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95)
195 화
다시 돌아온 탑.
8층으로 올라가기 전, 대장장이 하 칸을 찾았다.
까앙! 까앙
규칙적으로 들리는 망치질 소리.
늘 그랬듯이 천을 걷어내며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손님 안 받수.”
“그렇게 일거리 가려 받으면 밥값 이나 나옵니까?”
“크험. 손님인 줄 몰랐네.”
반쯤 헐벗은 붉은 거한.
마에스트로급 대장장이, 하칸은 전 에 봤던 때와 마찬가지로 땀범벅이 었다.
“일도 안 받으면서 올 때마다 바쁜 것 같습니다.”
“대장장이는 원래 늘 날을 갈아야 하는 법인거유.”
“됐고. 전에 부탁한 건 어디 있습 니까?”
“으흐흐. 이리로 오쇼.”
하칸의 안내를 받아 전에 갔던 창 고로 들어갔다.
말끔하게 비워진 공간.
전에 개미 여왕의 보물을 쏟아냈던 장소인데, 티끌 하나 찾아볼 수 없 었다.
대신 전에는 없던 하의 갑주 한 벌과 신발이 놓여있었다.
“저기 있슈.”
탈착 형태로 된 하의 방어구.
허벅지를 감싼 형태의 갑주와 무릎 아래쪽을 보호하는 각반이 한 세트 로 되어 있는데, 모두 흑색이었다.
빛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어두운데 도, 갑주 표면 위로 은은한 광택이 감돌아서 신비한 느낌을 자아냈다.
신발도 마찬가지였다.
금속 재질로 되었는데, 갑주와 마 찬가지로 흑색이었다.
곧장 [진실의 눈]을 사용해서 아이 템 옵션을 확인했다.
[암흑성의 가히
등급 : 전설 [L] / 종류 : 바지 내구도 : 3,500/3,500
* 물리 방어 Lv 140
* 마력 방어 Lv 140
*마력 흡수 Lv 55
*마법 저항 Lv 100
[암흑성의 바람]
등급 : 전설 [L] / 종류 : 신발
내구도 : 2300/2300
* 물리 방어 Lv 85
* 마력 방어 Lv 85
*마법 저항 Lv 55
* [워터 워크] 스킬 상시 적용
나는 각반을 살짝 들어봤다.
광물로 만들었음에도, 특유의 무게
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검은색을 띤 광물은 흔치 않다.
특히 마법 저항이나 방어에 특화된
옵션, 그리고 가벼운 무게까지.
방어구의 재질을 알아채는 건 어렵
지 않았다.
“블랙 미스릴.”
“눈썰미가 좋구먼유?”
“역시 장인은 다르군요. 그 다루기 까다로운 광물을 어떻게?”
일반적인 미스릴은 은색을 띠지만, 지하 심층에서 압력에 눌리면 검은 색으로 변한다.
그게 바로 블랙 미스릴이다.
‘미스릴보다 강하고 가볍지만 다루 기가 어려워.’
제련 난이도만 놓고 보면 오리하르 콘보다도 한 수 위였다.
그걸 능숙하게 다루어낸 것만으로
도 하칸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해주었다.
“감탄하긴 이르구먼. 일단 착용해 봐유.”
하칸의 말이 맞았다.
갑주 평가는 착용감을 확인해본 뒤 에 해도 늦지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하의 갑주를 입었 다.
탈착형으로 만들어서 처음 착용하 는데도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 다.
뒤이어 신발도 신었다.
오- 짧은 탄성이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다.
” 편안하군요.”
청바지를 걸친 것 마냥 금속 특유 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몸에 착 달라붙는 감촉.
[암흑성의 가히는 움직임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신발인 [암흑성의 바람]도 마찬가 지였다.
맨발, 혹은 슬리퍼를 신은 것처럼 편안했다.
내 아이들을 써본 소감이 어떻
수?”
“정말이지…… 완벽합니다.”
“으흐흐. 내가 특별히 힘을 쓴 보 람이 있구먼.”
“근데 마법을 새기지 않은 건 어째 서입니까?”
“손님 스타일을 보니 마력 운용에 익숙한 거 같아서 말이유.”
“안 보셨는데도 잘 아시는군요.”
“만져보면 알지. 그래서 블랙 미스 릴 특유의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제련했슈.”
역시 마에스트로급 장인은 달랐다.
내가 말하지 않은 부분까지도 챙겨 서 갑주를 만들어줬다.
어쭙잖은 옵션을 넣는 것보다는 방 어구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게 더 나았다.
“정말 고맙습니다.”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데, 돌연 하 칸이 손을 뻗었다.
크고 투박한 손.
굳은살이 박여있어 돌처럼 딱딱해 보였다.
나도 오른손을 뻗어 하칸과 악수를 하려 했다.
” 예?”
“악수 말고 돈 달라는 거유.”
“저번에 드렸잖아요?”
“그건 공임비였고 재료값은 포함하 지 않은 거유. 블랙 미스릴 구매하 느라 150만pt를 썼구먼?”
“에휴. 저한테 줄 포인트에서 까세 요.”
포인트가 아깝지는 않았다.
등급은 전설급이지만, 실 성능은 초월 등급에 비빌 정도였다.
최근 [신격]까지 얻었으니, 이 갑
주를 착용하면 어지간한 화력으로는 내 몸을 해할 수 없을 거다.
‘근데 포인트를 엄청 따지는구만.’
은거기인 마냥 대장간 지구 구석에 서 홀로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포인 트를 엄청나게 밝혔다.
마에스트로급 실력으로 일을 도맡 으면 금세 포인트를 쓸어 모을 텐데 말이야.
참 일관적이지 않은 양반이로다.
“나머지나 얼른 주세요.”
[하칸 토리아가 5,215,700pt를 전
달했습니다.]
와.
갑주를 만드는 데 소모된 포인트가 250만.
거기다가 개미 여왕의 제보를 처분 하는데 수수로를 10%나 떼고도 남 은 게 500만 pt가 넘었다.
무한의 공간을 확장하는 데 소모된 게 160만 pt.
4배가 넘는 소득을 거뒀다.
“그거 처분하는데 얼마나 힘든 줄 알았슈?”
“대신 값은 쳐 드렸잖아요.”
“으허험. 그건 그렇지.”
“그러니까 이것도 부탁드립니다.”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무한의 공간에는 개미 여왕의 보고 에서 털어온 보물들이 절반이나 남 아 있었다.
와르르.
텅 비어 있던 창고가 다시 한번 형형색색의 재화로 가득 찼다.
“허허. 제길.”
“정말로 기쁘신가 보군요.”
“안 할 수도 없고. 당신은 참 골치 아픈 손님이유.”
“다음에 올 때까지 부탁드립니다.”
등을 돌려서 나가려던 찰나.
“뭐 하나 물어나 봅시다.”
하칸의 말이 내 발을 붙잡았다.
나는 다시 몸을 돌려 하칸의 눈동 자를 마주했다.
“뭐죠?”
“손님 이름이 전민철 맞슈?”
[다크 스타 – 제왕의 검]
손등에 새겨진 다크 스타가 내 의 지에 따라 무기로 화했다.
칼끝이 하칸의 목덜미에 아른거렸 다.
“그건 어디서 들은 거지?”
“으흐흐. 짐작한 걸 말했는데 그렇 게 과민반응하면 바로 알아버리지 않겄슈.”
제길.
떠보는 거였나.
“갑자기 남의 이름은 왜 부르는 건 지 이유나 들어봅시다.”
“너무 날 세우지 마쇼. 손님은 탑 의 유명인사거든.”
“유명인사?”
“0층의 시련에서 랭킹 1위를 갱신 한 사람. 그리고 6층을 헤집어놓은 비 랭커 출신 도전자가 같은 인물일 확률은 얼마나 되겄슈?”
아.
하칸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탑은 억겁의 세월 동안 유지되었 다.
내가 탑을 오르는 시간은 인간에게 길지 몰라도 탑의 역사에 비해서는
찰나와도 같았다.
0층의 시련을 갱신한 초신성.
그리고 6층에서 큰 난리를 친 도 전자.
둘 다 비랭커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면.
같은 인물이라고 추리하는 건 그다 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귀찮게 됐군.”
“뭐, 조심하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거였수. 좋은 물주를 잃으면 나도 곤란하거든.”
“내 인상착의가 알려진 건 아니잖
아요.”
“저번에 정보 길드에서 정보를 산 적 있었슈?”
아, 맞다.
6층과 7층의 정보를 얻으려고 [바 람이 속삭이는 이야기]에 들려서 해 당 계층의 이야기를 샀다.
‘광고를 하고 다닌 셈이군.’
6층에서 그렇게 요란하게 일을 저 지를 줄 누가 알았나.
우연히 개미 공주 셰셰와 마주친 탓에 여러 사건에 휘말렸었다.
“지금 뫼비우스와 아트록스 커뮤니
티에서 손님을 찾고 있으니 조심하 는 게 좋을 거유.”
“좋은 이야기 고맙습니다.”
나는 경계심을 누그러트렸다.
하칸이 그들과 어떤 식으로든 연이 닿아있다면.
대장간에 발을 들이밀었을 때 이미 커뮤니티에서 반응을 보였을 것이 다.
“해당 층계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이들만 조심해야 할 게 아닐 거유.”
“그건 무슨 말이죠?”
“높은 계층에 올라간 도전자도 아
이템을 사용하면 낮은 계층에 재도 전을 할 수 있거든.”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인기가 늘어 버렸군요.”
지구에서도 시달렸는데.
이래서 인기가 많은 건 피곤했다.
“조심하는 게 좋을 거라우.”
“글쎄요. 조심해야 할 게 누구인지 는 두고 봐야죠.”
나는 씩 웃었다.
*
*
[시련의 탑 – 8층]
[퀘스트 : 잊힌 세계의 그림자] 재앙으로 멸망해버린 대도시 뉴 카
멜롯.
뉴 카멜롯에 드리운 죽음의 장막을
돌파하고 재앙의 원흉을 제거하라.
* 목표
네메시스 살해
* 특이사항
-도시 곳곳에는 쉘터가 있음.
-밤이 되면 괴물들의 숫자가 늘어
나고 공격성도 수배로 증폭된다.
8층의 시련은 서울과 흡사한 분위 기의 도시였다.
여기저기에 서 있는 고층 건물.
빌딩의 숲이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 로 사이로 펼쳐져 있다.
‘서울하고는 다르게 멀쩡한 걸 찾 기가 힘들다만.’
괴이한 형태의 식물들이 빌딩을 칭 칭 감고 있다.
금이 가거나 모퉁이가 무너진 건 양호한 수준이요, 반절 정도가 사라
지거나 옆으로 쓰러진 건물들도 많 았다.
시련 이름대로, 사람들에게서 잊힌 세계였다.
대격변 당시 파괴된 도시가 이런 느낌이었을까.
아니.
어쩌면 게이트 사태를 제대로 대처 하지 못했을 때 찾아왔을 미래일지 도 모른다.
‘여긴 원래 세계가 아니잖아.’
탑이 만든 시련의 공간.
현대의 도시와 닮았다고 해서 잠깐
감상적으로 되었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마음을 가라 앉히고는 주위를 살펴봤다.
반쯤 기울거나 부서진 건물들.
[우주의 흐름]으로 기감을 확대해 봤지만 산 자의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구어어 어어.
대신.
건물들 사이로 기괴한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서로 공명하듯, 울음소리는 인근에 있는 건물들 사이로 전파되었다.
무너진 입구 사이로 무언가가 튀어 나왔다.
“역시 좀비였나.”
좀비들이 인근에 있는 건물들에서 꾸역꾸역 나왔다.
황량했던 길가가 밀려든 좀비 떼로 순식간에 꽉 차버렸다.
“너희가 도시를 무너트린 원흉이 냐?”
“구어어 어어.”
“하긴. 하급 언데드한데 대답을 기
대하는 게 멍청한 짓이지.”
성력을 손끝에 집중시켰다.
이런 놈들한테는 손을 휘두르는 것 도 아깝지.
[성화(聖火)의 권능을 사용합니다.]
[성력 200을 소모합니다.]
성스러운 화염을 주위에 둘렀다.
삿된 기운을 배제하는 불꽃.
산 자는 해할 수 없지만.
악마종이나 언데드처럼 부정한 존 재에게는 천적이었다.
“구어어 어?”
좀비 하나가 백염에 뛰어들었다가 순식간에 잿더미로 화했다.
뒤이어 다른 좀비들도 나를 향해 다가왔지만.
화르륵-!
한 놈도 백색 화염을 뚫지 못하고 타버렸다.
‘너무 약해.’
수십 마리를 죽였는데도 경험치가 0.01 %도 오르지 않는다.
아스모데우스를 쓰러트리면서 폭렙 을 해서 더욱 경험치가 짜게 느껴졌 다.
“구어어어!”
“구으으.”
좀비들은 지능이 없었다.
동족이 타버리는 모습을 보고도 본 능적으로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대로만 있으면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주변을 정리할 수 있겠는데?
“구으으으으!”
착각이었다.
꿀이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좀비의 숫자가 더 늘어났다.
인근 건물들에서 좀비들이 다시 쏟 아졌다.
‘좀비 숫자도 무한은 아니겠지.’
나는 팔짱을 꼈다.
주변을 살펴보는 건 이 일대 좀비 들을 모두 쓸어버린 뒤에 해도 늦지 않았다.
그때.
“멍청아! 당장 불 꺼!”
먼 곳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