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7)
17 화
5분 뒤.
나는 헌터 협회 소속 요원과 대면 했다.
“헌터님. 반갑습니다. 정성희라고 합니다.”
말끔한 외모의 30대 사내가 명함
을 들이밀었다.
[헌터협회 보안부]
[정성희 팀장]
[010-XXXX-XXXX]
명함을 받는 와중 손가락이 살짝 닿았다.
사내의 신체에서 상당한 양의 마력 을 느꼈다.
‘협회 보안부 소속이라더니 헌터였 나.’
이 정도면 A급? 아니면 B급인가. 어쨌든 상당한 실력자였다.
“다른 두 분에게는 이미 말씀을 들 었습니다.”
명함을 내민 사내, 정성희가 뒤를 가리켰다.
아까 코볼트 한 마리를 태워 먹어 서 혼돈기를 날려버린 헌터 두 명이 었다.
“두 분의 증언을 들어보면… 사실 상 전민철 헌터 혼자 게이트 브레이 크 사건을 해결한 셈이군요.”
“그렇죠.”
“너무 놀랍습니다. 각성 검사 때 E 랭크를 받으셨고, 각성 기간도 오래 되지 않으셨는데 말이죠.”
정성희는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의심하는 기색이 섞이지 않은, 순 수한 놀라움이었다.
갑작스러운 게이트 브레이크 사건 이 벌어졌는데 기물 파손과 피난 중 인 민간인 몇 명이 부상을 입는 선 에서 해결되었다.
“오늘 전민철 헌터님의 활약이 아 니었으면 대참사가 일어났을 겁니 다. 고맙습니다.”
정성희는 허리를 꺾으면서 정중하
게 인사했다.
낯간지럽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 았다.
한 차례의 감사 인사 후, 뒤이은 협회 관계자와의 대화는 길지 않았 다.
협회 전달 사항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금전적 보상.
“게이트 브레이크를 해결하셨으니 협회 차원에서 보상이 갈 겁니다.”
정성희가 말한 금액은 3억.
게이트 브레이크의 규모를 분석해 서 피해 예상 규모에 비례해서 보상
금을 책정한단다.
두 번째는 괴물의 사체 처리.
“검은색 게이트와 괴물은 처음 발 생한 일이라 협회에서 반드시 사체 를 구매하고 싶다는군요.”
사냥한 괴물의 권리는 헌터에게 있 다.
헌터 협회가 세워지고 꾸준히 지켜 지는 대원칙이다.
이미 코볼트한테서 혼돈의 기운을 모두 흡수해서 시체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잠깐. 그건 담당 길드랑 이야기 나누시죠.”
나는 엘리에게 일을 떠밀었다.
모르거나 귀찮은 일은 전문가한테 넘겨야지.
엘리는 연락한 지 몇 분 만에 현 장에 나타났다.
구석으로 가서 대화를 나누는 엘리 와 정성희.
몇 분 동안 뜨겁게 대화를 나눈 뒤, 두 사람은 내가 있는 곳으로 돌 아왔다.
표정을 보니 승자와 패자가 명확해 보인다.
“으, 으음. 협회에서는 코볼트 사체
를 두당 천만 원에 구매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세금도 떼고 말이죠.”
엘리가 바로 첨언했다.
두당 천만 원이면.
잠깐…… 모두 해서 얼마야?
‘대충 봐도 십억은 되겠는데.’
보상금과 사체 판매대금을 합하면 총 십삼억.
아주 좋았다.
전에 계약금으로 오십억을 받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큰 금액인데도 놀 라지는 않았다.
“제가 힘쓴 덕분이라고요.”
엘리는 싱긋 웃으면서 어깨를 활짝 폈다.
인정하지.
그녀는 확실히 유능한 파트너다.
“일은 다 끝난 겁니까?”
“예. 다시 한번 민철 헌터님의 활 약상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럼 이만 가보죠.”
“예? 지금 기자들이 헌터님을 보려 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사회는 대격변이 일어난 뒤로 다시 ‘영웅’을 찾기 시작했다.
각성한 지 얼마 안 된 헌터의 놀 라운 활약. 기사로 만들기에 너무 좋은 소재다.
‘번거로운 건 질색이다.’
명예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가는 겁니다.”
나는 귀찮다는 의미로 손을 휘휘 저었다.
米 米 #:
늦은 밤.
나는 옥상에서 성천조계공을 운용 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갠 하늘.
은은한 별빛이 나를 향해 내리쬐었 다.
“후읍••••••
입가에 아른거리는 서기.
별의 기운이 호흡을 타고 몸속으로 빨려 들어온다.
폐부에 들어온 성운의 힘은 성천조 계공의 묘리에 따라 심상세계로 스 며들었다.
무 대륙에서는 상단전이라 불리는
곳.
환생한 내 육체는 약한 인간이지 만, 상단전에 자리한 영혼은 판데모 니엄의 차원장이다.
심상세계에 구축한 소우주는 실제 우주와 비교해도 신비 면에서 절대 뒤처지지 않았다.
호흡을 할 때마다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성운의 힘. 나의 심상세계 도 더욱 확장해가면서 힘을 키워냈 다.
화아악-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었다.
지평선 너머.
태양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밤의 장막을 거두어낸다.
별의 기운이 극양의 기운에 밀려서 옅어지기 시작했다.
“후 ”
짧은 아쉬움을 토해내면서 성천조 계공의 운용을 멈추었다.
[혼돈력 : 86.5 -> 87.3]
[혼돈기 : 1124.5 -> 1134.9]
[성천조계공 : 56% -> 63%]
상태창을 보니 입술이 씰룩였다.
나날이 불어나는 능력치.
실제로 ‘강해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에, 더더욱 수치가 늘어나는 것 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
‘혼돈기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내 레벨은 6.
레벨 5개를 올리면서 얻은 스탯 25개는 모두 혼돈력에 투자했다.
기연의 도움도 있었다.
걸어 다니는 영약, 검은색 코볼트 를 쓰러트리고 혼돈의 기운을 흡수
했다.
혼돈의 기운을 흡수한 결과, 혼돈 력을 10 이상 늘렸다.
내 혼돈력은 불과 하루 전만 해도 49 였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
다룰 수 있는 혼돈기도 두 배 가 까이 늘었다.
주먹을 꽉 쥐었다.
혈맥을 따라 흐르는 혼돈기.
빛의 성운과 암흑성운의 힘이 충돌 하면서 빚어낸 강대한 기운이 전신 세맥을 누빈다.
‘성천조계공의 상승도가 조금씩 느 려지고 있군.’
처음에는 혼돈기가 부쩍부쩍 늘어 났지만, 조금씩 성장세가 느려지고 있다.
원래 무공이라는 건 상승 경지로 갈수록 익히기가 까다롭다.
성천조계공은 마교에서 보관했던 수많은 절학 중에서도 난해하기가 이를 데 없어서 누구도 익히지 못한 신공이다.
전생의 내가 10성까지 익힌 덕분 에 그나마 빠르게 숙련도가 오르는 거지.
성취도 상승 속도가 느려지는 건, 보너스 스탯으로 혼돈력을 늘려서 보완해야겠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
무리와의 전투.
군집 생활을 하는 괴물은 상대하기 가 까다롭다.
전생에서는 압도적인 힘으로 짓눌 렀지만. 현생의 육체에는 어울리지 않는 방법이다.
인간의 육신은 약하다.
최소한으로 회피를 하면서 몰아붙 였지만.
아직 단련이 덜 된 그릇으로는 혼 돈기를 완벽하게 다루어낼 수 없었 다.
‘의뢰했던 장비를 빨리 받아보고 싶군.’
으드득.
나는 기지개를 켜면서 굳은 몸을 풀었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마치고 방으로 걸어가던 중, 익숙한 사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과 친구 기태였다.
“꼭두새벽부터 무슨 일이냐?”
“야. 씨…… 후우.”
기태는 복잡한 표정을 짓더니 돌연 한숨을 푹 쉬었다.
“너희 어머니가 나한테 연락 왔어. 자식새끼 살았는지 죽었는지 방에 가서 확인 좀 해달라고 하시더라.”
“전화를 하시면 되지. 그걸 너한테 왜 부탁하셨대?”
“네가 전화를 안 받잖아.”
아.
잠깐?
‘맞다. 나 전화기 바꿨었지!’
기태의 말을 듣고 잊고 있던 사실
을 떠올렸다.
여러 길드에서 전화가 몰려와서 기 존에 쓰던 휴대폰을 구석에 던져두 고, 성간 연합에서 준 폰을 쓰고 있 었다는 사실을.
부모님이 새로 바뀐 연락처를 알 리 없었다.
기태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갑자기 휴학계를 내지를 않나. 전 화도 안 받고.”
전생의 기억.
그리고 헌터로의 각성.
전생과 현생의 가치관이 뒤섞이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주변 사 람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미안하다. 요새 정신이 없었다.”
“자식. 화내는 거 아니야. 너 유명 인사 됐는데 사인이라도 받으려면 잘 보여야지.”
“유명인사?”
“모르는 척하긴. 이거 너잖아.”
기태가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새롭게 등장한 영웅, 그의 정체 는 누구인가?】
자극적인 기사 제목.
그 아래에는 검은 무기를 쥔 헌터 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박혀 있었다.
저건…… 나잖아?
입이 쩍 벌어졌다.
귀찮을 것 같아서 인터뷰도 피했는 데. 언제 저런 사진을 찍은 걸까.
“너희 엄마가 걱정 많이 하시더라. 빨리 연락 드려라.”
“잠깐. 이걸 어머니도 보셨다고?”
“그래. 기사 보고 나한테 걱정돼서 가보라고 하신 거야.”
오}.
부모님한테는 아직 헌터가 됐다고 이야기도 안 했는데.
아무래도…… X 된 것 같다.
기태 녀석은 나중에 술 한번 거하 게 산다고 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친구를 보내고 바로 전화를 눌렀 다.
뚜르르르-.
전화벨이 울리는 시간이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 건지.
– 여보세요?
익숙한 음성.
바로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어머니. 저 민철이입니다. 연락 못 드려서 죄송해요.”
-아들. 엄마한테 할 말 있지 않아?
순간 말문이 막혔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머릿속으 로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저 헌터가 됐어요.”
-기사 봤어. 아들 너무 멋지게 나
왔더라고. 사진 보니까 누구 아들인 지 바로 알아보겠더라.
“먼저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해 요.”
잠시간의 침묵.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내 잘못이지.’
휴대전화에 전화가 많이 와서 연락 을 안 했다는 건 핑계다.
전생. 투장 데이모스의 기억을 각 성하면서 ‘강해지는 것’에 집중하느 라 소홀해진 것이다.
-아들. 헌터로 활동하는 거 위험하
지는 않지?
울컥, 마음이 저며 온다.
당신의 서운함보다 먼저 내 몸을 걱정해주시는 모습.
가슴이 먹먹해지고 목구멍에 뭐가 걸린 것처럼 턱 막혀서 대꾸를 할 수 없었다.
잠시 끓어오르는 마음을 겨우 가라 앉힌 뒤에야 겨우 입을 열 수 있었 다.
“어머니. 절대로 안 위험해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위험한 짓은 하지 말고. 엄마는 아들이 자랑스러운데 한편으로는 걱
정되네. 주책이지?
주책이긴요, 무슨.
목소리를 타고 ‘진심’0] 느껴졌다.
“절대 위험한 짓 안 할게요.”
-그래. 그건 그렇고 이놈의 시키 야.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갑자기 하이톤으로 소리를 지르시 는 어머니.
여태 참아온 답답함을 풀 듯 고성 을 지르면서 나한테 엄청 화를 내셨 다.
왜 욕을 먹는데도 기분이 좋은 건 지.
“풋.”
-전민철! 누가 엄마가 혼내는데 웃으라고 했어!
이런 대화도 즐겁게 느껴졌다.
간만에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던 중, 어머니가 화들짝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나 좀 봐! 찌개 끓인다고 물 올 려놓고 깜박했네.
“아버지 곧 출근할 시간이네요.”
-몸 건강하고. 헌터 활동도 좋지만 건강이 우선이야.
“알겠어요. 헌터 일 적응되면 집에
꼭 내려갈게요.”
-아들. 기사로 봐서 놀랐지만 사람 을 구하는 모습, 너무 멋있었어. 사 랑해.
툭.
그 말을 마지막으로 통화가 끊어졌 다.
생각도 못 했던 통화.
어머니의 마지막 말이 깊은 여운으 로 남았다.
‘지금의 나는 전생하고는 완전 다 른 사람이구나.’
마족은 가족의 정 같은 게 없다.
부모 자식 간에도 핏줄이라는 유대 감보다는 동족으로써 느끼는 동질감 을 더욱 강하게 느꼈다.
현생의 나, 전민철은 달랐다.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고 감동하고, 마음이 울렁이는 ‘인간’이었다.
나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강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소 중한 사람들도 지켜야지.’
전생에는 강해지는 것이 절대명제 였지만.
이번 생에서는 강해져야 하는 이유
가 생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