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215)
215 화
문 너머에 펼쳐진 풍경은 숲과 흡 사했다.
나무들은 천장을 지탱하며 건물의 기둥 역할을 했고.
여기저기에 뻗은 가지들에는 포도, 사과, 복숭아 등 각종 과실이 맺혀 있었다.
《오래간만의 도전자로군.》
《신전의 문을 열만큼의 공헌도를 쌓은 것인가.》
나무 사이사이.
회색을 띤 석상들이 소리를 냈다.
석상의 외형이 제법 낯익었다.
‘다누 신족이다.’
루, 다그다, 브레스, 마나난, 디안 케트 등.
투아하 데 다난에서 높은 신격을 지닌 강대한 신들의 동상이 목소리 를 내었다.
‘지금 다누 신족을 이끄는 건 루일
텐데.’
루 라바다.
광명의 신이다.
현시대와는 달리, 지금의 루는 왕 좌 아래에서 묵묵히 서 있었다.
왕좌에서 가까이에 있는 동상 중에 브레스(Bres)가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일이다.
사안(邪眼)의 주인인 발로르의 아 들이며 동시에 다누 일족의 피가 섞 인 존재.
반신반마 브레스.
한때는 투아하 데 다난을 이끌기도
했으나, 쇠락하여 판데모니엄에 투 신한 놈이다.
‘근데 루 녀석이나 브레스가 왕좌 에 앉아있지 않았다면……
신들의 동상들을 지나쳐서 왕좌 가 까이 다가갔다.
왕좌에 앉은 존재.
금색 머리카락의 사내는 나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홍빛 망토가 몸의 움직임에 맞춰 서 흩날리고, 은으로 만들어진 오른 팔이 천장의 빛을 반사하면서 화려 하게 빛났다.
“누아다 아케트라브.”
“도전자여. 날 알아보는군.”
“구면이니까 말이야.”
“본인은 현재의 시간 선에서 이미 소멸한 것으로 안다만.”
루 이전에 투아하 데 다난을 이끌 던 신들의 지고왕.
명성이 드높은 신이지만, 전생의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신화시대 때 발로르에게 소멸당했다.
나는 혀를 차면서 낮게 웃었다.
“처음 왔을 때 안내는 잘 받았수 다.”
” 호오.”
“앞발 한쪽이 은색인 걸 보고 눈치 를 챘어야 했는데.”
실버.
에린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날 안내 해준 개의 이름이다.
오른쪽 앞발이 은색 털로 뒤덮인 특이한 동물.
그 개의 정체는 눈앞에 있는 다난 의 지도자, 누아다 아케트라브였다.
“눈썰미가 제법 뛰어나군.”
“느낌이 비슷하더라고.”
처음 개를 봤을 때는 알아채지 못 했지만.
본 모습으로 돌아온 누아다를 보는 순간, [우주의 흐름]이 격하게 반응 했다.
“이렇게 단기간에 신전 안으로 들 어올 만큼 공헌도를 모은 건 자네가 처음이다.”
“내가 좀 뛰어나거든.”
“실력만큼 자신감도 대단한 듯하 고.”
누아다는 불쾌한 기색 없이 웃으면 서 아래로 내려왔다.
신장이 나와 비슷해서 나란히 서니 서로의 눈을 직시하는 꼴이 되었다.
은으로 된 의수를 들어 세례를 하 듯 내 머리 위에 살짝 얹었다.
“나, 지고왕 누아다는 도전자 전민 철에게 다난의 군단장의 직위를 수 여하노라.”
화아악!
강한 빛이 몸에 스며들었다.
누아다의 신격.
비록 ‘탑’이 재현해낸 신화시대의 열화판이었으나, 그 격 자체는 절대 로 낮지 않았다.
[당신의 공헌도가 높습니다.]
[투아하 데 다난의 군단장으로 임 명되었습니다.]
[누아다 아케트라브의 격이 일부 이전됩니다.]
[신격 : 1,261 – 1,761]
아스모데우스에게서 얻은 신격에 신화시대의 격이 더해졌다.
일시적으로 부여받은 격.
하지만.
전생에도 드높은 차원장의 위치까 지 올랐던 몸이다.
늘어난 신격에 적응하는 건 금방이 었다.
“자네는 이전에도 신격을 보유하고 있었구나.”
“뭐, 아직은 평범한 인간입니다.”
“후후. 격을 지닌 순간부터 평범한
필멸자라고 부르기는 어렵지.”
“뭐, 그 이야기는 됐고.”
나는 누아다의 말을 중간에 잘랐 다.
신전에 들어온 진짜 이유는 지금부 터였다.
“층계 클리어를 했을 때 보상을 알
려주십쇼.”
“투쟁에 동기를 부여할 셈인가.”
누아다가 왼손을 펼쳤다.
상태창과 동일하게 생긴 화면.
탑의 인터페이스가 허공에 나타났 다.
[공헌도에 따른 보상]
불로초 – 1,000,000
황금사과 – 500,000
미스릴 10kg – 250,000
만능의 해독주 – 5,000
황룡의 비늘 – 720,000
보상 중 눈에 띄는 게 여럿 있었 다.
‘모두 신화시대의 물건이다.’
황금사과는 신격을 지닌 신들의 마 음조차 흔드는 강력한 매혹의 효과 를 가지고 있으며.
불로초는 필멸자에게 늙지 않음을 부여, 인간의 한계를 넘게 해준다.
현재에는 억만금을 줘도 구하기 힘 든 아티팩트나 재료들이 보상 리스
트에 한가득 포함되어 있었다.
‘만약 그렇다면……
나는 턱을 만지작거렸다.
견물생심이라고.
신화시대의 물건 하니 하나가 떠올 랐다.
리스트에는 없는 아이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술을 떼었 다.
“누아다 님. 물어볼 게 있습니다.”
“뭐든 말해보게.”
“보상으로 실낙원의 과실을 얻을
수 있습니까?”
누아다는 잠시 나를 바라봤다.
지고왕의 그림자.
탑이 신화시대의 모습을 재현한 것 에 불과했지만, 그 신격만큼은 원형 에 가까웠다.
누아다의 드높은 신격이 내 심층을 읽으려 했다.
나는 모르는 척 부여받은 신격을 두르면서 정신세계에 튼튼한 방벽을 세웠다.
쩌엉-!
누아다가 살짝 몸을 떨면서 신음을
흘렸다.
“O 으.
“어려운 부탁이라면 말 안 해주셔 도 됩니다.”
“잠깐 생각하느라 그랬네. 미안하 군.”
아무 일도 없는 척하기는.
더 쏘아붙이는 대신 누아다의 대답 을 기다렸다.
“실낙원의 과실은 예시에 없다네.”
“그럼 공헌도를 아무리 모아도 구 할 수 없는 겁니까?”
“원한다면 가능은 하다네. 이 시련
은 본디 신화를 재현한 장소이니 말 일세.”
말은 그렇게 하지만.
누아다의 얼굴 위에 미세하게 난색 이 떠올랐다.
반면에 나는 입이 벌어지려는 걸 참으려고 애를 썼다.
‘실낙원의 과실을 여기서 얻을 수 있다고?’
선악과, 혹은 실낙원의 과실.
아주 먼 옛날, 엘리시움에서 창생 의 근본을 연구하며 만든 금단의 열 매다.
신화의 시대가 저문 뒤로는 찾아볼 수 없는 아티팩트.
혹시 하는 마음에 던진 말이었는 데, 정말로 실낙원의 과실을 얻을 수 있는 모양이다.
‘실낙원의 과실을 섭취하면 2차 환 골탈태를 이루어낼 수 있다.’
내 육신은 육체와 정신의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다.
내력만 놓고 보면 이미 현경의 경 지이나.
몸뚱이의 단련 수준은 초절정 무인 의 수준에 겨우 도달했다.
성천조계공과 성스러운 화염으로 신체 능력을 증대시켜서 무공을 펼 칠 수 있는 거지.
아니었으면 육신이 혼돈기를 감당 하지 못했을 거다.
“으음. 500만 정도면 되지 않을 까.”
“말 바꾸기 없는 겁니다?”
절대로 달성할 수 없을 것 같은 수치를 부른 것 같은데 말이야.
후회하게 될걸?
나는 히죽 웃었다.
이번 시련.
진심으로 나서야 할 이유가 하나 생겼다.
米 米 米
9층의 시련, 대리전쟁.
다섯 신족들의 영역 전쟁에 커다란 변수가 들어섰다.
대륙 남서부.
최약체로 손꼽히던 진영, 투아하 데 다난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것 이다.
그 역풍의 중심부에는…….
당연히 내가 있었다.
1급 요새 골웨이 함락.
올림포스의 별동대 궤멸.
미디온을 우회시켜서 요새를 셋이 나 더 수복했다.
[투아하 데 다난]
[지배율 – 11%]
지배율을 단숨에 5%를 올리면서 올림포스의 상승세를 확 꺾어냈다.
브라만, 그 배후에 있는 무림에서
도 행동에 나섰다.
미리 약조한 대로 북부 영역을 공 격, 올림포스한테 빼앗겼던 요새 일 부를 수복했다.
투아하 데 다난의 상승세와 브라만 의 역습.
연이은 패전에 올림포스의 움직임 도 상당히 신중해졌다.
‘전처럼 급히 움직여주었으면 좋겠 지만.’
멀어진 시련 목표 달성.
무리하게 별동대를 운영하는 대신, 각 진영과 마주하고 있는 국경의 방 비를 튼튼히 했다.
나는 미디온이 점령한 요새들을 순 회하며 pt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10,000pt를 사용합니다.]
[트랄리 요새의 복구 속도가 300% 증가합니다.]
이번 시련에서 소모한 pt만 약 60 만.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여태 모은 pt가 빠르게 소모되었다.
개미 여왕의 보물창고를 털어서 500만 넘게 챙겨둬서 다행이지.
전투를 하지 않아도 복구에 pt를 소모하는 만큼 공헌도도 쭉쭉 올랐 다.
레지갈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대의 마음 씀씀이는 짐도 감당 하지 못할 만큼 커다랗구나.”
“투자야. 투자.”
300만 pt를 쓰더라도 실낙원의 과 실을 얻으면 훨씬 더 이득이다.
실낙원의 과실은 다중차원 우주 전 체를 뒤져도 구할 수 없는 귀중한 여야
투자 가치는 넘치고도 남았다.
pt를 마구 뿌리면서 요새를 업그레 이드하니, 병력도 금세 늘어났다.
무림과의 동상이몽도 현시점에서는 유효했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고.
올림포스가 건재한 상황에서는 서 로에게 적의를 드러낼 이유가 없었 다.
소규모 국지전을 벌이면서 공헌도 를 쌓고.
한편으로는 미디온과 마교 출신 무 인들, 그리고 에인헤야르 기사단의 무공 수련을 지도했다.
“하압!”
오무심의 주먹이 공기를 쳐냈다.
흡사 화약이 폭발하듯, 일권을 뻗 을 때마다 엄청난 파공음이 터져 나 왔다.
훼손된 파황붕뢰권의 후반부 초식.
일점에 힘을 모아서 적을 분쇄해버 리는 강력한 권격이다.
‘인물은 인물이네.’
소실된 후반부 초식을 마공과 결합 해서 재해석한 녀석이다.
그 위력은 원류에 비해 떨어졌지 만.
마공 특유의 기운을 억지로 무공에 녹여내느라 그런 거지, 오무심의 재 능이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어느 순간.
오무심의 주먹이 강(强)과 환(幻) 의 성질을 모두 담아내었다.
잔상을 남기는 권강 하나하나에 파 황붕뢰권의 진정한 묘리가 담겼다.
가히 파천황의 기세!
원류와 자신의 심득을 합쳐서 새로 운 경지로 나아간 것이다.
우득, 우드득.
마나의 폭풍이 휘몰아치면서 오무
심의 몸뚱이에 스며들었다.
현생에서도 겪어본 적 있는 현상.
환골탈태 였다.
몸의 불순물을 모두 배출하고 무공 을 펼치는데 적합한 형태로 신체를 개변하는 행위.
“호법을 서줘라.”
에인헤야르 기사단의 수련을 멈추 고 주변을 호위하게 했다.
몇 시간이 지나자 거세게 몰아치던 마나의 폭풍도 조금씩 잦아들었다.
오무심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신에 새겨진 흉터가 사라지고 눈
가에 감도는 형형한 기운도 차갑게 가라앉았다.
녀석은 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왔 다.
“소협, 아니. 대협! 구명지은에 감 사를 드립니다.”
양손을 모으고 허리를 푹 숙이는 동작.
포권이라고 해서 무 대륙 특유의 감사 표현이었다.
그렇게 고마워 안 해도 돼.
너희 조상님 비급 해먹은 게 나거 든.
차마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밝 히지 못하고 떨떠름한 표정으로 끄 덕였다.
“대협의 은덕으로 꿈꾸었던 경지를 밟고 본문의 무공마저 복원하였소.”
“네가 대단한 거지.”
빈말이 아니었다.
불완전한 무공을 재해석한 데 이 어, 원류와 한데 아울러서 더 높은 경지로 발전시켰다.
찰나의 깨달음으로 현경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생긴 건 좀 무섭게 생겼지만, 재능
과 끈기만큼은 제대로 된 녀석이다.
오적 심아.
이걸로 전생의 빚은 갚은 걸로 치 자고.
나 혼자 마음속으로 짐 하나를 내 려놓고 있을 때.
“대협이 베푼 은혜는 이루 다 갚을 수 없는 것이외다.”
오무심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녀석은 왜 이렇게 하이 텐션인 거냐?
“어. 그래.”
“본인, 오무심은 구명지은의 은혜
를 갚고자 대협에게 충성을 바치고 싶소. 받아주시겠소이까?”
응?
넌 왜 브레이크 하나 안 밟고 훅 들어오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