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6)
16 화
혼돈의 기운.
내가 다루는 혼돈기와 비슷한 건 가.
그걸 왜 코볼트가 가지고 있는 거 지?
의문을 품기에는 상황이 안 좋았
다.
크르릉, 크릉!
검은 게이트가 코볼트를 쉬지 않고 토해냈다.
늘어나는 코볼트의 숫자.
‘일단 시스템이 시키는 대로 해보 자.’
손을 뻗어 코볼트의 사체와 접촉한 상태로 성천조계공을 운용했다.
M I W
정말이었다.
코볼트의 내부에는 ‘혼돈기’와 동 일한 기운이 깃들어있었다.
놈의 사체에 일렁이던 기운은 더 강한 혼돈기를 느끼자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듯, 접촉면을 타고 스며들 었다.
[혼돈의 기운을 흡수했습니다.]
[성천조계공의 성취도가 0.5% 상 승했습니다.]
[혼돈력이 0.1 늘어났습니다.]
‘미친. 진짜로 늘었어.’
시스템의 음성이 아니더라도.
심상세계로 스며든 혼돈기가 선명
하게 느껴졌다.
암사동 게이트의 몬스터들을 쓰러 트렸을 때는 없었던 일이다.
틀림없다.
검은색을 띠는 게이트.
코볼트에게 스며든 혼돈기의 비밀 은 저 게이트 안에 숨겨져 있다.
“이얍! 이 몬스터들!”
“고작 코볼트 따위. E급 몬스터라 면 할 만해!”
헌터 두 명이 가세했다.
판금갑옷과 커다란 방패를 든 남자 와 주먹 크기의 보주를 든 여자였
다.
“크르릉! 크릉!”
끼리릭- 피융!
시위를 화살 여러 대가 남자 헌터 의 방패를 마구 두들겼다.
“큭!”
짧은 비명을 내지르면서 뒤로 밀리 는 남자 헌터.
자신 있게 나선 것과는 달리 팔과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이, 오래 못 버틸 것 같다.
“오, 오빠!”
“미진아. 이 녀석들 평범한 E급이
아니야! 이대로는 얼마 못 버텨.”
후방에 있는 헌터는 보주에 대고 마력을 집중했다.
“파이어 볼트!”
화르륵!
보주에서 생성된 화염 화살은 방패 를 노리던 코볼트의 몸통에 꽂혔다.
크레레렉!
화염에 맞은 코볼트가 비명을 지르 며 쓰러졌다.
하지만 남은 코볼트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쾅! 쾅! 쏟아지는 공세에 찌그러지
는 방패. 남자 헌터는 방어에 전념 했지만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다음 마법을 준비하는 헌터의 눈빛 이 사시나무처럼 흔들렸다.
그때.
[운류보를 사용합니다.]
[이동속도가 50% 증가합니다.]
[1 초당 2의 혼돈기가 소모됩니다.]
지면을 박차면서 코볼트 무리를 향 해 뛰어들었다.
‘저건 내 먹잇감이다!’
눈동자에서 불꽃이 일렁였다.
무 대륙의 무인들이 환장하는 게 있다.
바로 영약이다.
천년하수오, 만년설삼, 공청석유 등 강대한 기운을 품고 있어서 내력을 늘려주는 약을 일컫는 말이다.
검은 털 코볼트들은 내게 있어 걸 어 다니는 영약이나 다름없었다.
다크 스타를 채찍으로 변형시킨 뒤 손목에 스냅을 주어 크게 휘둘렀다.
“크르릉! 크릉?”
차악!
채찍은 도끼를 치켜세우고 도약하 던 코볼트의 손목을 휘감았다.
입질이 느껴지자마자 팔에 힘을 주 어 세게 당겼다.
“크릉! 뭐냐!”
포물선을 그리면서 나를 향해 날아 오는 코볼트.
어릴 적에 아버지를 따라가서 해봤 던 낚시를 하는 느낌이다.
[낭아칠성권 – 타격을 사용합니 다.]
[혼돈기 10을 소모합니다.]
퍼엉-
전력으로 뻗은 주먹이 코볼트의 머 리를 날려버렸다.
[혼돈의 기운을 흡수했습니다.]
[성천…….]
‘됐다!’
다른 녀석도 마찬가지였다.
주먹을 뻗은 직후에 성천조계공을
운용해보니 코볼트의 사체에서 혼돈 기를 뽑아낼 수 있었다.
“크릉. 다른 적.”
“크르릉, 위험하다.”
코볼트 무리의 시선이 나를 향해 쏟아졌지만. 그땐 이미 놈들과 거리 를 충분히 좁힌 뒤였다.
[다크 스타 – 할버드]
2미터가량의 창대를 쥐고 크게 휘 둘렀다.
서걱-
창대 끝에 달린 도끼날이 코볼트들 의 목덜미를 쭉 그었다.
무공?
성천조계공을 운용하면서 증폭된 신체 능력만으로 충분했다.
“끄륵. 끄르륵……
코볼트 세 마리가 바람 새는 소리 를 내면서 고꾸라졌다.
“크릉! 죽어라!”
미처 쓰러트리지 못한 코볼트 한 마리. 녀석은 급히 쇠뇌의 방아쇠를 당겼다.
피융!
옷이 찢겨나간다. 팔뚝에 생긴 생 채기 사이로 핏방울이 울컥울컥 맺 혔다.
“제법이잖아.”
나는 씩 웃고는 할버드를 다시 한 번 크게 휘둘렀다.
퍼억!
묵직한 도끼가 미간에 박힌 채, 코 볼트의 몸이 허물어지듯 땅에 쓰러 졌다.
두 헌터가 고전한 사실이 무색할 만큼 허무한 최후였다.
“가, 감사합……
“잠깐.”
나한테는 인사를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혼돈의 기운을 흡수…….]
쓰러트린 코볼트들은 여지없이 혼 돈의 기운을 품고 있었다.
성천조계공을 운용해서 사체에 스 며든 기운을 흡수했다.
‘혹시 이 녀석한테도?’
파이어 볼트에 쓰러진 코볼트에게 도 기운 흡수를 시도했다.
제길.
이미 녀석의 체내에는 혼돈의 기운 이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숙였던 허리를 폈다.
비로소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두 헌터가 눈에 들어왔다.
‘이 녀석들은 방해만 돼.’
찌릿!
나는 젊은 남녀를 노려보면서 입을 열었다.
“저건 내가 맡는다.”
“네, 네?”
검은 게이트 앞.
코볼트의 숫자는 조금 전에 쓰러트 린 무리보다 배 이상 늘어나 있다.
‘한 놈도 양보할 수는 없지!’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두 헌터는 두려움이 섞인 기색을 띠며 대꾸했다.
“저 괴물들을 혼자 상대하는 건 무 리입니다.”
“맞아요. 저건 그냥 코볼트가 아니 라고요.”
아놔.
내 혼돈기 셔틀 뺏어가지 말라고!
둘을 전장에서 멀어지게 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에 미처 피난을 마치지 못한 일반인들이 눈에 들어 왔다.
“시민은 누가 지키고?”
아싸.
두 헌터는 내 말에 대꾸하지 못했 다.
“당신들은 사람들 피난을 도와. 그 동안 내가 막는다.”
좋은 핑곗거리였다.
“알겠습니다.”
“조, 조심하세요!”
사람들의 피난을 돕기 위해 후방으 로 빠지는 두 헌터.
괴물들의 살의가 일제히 나를 향해 쏟아졌다.
짜릿한 느낌.
그래. 이게 바로 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이다.
‘그럼 영약 잡수러 가볼까?’
할짝.
나는 혀로 입술을 적셨다.
* * *
“와……
오미진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 왔다.
게이트 브레이크 사태.
민간인이 위험에 노출된 급박한 상 황에서 멍을 때리다니.
헌터가 벌여서는 안 되는 중대한 실수다.
정민수는 미진을 나무라지 않았다.
아니. 나무랄 수 없었다.
‘이건 대체……
정민수도 오미진과 같은 생각을 하 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각성 4년 차인 D급 헌 터다. 여러 게이트을 공략하고 능력 활용에 익숙해져서 경력 있는 베테 랑 헌터로 인정받았다.
그렇지만.
이런 전투는 처음이었다.
처음 정민수를 놀라게 한 것은 검 은색 코볼트였다.
코볼트는 협회 기준 E등급으로 분 류된 괴물.
정민수 역시 헌터로 지내면서 코볼
트를 여럿 상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 다.
‘저 검은색 괴물은 다르다.’
E급?
아니. 최소 D급으로 분류해야 할 정도로 강력했다.
검은색 코볼트가 방패를 두들길 때 마다 근육이 파르르 떨리고 뼈가 시 렸다.
경험 많은 정민수조차 겨우 버텨낸 공세. 경력이 길지 않은 헌터라면 얼마 못 버티고 나가떨어졌을 만큼 강했다.
‘여기서 죽는 건가.’
그렇게 생각할 무렵.
정민수를 더욱 놀라게 한 존재가 튀어나왔다.
촤아악-
핏방울이 바닥에 튄다.
모두 괴물의 몸뚱이에서 나온 것들 이다.
“왜, 힘 좀 더 써보지?”
전민철.
홀로 검은색 코볼트 무리와 싸우고 있는 괴물 같은 헌터였다.
흔한 방어구 하나 없이, 무기 하나 를 믿고 코볼트 무리를 향해 돌진했
다.
일대 다수의 싸움.
코볼트의 숫자는 스무 마리 이상 늘어나 있었다.
‘압도하고 있다.’
꿀꺽.
정민수는 침을 삼켰다.
방어구 하나 걸치지 않은 사내. 코 볼트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것도, 위 력적인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도 아 니다.
그런데도.
기세에서 밀리는 것은 코볼트 무리
였다.
“오빠. 지금이라도 도와야 하지 않 을까요?”
미진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정민수의 고개가 좌우로 움직였다.
“우리가 낄 곳은 없는 것 같다.”
전민철은 코볼트 무리를 종횡무진 하며 유린했다.
팔뚝이나 다리, 볼에 생채기가 하 나둘씩 새겨진다.
벌어진 상처 사이로 붉은 피가 홀 러내렸지만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상처가 생기면 물러서기는커녕 입
가에 웃음기를 머금고 무기를 휘둘 렀던 코볼트의 머리를 깨버렸다.
헌터.
괴물을 사냥하는 자.
정민수는 그 단어가, 코볼트 무리 가운데에서 날뛰고 있는 사내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米 米 米
검은 게이트 주변.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숨을 쉬고 있는 존재는 오직 둘 뿐.
한 명은 당연히 나였고, 다른 한 놈은 코볼트 대장이었다.
그 주위에는 숫자만 백에 가까운 사체가 널려 있었다.
모두 코볼트의 시체다.
일반적인 코볼트의 전투력을 상회 하는 괴물.
하지만 내 적수는 아니었다.
온몸에 상처가 났지만, 대부분 하 루면 낫는 작은 찰과상이었다.
작은 생채기는 신경 쓰지 않았고,
치명상이 될 만한 공격만 피했다.
싸움 끝에는 상처가 좀 많아져서 피를 좀 흘렸지만,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은 아니었다.
‘인간은 확실히 약하단 말이야.’
강대한 투마족의 육신을 떠올리니 절로 아쉬웠다.
전생의 나는 강대한 육신과 마력으 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전투를 지향 했다.
현생은 치명상을 피하면서 상대의 급소를 노리는 아웃복싱 타입으로 싸워야 한다.
뭐.
성천조계공의 성취가 올라가고 혼 돈기를 많이 쌓으면 어떻게 되지 않 을까.
“흐흐흐.”
입에서 기쁨의 웃음이 새어 나왔 다.
전신이 상처로 쓰라렸지만 웃음을 가리지는 못했다.
‘횡재다. 기연이야!’
[혼돈력 : 69 -> 80.1]
[혼돈기 : 897 -> 1041.3]
이번 싸움에서 운용할 수 있는 혼 돈기의 양이 부쩍 늘어났다.
검은색 코볼트에게서 혼돈의 기운 을 흡수한 덕분이다.
성천조계공의 숙련도도 꽤 상승했 다.
“크르릉, 크릉……
무릎을 꿇고 반쯤 쓰러져 있는 코 볼트 대장은 억지로 고개를 들었다.
팔과 다리가 한쪽씩 날아갔고, 눈 에도 기다란 자상이 났다.
전투 불능 상태.
코볼트 대장을 저 모양으로 만든
건 나였다.
놈은 한쪽만 남은 눈으로 나를 노 려보는데, 선명한 살의가 느껴졌다.
“어쩌라고?”
되먹지도 못한 짐승의 살기 따위.
마계에서 수많은 투쟁을 겪으면서 업을 쌓아온 내 영혼을 침범하기에 는 너무나도 하찮았다.
코볼트 대장을 왜 살려두었냐고?
죽이려면 진즉에 끝낼 수 있었지 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검은색 게이트가 계속해서 괴물들
을 불러냈지.’
일반적인 게이트 브레이크는 포화 된 괴물들을 한 번에 풀어내고 작동 을 멈춘다.
검은색 게이트는 달랐다.
시시때때로 표면을 일그러트리면서 코볼트를 증원했다.
‘가만히 있어도 영약이 걸어 들어 오잖아.’
대량의 혼돈기를 흡수한 것은 모두 검은 게이트 덕분이었다.
코볼트 대장의 숨통을 끊지 않은 것도 그 까닭이다.
‘녀석은 게이트와 연결되어 있다.’
혼돈기를 다루기에 안 사실.
코볼트 대장은 게이트의 보스 몬스 터처럼 ‘핵’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장을 죽이면 검은 게이트도 사라 질 것 같다는 예감에 무력화만 시킨 뒤 게이트가 불러내는 코볼트들을 주기적으로 쓰러트렸다.
어느 순간이 되자, 검은 게이트는 더 이상 괴물들을 불러내지 않았다.
‘영약 꿀이었는데.’
쩝.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팽그르르-
검은 창을 한 바퀴 돌리고 날 끝 으로 코볼트 대장의 목덜미를 찔렀 다.
코볼트 대장은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상태 창을 활 성화해서 능력치를 올려주세요.
호오.
레벨이 올라가는 건 생각도 안 하 고 있었는데.
걸어 다니는 영약에 이어 경험치
셔틀까지. 검은색 코볼트는 뭐 하나 빼놓을 게 없는 괴물이었다.
구구구궁!
그 순간. 검은 게이트의 표면이 거 칠게 일렁였다.
괴물을 토해낼 때와 정반대의 파장 을 일으키면서 빠른 속도로 수축했 다.
펑-
검은 게이트는 폭죽 터지는 소리를 내면서 흔적을 감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