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72)
172 화
5년 전, 민철 이전에 S급 심사를 통과한 헌터가 있었다.
박민수.
국내 6번째 S급 심사 통과자이자 신성 길드 부길드장을 역임하고 있 는 헌터다.
30대쯤 되어 보이는 얼굴.
신장은 190cm.
떡 벌어진 어깨와 탄탄한 근육질 몸매, 상체는 갈색 머플러를 두르고 허리춤에는 마력 보주 여럿을 챙겨 뒀다.
커다란 덩치와는 달리, 실은 마법 특기를 지녔다.
그가 이번 원정대에 참여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5년 만에 나온 S급 후 배에게 흥미가 생겼고.
두 번째 이유는 길드장인 천지연의
부탁 때문이었다.
-부길드장님. 이번 원정대는 기회 가 될 겁니다.
천지연의 빛나는 눈빛.
그녀는 타인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꿰뚫어 보는 신비한 눈동자를 지녔 다.
‘그 눈동자는 오래간만이었지.’
과거, 천지연을 처음 만났을 때 자 신을 바라보던 눈빛과 같았다.
박민수는 그녀의 눈가에 감도는 광 채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 때문에 S급 헌터가 된 뒤에도
독자적인 길드를 만들지 않고 신성 길드에 머물렀다.
‘길드장을 놀라게 할 만한 사람이 라.’
7번째 S급 헌터에 대한 기대감.
한편으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감정이 박민수의 마음을 물들 였다.
그 복잡 미묘한 감정은 민철의 전 투를 보는 순간.
“허허.”
한 줄기 탄성으로 배출되었다.
감탄을 내뱉은 건 무의식의 발로였
다.
대단했다.
아니, 대단하다는 한마디로 감정을 압축할 수 없을 만큼 경이로웠다.
『주군을 위하여!』
공중에서는 천사를 닮은 백색 기사 들이 지상으로 쇄도했다.
검을 한 번 휘두르면 화려한 꽃이 피어났다.
성광기로 빚어낸 꽃잎이 트롤의 몸 뚱이를 스칠 때마다 상처가 쩍쩍 벌 어졌다.
“돌보다도 단단한 가죽을 저렇게
쉽게 잘라낸다고?”
헌터 한 명이 중얼거렸다.
괴물 등급은 보유 마력과 신체 능 력으로 정해진다.
트롤은 B급으로 분류되었지만 특 유의 재생능력과 방어능력, 그리고 뛰어난 체력 때문에 사냥 난이도가 A급에 준했다.
‘물론 S급 정도라면 트롤을 상대하 는 것쯤은……
박민수는 허리춤에 매어둔 보주를 만지작거렸다.
원거리 조작이 가능한 마력 보주.
자신의 마력을 적당히 실어서 돌진 시키기만 해도 트롤의 몸뚱이에 구 멍을 낼 수 있다.
‘저게 소환수라는 게 문제다.’
에인헤야르.
한기 한기가 A급 헌터를 상회하는 능력을 지녔다.
공중 부유와 성력을 다룬다는 특이 성까지 감안하면 저들만으로도 S급 헌터와 겨뤄볼 만했다.
‘저 흑색 거인들은 또 어떤가.’
임모탈 워리어.
짙은 사기(死氣)를 두르고 있는 언
데드 괴물들은 트롤들을 그야말로 짓뭉갰다.
어마어마한 완력과 맷집.
덩치와 힘, 모두 트롤을 압도했다.
그뿐이랴.
죽음의 기운으로 트롤의 생명력을 갈취했다.
특유의 재생능력이 도리어 해가 되 었다.
‘저런 괴물들을 손짓 한 번으로 50 마리나 불러냈다.’
박민수도 강력한 소환수를 불러내 는 스킬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서먼 아이스 드래곤]
실제 용을 불러내는 건 아니고 마 력으로 조형한 대형 아이스 골렘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자신과 버금가는 힘을 지닌 소환 수
대신 불러내려면 상당한 시간을 들 여서 의식을 치러야 하고 소모되는 재료도 꽤 비쌌다.
한 번 불러내는데 20억.
그렇기에.
민철이 손짓 한 번 해서 불러낸 괴물들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다.
‘소환수를 특성을 지닌 헌터도 이 만한 소환수들은 다루지 못해.’
박민수의 시선이 전장 한가운데를 향했다.
트롤 무리의 중심부.
전민철은 전투 직후 적 군집을 향 해 돌진했다.
쇠사슬이 한 번 춤을 추면 트롤 서너 마리가 튕겨 나갔다.
사슬에 맞은 부위는 살덩이가 파이
고 뼈가 드러날 만큼 커다란 상처가 새겨졌다.
흑색 사슬을 연신 휘두르면서 트롤 무리를 무너트리더니.
“아. 손맛이 부족하네.”
……라는 말을 태연하게 하면서 무 기를 바꿨다.
손에 쥐고 있던 쇠사슬이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대신 흑색 건틀렛을 양손에 착용하 더니.
“역시 트롤은 손맛이지.”
트롤들을 패기 시작했다.
민철의 행동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 월했다.
S급 심사를 통과한 뒤로 무너진 없었던 평정심이 처음으로 흔들렸 다.
‘저게 갓 S급 심사를 통과한 헌터 라니?!’
그야말로 괴물이다.
S급 심사 영상도 살펴봤다.
같은 S급 헌터인 김보성과의 대련.
박민수는 그때만 해도 준비만 갖추 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싸우면 내 필패다.’
강력한 소환수도 문제지만.
민철의 엄청난 돌파력을 저지할 방 법이 없었다.
‘길드장이 왜 열광했는지 이해가 가.’
한편으로는 납득했다.
천지연이 그렇게나 많은 인적 • 물 적 자원을 이번 로스트 랜드 원정에 투자했는지.
민철이 싸우는 모습을 보니 이해가 갔다.
비단, 그런 생각은 박민수만 한 게
아니었다.
원정대 선두.
여러 격전을 겪은 베테랑 헌터들도 박민수와 같은 생각을 품었다.
특히 민철의 별동대 활동에 이의를 제기했던 이영준의 경우, 쩍 벌어진 입을 닫을 줄 몰랐다.
‘저게 개인의 힘이란 말인가!’
이영준은 민철의 S급 심사를 직접 지켜봤다.
심사위원인 김보성을 쉴 새 없이 몰아붙인 실력은 대단했다.
하지만.
‘개인’의 무력은 원정대 같은 대규 모 전투에서 빛을 발하기가 어렵다.
‘원정대 대장이 부상을 입으면 원 정대 사기에도 영향을 끼친다.’
다크문 길드에서는 신성 길드와 마 찬가지로 이번 원정에 많은 것을 걸 었다.
5년 만에 탄생한 7번째 S급 헌터.
그리고 은밀하게 알려진 [가이아 포메의 존재.
이영준은 다크문 길드의 명운을 걸 고 원정대에 참여했다.
‘그런 입장도 모르고 홀로 움직이
겠다고 하다니.’
민철의 단독행동은 원정대 자체의 붕괴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중대한 문제였다.
하지만.
트롤 무리를 유린하고 있는 민철을 보니, 그 걱정이 기우라는 것을 깨 달았다.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은 꼴이군.’
씁쓸한 웃음이 입안에 감돌았다.
한편으로는 기뻤다.
괴물을 사냥할 때 강한 헌터가 아 군으로 있는 것만큼 든든한 것은 없
다.
원 맨 아미.
그 장난 같은 말은 과장 하나 없 이 모두 진실이었다.
마르탄이 올린 무대.
민철은 무대 위에서 지닌 힘을 여 지없이 보여주며 원정대 헌터들에게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 #:
“크오오……
트롤 한 마리가 신음을 흘리더니 지면에 고꾸라졌다.
전투 개시 후 5분.
100마리 중 서 있는 놈은 4마리에 불과했다.
“크으으으 ”
트롤들의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감 돌았다.
나를 살짝 흘겨보더니 등을 돌려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트롤들이 도망치고 있어!”
“저 괴물이 적을 두고 등을 돌리는 건 처음 보는 일인데.”
“저 정도 힘의 차이다. 당연한 일 이지.”
원정대 헌터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이 정도면 첫 무대는 성공한 건가.
‘그렇다고 해서 적을 놓아줄 필요 는 없잖아.’
따악-!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Yes. My Lord!j
에인헤야르 6기사는 내 뜻을 읽었 다.
여기는 게이트가 아니다.
게이트와 현실이 섞여버린 새로운 세계.
트롤들을 살려두면 동료들을 불러 올지도 모른다.
광휘의 기사들은 빠르게 비상, 직 후에 쏜살같이 강하해서 도주 중인 트롤들의 등을 노렸다.
“크오오!”
트롤들은 발악적으로 팔을 휘둘렀 다.
『그렇게 무른 공격으로 어딜!』
에인헤야르는 매화검법을 펼쳐서 트롤의 팔을 잘라내고, 연속으로 검
을 휘둘러서 심장을 찔렀다.
최후의 트롤이 땅바닥에 쓰러졌다.
100마리 중 살아서 돌아간 놈은 없었다.
“피를 채집하고 이동합니다.”
나는 빠르게 상황을 정리했다.
트롤의 피는 치유능력에 탁월해서 치유 포션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된 다.
뒤에 있던 지원팀 장인들은 트롤 사체에서 피를 추출했다.
‘무리가 커서 그런가, 어그로도 잘 끌리네.’
흑사회 잔당을 쫓았을 때는 대규모 괴물들의 습격을 받은 적이 거의 없 었다.
로스트 랜드 초입.
통일대교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닌데, 괴물들이 떼로 몰려들 었다.
‘차라리 잘된 일이다.’
나는 원정 초기부터 근처에 있는 괴물들은 씨를 말릴 생각을 하고 있 었다.
짧게는 보급로 확보.
길게 보면 [가이아 포메로 정상으
로 돌린 국토의 안전을 다지기 위해 서는 필요한 작업이었다.
‘먼저 찾아와준다는데 거절할 이유 가 없다.’
통일대교 인근의 괴물 숫자를 미리 줄여두면 원정대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
트롤 무리의 습격을 긍정적으로 생 각하며 선두 그룹으로 돌아왔다.
원정대 선두에 있는 헌터들이 모두 나를 바라봤다.
선망.
동경.
그리고 안도감.
트레일러에서 본 것과는 다른 눈빛 이다.
나는 마르탄을 흘겨봤다.
-잘하셨습니다.
녀석은 입을 뻥끗 거리면서 엄지를 척 들었다.
각본가가 마음에 들어 하니 다행이 다.
돌연 갈색 머플러를 휘감은 거한이 다가왔다.
같은 S급 헌터인 박민수였다.
“민철 헌터.”
“예. 무슨 볼일이라도?”
안색을 굳힌 채 나를 내려다보는 거한.
나도 키가 작은 편은 아닌데, 상대 의 신장이 190cm이다보니 절로 고 개를 들어서 올려보게 되었다.
“할 말이 있습니다.”
“말씀하시죠.”
“저랑…… 나중에 대련 한번 하지 않으시 겠습니까?”
뭐야.
무슨 말을 하려고 인상을 팍 쓰고 있었나 했더니.
끓어오르는 호승심을 참아내는 표 정이었다.
‘똥 마려운 강아지도 아니고.’
곰처럼 큰 거한이 귀여워 보이는 건 처음이다.
“그런 거라면 언제든지요.”
“아, 고맙습……
“단. 원정대가 끝나고 붙어봅시다.”
“암요. 지금은 로스트 랜드 원정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박민수는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공과 사는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 구먼.
다크문 길드의 마스터이자 아까 나 한테 태클을 걸었던 사내, 이영준도 다가와서 고개를 푹 숙였다.
“아까는 미안했습니다.”
“뭐가요?”
“이번 원정대장인 민철 헌터의 능 력을 의심하는 발언을 한 것 말입니 다.”
의외였다.
나이도 진득하게 먹은 아저씨.
다크 문 길드의 명성은 국내 3대 길드에는 못 미치지만, 전국적으로 알려진 10대 길드에 들어갔다.
그 길드의 총책임자가 여러 사람 앞에서 사과를 한 것이다.
‘뒤에서 마르탄이 뭐라고 했나?’
나는 다시 한번 마르탄을 흘겨봤 다.
추궁하는 눈빛을 보내니, 마르탄은 고개를 좌우로 격하게 저으며 모르 는 일이라고 어필했다.
‘이거 무력시위 효과가 너무 좋은 거 아니야?,
나는 이영준의 어깨를 잡으면서 숙 였던 허리를 펴게 했다.
한 번의 무력시위가 이렇게 큰 효
과를 발휘할 줄이야.
출발할 때만 해도 긴장감이 감돌던 원정대의 분위기.
첫 전투를 마친 뒤에는 축제를 온 것처럼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피 채집을 끝내고 다시 전진을 시 작했다.
원정대는 통일대교 위에 쭉 이어졌 던 도로를 진군 루트로 삼았다.
소규모 괴물 무리가 튀어나오기도 했지만.
『주군! 7시 방향에서 하이 오크 100기가 접근하는 중입니다.』
『3시 방향에서 적 발견!』
에인헤야르를 정찰병으로 활용한 덕에 대비를 갖추어서 피해 없이 막 아냈다.
얼마쯤 전진했을까.
길가 옆에 선 나무 표면 위로, 기 다란 고랑이 파인 것을 발견했다.
A급으로 분류되는 괴물, 스라킹이 영역을 표시하는 방법이다.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
괴물들의 군락이 대규모로 자리를 잡은 곳.
포인트 A가 눈앞에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