을 쓸어 담았다.
양이 상당해서 2톤의 공간으로도 마법 촉매를 모두 챙길 수 없었다.
“저도 좀 돕겠습니다.”
“돕는 게 아니라 꿀꺽 하는 거 아 니냐?”
“흐흐. 티가 났습니까? 부려먹은 수수료라고 생각해 주십쇼.”
마르탄은 익살스럽게 웃으면서 아 공간 주머니를 펼쳤다.
아공간 주머니는 무한의 공간에 비
해 보관할 수 있는 양이 많지 않았 다.
그럼에도, 상당한 마법 촉매를 욱 여 넣었다.
“지부장님……
엘리는 부끄러운 듯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돌렸다.
마법 촉매까지 든든히 챙겼다.
로스트 랜드에서 볼 일은 모두 끝 났다.
“자. 이제 돌아가자.”
일행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남쪽, 한국
이 있는 방향이었다.
米 米 米
돌아오는 길은 순탄했다.
에인헤야르 4기에게 정찰을 맡기 고, 엘리가 길 안내를 했다.
주위에는 임모탈 워리어를 배치해 둬서 습격에 대비했다.
‘경험치는 게이트만큼이나 짭짤하 단 말이지?’
로스트 랜드는 괴물들이 넘쳐났다.
여기저기에서 출몰하는 괴물.
A급에서 E급까지.
괴물의 종류, 그리고 등급도 다양 했다.
게이트 섭외가 어려우면 로스트 랜 드에서 사냥 허가를 받는 것도 고려 해봐야겠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흑사회 포로 처리는 마르탄에게 일 임했다.
“협회에는 대충 보고해줘.”
“맡겨만 주십시오.”
마르탄은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경
례를 했다.
로스트 랜드를 다녀온 헌터는 경과 보고서를 협회에 제출해야 한다.
‘마르탄이 알아서 쓰겠지.’
귀찮은 일은 모두 일임해두고 수련 장에 돌아왔다.
로스트 랜드 행.
판데모니엄의 계획을 무너트리고 새로운 권능을 깨우쳤다.
하지만.
마음 구석에 남은 답답함은 풀리지 않았다.
‘이 정도로는 부족해.’
마르탄의 지적대로 판데모니엄의 계획이 순항했다면?
중급 악마 수십 마리가 로스트 랜 드 아래로 내려와서 서울 부근을 모 두 불바다로 만들었을 것이다.
판데모니엄의 계획을 막았다고 해 서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더 단련해야 한다.’
놈들이 어떤 수를 써도 정면으로 분쇄할 수 있는 힘.
투장 데이모스 때처럼 절대적인 힘 이 필요했다.
‘요즘 마음을 느슨하게 먹었어.’
전생을 각성한 지 5개월이 지났다.
각성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인간이 었는데, 5개월 만에 화경의 경지에 이르는 내력을 쌓았다.
대단한 성과였지만.
그 성과에 잠시 안이한 마음을 품 은 것 같다.
‘행운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
이번 로스트 랜드 행은 운이 좋았 다.
엘리와 마르탄의 도움이 없었더라 면, 흑사회의 의식 장소를 알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요행이 또 발생하리라는 보장 은 없다.
‘결국 믿을 건 스스로의 힘이다.’
나는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따악!
수련장 한가운데에 있는 대마력 집 속진이 은은한 빛을 내면서 발동했 다.
대마력 집속진의 영향으로 금세 마 나가 충만해졌다.
“펜리르.”
_멍!
“지금부터는 절대로 날 건드리면
안 된다.”
-주인을 지키고 있으면 돼?
” 어.”
나는 대마력 집속진의 중심부에 앉 아서 가부좌를 틀었다.
후욱-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대기에 있는 마나가 공기를 타고 몸 안으로 들어왔다.
청량한 느낌에 기분이 조금 진정되 었다.
‘이 정도 내력이라면…… 시도해볼 만하다.’
[혼돈력 : 730 _ 740]
[혼돈기 : 16,790 _ 17,02이
혼돈력은 권능 하나를 더 깨우치면 서 10 상승했다.
급격하게 상승하는 내력.
화경의 경지에 이른 무인과 비교해 도 손색이 없었다.
‘환골탈태라면…… 부족한 신체 능 력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환골탈태.
신체를 재구성해서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것.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첫 관문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