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78)
178 화
개성 인근 정리.
서쪽으로는 개성 부두를, 동쪽으로 는 북한 동부 지역의 길을 확보해두 었다.
‘게이트 핵도 여럿 제거했다.’
침식의 원흉.
핵을 적출해서 파괴했기에, 더 이 상 괴물들이 출몰할 이유는 없었다.
이미 이계와 융합되어버린 환경을 바꾸는 건 어렵지만.
괴물이 더 나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안전을 확보한 셈이다.
원정대 내부는 엄청난 결과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각 부대의 지휘를 맡은 길드장들도 마찬가지였다.
“휘유, 이번 기회에 개성까지 수복 해버립시다.”
신성 길드 부길드장, 박민수는 농
담조로 이야기했다.
“허어, 정말 새 역사를 쓰는 일이 되어버렸군.”
다크문 길드 마스터, 이영준은 감 탄사를 내뱉었고.
“후후후. 역시 군주…… 아니, 원정 대장님을 믿고 있었습니다.”
베르데는 요상한 자세로 서서 진지 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새끼.
군주라는 단어를 못 말하게 맹약이 라도 걸어야 하는 걸까.
원정에 참여했던 여러 길드장들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원정대의 사기는 그야말로 최고조 였다.
‘로스트 랜드 안쪽으로 깊이 들어 갈 이유가 생겼다.’
여태 여러 원정대가 로스트 랜드를 들어왔지만, 이렇게까지 진출한 적 은 한 번도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재생성되는 괴물들.
깊숙이 들어가 봐야 위험만 가득하 고 힘만 소진하는 꼴이다.
이번 원정은 달랐다.
‘제라드 아저씨한테 고맙다고 해야
겠어.’
영국에서 대여한 가이아 포머.
현실과 융합을 일으킨 게이트 핵을 적출해서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 수없이 벌였던 원정처럼 헛 된 힘 소모가 아니다.
괴물에게 빼앗긴 땅을 수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마르탄.”
“예. 원정대장님.”
“이번 원정의 성과를 정리해서 말 해줄래?”
“흠흠. 알겠습니다.”
-게이트 핵 64개 파괴.
-쓰러트린 괴물들 사체에서 한화 로 약 5천억 원에 해당하는 부산물 획득.
-개성 근처 해안가 및 옛 철원군 으로 향하는 길목 확보.
원정대는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거듭되는 전투.
게이트 공략 때보다 더 많은 괴물 들을 사냥한 결과였다.
“부산물들은 협회 보급부대를 통해 국내로 반출했습니다.”
과연.
일 처리에 빈틈이 없었다.
마르탄은 성간 연합 지부장 자리는 포커로 딴 게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했다.
각 길드장들도 일의 경과에 만족스 러운 표정이었다.
‘지금이 적절하겠어.’
박민수가 운을 띄운 덕에 말하기가 한결 편해졌다.
나는 분위기를 살피다가 천천히 입
을 뗐다.
“그럼 개성까지 가보는 건 어떻습 니까?”
말을 꺼낸 직후.
주위를 둘러봤다.
여러 길드장들은 내 이야기를 듣더 니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위기였다.
누군가가 불쑥 손을 들었다.
“나는 원정대장님의 의견에 찬성합 니다.”
박민수였다.
아까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진지한 투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개성 한 번 밟 아봅시다.”
“좋소. 어디 한번 가보자고!”
곧이어 원정대에 참여한 길드장들 이 하나둘 호응했다.
* * *
개성 진입 직전.
“힘을 한 곳으로 집중시킵니다.”
셋으로 나누었던 부대를 하나로 통 합했다.
부대를 나누어서 운용했던 것은 단 기간에 게이트 핵을 여럿 제거하려 는 목적 때문이었다.
그 덕에 주둔지를 기준점으로 반경 10km 내에는 어떤 게이트 핵도 남 아있지 않았다.
인근에 자리를 잡은 괴물들도 대부 분 소탕했다.
‘전장을 넓게 쓸 필요가 없어졌다.’
다시 합쳐진 원정대.
2천에 달하는 헌터들이 전열을 이 루고 개성을 향해 나아갔다.
반쯤 폐허가 된 개성공단 터를 지
나 북서쪽으로 북상하던 중이었다.
이영준이 고개를 돌려서 나를 바라 봤다.
“원정대장님. 잠시 전진을 멈춰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죠?”
“2km 위. 북쪽에서 북한 군복을 입은 장정들이 아래로 내려오는 중 입니다.”
북한이라는 나라는 대격변 이후 갈 기갈기 찢어졌다.
대규모 군벌 셋.
그 외에도 개성처럼 버려진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손을 들어서 원정대 행군을 잠깐 멈추게 했다.
“원정대장님. 어떻게 대응할까요?”
이영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군부와 접촉하는 건 처음 원정대를 조직했을 때만 해도 계획에 없었다.
나야 미리 짐작하고 있었지만.
원정대에 참여한 헌터들 입장에서 는 당황할 만했다.
“상대의 대응을 보고 판단하죠.”
“정론이군요. 알겠습니다.”
무너트려야 할 적.
하지만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대립 각을 세우기는 어려웠다.
‘반응을 봐서 녀석들을 도발하든 해야지.’
잠시 후.
북쪽에서 대량의 홁먼지가 모락모 락 피어올랐다.
혼돈기를 눈에 집중시켜서 안력을 강화, 접근 중인 군인들을 확인했다.
‘규모가 제법 되네.’
선두에는 군용 지프.
그 뒤에는 5톤 갈색으로 채색한
트럭 여러 대가 따라오는 중이다.
지프 뒤, 그리고 트럭 위에는 기관 총을 달아놓고 사수가 손잡이를 붙 든 채 언제든지 방아쇠를 당길 준비 를 했다.
‘ 응?’
눈을 가늘게 뜨고 먼지 사이를 집 중해서 봤다.
흙먼지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묘 한 그림자.
아울 베어, 예티, 코카트리스 등.
괴물 여러 종류가 군용 차량들 사 이에 섞여 있었다.
“괴물들이 왜 저기 같이 있는 거 지?”
“원정대장님도 보셨나 보군요. 제 가 보고하면 안 믿을 거 같아서 따 로 말씀 안 드렸습니다.”
“진귀한 장면이긴 하네요.”
나는 떨떠름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군부대의 숫자는 약 2천.
연대 급으로 원정대와 비슷한 규모 였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긴장감도 비 례해서 커져갔다.
꿀꺽.
헌터 한 명이 침을 삼키는 소리가 천둥처럼 들릴 정도로 무거운 침묵 이 원정대 사이에 감돌았다.
“거리. 500.”
선두에 선 헌터 한 명이 중얼거렸 다.
군부대는 500m를 사이로 둔 채 남하를 멈췄다.
황야를 두고 대치한 두 진형.
박민수와 맞먹는 거한이 어깨를 좌 우로 돌리면서 나섰다.
머리털 하나 남지 않은 민머리.
몸에 걸친 군복은 잔뜩 부풀어 오
른 근육 때문에 금방이라도 터질 것 처럼 위태위태해 보였다.
“니보라우!”
커다란 고함 소리가 적막감을 날려 버렸다.
“남조선 아새끼들. 뭐 얻어먹으려 고 예까지 올라왔나?”
“인사 나온 거치고는 과하군.”
나는 거한의 말에 대꾸하며 앞으로 나섰다.
[우주의 흐름] 특성을 활성화시켜 서 기감을 날카롭게 다듬어서 혹시 모를 암습에 대비했다.
“그짝 애미나이가 대표인가?”
“그렇다.”
“긴말 않갔네. 날래날래 남조선으 로 돌아가라.”
“긴말 안 한다고 해놓고 혀가 좀 긴데?
너희한테 한 방 먹여줄 생각이거 든.
돌아가기에는 이쪽 입장이 곤란하 다고.
거한은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너희가 이 땅에 전세라도 냈냐?”
“고조 황해도의 주인은 김문권 총
통 각하요. 기러니깐 허락 안 받은 남조선 애미나이들은 물러나라!”
“물러나기 싫다면?”
“간나 새끼. 혼나봐야 정신 차릴 기래.”
거한은 뒤를 돌아보더니 옆에 있는 군인의 어깨를 툭 쳤다.
“동무, 고 녀석 데리고 와라!”
“알갔습니다!”
군인 한 명이 허겁지겁 뒤로 향했 다.
“내래 남조선 애미나이들한테 총통 각하의 위엄을 보여주갔으.”
자신만만한 기색으로 노려보는 거 한.
나는 팔짱을 낀 채 김문권 군부의 반응을 기다렸다.
잠시 후.
쿵- 쿵-
지축이 흔들렸다.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흔들리 는 땅.
“저, 저건……?”
“S급 괴물인 데빌사우루스다.”
“게이트 밖에서 저런 괴물이 돌아 다니다니.”
문수산 게이트에서 본 적 있는 녀 석.
전고 50m, 높이는 15m에 달하는 베헤모스 종 괴물, 데빌사우루스였 다.
‘저 녀석. 생긴 게 이상한데?’
전에 레이드를 했던 데빌사우루스 하고는 형태가 많이 달랐다.
곳곳에 기계 장치가 부착되어 있 고, 왼쪽 팔이 기형적으로 컸다.
오른쪽보다 두 배 이상 큰 팔은 회색 금속으로 뒤덮여 있었고, 끝에 는 칼을 연상시키는 손톱이 길게 나 있었다.
“간나 새끼들. 메탈 데빌사우루스 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구먼 기 래!”
야생의 데빌사우루스를 개조라도 한 건가.
[진실의 눈]으로 확인해보니 문수 산 게이트에서 만난 보스 몬스터보 다도 더 강력했다.
모든 능력치 900대.
스탯만 놓고 보면 펜리르와 정면으 로 붙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덩치를 생각하면 더 강하겠지.’
동일한 힘으로 붙으면 질량이 더
많이 나가는 쪽이 유리했다.
펜리르와 맞먹는 괴물이라.
김문권 군부가 자신감을 가질 만했 다.
그런데.
베헤모스 종 괴물의 기괴한 외형 말고도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설마.’
잠시 두 눈을 의심했다.
메탈 데빌사우루스의 입가에 뭔가 가 묻어 있었다.
“어이.”
“애미나이. 날 불렀나?”
“저 덩치 큰 놈. 먹이로 뭘 주는 거냐.”
거한의 눈이 반월로 휘었다.
“봤나 기래?”
“닥치고 빨리 묻는 말에 답해.”
내 목소리에 한기가 감돌았다.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이영준이 옆으로 다가와서 입을 뗐다.
“원정대장님. 무슨 일입니까?”
“저기, 보이십니까?”
검지를 쭉 펴서 메탈 데빌사우루스
의 입을 가리켰다.
마른 핏자국, 그리고 천 조각.
사람의 의복으로 보이는 것들이 입 가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설마.”
“아니겠죠. 같은 사람끼리 어떻게 그런 짓을……
원정대 헌터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 어났다.
거한은 내 말을 부정하기는커녕 껄 껄 웃으면서 대꾸했다.
“총통 각하의 뜻을 어긴 애미나이 들은 모두 먹이가 되는 기지.”
이놈들.
갱생의 여지가 없다.
뿌드득, 나는 이를 갈았다.
‘이놈들은 살려둘 이유가 없다.’
원정대를 꾸리는 순간부터, 북한
군벌 타도를 계획했다.
하지만.
김문권 군벌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최악의 집단이었다.
전생의 나도 착한 놈은 아니었다. 온갖 악의 근원.
판데모니엄에서 네 차원장 중 하나
로 군림하며 온갖 피바람을 몰고 다 녔다.
셀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살업을 저질렀고 온갖 원망도 샀다.
‘그렇다고 해서 날 거부하는 놈들 을 괴물 먹이로 던져주지는 않았 다.’
적에게는 명예로운 죽음을.
그게 투장 데이모스의 모토였다.
저놈들에게는 산 자의 권리를 존중 해주는 명예가 없었다.
“같은 사람을 괴물 먹이로 줬다 고?”
“미친 거 아니야?”
원정대원 사이에서도 여러 목소리 가 튀어나왔다.
적당히 도발해서 싸움을 붙일 필요 가 없어졌다.
‘다 나설 필요도 없어. 나 혼자라 도 저 새끼들을 묻어버린다.’
앞으로 나서려는 찰나.
누군가가 내 어깨를 붙들었다.
박민수였다.
“혼자 나서려고 하지 마십쇼.”
“막을 겁니까?”
“그럴 생각 없습니다. 저 후안무치 한 놈들을 혼내주는 건……
박민수는 보주 10개를 하늘 위로 올려보냈다.
싸우려는 의지가 고스란히 느껴졌 다.
“우리가 같이해야 할 일이니까요.”
“맞습니다. 동포를 괴물의 먹이로 주는 놈들하고는 협상할 것도 없습 니다.”
이영준이 옆에서 거들었다.
원정대원들의 분위기가 거세게 타 올랐다.
거한은 처음으로 난감한 기색을 짓 더니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고조 남조선 아새끼들은 곱게 말 을 안 듣네.”
협상은 결렬됐다.
나나 김문권 군부나.
처음부터 물러날 생각 같은 건 전 혀 없었다.
“동무. 쏘라우.”
피융!
붉은 신호탄이 하늘 위로 올라갔 다.
그와 동시에.
콰쾅-!
커다란 폭발음이 들리고, 검은 점 수십 개가 하늘을 물들였다.
전차들이 쏘아낸 탄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