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196)
196 화
걸걸한 남성의 목소리.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
나는 음성이 튀어나온 방향을 흘겨 봤다.
반쯤 무너진 건물 외벽.
사람의 그림자가 살짝 비쳤다.
‘은신 관련 스킬이나 장비인가?’
목소리는 들렸는데,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우주의 흐름]으로 기감을 확대했 다.
그림자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마력 흐름이 왜곡된 것을 감지했다.
날 도와주려는 건가?
함정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였 다.
근데 말이야.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지.’
성스러운 화염을 양손에 일으켜서 더 넓은 영역으로 펼쳤다.
백염이 반쯤 부서진 아스팔트 위를 뒤덮었다.
부정한 기운을 모두 사르는 성염.
좀비들은 백염에 닿는 순간 저항 하나 못하고 까맣게 타버렸다.
“난 나보다 약한 자의 명령 따위는 듣지 않는다.”
고작해야 좀비를 두고.
내가 무서워해야 할 이유가 있나!
“그러다간 죽는다! 이놈들은 보통 좀비가 아니다!”
뭐래.
이렇게 허약해 빠진 놈들보고 겁에 질린 꼴이라니.
“나는 그 누구의 명령에도 따르지 않아.”
짧게 뇌까리면서 성력을 재차 손에 집중시켰다.
성스러운 화염을 넓게 펼치니, 좀 비들이 더 빠르게 몰려왔다.
숫자는 수백을 넘어 수천이 되었 다.
인근에 있는 좀비란 좀비들은 모두 뛰쳐나오는 형국이다.
목소리를 낸 인물도 경고하는 걸 포기했는지 뒷말이 더 이상 들려오 지 않았다.
몇 분 만에 좀비 수천 마리가 잿 더미로 변했다.
‘경험치가 엄청 짜네.’
나는 혀를 찼다.
수천을 불태웠는데도 0.1%도 안 올랐다.
아스모데우스의 화신을 때려잡은 후유증(?)으로 경험치 획득 양이 터 무니없이 낮아졌다.
정확히는, 레벨이 팍 올라가면서 요구 경험치도 덩달아 뛰어버린 거 지만.
‘이 기세면 인근에 있는 좀비들은 금방 정리하겠어.’
좀비의 난이도는 D급 수준.
수가 많아도 내 털끝 하나 건들지 못할 만큼 수준 차이가 났다.
특히 상성에서 우위인 성염을 지른 덕에 빠르게 정리가 되었다.
그때.
쿵 쿵!
큰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그우어어 어
신장은 약 5m 정도.
툭 튀어나온 배와 반라의 몸뚱이, 그리고 죽은 눈을 띤 거대 좀비가 느린 걸음으로 다가왔다.
“저런 건 처음 보는데?”
주술이나 강령술로 만들어낸 언데 드가 아니었다.
꿈틀.
투장의 ‘촉’이 거대 좀비에 반응했 다.
나는 [진실의 눈]을 사용했다.
종족 : 좀비
근력 : 255 / 민첩 : 50 / 체력 :
220 / 맷집 : 350 / 마력 : 10
* 특성
감염 [EX] * 스킬
자폭 [B] 순간 도약[D]
EX급 특성이라고?!!
순간적으로 눈을 의심했다.
여러 권능과 무공을 쌓은 나조차도 EX급 특성 같은 건 없었다.
스킬 중에서는 성천조계공 뿐.
툭 건들기만 해도 터져버릴 것 같 은 좀비가 가질 만큼 흔한 특성이 아니었다.
감염
등급 : EX
좀비 아포칼립스로 멸망해버린 어 떤 세계를 본따 만든 특성.
탑 8층의 [규칙]으로 선언된 힘으 로, 좀비에게 상처를 입으면 감염 상태로 인식된다.
감염되면 24시간 뒤 좀비로 변한 다.
어떤 방법으로도 감염에 저항할 수 없으며, 해독제를 투여해야만 감염 상태를 벗어날 수 있다.
미친.
진짜로 좀비 사태였냐!
‘조금 전에 소리를 지른 것도 감염 때문이었나.’
좀비 하나하나는 약했다.
문제는 저 특성이었다.
탑 시스템으로 보정되는 좀비화.
독성이나 저주 등, 온갖 저항능력 을 무시하는 절대적인 세계의 ‘규 칙’이었다.
“그우우우……
보라색 빛이 불룩 튀어나온 뱃살에 비쳐졌다.
걸어 다니는 감염 폭탄.
저 괴물을 쓰러트리면 반경 30m가 배에 담아둔 감염액으로 초토화된 다.
호신마강을 사용하면 폭발 반경에 서 몸을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굳이 실험해 볼 필요까지야.’
피융!
손을 펼치면서 섬전비도를 쏘아 보 냈다.
자폭한다고?
다가오기 전에 해치우면 그만일 뿐. 이미 [진실의 눈]으로 놈의 자 폭 범위를 파악했다.
섬전비도 10자루가 부머의 몸에 박혔다.
몇 개는 감염액을 담고 있는 뱃살
을 사정없이 헤집었다.
퍼어엉-!
부머의 몸이 살짝 부풀어 오르더니 요란한 소리를 내며 폭발했다.
인근 30m가 부머의 몸에 담겨있던 보라색 액체로 뒤덮였다.
‘성가시군.’
좀비나 부머.
모두 약해빠졌다.
그럼에도 얕볼 수 없는 건.
놈들의 손톱이 내 몸을 충분히 해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감염은 신분의 고하나 강 • 약을 가리지 않는다.
한 번 물리면 끝.
어릴 적에 자주 본 좀비 영화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거 참.
한순간도 마음을 놓지 못하게 해주 는구먼.
[감염]의 위험성을 깨닫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래. 이 맛이지.’
입가에 웃음이 감돌았다.
탑의 시련은 언제나 위험천만했다.
동시에, 위험성이 높을수록 극복했 을 때 얻는 보상도 커졌다.
긴장감과 힘에 대한 욕망이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저쪽이었나?’
마침.
8층의 시련에 대해 설명해줄 정보 원(?)도 발견했다.
아까 목소리가 들렸던 곳으로 발걸 음을 옮겼다.
米 米 米
휘익, 턱.
징검다리의 돌을 밟으며 강을 건너 듯, 옥상 사이를 뛰며 목소리의 진 원지로 향했다.
“그우우우!”
좀비는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인기척이 느껴지기만 하면 빌딩 위 로 올라와서 나를 먹으려 들었다.
“귀찮게 하는군.”
다크 스타를 대지의 사슬로 변형, 긴지천쇄공으로 사지를 으깨버렸다.
lkm 정도 남쪽으로 이동하니, 처 음 목소리가 튀어나왔던 건물 가까
이에 도달했다.
그 순간.
“인탱글!”
식물 줄기가 위로 솟구치면서 내 진로를 막았다.
전신주 두께의 넝쿨.
식물을 다루는 건 드루이드의 특기 다.
“귀쟁이 녀석인가.”
대지의 사슬을 가볍게 휘둘렀다.
혼돈기를 실은 쇠사슬은 기민하게 움직여서 넝쿨을 찢어발겼다.
“이이익! 리프 블레이드J”
귀쟁이가 비명을 지르듯 재차 마법 을 전개했다.
건물 외벽에 붙어있는 잎사귀들이 날 선 기운을 품은 채로 쏘아졌다.
“시시하군.”
잎에 실린 기운은 형편없었다.
다크 스타를 아틀라스 건틀렛으로 변형, 합장을 하면서 대수인을 펼쳤 다.
혼돈기로 된 손바닥이 잎사귀를 모 두 튕겨냈다.
날 막으려면 이 정도로는 모자라
지.
겁 없이 공격한 일행이 있는 건물 로 옮겨갔다.
“끼요오옷!”
이번에는 불칸 전사 둘과 드워프 하나가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귀쟁이와 동료인 모양이다.
‘8층 정보를 알려줄 녀석은 하나면 족하지.’
난 가타부타 살기를 내뿜은 적을 살려둘 만큼 자비로운 성격이 아니 었다.
본보기로 둘 정도는 죽일 생각으로
팔을 뻗으려는 찰나.
선두에 선 불칸 전사를 보는 순간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그때 6층에서 봤던 놈들 아닌가?’
6층의 시련.
토굴 아래로 내려가서 광물을 채굴 할 때, 제 딴에 보호해준다고 잠깐 머물렀던 녀석이었다.
어쩐지.
목소리가 낯이 익다 했더니만.
‘꽤 친절한 놈이었지.’
쓸데없는 참견이었지만, 어쨌든 호 의를 입었다.
살수를 거두고 제압으로 방향을 바 꾸었다.
쩌어엉-!
대수인이 다시 한번 펼쳐졌다.
내력을 적당히 조절해서 펼친 무 공.
“크읏!”
“으그그극!”
불칸 전사 무리는 이를 악물고 버 텼다.
손에 쥔 무기를 건물 외벽에 꽂고 버틴 덕에 바깥으로 튕겨 나가는 꼴 을 면했다.
아니. 정확히는 거기까지 계산을 하고 펼친 거였다.
“당신들. 오래간만이야.”
“우릴 본 적이 있나?”
“물론. 6층의 일, 까먹었으면 섭섭 한데.”
도끼를 쥔 불칸 전사는 잠깐 멍한 표정을 짓다가 입을 크게 벌렸다.
“혹시 광산의 애송이?”
“애송이라는 말은 틀렸지만. 정답 이다.”
나는 손을 위로 올리면서 싸울 의 지가 없음을 피력했다.
불칸 전사는 허탈하게 웃더니 도끼 를 아래로 살짝 내렸다.
“허약한 줄 알았는데. 약자는 오히 려 이쪽이었군.”
“근육의 많고 적음이 힘의 척도는 아니지.”
“당신이 혹시 전민철인가?”
“생각보다 눈치도 빠르고.”
“어렵지 않은 추측이다. 비랭커 출 신에 압도적인 무력을 지닌 도전자, 딱 당신이지.”
저번에 만났을 땐 마냥 사람 좋은 호구…… 아니, 호인으로 보였는데.
일행의 리더 역은 괜히 맡는 게 아닌 것 같다.
“난 전민철이다.”
“불칸 전사 미트랑이다.”
정식으로 이름을 주고받은 뒤, 반 파된 건물 바닥에 앉았다.
6층에서 마주했을 때랑 비슷한 구 도.
하지만 처지는 정반대가 되어버렸 다.
나는 미트랑 일행을 훑어봤다.
전에는 다섯이었는데, 지금 있는 건 넷뿐이다.
까칠한 투로 이야기하던 엘프가 없 었다.
“일행이 하나 줄었나?”
“아니. 아래에 있다.”
“이왕이면 다 부르지. 인사라도 하 게.”
“그럴 수는 없다. 지금 몸이 안 좋 아서 쉬고 있는 중이다.”
미트랑의 목소리가 음울해졌다.
이 반응.
설마?
“감염된 건가.”
“후, 네 말대로다.”
“미트랑 씨! 그걸 그렇게 말씀하시 면!”
엘프 하나가 반발했다.
호오.
막 [진실의 눈]으로 좀비의 위험성 을 확인한 찰나다.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치료제를 구하면 되잖아?”
“우리 힘으로는 어렵다. 치료제는 경쟁이 많이 붙거든.”
시련 중 치료제를 얻는 건 꽤 힘 든 모양이다.
나야 진실의 눈으로 좀비의 특성을 확인했지만, 다른 도전자들은 아니 었다.
부머라든지, 일반 좀비한테 상처를 입으면 곧바로 죽음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궁금한 게 하 나씩 생겨났다.
“네 동료도 그럼 24시간 뒤에는 좀비가 되는 거 아닌가?”
“감염 억제제는 비교적 구하기 쉬 운 편이다.”
“당신 말이야. 꽤 의리가 있네. 그 냥 포기하는 게 편할 텐데.”
“불칸은 동료를 버리지 않는다.”
단순무식.
불칸 종족을 정의하는 말이다.
동료애가 강하고 힘을 숭상하는 이 들.
미트랑이라는 녀석은 내가 기억하 고 있는 불칸 종족과 똑같았다.
“아까 소리를 지른 건 당신이지?”
“그렇다.”
“쓸데없는 짓을 했군.”
경고하면서 본인의 위치를 노출했 다.
은신 아이템을 사용해서 거점을 만 들었어도, 목소리를 내면 노출될 가 능성이 높았다.
그럼에도 나선 건…….
‘6층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람이 좋 아서겠지.’
보면 볼수록 호구, 아니 호인의 상 이다.
하지만.
타인에게 서슴없이 호의를 베푸는 마음이 이번만큼은 행운이었다.
‘그렇게 소리를 지른 덕에 나랑 마 주쳤잖아.’
6층에서 받은 은의.
빚지고 그냥 넘어가는 건 성격상 안 맞았다.
그렇다고 무상으로 놈들을 도와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치료제. 구해줄 수도 있다.”
“지, 진짜인가?!”
“단, 공짜는 아니다.”
“동료를 구하는 일이다. 뭐든 말해 라.”
“일단은 8층 정보를 내놔. 치료제 값을 매기는 건 이야기를 듣고 판단 해보지.”
나는 당초의 목적을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