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206)
206 화
머리 위에 떠오른 하얀 늑대 문장.
투아하 데 다난 진영에 소속되었다 는 표식이다.
발에 힘을 집중, 지면을 박차면서 레지갈의 옆으로 다가갔다.
“뭐야. 너도 여기 소속이었냐.”
“그대야말로. 이렇게 재회할 줄은 몰랐느니라.”
하긴.
꽤 드라마틱한 재회였다.
“그대는 망해가는 진영에 왜 투신 한 거지?”
“망해가고 있으니까.”
“짐과 같은 생각을 했구나.”
레지갈은 쓰게 웃었다.
“왜. 생각대로 잘 안 되나 봐?”
“보다시피. 막아내는 데만 급급한 상황이니 라.”
전장을 둘러봤다.
매캐한 연기가 요새 곳곳에서 치솟 았다.
호플리테스와 토우 병사들이 힘겨 루기를 벌이는 중인데, 전선을 유지 하는 게 고작이다.
투아하 데 다난 소속 병사들은 거 의 찾아볼 수 없었다.
“아, 아아! 당신!”
“꼬맹이. 너도 있었군.”
천리안 특성을 가진 꼬마.
레지갈과 일행이며, 전에 7층에서 맞붙은 적이 있었다.
“노데스라는 이름이 있거든요?”
“그래. 꼬맹이.”
“쳇. 내가 당신보다 나이는 훨씬 많다고요.”
전생까지 합치면 아닐 텐데.
마침 잘 됐다.
‘천리안 소유자가 있으면 전황을 쉽게 읽어낼 수 있다.’
로스트 랜드 원정 때도 다크문 길 드의 수장, 이영준의 천리안 덕을 톡톡히 봤다.
나는 노데스가 있는 곳으로 빠르게 도약했다.
“왜, 왜요. 저 아무 잘못도 안 했 잖아요!”
노데스가 몸을 한껏 움츠렸다.
“야. 내가 뭐 때리기라도 했냐.”
“갑자기 달려오니까 그렇죠!”
잠깐 노데스를 한심한 눈으로 내려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이 쫄보를 혼내주는 것보다 전황 파악이 더 중요했다.
“적 지휘부. 어디 있는지 알고 있 지?”
“알고 있긴 한데요.”
“어디에 있어?”
“정문 앞에 진을 치고 있어요.” 노데스는 외성 쪽을 가리켰다.
“레지갈.”
“무슨 일로 짐을 불렀느냐?”
“잠깐만 시간 좀 벌고 있어 줘.” 이럴 땐 머리를 치는 게 정답이지.
예전에 7층에서 레지갈과 한 번
붙어본 적이 있었다.
토우 병사를 일으키는 그녀의 능 력.
가성비가 말도 안 되게 뛰어나서 진형을 유지하는 데 적합했다.
레지갈이 내 말에 담긴 뜻을 이해 하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대의 도움 없이도 막아내는 데 는 충분하니라.”
이 여왕님이.
자존심은 좀 내려놔라.
그냥 버티는 거라면 레지갈의 말이 맞지만…….
나도 공헌도를 좀 벌어야 하지 않 겠어?
“이봐요! 거긴 뫼비우스 소속 마법 사들이 여럿 있다고요!”
“오냐. 고맙다.”
노데스의 말을 들은 체 만 체하며 정문으로 달려갔다.
‘어차피 버티기만 해서는 못 이기 는 싸움이다.’
요새 곳곳이 파괴되었다.
이번에 적의 공세를 버텨낸다고 한 들, 수리하지 않으면 유명무실해진 다.
‘그럴 바에는 먼저 치는 게 낫다.’
외성 정문은 이미 도르레가 내려진 지 오래였다.
방패와 창으로 중무장한 병사, 호 플리테스가 나를 발견했다.
“적이다!”
“방진을 펼쳐라!”
팔랑크스.
큰 방패를 정면으로 내려서 발목을 뺀 대부분의 부위를 가리고, 그 위 로 기다란 창대를 치켜세운 형태다.
고슴도치를 연상시키는 모습.
강력한 방어력과 저지력, 그리고 창으로 역습을 하는 강력한 진이다.
나는 대지의 사슬을 허리춤에 두르 고 각각 양손으로 잡았다.
차르릉.
X자로 교차된 쇠사슬이 위에서 아
래로 떨어졌다.
응축시킨 강기가 폭발했다.
“크아악!”
“커 헉!”
밀집 형태로 앞을 막은 호플리테스 무리가 일격에 무너졌다.
“다난 쪽 도전자라고?”
“멍청한 놈. 망해가는 곳에 투신하 다니.”
도전자 두 명이 앞을 막았다.
엘프 정령사와 트롤 전사.
큰 체구를 지닌 트롤이 앞을 가로
막았고.
“실라페. 나를 도와줘요.”
엘프는 자연의 힘을 소모해서 바람 의 정령을 불러냈다.
척!
주위에 있는 호플리테스가 방진을 짜서 엘프의 주위를 감쌌다.
“크오오오. 이 숫자 앞에서 뭘 할 수 있을 것 같나!”
숫자라.
그건 이쪽도 밀리지 않거든.
따악!
엄지와 검지를 퉁기자, 공간 일부 가 갈라졌다.
흑암으로 뒤덮인 공간 너머, 불길 한 그림자들이 꿈틀거렸다.
“이 녀석들. 모두 처리해라.”
『존명!』
말을 타고 나온 임모탈 제너럴.
그 뒤로 불멸의 군세가 차례차례 넘어오면서 반쯤 무너진 정문 주위 를 가득 메웠다.
『죽은 자들이여. 너희의 주인이 돌아왔노라. 레이즈 데드.』
임모탈 제너럴은 암흑 마나로 휘감
긴 창대를 휘둘렀다.
A 으、스-!
검은 기류가 성벽 주위에 널려 있 던 호플리테스의 시체에 스며들었 다.
흐느적거리면서 몸을 일으키는 전 사들.
생전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엄 연히 암흑 마나로 움직이는 언데드 무리였다.
수적 우위가 금세 뒤집혔다.
“한번 잘해보라고.”
도전자 둘을 떨쳐내고 노데스가 가
리킨 방향으로 내달렸다.
“지휘관님을 지켜라!”
“이 앞으로는 갈 수 없다.”
호플리테스 무리가 곳곳에서 길을 막았지만.
사슬을 한 번 휘두르니 추풍낙엽처 럼 휩쓸려 나갔다.
“폭(爆)!”
“프로미넌스!”
언령과 마법 시동어가 튀어나왔다.
불로 된 용이 머리 위에서 떨어지 고 멀쩡했던 지면이 부글거리더니 커다란 폭발을 일으켰다.
오 문장이 새겨진 붉은색 망토.
뫼비우스 마법사들이었다.
“해치웠나?”
“비 랭커 주제에 저런 괴물을 다룰 줄이야.”
저런.
확인사살도 안 하고 방심을 하네.
전장에서 안이함은 곧 죽음이다.
매캐한 연기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 는 붉은 망토.
[섬전비도술을 사용합니다.]
손가락을 튕겨서 비도 둘을 날렸 다.
푸욱!
한 놈은 즉사.
다른 녀석은 아티팩트에 내장된 방 어 마법이 발현되면서 가까스로 목 숨을 건졌다.
“뭐, 뭐냐. 그 공격을 받고 어떻게 살았지?”
“너희 마법사들은 늘 마음을 놓더 라.”
암, 암.
그 방심을 유도하려고 피할 수 있 는 마법을 굳이 정면으로 맞아줬는 데.
호신마강을 두텁게 쳤는데도 피부 가 익어버릴 것처럼 뜨거웠다.
‘덕분에 하나 쉽게 해치웠고요.’
나는 긴지천쇄공을 펼쳤다.
차르릉! 쇠사슬이 탄력 있게 물결 치면서 날아들었다.
“디맨션 월!”
뫼비우스 마법사의 주위가 일그러 졌다.
공간 왜곡 마법.
긴지천쇄공에 실린 힘 대부분이 왜 곡된 공간의 틈 사이로 흡수되었다.
파츠츠츠!
나는 재차 사슬에 혼돈기를 불어넣 었다.
소실된 강기가 금세 힘을 되찾았 다.
공간 왜곡 현상은 한계 이상 에너 지를 흡수하면서 그대로 박살 났다.
“이, 이럴 수가…… 블링크!”
마법사는 급히 근거리 공간이동 마 법을 사용했다.
그거, 뜻대로 안 될걸?
번쩍-
순간 사라졌던 마법사의 육체가 제 자리에서 나타났다.
‘공간 축이 일그러졌는데 공간이동 이 될 리가 없잖아.’
나는 사슬을 휘둘러서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마법사를 그대로 뭉개버 렸다.
[올림포스 76군 대장을 쓰러트렸습 니다.]
[반경 lkm 내 올림포스 군의 능력 치와 사기가 20% 하락합니다.]
요새를 포위 중이던 호플리테스의 동작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성곽 안으로 침입하려던 도전자들 도 행동을 멈췄다.
“뫼비우스 마법사들이 당했다!”
“저 숫자를 단신으로 돌파했다고?”
“아니. 저 언데드들은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곳곳에서 경악 섞인 목소리가 튀어 나왔다.
모두 올림포스 소속 도전자들이었 다.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머리 위에 떠오른 문장이 모두 파란 독수 리였다.
“오늘 여기 온 놈들은 하나도 돌아 가지 못할 거다.”
나는 올림포스 군대 전원에게 죽음 을 선언했다.
米 #: 米
격렬했던 전투는 내가 온 뒤로 반 나절도 지나지 않아서 종결되었다.
“겨우 버티고 있었구먼.”
쯔쯧.
혀를 차면서 요새를 둘러봤다.
성곽 여기저기에는 전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이번이 3번째 공방전이니라.”
“벽이 걸레짝이 될 때까지 용케 버 텼네.”
“설마 그대는 짐의 능력을 의심하 는 것이더냐?”
“너 정도의 실력자라서 버텼다는 거다.”
“크흠. 흠.”
레지갈은 갑자기 말문이 막혔는지
헛기침을 하면서 시선을 돌렸다.
“이봐. 꼬맹이.”
“……노데스라고요.”
“너희 대장 능력이 꽤 줄중하잖아. 이렇게까지 밀릴 정도는 아니지 않 나?”
“후, 정말 아무것도 모르나 보네 요.”
살짝 한숨을 쉬는 노데스.
레지갈이 노데스의 어깨를 살짝 두 들기면서 입을 뗐다.
“그대가 현 상황을 민철 도전자에 게 설명해주었으면 하는구나.”
“예이, 예이. 누구 명령인데요, 알 아 모셔야죠.”
노데스는 문신 위로 손을 얹었다.
비그리드 대륙의 세력 지도가 다시 한번 나타났다.
“보면 다한의 세력이 형편없이 적 죠?”
“그렇지.”
“다른 진영은 모두 7대 커뮤니티의 지원을 받고 있어요.”
올림포스 – 뫼비우스.
브라만 – 무림.
이집트 – 타이탄. 아스가르드 – 게헤나.
난데없는 7대 커뮤니티 중 넷의 힘겨루기.
투아하 데 다난 진영은 7대 커뮤 니티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급격하 게 몰락했다.
“이런 일이 흔한 건가?”
“설마요. 그럼 일반 도전자들은 시 련 포기해야죠. 운이 더럽게 안 좋 은 겁니다.”
글쎄.
우연이라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 다.
투장의 감이 탑 9층에 불어 닥친 비이상적인 현상 사이에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고 속삭였다.
‘어디까지나 감이 그렇다는 거지.’
이야기를 듣던 중, 궁금한 게 생겼 다.
“꼬맹아.”
“노데스, 라고요!”
“그래. 노데스야. 만약 한 진영이 지배율을 35%까지 올리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거냐?”
“세력 구도가 리셋되고요. 1위 세 력에 속한 도전자들은 위로 올라가 죠.”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면 리셋을 기다리는 게 낫겠군.”
“대신 남은 세력들은 공헌도를 일 정 부분 잃어요. 가장 뒤처진 세력 은 모든 혜택을 상실하고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꼴이 군.”
공헌도 보너스를 생각하고 온 건 데.
이래서는 곤란하지.
“참. 너희 동료 있잖아. 그 투마는 어떻게 됐나?”
“나흘 전에 혼자 적 진형에 돌격하 다가 사망 판정받았어요. 3일 뒤에 나 돌아올걸요.”
역시나 투마는 투마다.
에휴.
전생에 애들 교육을 제대로 안 시 킨 내 잘못이다.
나는 막 들은 정보를 머릿속으로 정리하며 턱을 만지작거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안 좋 아.’
올림포스의 영역은 비그리드 대륙 의 1/3 가까이 차지했다.
이 요새까지 빼앗겼다면?
올림포스 소속 도전자들의 승리가 목전이었을 거다.
이대로는 곤란하지.
‘이럴 땐……
딱 하나, 상황을 엎을 방법이 있 다.
좀 과격하긴 하지만 말이야.
“러] 지갈아.”
“짐에게 볼일이 있느냐?”
“나랑 일 하나만 같이 하자.”
레지갈의 얼굴 위로 의문부호가 떠 올랐다.
나는 입술을 달싹여서 막 떠오른 생각을 말로 꺼냈다.
말이 길어질수록, 레지갈과 노데스 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