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35)
135 화
대련은 더욱 격렬해졌다.
“하압!”
민정은 돌진을 멈추지 않았다.
다쳐도 상관없다는 모습이다.
단순한 대련이라서?
‘아니. 정말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 는 거다.’
어릴 적부터 민정하고는 자주 다퉜 다.
성별?
그런 건 상관없다.
원래 남매는 원수의 유전자로 설계 되어 있거든.
치고받고 싸운 기억은 많지만, 민 정은 한 번도 기를 꺾은 적이 없었 다.
‘그때도 독했지만 지금은 더하잖 아.’
각성의 여파일까, 아니면 원래 성 격이 반영된 걸까.
고통 따윈 개의치 않는 모습으로 물러섬 없이 공세를 이어갔다.
입가가 살짝 씰룩였다.
‘동생아. 그렇게 해서는 나를 이길 수 없단다.’
앞만 보고 싸우는 방식.
전생에서는 지긋지긋하게 겪어 본…… 아니, 직접 그렇게 싸웠다.
투마 일족.
한 번 싸움에 임하면 물러서지 않 고 적을 물어뜯는 투쟁에 미친 악마
종족이다.
투장 데이모스는 그 미친개들의 군 주였다.
‘역사적으로도 이게 약이었다.’
미친개한테 딱 맞는 처방전.
바로 사랑의 몽둥이다.
다크 스타를 문장 형태로 회수했 다.
상처를 도외시하고 돌진하는 동생. 장검을 크게 휘두를 때 몸을 살짝 틀면서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낭아칠성권을 사용합니다.]
퍼퍼퍽-!
적당히 힘을 조절한 주먹으로 오러 아머의 표면을 마구 가격했다.
“꺅.”
민정은 깜찍한 비명을 지르면서 연 습용 칼을 지면에 내리쳤다.
［오러 버스트］
퍼엉-!
칼에 응축시킨 오러가 수련장 바닥
을 강타했다.
건물에 설치된 보호 마법진이 충격 을 흡수했다.
드드드드 _
충격이 상당했는지 창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떨렸다.
“야. 누가 애먼 건물 부수래.”
나는 오러 버스트의 범위에서 뒤로 벗어났다가 재차 난타전을 걸었다.
민정이의 눈동자에 독기가 감돌았 다.
“너는 오빠가 돼서 동생을 그렇게 패냐?”
［오러 피스트］
장검을 버리고 주먹을 말아 쥐었 다.
뾰족한 징이 주먹 끝에 맺혔다.
때아닌 난타전이 시작되었다.
‘이야……. 진짜 잘 싸우네.’
진짜로 용사의 환생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밀착해서 장검을 휘두를 수 없을 만큼 간격을 좁히니, 금세 무기를 버리고 주먹을 들었다.
진짜 감 하나만큼은 타고났다.
난타전을 나한테 걸었다는 게 문제 였을 뿐.
‘상대가 좋지 않지.’
오러 아머의 방어력을 믿는 듯한 데.
몸만 단단해서는 때리기 좋은 샌드 백 신세다.
“이으］! 이이으］!”
일방적인 폭력.
민정은 얼굴이 빨개진 채로 연신 주먹을 휘둘렀다.
“너 제법이다?”
민정의 얼굴이 빨개졌다.
“웃기지 마! 한 대도 못 맞추고 있 다고!”
진심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움직임이 좋아졌다.
그냥 들이대는 게 아니라 두들겨 맞으면서도 내 호흡을 빼앗으려 들 었다.
호흡을 들이마실 때는 몸의 움직임 도 조금 둔해진다.
짧게 드러나는 틈을 파고들었다.
‘본능적으로 아는 거야.’
어떻게 공격을 해야 불리한 상황을 엎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지 않아도 깨우친 것이다.
이 정도면 천부적인 재능이다.
어떻게 하면 덜 맞을지.
피해를 감수하면서 어떻게 하면 한
방 먹일 수 있을지.
내 속도와 움직임에 점점 맞춰갔 다.
수십 분 동안 이어진 격투.
먼저 지친 건 민정이었다.
“……하악, 학.”
민정은 거친 숨을 내뱉으면서 수련 장 바닥에 드러누웠다.
“항복이냐?”
“허억, 조금. 쉬는 것. 뿐이야.”
“그런 것 치고는 숨이 꽤 거친데.”
발가락으로 민정의 옆구리를 쿡 건
드렸다.
“아야! 너! 건들지 마!”
“하여간 엄살 부리기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엄살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온몸이 멍들었을 거다.’
오러 아머.
사용자의 의지와 마력에 반응해서 전신을 감싸는 갑주다.
이론은 호신마강과 비슷했지만, 충 격을 완화해주는 기능은 떨어졌다.
‘효율성만 보면 오러 아머가 낫지.’
호신마강은 마나를 전신에 둘러서 모든 공격을 차단한다.
대신 막의 내구력이 떨어지고 일점 으로 집중해서 들어오는 공격에 취 약했다.
오러 아머는 사용자의 의지대로 몸 에 마나를 둘러서 방어력을 증대시 키고 피격 면적을 줄일 수 있다.
대신 신체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 하는 기능은 떨어졌다.
‘하여간 대단하군.’
꺾일 줄 모르는 투지.
전생 때 마지막 적수였던 용사와 판박이다.
“와. 오빠 진짜 자비 없다. 어떻게 동생을 그렇게 두들겨 패?”
“누가 그렇게 독기 품고 덤비라고 했냐.”
“일방적으로 맞았는데 당연히 갚아 줘야지!”
말로는 절대로 안 지는구먼.
나는 혀를 내둘렀다.
“느낀 건 좀 있어?”
“오빠, 진짜 강하다.”
“그건 이미 알고 있는 거고.”
“신성 길드 교관님들도 이 정도는 아니란 말이야.”
“그게 다야?”
“공격의 흐름이나 주도권을 가져오 는 거. 대충은 알 것 같은데 아직은 모르겠어.”
맞으면서도 용케 핵심을 파악했다.
각성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몸을 아끼지 않고 과격하게 싸우면서 핵 심을 파악했다.
‘정말로…… 용사 녀석하고 똑같 다.’
오러로 전신을 둘러서 갑주를 만들
고, 방어를 도외시한 채 정면으로 돌진한다.
두려움을 모르는 적.
투마 일족만큼이나 싸움에 미친 녀 석이었다.
주먹을 맞댈수록 더욱 확실해졌다.
적어도 민정이 ‘용사’의 진전을 이 어받은 것은 확실했다.
‘나쁠 거 없잖아?’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호재였다.
용사의 후인, 혹은 환생.
어느 쪽이든 민정의 성장 잠재력은 엄청났다.
‘제대로 굴려서 용사보다 더 강하 게 키워내면 되지.’
인류의 용사는 제한을 받지 않은 귀족 등급 악마와 동등한 힘을 지녔 다.
용사가 전사한 지 23년이나 지났 음에도, 그 녀석을 넘는 헌터가 나 오지 않았다.
그 녀석과 동등한 잠재 능력을 지 닌 존재가 눈앞에 있다.
‘아이러니하군.’
피식.
짧은 웃음이 튀어나왔다.
전생의 나를 파멸로 이끌었던 존 재, 용사의 환생일지도 모르는 사람 을 키워내려 하다니.
‘뭐. 쉽게 가르쳐줄 생각은 없으니 까.’
한 핏줄인 동생이든.
전생에 용사였든.
둘 다…… 사적인 감정은 충분했 다.
용사 강화 프로젝트는 사소한 계기 하나로 시작되었다.
米 * 米
하얀 불꽃이 민정의 몸에 옮겨붙었 다.
타박상이 하나둘 아물었다.
“하나도 안 아파. 신기해.”
“몸 움직이는 데 지장은 없냐?”
“응. 멀쩡해졌어.”
성스러운 불꽃에 붙은 치유 효과는
확실했다.
민정이는 금세 기운을 되찾고 자리 에서 일어났다.
“조금 전 대련에 뭐가 문제였던 것 같아?”
“으음…… 속도?”
나는 고개를 저었다.
“네 주특기를 버리고 박투를 벌인 거다.”
“근데 오빠가 자꾸 파고들면 검을 휘두를 수 없잖아.”
“그럼 못 파고들게 만들어야지.”
“말이야 쉽지.”
민정은 입술을 내밀었다.
못마땅한 기색이 얼굴에 가득하다.
뭐…… 몸으로 설명해 주는 게 더 쉽겠지.
다크 스타를 민정이 사용했던 장검 과 동일한 모습으로 바꿨다.
“덤벼.”
내 의도를 알아챘는지, 민정의 눈 동자에서 불꽃이 튀었다.
“이번에는 각오하는 게 좋을걸?”
우우웅-!
오러 피스트가 민정의 주먹 위로 떠올랐다.
시작 신호도 안 줬는데, 정면으로 들이닥쳤다.
아까 손 하나 까딱 못하고 일방적 으로 맞은 게 꽤나 억울한 모양이 다.
나는 내력을 싣지 않은 채로 제왕 검형의 초식을 전개했다.
정면으로 향해 떨어지는 검.
민정은 검의 기세에 놀라더니 살짝 몸을 틀어서 측면으로 파고들었다.
‘그럴 줄 알았다.’
위에서 아래로 향하던 칼날을 측면 으로 틀었다.
후우웅-
장검이 파공음을 내면서 측면을 빠 르게 갈랐다.
“꺅!”
민정은 장검의 궤적에 휘말려서 뒤 로 날아갔다.
검격과 부딪치기 직전, 양팔을 교 차하면서 막아낸 덕에 치명상을 피 했다.
툭. 툭.
핏방울이 바닥에 떨어졌다.
민정은 이를 악물고는 발로 지면을 박차면서 재차 돌진했다.
이번에는 정면을 노리지 않고 지그 재그로 움직이면서 변화를 꾀했다.
‘아직 멀었다.’
나는 발을 앞으로 내디디면서 장검 을 크게 휘둘렀다.
사선으로 그어지는 검.
기동력을 살려서 파고들려던 민정 은 날아드는 칼날을 보고 뒷걸음질 쳤다.
[운류보를 사용합니다.]
뒷걸음질 치는 민정을 따라잡는 건
쉬웠다.
달리는 기세를 실어서 검을 쭉 내 미니, 민정이 마나를 끌어모아서 일 거에 방출했다.
오러 버스트를 일으켜서 장검을 밀 어냈지만, 그 반동으로 민정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갔다.
“네가 했던 거랑은 좀 다르지?”
민정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 전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 는 모습이다.
혼란스러운 듯 반복해서 고개를 좌 우로 젓더니,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내 눈동자를 바라봤다.
“……무슨 수로 내 방향을 읽어낸 거야?”
“근육의 움직임. 그리고 마나의 흐 름을 읽으면 돼.”
“그 짧은 순간에 그걸 모두 파악한 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인의 싸움은 수읽기다.
바둑 고수가 상대의 수를 읽어내 듯, 비등한 실력의 무인들이 싸우면 몇 수를 앞서 읽느냐에 따라서 승패 가 갈라진다.
동등한 조건에서 싸울 경우, 상대
의 수를 읽어내면 절대로 지지 않는 다.
‘아무리 센 공격도 맞아야 의미가 있는 법이니까.’
방어를 도외시한 공격은 내 빈틈을 드러내는 만큼 상대의 틈을 파고들 기 용이했다.
하지만.
상대가 내 수를 모두 읽어내면 의 미 없다.
“방법을 알려줘.”
“맨입으로?”
“야. 치사하게 막 조건 달고 그러
기야!”
“남매끼리여도 거래는 확실히 해야 지.”
“으으…… 조건 보고 결정할게.”
민정은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한 채 로 몸을 떨었다.
치사하게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중요한 문제란다?
‘초월의 검만 생각하면 지금도 심 장이 시큰거린다고.’
아무 조치 없이 동생을 키웠다가 전생 때처럼 칼빵이라도 맞으면 곤 란했다.
제2의 용사를 키워내는 건 좋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걸어둬야 했 다.
“약속 하나만 해.”
“무슨 약속?”
“네 이름을 걸고, 무슨 일이 있어 도 나를 죽이지 않겠다는 약속.”
“진심이야? 장난치지 말고, 제대로 된 조건을 말해.”
아니야.
이 오라비는 진심이란다.
나는 대답하는 대신 민정의 눈을 지그시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