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4)
14 화
암사동 게이트.
적막한 숲속에서 뜻밖의 파티가 열 렸다.
“우끼! 우끼!”
“뀌이 이익!”
파괴 본능으로 움직이는 야수들의
괴성을 배경 음악 삼아.
“죽엇!”
한 사람의 신들린 듯한 춤사위.
그 춤을 추는 사람은 당연히 나였 고.
배경 음악을 깔아 주는 건 게이트 안에 있는 괴물들이었다.
푸아아악!
머리를 잃은 위즈덤 몽키의 목덜미 에서 피 분수가 솟구쳤다.
– 경험치 6.3%를 획득했습니다.
– 경험치 4.5%를 획득했습니다.
“우끼!”
나뭇가지를 꼬리로 말아서 매달린 위즈덤 몽키.
거리를 벌린 녀석들은 일제히 화염 구체를 던졌다.
나는 다크 스타를 창으로 변형해서 몸에 닿기 전에 구체를 튕겨 내고는 지면을 박차면서 위즈덤 몽키를 향 해 날았다.
[다크 스타 – 대도(大刀)]
한 번 휘두를 때마다 한 놈.
무르익은 열매를 수확하듯 위즈덤 몽키의 머리통이 아래로 떨어졌다.
“우, 우끼!”
마지막 남은 녀석이 나한테서 등을 돌렸다.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지만.”
[다크 스타 – 채찍]
“나갈 때는 아니란다.”
손에 들린 채찍을 빠르게 휘둘렀 다.
채찍은 막 나뭇가지를 밟고 도약하 려는 위즈덤 몽키의 발목을 휘감았 다.
나는 있는 힘껏 채찍을 당겼다.
“우끼이이이一!”
메아리치는 위즈덤 몽키의 비명 소 리.
녀석을 반겨 주는 건 굳게 말아 쥔 내 주먹이었다.
콰앙-
주먹을 맞은 위즈덤 몽키의 몸이 축 늘어졌다.
– 경험치 5.2%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상태 창을 활성화해서 능력치를 올려 주세요.
‘드디어 레벨이 올랐다!’
게이트 진입 20분 만에 이룬 쾌거 였다.
나는 지원 팀을 돌아봤다.
“잠시 쉬겠습니다.”
“드디어 쉬는 거야?”
“어휴. 전민철 헌터, 장난 아니네.”
지원 팀 소속 장인과 짐꾼들은 앓 는 소리를 냈다.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사냥.
나야 혼돈기를 운용하면서 적당히
체력 안배를 했지만, 저 아저씨들은 아니었다.
위즈덤 몽키를 손질하는 장인들 외 에는 모두 지면에 엉덩이를 붙이고 휴식 시간을 만끽했다.
‘상태 창.’
나는 마음속으로 외쳤다.
이름 : 전민철
레벨 : 2(0.5%)
종족 : 인간
직업 : 없음
능력치
근력 : 21
민첩 : 20
맷집 : 16
체력 : 18
혼돈력 : 49
혼돈기 – [637/637]
잔여 포인트 : 5
오오.
정말로 레벨이 올랐다.
‘잔여 포인트?’
-플레이어는 레벨을 올릴 때마다 5개의 능력치 포인트를 받습니다. 포인트를 소모하면 원하는 능력치를 올릴 수 있습니다.
시스템 음성이 친절하게 설명해 줬 다.
‘정말 게임 같잖아.’
몬스터를 사냥하고 레벨을 올려서
캐릭터를 강화한다.
예전에 자주 했던 RPG 게임을 떠 올리는 특성이다.
‘뭘 올릴지는 미리 생각해 두고 있 었지.’
내 힘의 근간은 혼돈기다.
전체 능력치 증폭.
그리고 무공의 활용.
혼돈기가 없으면 어느 것 하나 할 수 없다.
선택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잔여 포인트를 혼돈력에 투자했다.
능력치 배분을 마치는 순간 심상 세계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빛의 성운과 어둠의 성운.
정신 속에 자리 잡은 별들의 기운 이 증폭되었다.
혼돈력 : 49 -> 54
혼돈기 : 637 -〉702
‘맙소사. 이건 정말로……
사기다.
나는 입이 쩍 벌어졌다.
플레이어 특성.
실제로 레벨이란 것을 올려 보니 그 사기성이 더 크게 느껴졌다.
고작 30분 사냥으로 혼돈기 10% 가 증가.
무 대륙의 무인들이 내력을 늘리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영약을 찾는 걸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수치였 다.
‘미쳤다. 진짜 미쳤어.’
나는 입을 가렸다.
막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웃음보가 터질 것 같았다.
아까 47억을 받았을 때보다도 더 흥분이 되었다.
‘성천조계공의 진정한 힘과 플레이 어 특성. 두 개가 있으면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을까.’
전생의 나를 뛰어넘는다.
전에는 막연하게 세운 목표였지만.
몬스터를 사냥하고 레벨을 올려 보 니, 목표가 마냥 멀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가능하다.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웅심에 몸이 떨렸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휴식 끝! 다시 사냥 시작합니다.” 의욕에 가득 찬 모습으로 숲 안쪽
을 향해 거침없이 전진했다.
지원 팀장 정영현.
그는 성간 연합과 고정 계약을 맺 은 베테랑 장인이다.
장인은 몬스터의 사체에서 부산물 을 분류하는 존재.
각성자이지만, 전투 대신 제작 쪽 에 특화된 이들을 가리키는 단어다.
오늘 아침.
[엘리 부장]
지원 팀장님. 급히 연락드려서 죄 송해요. D급 게이트 하나 공략하는 데 도와주실 수 있나요?
마르탄 지점장의 오른팔.
엘리의 부탁은 거절하기 어려웠다.
영현은 지원 팀을 소집, 곧장 게이 트 지원에 투입되었다.
지원 대상은 전민철이라는 헌터.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라이선스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했 다던데요?”
“그럼 내가 못 들을 리 없는데.”
“바로 어제 자 시험이니까요. 팀장
님이 모를 수도 있죠.”
“이런. 미친……
갓 헌터 라이선스를 딴 헌터. 그것 도 혼자서 게이트를 공략한다고?
라이선스 시험 수석이라지만, 이건 미친 짓이었다.
“애송이가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
왔구먼.”
“게이트 안에서 적당히 사냥하다가 다른 팀도 부르겠죠.”
“사고만 안 났으면 좋겠군.”
민철이 오기 전, 지원 팀과 나눈 대화였다.
괜한 걱정이었다.
‘내 평생 이런 놈은 처음 본다!’
영현은 혀를 내둘렀다.
성간 연합과 고정 계약을 맺은 지 도 수년.
연합에 소속된 수많은 헌터, 혹은 이종족 용병들을 지원했다.
온갖 게이트를 드나들고, 여러 헌 터와 호흡을 맞춰서 일했다.
‘누가 저 사람을 게이트 초행이라 고 생각하겠나.’
실전 경험 없는 애송이?
아니다.
영현은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 을 흘겨봤다.
압도.
괴물들이, 더한 괴물을 만났다.
“이 새끼들. 어딜 도망가?”
민철은 괴물을 놓치는 일이 없었 다.
그의 병기는 기묘해서,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었다.
창이나 칼, 단검. 그리고 채찍에 이르기까지.
싸움의 상황에 맞춰 온갖 무기의 모습으로 변했다.
‘어떤 무기든 잘 다루는 민철 헌터 의 솜씨도 대단하다.’
바뀐 무기가 무엇이든 능숙하게 다 루어서 괴물들을 압도했다.
저게 갓 각성한 헌터의 싸움이라 고?
‘아니. 그럴 리가 없어.’
영현은 아침에 들었던 정보를 머릿 속으로 부정했다.
수많은 수라장을 거쳐서 완성된 전 투 방식.
지원 팀으로 많은 싸움을 지켜본 영현이기에,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 었다.
싸움에 미친 투귀.
그게 민철의 싸움이었다.
‘이거 참…… 터무니없는 녀석의 지원을 맡게 됐군.’
영현의 입가가 씰룩 올라갔다.
지원 팀이 지원하는 헌터가 유능할
수록 자신들에게도 떨어지는 몫이 큰 법이다.
이제 막 헌터가 된 애송이가 이 정도인데.
과연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인가.
* * *
“꾸르륵……
마지막 괴물이 공기 빠지는 소리를 내면서 쓰러졌다.
나는 이마에 맺힌 땀을 팔등으로
움쳤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상태 창을 활성화해서 능력치를 올려 주세요.
진입 다섯 시간째.
나는 최소한의 휴식만 가지고 몬스 터를 사냥했다.
덕분에 레벨을 세 개 더 올릴 수 있었다.
혼돈력 : 64 -> 69
혼돈기 : 832 -〉897
다섯 시간 사냥의 성과인지, 괴물 의 씨가 말라 버렸다.
레벨을 올리고 싶어도 사냥할 괴물 이 없었다.
‘이제 보스를 공략할 때가 됐나.’
게이트 너머의 이차원.
그곳에는 공간을 유지시켜 주는 ‘핵’。] 있다.
게이트 공략은 게이트 핵을 파괴해 야 마무리된다.
내부의 괴물들을 아무리 소탕한들,
시간이 지나면 게이트 내부에 차오 른 마력으로 재생성되기 때문이다.
“팀장님. 보스 레이드 갈 건데 상 관없죠?”
“아, 으응. 민철 헌터 뜻대로 하 게.”
팀장 아저씨가 놀란 듯 더듬으면서 대꾸했다.
지원 팀 소속 장인이나 짐꾼들도 놀란 기색을 띠었다.
“왜요. 뭔 일 있어요?”
“놀라서 말이야. 일반적으로는 게 이트 탐사를 이틀에서 삼 일 동안 한 뒤에 보스 레이드를 시도해서 말
일세.”
“그러는 이유는요?”
“정보가 부족하니까. 목숨을 걸고 싸우는 건데 확실히 하자는 거지. 하지만…… 민철 헌터라면 상관없을 것 같군.”
뭐야.
별 이유도 아니군.
나는 픽, 웃으면서 앞장섰다.
숲의 가장 안쪽.
끝에 다다르니 오십 미터 넓이의 공터가 나타났다.
보스 몬스터를 마주하는 순간.
” 얼씨구.”
비웃음이 입가에서 흘러나왔다.
다듬어지지 않은 나무로 우스꽝스 럽게 만든 의자.
그 위에 위즈덤 몽키보다 세 배 정도 큰 원숭이가 앉아 있었다.
양옆에는 위즈덤 몽키 이십 마리가 나뭇잎을 한데 엮어 만든 부채로 대 장 원숭이에게 부채질을 하는 중이 다.
“저건 에테몽키군. 곤란한 적이 나 타났어.”
“에테몽키요?”
“그래. 위즈덤 몽키의 대장으로 주 술을 다룰 줄 아는 녀석이지. 주의 해야 해.”
팀장 아저씨가 처음으로 경고를 했 다.
나는 진실의 눈을 사용해서 에테몽 키의 상태 창을 살펴봤다.
‘능력치는 별거 없는데. 재밌는 스 킬들을 가지고 있잖아.’
방금 전에 들은 말대로였다.
에테몽키의 특기는 주술.
주력 스킬은 토템, 그리고 강신의 술법이 었다.
토템이 특기라면.
설치할 시간을 안 주면 그만!
“민철 헌터. 에테몽키는 강적이네. 신중하게 상대하지 않으면……
나는 팀장 아저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면을 박찼다.
[운류보를 사용합니다.]
[이동 속도가 50% 증가합니다.]
[1 초당 2의 혼돈기가 소모됩니다.]
“우, 우끼!”
당황해하는 에테몽키의 얼굴이 빠 르게 가까워졌다.
“저건 너무 무모해!”
“에테몽키한테 바로 돌진이라니!”
뒤에서는 지원 팀 인원들이 비명을 질렀다.
“우끼이이!”
쿵.
우스꽝스럽게 생긴 토템이 에테몽 키의 앞에 나타났다.
[마비의 토템 – Lvl의 범위 안에 들어왔습니다.]
[마비의 저주가 몸에 스며듭니다.]
[민첩이 3 감소합니다.]
귀찮은 짓을 하는군.
[다크 스타 – 단검]
나는 다크 스타를 단검으로 변형시 킨 뒤.
[화화단도술 – 투척을 사용합니 다.]
콰직!
토템이 반으로 갈라졌다.
몸을 무겁게 누르던 저주가 곧장 해제되었다.
“우, 우우끼!”
“내가 호구로 보이냐?”
위즈덤 몽키들이 앞을 가로막는다.
멍청한 놈들.
‘허약한 놈들이 정면 승부를 건 순
간부터 패배는 정해진 거다.’
[다크 스타 – 마체테]
무공을 쓸 것도 없다.
성천조계공으로 증폭된 신체 능력 이면 충분했다.
마체테가 칼춤을 출 때마다 위즈덤 몽키의 목숨이 사그라졌다.
“우끼. 우끼우끼!”
위즈덤 몽키를 모두 쓰러트릴 때
쯔
1=1 •
에테몽키의 몸이 부풀어 올랐다.
우당탕-
앉아 있던 의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산산조각 났 다.
[강신 一 가시멧돼지]
[강신 – 킹 우탄]
오랑우탄처럼 커진 몸뚱이.
강신을 마친 에테몽키의 피부는 은 색으로 물들었다.
거죽 위로 날카로운 가시가 촘촘히 돋아났다.
팀장 아저씨가 망연자실한 목소리
로 중얼거렸다.
“맙소사. 동시에 두 영체 강신이 가능한 에테몽키였을 줄이야.”
“팀장님. 저건 혼자 상대할 수 있 는 적이 아닙니다!”
“어서 도와야 해요!”
뭐라고 하는 거야.
‘고작 저런 놈 때문에 나를 돕는다 고?’
강신을 마친 에테몽키가 정면으로 달려든다.
멧돼지의 힘을 받았더니 겁도 없어 진 모양이다.
나는 대도를 하늘 위로 치켜세웠 다.
[오호단문도를 사용합니다.]
[혼돈기 150을 소모합니다.]
도를 휘감은 흑색의 기운.
곧장 앞으로 달려드는 에테몽키를 향해 도를 힘껏 휘둘렀다.
대도가 아름다운 궤적을 그렸다.
괴성을 지르던 에테몽키도.
뒤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로 외치던
지원 팀 각성자들도.
내가 휘두른 일격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