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63)
163 화
S급 심사 당일.
원초의 그림자 갑주와 탄로스의 믿 음 갑주를 입고, 그 위에 요르문간 드 코트를 걸쳤다.
손가락에는 마력이 깃든 반지를 끼 우고 귀에도 귀걸이를 걸었다.
‘장비 상태는 좋다.’
탄로스의 믿음은 한차례 마르탄한 테 정비를 맡긴 덕에 멀쩡해졌다.
탑에 다시 들어가서 새 갑주를 수 령할 때까지는 쓸 수 있었다.
후욱-
나는 짧게 심호흡을 했다.
‘완벽해.’
심법을 수련하고 간간이 휴식 시간 도 가졌다.
체력과 혼돈기는 만전의 상태였고, 컨디션도 최상이다.
-멍, 이제 가는 거냐.
펜리르가 태블릿을 들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
“에엑. 기계에 침 묻게 왜 그러냐.”
-이건 누님이 선물로 나한테 준 거다. 멍!
며칠 맡아달라고 하니깐 선물까지 쥐여준 모양이다.
에휴.
엘리가 이 녀석의 시커먼 속내를 알아채야 하는데.
-그것보다 이걸 봐라. 모두 주인님 얘기밖에 안 한다. 멍!
“뭔데?”
태블릿 표면에 묻은 침을 닦아내고 화면을 쳐다봤다.
펜리르가 보여준 건 국내 유명 사 이트의 인터넷 기사 창이었다.
[충격. 한국에서 5년 만에 행해지 는 S급 심사가 논의되는 중?]
[국내에서 7번째 S급 헌터가 탄생 하나?]
[S급 심사 대상, 전민철 헌터의 헌 터 경력을 알아보니……』
기사 랭킹 1위부터 10위 안에 나
와 관련된 이야기만 6개였다.
“미친.”
너무 놀라서 나도 모르게 욕을 내
뱉었다.
-놀라기는 이르다. 멍.
펜리르가 히죽거렸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
-드급 헌터 심사
-전민철 헌터
-역대 S급 헌터 심사
-국내 S급 헌터 목록
-성간 연합 용산지부
검색어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넷 기사에 이어 실시간 검색어 까지 모두 내 이야기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다. 멍!
여러 포털 사이트를 다 뒤져봐도 온통 S급 심사와 내 이름으로 가득 했다.
“온 세상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거 잖아.”
흐흐흐.
만인의 이목을 휘어잡는 기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짜릿했다.
전생 때는 다중차원 우주의 거대 세력, 판데모니엄의 정점에 올랐었 다.
수백억, 아니 수천억이 넘는 숫자 가 내 사소한 손동작 하나하나에 집 중했다.
‘그때랑 비교하면 귀찮은 일도 조 금 늘었지.’
매스컴.
몰려드는 기자들.
투장 데이모스 때는 기침 한 번에 모두 물릴 수 있는 이들이었지만.
현생에서는 입장이 달랐다.
부우웅-
마침 전화기가 울렸다.
발신자는 엘리였다.
“나갈게.”
-주인님. 힘내라 멍!
나가기 전, 펜리르가 문 앞에서 배 웅을 했다.
“잠은 잘 주무셨어요?”
늘 그렇듯, 단정한 복장을 입은 엘 리가 문 앞에서 나를 기다렸다.
“잠이야 잘 잤지.”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크크크. 간밤에 나 완전히 유명인 사 됐다.”
나는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켰다.
펜리르가 보여준 수많은 기사들.
그리고 실시간 검색어들이 화면을 가득 메웠다.
흡사 헌터 시험 1위 때를 연상시 키는 모습.
아니, 그때보다 더 뜨거웠다.
“엄청나지?”
“와. 벌써 이렇게 기사가 많이 났 나요?”
“그러게. 벌써……
잠깐.
마치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는 것 같은 말투.
“설마 너희 짓이냐?!”
“이야기를 살짝 흘리기는 했죠. 호 호호.”
나는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세간을 시끌벅적하게 한 원흉이 눈 앞에 있었다.
“일을 성대하게도 벌여놨군.”
“혹시라도 기분 나쁘실까 걱정했는 데 다행이네요.”
“김샜다. 가자.”
나는 투덜거리면서 차에 탔다.
米 * 米
검은 방.
빛 한줄기 통하지 않는 공간에서,
한 사내가 눈을 떴다.
하얀 무복과 짧게 자른 머리.
잘 단련된 근육이 헐렁한 무복 사 이로 드러났다.
덜컥-
문이 열리면서 빛이 새어 들어왔 다.
“김보성 이사님. 곧 시간입니다.”
“벌써 그렇게 됐군요.”
사내는 몸을 일으켰다.
김보성.
국내에서 3번째로 S급을 받은 헌
터이자, 헌터 협회 이사 중 한 명이 었다.
S급 헌터.
전 세계를 통틀어서 300명 정도밖 에 없는 정상급 헌터를 가리키는 호 칭이다.
협회 요원은 김보성을 보면서 속으 로 탄성을 내질렀다.
‘역시 s급 헌터는 다르시구나.’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피부가 찌릿 찌릿했다.
무복이 펄럭인다.
김보성의 전신에서 솟구치는 푸른
마나.
유형화된 마력이 공기를 흔들었다.
“심사 대상, 전민철 헌터는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합니까?”
“예. 지금 심사장으로 오는 중이라 고 합니다.”
“이쪽도 준비해야겠군요.”
김보성은 어둠에 잠긴 공간을 나섰 다.
수련의 방에서 나오는 순간, 강렬 한 태양 빛이 망막을 강타했다.
하지만.
김보성은 눈 부신 빛을 보고도 눈
꺼풀 한번 깜짝하지 않았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존재.
S급 헌터에게는 방해가 되지 않았 다.
‘S급 심사는 5년 만이던가요.’
김보성은 햇빛을 정면으로 보면서 사색에 빠졌다.
국내에 등록된 S급 헌터는 6명.
그 중, 협회에 소속된 것은 자신뿐 이다.
4명은 3대 길드에 속해 있고.
다른 한 명은 소규모 공격대를 꾸 려서 게이트를 공략했다.
2번에 걸친 대격변.
S급 헌터 중 대부분은 대격변 당 시 등을 맞대고 적과 싸웠던 동료였 다.
괴물에게서 사람들을 구한다는 숭 고한 목표.
그 시절의 대의는 이미 쇠락한 지 오래였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김보성은 격해지려는 감정을 가라 앉혔다.
S급 심사를 앞두고 오랫동안 유지 했던 평정심을 깨트릴 뻔 했다.
‘이번 후배님은 어떤 상대일까요?’
s급 심사의 최저 조건은 세간에 알려져 있지 않다.
여러 업적.
강력한 무력.
혹은 대규모 세력.
호사가들은 비밀리에 부쳐진 s급 심사 기준을 추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어떤 매스컴이나 언론 기자, 호 사가들도 S급 심사의 기준을 알아내 지 못했다.
‘오러 마스터의 경지는 흔한 게 아
니니까요.’
마나를 방출해서 병장기에 깃들게 하는 걸 오러라고 부른다.
그 오러를 응축시켜서 형태를 구축 하는 것.
검의 형태라면 오러 블레이드요, 주먹이면 오러 피스트.
다중차원 우주에서는 형태에 상관 없이 오러를 유형화하는 경지를 오 러 마스터라고 불렀다.
‘이번 대련은 대상자가 진짜 오러 마스터인지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김보성은 10년 전에 오러 마스터 의 경지에 도달했다.
1 차 대격변 당시 마나를 각성한 알파 세대 헌터.
그는 한국의 s급 헌터 중에서도 강함으로만 치면 두 번째였다.
‘후배님의 성취가 대단했으면 좋겠 군요.’
강한 헌터는 많을수록 좋다.
과거 김보성의 동료들처럼 뜻이 맞 지 않아서 갈라지더라도, 위기 상황 에서 힘을 빌릴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었다.
‘이제까지의 행보도 꽤 대단한 친 구이니 말입니다.’
김보성은 s급 심사 당시 민철의 행적을 모두 살펴보았다.
각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게이트 브레이크를 단신으로 막은 일
게이트 공략 중 함정에 빠진 다른 길드원들을 목숨 걸고 구출한 일.
변이 게이트에서 벌인 활약 등.
그야말로 교과서에서 나올 법한 헌 터의 모범 같은 젊은이였다.
김보성은 이번 심사가 무척 기대되 었다.
“안내하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요원의 안내를 받아 심사 장소를 향해 이동했다.
* * *
심사 장소는 낯설지 않은 장소였 다.
“여긴 헌터 시험 장소잖아?”
목소리가 떨떠름했다.
창문 너머로 비치는 커다란 돔.
옛 월드컵경기장을 개수해서 만든
헌터 시험장이 눈에 들어왔다.
“공지 좀 보시라니까요.”
“나한테 뭐 보냈었어?”
엘리는 내 휴대전화를 뺏더니 빠르 게 패턴을 입력, 문자를 확인시켜줬 다.
내 패턴은 언제 확인했냐?
황당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엘리가 켜놓은 문자를 쭉 읽었다.
[ 장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
산 2동 월드컵로 240.]
“언제 이런 걸 보냈어?”
“5일 전에요.”
“수련한다고 문자 안 봤어.”
내가 뻔뻔했던 게 하루 이틀도 아 니고.
엘리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S급 심사는 헌터 시험장에서 치러 진답니다.”
“멀리 안 가서 다행이긴 한데.”
나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시험장으로 향하는 길.
인산인해라는 말이 떠오를 만큼 엄
청난 인파가 몰려있었다.
“전민철 헌터! 이번 S급 심사를 치 르시는 소감 부탁드립니다!”
“각성한 지 1년이 안 됐는데 어떻 게 S급 심사 조건을 만족시키신 건 가요?”
“성간 연합에 소속되어 있는데 그 와 관련된 것은 있습니까?”
“항간에서는 이번 심사가 로비의 결과라고 이야기하는데요! 말씀 부 탁드립니다!”
나는 헛소리를 내뱉은 기자를 째려 봤다.
눈동자에 진한 살기를 담은 채로.
히끅!
눈을 마주친 기자가 딸꾹질을 하면 서 땅바닥에 넘어졌다.
“무슨 짓을 하신 건가요?”
“딱히.”
엘리는 미심쩍은 눈빛으로 나를 흘 겨 봤다.
살기라는 게 흔적도 없고.
나는 다른 사람들도 알아챌 만큼 기운을 퍼트릴 정도로 미숙하지 않 았다.
그때.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협회 정복을 입은 요원 여럿이 시 험장으로 향하는 길을 만들어줬다.
똑똑 _
요원이 문을 두들겼다.
“민철 헌터님을 안내하기로 한 조 영진입니다.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 다.”
이야.
완전 VIP 취급이네.
“엘리야. VIP한테는 이렇게 해야 하는 거야.”
“헛소리 말고 어서 다녀오세요.”
“재미없기는. 파티 준비나 해놔.”
나는 차량 밖으로 나왔다.
“심사 잘 치르세요. 파티는 성대하 게 준비해둘 테니까요.”
작은 목소리.
환골탈태 이후로 증대된 신체 능력 덕에 못 들을 일은 없었다.
‘하여간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엘리의 응원을 뒤로하고 시험장으 로 향했다.
시험장 내부는 예전에 헌터 시험을 치렀을 때와 다른 모습이었다.
‘인공 게이트가 아니라 방어막을 쳐 놨다.’
넓게 펼쳐진 광장.
전에는 광장 내부에 인공적으로 만 든 게이트를 설치하고 시험장으로 사용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바둑판처럼 생긴 대련장.
그 주위로, 강렬한 보호막이 처져 있어서 힘이 외부로 발산되는 것을 막았다.
대련장 위에는 헌터 협회 이사진과 출입을 허가받은 기자 소수가 미리 자리를 잡아놓았다.
‘이러면 힘을 적당히 쓸 수 있겠
어.’
손가락으로 보호막을 살짝 건드려 보았다.
상당한 반탄력.
꽤 강력한 보호막이다.
-심사 대상, 전민철 헌터는 올라와 주시기 바랍니다.
낯설지 않은 음색이 스피커를 타고 장내를 가득 메웠다.
김다솜.
과거 등급 심사에서 마주했던 인사 부 부장이었다.
지시대로 대련장 위로 올라왔다.
그곳에는, 무복을 입은 중년 사내 가 나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번에 심사를 받는 헌터인가 보 군요?”
“그렇습니다만.”
“반갑습니다. 내 이름은 김보성이 라고 합니다.”
경어를 쓰는 헌터.
나는 그 이름을 듣고 곧장 누구인 지 알아챘다.
“3번째 S급 헌터이자 파주 방어전 의 영웅이시군요.”
“허허. 영웅이라니, 낯간지러운 말
이군요.”
김보성은 넉살스럽게 웃었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모르려고 해도 모를 수가 없었다.
파주 방어전에서 홀로 괴물들의 침 공을 막아내서 많은 인명을 구조했 던 s급 헌터.
보안부 부장 이원택보다도 더 유명 한 인물이었다.
‘대통령 표창도 받은 분이었지?’
유치원생들이 존경하는 인물에서 5 위권 안에 항상 드는 사람.
살아있는 전설이 내 눈앞에 섰다.
가슴이 벅찼다.
이원택 부장을 마주쳤을 때와 비슷 한 느낌이 들었다.
전생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는 대 단한 무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현생에서는 의미가 남다른 사람이 었다.
‘그런 사람과 대련을 벌이다니.’
흐흐흐.
입가에서 웃음이 피어올랐다.
등골이 오싹하고 짜릿한 기분에 당 장이라도 주먹을 맞대고 싶었다.
-두 분. 준비되었습니까?
“심사 측. 되었습니다.”
“저도 괜찮습니다.”
대답이 나온 건 거의 동시였다.
-그럼 S급 심사, 대련을 시작하겠 습니다.
심사의 마지막 장.
그 무대의 막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