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60)
160 화
토우 병사가 창 대신 곡괭이를 휘 둘렀다.
깡!
단단한 땅에 균열이 생겼다.
옆에 있는 병사가 삽을 퍼서 흙더 미를 옆으로 치웠다.
일부는 나무를 옮겨서 굴을 지탱할 수 있게끔 기둥을 설치했다.
하아.
레지갈은 한숨을 푹 쉬었다.
“왜. 마음에 안 드는 눈치 같은 데?”
“짐이 무엇이든 한 가지 부탁을 들 어준다고 했었거늘. 고작 이런 노동 을 부탁하다니.”
과거 라우가 머물렀던 분지.
7층 지역에서 가장 지맥이 풍부한 곳은 공사판으로 변해 있었다.
토우 병사들의 작품이었다.
이들은 고대 로마 시대의 군병들처 럼 공사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나한테는 꽤 중요한 일이거든.”
히든 퀘스트는 신생 개미 제국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완성시켜야 비로 소 끝이 난다.
셰셰의 수족은 모두 병정개미.
신체 구조가 토굴을 파거나 구조물 을 세우는 데 적합하지 않았다.
‘맡기기를 잘했어.’
능숙하게 굴을 파고 기둥을 세우는 토우 병사들.
무법지대인 정글에서 길을 냈던 만
큼, 공사 실력만큼은 확실했다.
“시시하구나. 가령……
레지갈은 작게 중얼거리다가 말을 멈췄다.
무슨 말을 내뱉고 싶은 건지.
옹알이를 하면 알아들을 수가 없잖 아.
나는 레지갈한테서 시선을 떼고 셰 셰를 바라봤다.
-거긴 더 파뿅. 식량창고는 가장 깊숙이 있어야 하뿅.
셰셰는 더듬이를 좌우로 움직이면 서 지시를 내렸다.
저 녀석.
엄청 신났구먼.
“너희는 근데 여길 왜 정복하려고 했던 거지?”
“그건 말해줄 수 없노라.”
“개미들이 자리 잡는 것만 방해 안 하면 도와주려고 했는데, 싫으면 말 고.”
레인 클라우드.
전생 때 엮인 인연이며, 내 사후에 는 투마 일족을 챙겨준 녀석이다.
놈의 얼굴을 봐서라도 협조해줄 마 음이 조금은 있었다.
“그, 그런가? 그럼 당장 말하겠노 라.”
옆에 있던 소년, 노데스가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대장! 이 자는 외지인이라고요!”
“어차피 이대로는 성공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도 그렇지, 히든 퀘스트는 커 유니티에서 힘겹게 알아낸 겁니다.”
“이렇게라도 단장의 명령을 수행하 는 게 낫지 않은가?”
노데스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 다.
반박할 말을 못 찾겠는지, 입을 몇 번 뻐끔거리다가 말았다.
“우리의 목적은 중앙지역 전체에 이걸 설치하는 것이니라.”
토우 병사 하나가 그릇을 내밀었 다.
금색을 띤 그릇.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뭐 하는 물건이지?”
“제사에 사용되는 그릇이다. 그 이 상은 말해줄 수 없노라.”
[잊힌 신의 제기]
등급 : 희귀[R]
분류 : 잡화
탑 6층에서 구할 수 있는 그릇.
과거 어떤 신을 상징하는 성물이었 으나, 신격을 잃고 추락하면서 힘을 대부분 상실했다.
원시의 힘을 담아내면 신격을 재현 할 수 있다.
상관없다.
나한테는 물건의 내력을 파악할 수 있는 [진실의 눈]이 있거든.
‘신격 재현이라.’
6층에서 구할 수 있는 아이템.
이들이 진행 중인 ‘퀘스트’와 관련 된 모양이다.
신격이라는 말에 혹했지만 이미 6 층을 지나버린 탓에 의미가 없었다.
‘레인 녀석한테 신세 진 게 있으니 뺏기는 좀 그렇지.’
제기를 뺏는다고 퀘스트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무엇보다.
진실의 눈으로 아이템의 정보를 파 악했지만 저 안에 담을 ‘신격’에 관 한 이야기는 알 수 없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뜻대로 해라.”
선심 쓰는 척 허락했다.
레지갈의 얼굴이 화색으로 물들었 다.
“정말인가?”
“거짓말할 이유는 없잖아.”
“정말 고맙구나. 짐의 위신이 그대 덕분에 살았도다!”
레지갈은 내 손을 잡더니 격렬하게 흔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아우.
이 여왕님 의사 표현이 적극적이시 네.
클라우드 쌍둥이 커뮤니티와의 협 업 관계는 의외로 큰 성과를 냈다.
며칠 만에 완공된 개미굴.
지하로 길게 뻗은 토굴들은 미로 같은 구조로 지어졌다.
히아스 산 지하를 보는 것 같은 모습이다.
셰셰는 개미굴 가장 안쪽, 여왕의 방에 자리를 잡았다.
-모두 왕자님 덕분이뿅.
“내가 좀 유능하지.”
-본녀는 이곳에서 새로운 제국을 건설하겠뿅. 땅을 일구고 세력을 키 워내서 왕자님의 도움이 되겠뿅.
글쎄.
7층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지 못하는 개미들이 나한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나는 굳이 속마음을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히든 퀘스트 : 엑소더스(2)를 완 료했습니다.]
[500,000pt를 획득했습니다.]
[신생 개미 제국의 대부 호칭을 획 득했습니다.]
* 효과
탑 내부에 곤충종과 마주치면 우호 적인 태도로 접근하며 의사소통 및 친화력을 얻는다.
관계에 따라서는 병력을 차출할 수 도 있다.
-마지막으로 왕자님께 부탁이 있 뿅.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왕자님의 기운을 본녀에게 전해
주지 않겠뿅?
헤어지는 마당에 어려운 부탁도 아 니었다.
나는 셰셰의 더듬이를 붙잡고 혼돈 기를 슬며시 불어넣었다.
미세한 양.
성력과 암흑 마나가 섞인 근원의 힘이 접촉면을 타고 셰셰의 몸 안으 로 스며들었다.
부르르.
셰셰가 몸을 떨었다.
-왕자님의 기운. 확실히 받았뿅.
왜 몸을 떠냐?
느낌이 이상해서 곧장 손을 떼어냈 다.
셰셰는 턱을 움직여서 구슬 하나를 내밀었다.
-본녀의 호위 개미를 언제든지 호 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뿅. 이걸 왕 자님께 드리겠뿅.
이별의 선물인가.
히든 퀘스트의 보상과는 별개였다.
‘친위대 수준의 개미라면 나름 도 움이 될지도.’
나는 사양하지 않고 수정구를 챙겼 다.
당장에는 큰 효용이 없지만 셰셰의 신생 개미 제국이 커질수록 수정구 의 가치도 늘어날 것이다.
‘그건 그렇고. 호칭이라.’
곤충종과 관련된 호칭.
탑에서는 어떤 괴물과 마주칠지 모 른다.
시련을 진행하는 중에는 제법 도움 이 될 것 같았다.
마침내.
6층에서 시작된 공주 개미의 탈출 극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 米 米
카타찬 차원을 본떠서 만든 시련 공간.
타인에게는 지옥 같은 장소로 느껴 지겠지만, 나한테는 지내기 편한 곳 이었다.
‘라우 덕분에 편하게 진행하네.’
녀석이 서브 퀘스트를 달성하려고 모아둔 상자들.
보급 상자를 수십 개나 쌓아둔 덕 에 식량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 었다.
나는 오래간만에 성천조계공 수련 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 살해의 업적을 별자리로 새기 려면 성취도를 더 올려야 해.’
천둥의 신의 아바타.
놈을 쓰러트리면서 새로운 별자리 의 [업적]을 얻었다.
역천의 별자리.
전생 때 얻었던 여러 별자리 중에 서도 수위에 드는 능력을 지녔다.
별자리의 숫자를 늘리려면 성천조 계공의 성취가 7성에 도달해야만 한 다.
“도움받은 것도 있으니 보호해주 마.”
레지갈은 부탁도 안 했는데 직접 나서서 호위를 자처했다.
스파토이나 임모탈 워리어들이 있 지만.
호위는 많을수록 좋았고 거절할 이 유는 전혀 없었다.
“그래 준다면 고맙지.”
“흥. 짐의 임무를 완수하게 해주었 는데 이런 곳에서 도움을 주지 않는 다면 후안무치하게 되지 않겠느냐.”
클라우드 쌍둥이 커뮤니티 단원들
은 신격의 힘을 제기에 무사히 담아 내었다.
자신의 영역을 선언하고 출입을 불 허했던 라우하고는 달리, 나는 그들 의 행동을 용인해준 덕분이다.
하여간.
왕이라는 놈들은 하나 같이 자존심 이 세다니까.
전생의 나도 다르지 않았다.
문득 입가에 쓴웃음이 감돌았다.
“인간이여.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 이번에는 쉽게 지지 않을 거다.”
미디온.
투마 일족 출신 중급 전사는 종종 나한테 도전했다.
전생의 영향 때문일까.
근육질의 거한이 친숙하게 느껴졌 다.
‘이걸 죽일 수도 없고.’
내가 이래 봬도 전생에 투마들의 왕이다.
원래는 저렇게 주제도 모르는 놈 들, 다시는 못 덤비게 기를 눌러줘 야 직성이 풀리겠지만.
전생의 경험이 남아있어서인지 숨 통을 끊을 생각은 안 들었다.
대신.
몸을 풀어줄 겸 미디온과 종종 대 련을 펼쳤다.
“하, 항복! 항복!”
“아냐. 이제 시작이니까 좀 더 맞 자.”
죽여 달라고 비명을 지를 때까지 때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숨은 붙여놨으니 대련은 대 련이었다.
“야. 여기서 암흑 마나 운용이 부 자연스럽다.”
대련 중에는 간간이 조언을 던져서
잘못 잡힌 습관을 고쳐주거나 마투 술의 운용 방법을 알려줬다.
중앙지역에 자리를 잡은 지 2주 정도가 지났다.
평소처럼 심법 수련에 집중하던 중, 레지갈이 다가왔다.
집중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조심 스러운 모습이다.
성천조계공을 운용하는 중에도 주 위의 기척을 감지할 수 있기에, 잠 시 수련을 멈추고 눈을 떴다.
“무슨 일이지?”
“짐은 이제 떠나갈 시간이니라.”
“아. 벌써 시간이 다 됐나.”
클라우드 쌍둥이 단원들은 나보다 먼저 7층에 진입했다.
시스템상,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시련이 종료되기에 인사 를 하러 온 모양이다.
“잘 가라. 무운을 빌어줄게.”
나는 손을 휘휘 흔들었다.
첫 만남은 사생결단을 했던 적으로 마주쳤지만, 나쁘지 않은 인연이었 다.
‘토우 병사들을 소환하는 건 제법 강력한 능력이야.’
가성비가 뛰어난 스킬.
그리고 특성과의 시너지 효과.
레지날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 했다.
“짐에게 더 할 말은 없는가?”
“고맙다는 말은 저번에 했잖아.”
자처해서 호법을 서준 일.
그리고 개미굴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일.
모두 지나간 일이었다.
“후……. 그대는 정말로 둔한 사내 로구나.”
“눈치 없다는 이야기는 안 듣고 살 았는데.”
“그대는 짐의 이름을 알고 있으나, 짐은 모르고 있다. 이건 크나큰 실 례라고 생각된다.”
“아. 그러니까 내 이름을 알려달라 고?”
통성명이나 하자고 하면 될 것
이 녀석, 명색이 왕이라고 쉬운 말 을 어렵게 말하는 재주를 가졌다.
“전민철. 이미 알고 있겠지만 지구 차원 출신이다.”
“전민철, 전민철이라. 좋은 이름이 로구나.”
“부모님이 지어주신 소중한 이름이 지.”
“엉뚱한 곳에서 죽지 말고 탑 위로 올라오너라. 다음에 그대와 마주할 날을 기대하노라.”
레지날은 묘한 말을 남기고는 몸을 홱 돌렸다.
황금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 면서 마치 햇빛이 비치는 것처럼 화 려하게 흩날렸다.
동시에, 하늘 위에서 빛의 기둥이 클라우드 쌍둥이 단원 모두를 휘감
았다.
“……떠나갔군.”
답을 할 시간도 안 주고 가버렸다.
다음에 만날 때는 꽤 성장해 있겠 지?
보유 스킬과 특성의 시너지가 강력 했고, 마력 가성비도 뛰어났다.
재회했을 때는 제법 강해져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시련 종료까지는 약 열흘 정도가 남았다.
스파토이와 임모탈 워리어들로 주 위를 경계하게 하고 심법 수련에 힘
을 썼다.
때로는 도전자 한둘이 분지에 접근 하려고 해서 스파토이를 동원해서 내쫓았다.
‘서브 퀘스트는 내버려 두자.’
보급 상자 강탈은 신경 쓰지 않았 다.
개미굴이 완성되었다고 해도 완전 히 안전해진 것은 아니다.
적어도 시련이 끝날 때까지는 지켜 봐 주기로 마음먹었다.
‘그 뒤는 나도 모르지.’
셰셰가 6층의 개미 제국에 버금가
는 세력을 일구어낼지.
아니면 카타찬 정글의 혹독한 환경 과 도전자들의 이중고에 짓눌려서 싹을 틔우기도 전에 짓밟힐지.
그건 나도 모르는 일이다.
성천조계공 수련과 도전자들의 격 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시련 진행 상황을 알려주는 타이머 가 [00 :00:0이이 되었다.
동시에, 강렬한 빛이 하늘에서 쏟 아졌다.
[시련의 탑 – 7층]
[생존의 법칙을 통과했습니다.]
[업적 보상으로 70,000pt가 주어집 니다.]
[다음 시련에 도전하거나 원래의 차원으로 귀환, 혹은 5층으로 돌아 갈 수 있습니다.]
28일 동안 머물렀던 정글.
이제는 떠나갈 때가 되었다.
‘지구로 돌아가기 전에 해야 할 일 이 있지.’
무한의 공간에 보관 중인 막대한
재화.
개미 제국의 보물 중 1/3을 쓸어 담았다.
모두 포인트로 치환하면 얼마나 될 지 가히 짐작하기가 어려웠다.
‘들르는 김에 장비도 좀 교체해야 겠어.’
섬전비도 10개 모두 파괴.
하의 방어구인 [탄로스의 믿음]도 격전 중에 상당히 손상되었다.
히든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다시 포 인트를 상당수 얻었으니, 새 장비를 맞추는 데 사용해야겠다.
“5층으로 가겠다.”
탑의 도전자들이 모이는 곳.
공중정원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