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2)
2 화
“……이번 학기도 모두 수고했습니 다. 다음 학기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봅시다.”
1학기 마지막 강의.
교수님은 책을 덮고는 강의실 밖으 로 나가셨다.
학생들도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서 밖으로 나갔지만, 나는 멍한 표정으 로 자리를 지켰다.
과 친구인 기태가 음흉한 표정으로 다가온다.
” 야.”
“형 고민할 거 많다.”
“어제 술 먹은 게 잘못된 거네. 그 래서 적당히 먹으라니까.”
기태가 팔꿈치로 옆구리를 쿡쿡 찔 렀다.
이 새끼가.
옆구리는 왜 찌르고 난리야.
나는 오른손으로 장난을 거는 동기 녀석을 가볍게 밀어냈다.
“진짜 생각할 거 있다고.”
“그럼 종강 모임도 안 올 거냐?”
“혼자 있고 싶어요. 다 나가 주세 요.”
기태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얘 오늘 진짜 이상하네. 먼저 간 다. 혹시라도 마음 바뀌면 카톡해.”
나는 시큰둥하게 손을 흔들어 주는 걸로 대꾸했다.
종강 모임이고, 술이고.
지금은 머릿속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마왕의 환생이라니……
현실처럼 선명하게 느껴졌던 ‘마 왕’의 죽음.
망막을 뒤덮은 강렬한 빛과 함께, 내 머릿속에는 전생의 지식이 새겨 졌다.
투장 데이모스의 기억.
그가 쌓아 올린 투쟁의 업과 깨달 음.
그리고 방대한 지식.
전생의 지식을 이어받는 건 텅텅 비어 있는 컴퓨터 하드 디스크에 백
업 본을 이식하는 것과 같았다.
‘대가리가 깨질 것처럼 아팠던 것 만 빼고 말이야.’
오른손으로 두피를 꾹꾹 눌렀다.
머리가 익어 버린 건 아닐까 걱정 될 정도로 뜨겁다.
과도한 정보를 한 번에 받아들인 후유증이었다.
지금도 전생의 지식이 머릿속에 둥 둥 떠다녔다.
하지만.
“후우-”
깊게 심호흡을 하면서 온갖 상념을
가라앉혔다.
전생은 전생이고.
지금을 살아가는 것은 바로 나, 전 민철이다.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뿌연 안개가 확 걷혔다.
흔들리는 자아를 안정시킨 뒤, 처 음으로 든 생각은 의구심이었다.
‘이상하군. 분신이 죽었을 때, 내 영혼은 본체로 돌아갔어야 했을 터 인데……
나는 턱을 만지작거렸다.
전생처럼 강대한 존재는 하위 차원
에 진입하기 위해서 막대한 힘을 소 모해야 한다.
억제력.
영적 힘을 깨우치고 혼의 격을 쌓 아 올린 존재에게 부여되는 규칙.
전생의 나는 그 억제력을 피하려고 분신에 혼을 부여, 지구에 강림했다.
분신의 전투력은 본체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대신 분신이 죽어도 깃든 혼 자체 에는 타격이 거의 없다.
인류의 용사에게 사망한 순간.
투장 데이모스의 혼은 판데모니엄
의 심층에 둔 본체에게 돌아가야 했 다.
‘그런데 환생을 해 버렸단 말이지.’
손을 쥐었다 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육체는 완벽한 인간이다.
이상한 건 하나 더 있었다.
‘용사는 죽지 않았어.’
전생의 나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린 용사.
그 녀석은 멀쩡히 살아 있었다.
다소 부상을 입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교과서에서는 용사가 마왕 과 함께 사망했다고 가르치고 있다.
생각해 보니 석연찮은 게 한두 가 지가 아니다.
‘몰라. 생각해 봐야 머리만 아프 지.’
나는 고민을 관뒀다.
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잖 아.
생각하는 시간도 아깝다.
머릿속의 상념을 빠르게 지우고는 몸을 훑어봤다.
‘내 몸. 완전 약해 빠졌네.’
투마의 눈으로 볼 때는 허약해 빠 진 몸뚱이.
툭 건들면 팔 하나가 날아가도 이 상하지 않다.
내 몸은 하급 악마 하나 이기지 못할 정도로 나약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몸도 약하지만 마나도 느낄 줄 모 른다.’
악마들은 태어날 때부터 마나를 느 끼고 호흡으로 기운을 축적한다.
암흑 마나.
차원을 이루는 힘의 원천 중 빛과 반대되는 암흑 에너지.
악마는 마력을 팔다리 다루듯 본능 적으로 다룬다.
반면 인류의 대부분은 마나를 감지 할 수 없다.
‘인간 중에서는 극히 일부만 마나 를 느낄 수 있어.’
마나는 정신적인 힘.
하위 차원인 지구에서는 마나를 다 룰 수 있을 만큼 영적인 힘이 깨어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현생의 나는 각성과는 연이 없었는
지 여태껏 마나를 느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금은 다르지.’
투장 데이모스.
그 경험과 지식은 머릿속에 각인되 었다.
후읍-
호흡을 길게 들이마시면서 집중했 다.
현생의 몸은 마나를 느끼지 못한 다.
하지만 전생이 이룩한 경지는 내 영혼에 고스란히 새겨졌다.
정신을 집중하자 전혀 느낄 수 없 던 마나도 손에 잡힐 것처럼 선명하 게 느껴졌다.
[마나를 느꼈습니다. 조건을 충족 시켰습니다.]
[각성을 시작합니다. 아카식 레코 드에 접속합니다.]
[아카식 레코드에서 각성자의 혼에 맞는 능력을 검색합니다.]
[각성자 전민철은 특성으로 플레이 어를 부여받습니다.]
[스테이터스 시스템이 추가됩니다.]
헐
뭐라고요.
내가 각성했다굽쇼?
23살의 여름.
나는 전생과 각성을 동시에 이루었 다.
* 米 *
거울을 봤다.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내 얼
굴이 보인다.
현실감이 없다.
전생이 실감 나기도 전인데.
갑자기 각성이라니.
‘각성이 이렇게 쉽게 되는 거였 어?’
각성자.
마나를 느낀 사람들은 아카식 레코 드와 연결되어 각자에게 맞는 [특 성]을 부여받는다.
전 세계 인구 중 1%
각성자의 숫자다.
그중 전투와 관련된 특성을 받고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는 그중 절반이 조금 넘는다고 알려졌다.
각성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넘치고 넘쳤다.
그런 행운을, 나는 쉽게 거머쥔 것 이다.
[플레이어 전민철은 스테이터스 창 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터스 창은 당신에게 주어진 고유 능력입니다.]
[지금 당장 ‘상태 창’이라고 외쳐서
특성을 확인해 보세요.]
아카식 레코드가 빨리 특성을 확인
해 보라며 보챈다.
알았다. 확인해 보면 되잖아.
“상태 창.”
나는 일러 준 말을 따라 읊었다.
이름 : 전민철
레벨 : 1
종족 : 인간
직업 : 없음
능력치
근력 : 7
민첩 : 6
맷집 : 6
체력 : 7
마력 : 1
* 특성
[플레이에
당신이 쌓은 업은 세계의 규칙을 비틀 만큼 깊습니다. 몬스터를 사냥 하고 포인트를 얻어서 본인의 규칙
을 개변할 수 있습니다.
* 스킬 [1/1 이
[진실의 눈]
직업 : 없음
등급 : s
제한 : 플레이어 특성
아카식 레코드를 열람하여 대상의 정보를 살펴봅니다. 사용 대상은 생 물, 무생물을 가리지 않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특성이었다.
‘플레이어 특성?’
몬스터를 죽여서 포인트를 쌓고 레 벨을 올리면 원하는 능력치를 강화 시킬 수 있다.
나는 금세 특성의 가능성을 깨달았 다.
‘이거. 대박이잖아?!’
몬스터를 사냥하기만 해도 강해진 다.
투마 시절에도 누리지 못한 편의성 이다.
인간의 육신으로는 강해지는 데 한
계가 있다.
아무리 강한 특성을 부여받아도.
각성 후 잠재 능력이 엄청 뛰어나 도.
인간이라는 종이 가지고 있는 한계 를 뛰어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나는 다르다.’
플레이어 특성.
레벨을 올리면 육체를 강화시킬 수 있다.
세계의 규칙을 개변하는 힘.
실제로 손볼 수 있는 건 나 자신 에 한정되어 있지만.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영혼에 새겨진 투마의 본능이 마구 뛰었다.
‘강해질 수 있다.’
전생, 투마 데이모스의 목적은 단 하나였다.
강해지는 것.
아카식 레코드의 선물 덕분에 한계 를 뛰어넘어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몬스터를 사냥하면 능력치를 올릴 수 있다…… 정말 게임 같군.’
피식.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인간은 악마에 비해 약하다.
성인 남성의 신체 능력으로는 갓 유아기를 벗어난 악마조차 이길 수 없다.
헌터들이라면 다르겠지.
하지만 상위 헌터들조차도 귀족 등 급의 마족에게는 상대조차 안 된다.
내 능력은 다르다.
법칙 개변.
레벨을 올리면 인간이라는 ‘종’을 넘어서는 힘을 쌓을 수 있다.
나는 천천히 상태 창을 살펴봤다.
‘마력이 다른 능력치보다도 엄청 낮군.’
방금 마나를 느낀 게 이유인 것 같다.
실제로 내 신체에는 마력 한 줌 깃들어 있지 않았다.
마나를 느낀 것은 마족으로 치면 막 아장거리는 갓난아이와 비교해야 될 수준이다.
‘흐흐흐. 마력 수치를 올리는 건 일도 아니지.’
전생의 나는 판데모니엄의 네 정점
중 하나였다.
마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 정도는 머릿속에 차고 넘쳤다.
신체의 한계는 [플레이에 특성으 로 극복하면 된다.
나는 투장 데이모스의 지식을 뒤졌 다.
‘역시…… 무공을 익혀야겠어.’
무공.
과거 계약 때문에 타 차원에 파견 됐을 때, 무림이라는 차원의 인간들 에게 익힌 마력 운용 방법이다.
마교라고 했던가.
그곳의 인간들은 기이했다.
자연의 마나를 호흡으로 빨아들이 고, 체내에 쌓는다.
마치 악마나 천사처럼.
무공은 천사나 악마의 마력 운용 방식에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뛰어난 부분도 있었다.
전생의 나는 그곳에서 오랫동안 머 무르면서 각종 무공을 습득, 하나하 나 뜯어 가면서 연구했다.
그 결과, 무공을 개선 및 발전시켜 서 마족의 마투술보다도 더 뛰어난 기술로 재탄생시켰다.
‘투장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무공 덕이지.’
어찌 보면.
처음부터 답은 정해졌을지도.
‘성천조계공을 익히기 적절한 날이 군.’
성천조계공은 무수한 별의 기운을 심상 세계에 새기는 기공이다.
과거, 투장 데이모스를 마족들의 정점으로 오르게 해준 호흡법.
다만, 성천조계공을 익히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시간.
금요일 오후.
햇볕이 조금씩 기울면서 그림자의 길이가 서서히 길어진다.
낮은 태양의 시간.
태양이 지구와 가장 가까이에 있기 에, 천체를 이루는 별들의 기운을 가려버렸다.
온갖 별이 떠 있는 밤에 성천조계 공을 수련해야 호흡법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준비할 시간은 충분해.’
성천조계공을 완벽하게 익히기 위 해.
나는 미리 파악해 둔 장소를 향해 발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