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216)
216 화
노란색 로브를 입은 마법사가 산 위를 올랐다.
등 뒤에 박힌 oo 문양.
뫼비우스 마법사의 표식이다.
언뜻 로브 사이로 드러나 보이는 얼굴.
앙상한 뼈 사이로 인페르노 사이트 가 일렁인다.
리치!
수준 높은 마법사가 세계의 심연을 탐구하던 중 스스로를 언데드로 만 든 강력한 존재다.
그의 이름은 드만.
뫼비우스 무리를 지휘하는 3위 계 의 마법사다.
r이놈의 신전은 왜 산꼭대기에 지 어놓은 건지, 원.」
음울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성대 대신 마력으로 울린 목소리
다.
올림포스의 신전은 도심 중심부에 우뚝 솟은 산 위에 지어졌다.
천상의 존재가 하늘 위에서 땅을 굽어본다는 의미다.
공헌도 관련 논의나 올림포스의 중 대사를 논의하려면 매번 산을 올라 야 했다.
‘■신력으로 마법도 사용하지 못하 게 만들고 말이야.」
드만이 힘겹게 산을 오르는 까닭이 었다.
공간 이동, 비행 등.
올림포스의 성역 주위로는 그 어떤 행위도 금지되어 있다.
고작 신화시대의 그림자를 재현한 시련 스테이지인데도, 올림포스 신 족들의 오만함을 잘 구현해놓았다.
정상에는 커다란 신전이 신성한 빛 을 내뿜으면서 우뚝 솟아 있었다.
새하얀 대리석으로 된 바닥.
원형 기둥 여럿이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건물이다.
드만은 기둥 사이를 지나 신전 안 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냄새나는 언데드가 또 들어왔구
나.”
상체를 반쯤 드러낸 사내가 앞을 가로막았다.
잘 단련된 근육질 몸매.
투쟁을 주관하는 신, 아레스였다.
투아하 데 다난의 신들처럼 동상 형태가 아닌, 생동감이 넘치는 모습 을 띠었다.
“그만두어라. 우리를 위해 싸워주 는 이들이 아니더냐.”
옆에 서 있던 여인이 아레스를 핀 잔하며 나섰다.
아레스와 달리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무장을 갖추어서 대조되는 모습 이었다.
전쟁의 신, 아테나.
둘 다 올림포스의 고위 신격이었 다.
” 그만.”
중후한 음성이 신전을 휘감았다.
신전 끝.
옥좌에 앉은 존재가 짧게 중얼거리 는 것만으로 신전 내부의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드만은 옥좌에 앉은 이를 올려다보 았다.
백발에 어깨까지 닿는 곱슬머리.
흰색 토가(고대 로마의 전통 의상) 를 두르고 상체 일부를 드러냈으며, 왼손에는 기다란 창을 들고 있다.
번개를 주관하는 창.
아스트라페 였다.
「신 중의 신, 만물의 주인 되시는 신왕 제우스를 배알하나이다.」
드만은 온몸을 숙이며 예를 표했 다.
탑이 만든 신화시대의 그림자.
현실의 신격과 비교하기에는 모자 란 존재들이다.
하지만.
저 ‘그림자’들은 신화시대의 사고 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아레스와 아테나가 드만을 앞에 두 고 으르렁거린 것도 그 당시를 재현 하면서 나온 모습이다.
그리고.
신왕 제우스는 그때나 지금이나 오 만함이 하늘을 찌르는 신이었다.
“도전자여. 최근 공물이 많이 줄어 들었던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
제우스는 턱을 괸 채 드만을 내려 다보았다.
9층의 시련.
비그리드 대륙에서는 지배율에 따 라 신들도 힘을 얻는다.
투아하 데 다난과 달리, 고위 신격 들의 몸이 석상처럼 굳어있지 않고 활성화되어있는 까닭이다.
제우스의 말에는 날카로운 뼈가 담 겨 있었다.
「그렇습니다. 오늘 신전을 찾아온 것도 위대하신 분들의 힘이 필요해 서입니다.」
“크크크. 고작 필멸자들의 일 처리 가 늘 그렇지 뭐.”
옆에 있던 아레스가 이죽거렸다.
“아레스.”
“으읏. 알겠다고요.”
“적합한 제물을 바친다면 특별히 힘을 빌려주겠노라.”
탑의 재화.
pt를 말하는 것이었다.
드만은 당황하지 않았다.
올림포스 신전을 찾을 때부터 예상 했던 바였다.
‘시련 중에 혜택을 누리려면 모두 pt를 사용해야 한다.’
여태까지는 고위 신격의 힘을 빌려 야 할 만큼 절박하지 않았다.
7대 커뮤니티 중 넷이 격돌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무림과 게헤 나뿐이다.
타이탄은 모종의 연구에 신경 쓰느 라 시련 자체에 크게 열을 올리지 않았고.
무림은 고질적인 인원 부족으로 세 력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뫼비우스에 대적할 만한 세력은 [게헤나]가 자리를 잡은 아스가르드 뿐이다.
오대 진영 중 투아하 데 다난은 이름난 도전자가 몇 없었으니.
드만은 아스가르드를 견제하고 투 아하 데 다난과 무림을 압박하면서 빠르게 올림포스의 지배율을 올렸 다.
‘조금 더 몰아붙였으면 시련을 완 료할 수 있었을 텐데.’
이제 와서 물러날 수는 없다.
뫼비우스 상층부.
칠황 중 하나인 마황(魔皇)마저 이 번 9층 시련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하였다.
「신왕이시여. 공물을 얼마나 필요 로 하시나이까?J
“150만 pt.”
드만은 생전의 습관대로 숨을 들이 마시려 했다.
이미 기능을 멈춘 육체라서 공기를 빨아들일 수 없는 게 다행이었다.
1층에서 8층까지.
모든 시련을 통과해도 벌 수 있는 건 50만 pt 남짓이다.
시련을 치르면서 중간에 소모되는 것도 있으니, 실제로 이곳까지 오른 도전자 중 150만 pt를 가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하겠나이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1,500,000 PT.
레전드 등급 아티팩트도 구매할 수 있는 엄청난 수치지만, 과감한 선택 을 내렸다.
이번 시련만 통과하면.
드만이 얻게 될 명예와 부, 그리고 마법 지식은 그 엄청난 pt를 상회할 것이다.
‘예상보다는 많은 수치지만 허용 범위다.’
신전에 올라오기 전.
뫼비우스 마법사들에게 pt를 일부 씩 빌렸다.
빌려서 마련한 pt를 대부분 소진하 게 되었지만 아쉬운 마음은 들지 않 았다.
우웅!
지불한 pt가 신력으로 변환되었다.
제우스는 아스트라페를 들더니 창 끝으로 아레스를 가리켰다.
“투신 아레스.”
“예.”
“필멸자들의 소원에 응하여 전장을
지배하라.”
투쟁을 주관하는 신.
1대1 싸움에서는 아레스만큼 능숙 한 존재가 몇 없었다.
‘전쟁’을 주관하는 여신, 아테나마 저도 단기대결에서는 아레스에게 한 수 접어줘야 했다.
탑에서 재현한 신화시대의 그림자 일지언정.
pt를 에너지원 삼으면 원본의 힘을 일부나마 흉내 낼 수 있다.
신격을 가진 존재는 막대한 내성 효과를 지닌다.
저지 불가의 적.
드만조차 아레스와 싸운다면 쓰러 트리는 것보다 pt가 모두 떨어질 때 까지 시간을 벌이며 소모전으로 가 는 게 정답이었다.
‘투아하 데 다난 진영에서 그만한 pt를 마련하지는 못할 거다.’
신을 상대하려면 마찬가지로 신을 불러내야 한다.
투아하 데 다난은 지배율이 부족해 서 진영의 신들도 활성화시키지 못 한 상황이다.
승부는 제우스의 허가가 난 시점에 서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신왕의 뜻을 받듭니다.”
「모든 것은 신왕의 뜻대로.」
드만과 아레스는 고개를 숙이면서 예를 표했다.
투아하 데 다난 진영의 1차 목적 은 간단했다.
잃어버린 땅 수복.
한때는 지배율이 5%까지 떨어졌던 세력이다.
간신히 영토 일부를 되찾으면서 11%까지 회복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었다.
“오무심아.”
“예. 대협!”
오무심은 곧장 오체투지를 할 기세 로 공손히 대답했다.
며칠 전.
현경으로 진입하는 깨달음을 얻은 뒤로 늘 저런 모습이다.
하긴.
무 대륙에서는 상승 경지로 올라가 는 ‘깨달음’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전수한 파황붕뢰권의 원류를 연구하던 중 깨달음을 얻었으니.
은인으로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 일 이었다.
‘마교 놈들은 특히 단순하니까.’
약육강식의 강자존.
천마가 제창한 힘의 논리를 숭배하 는 집단이다.
오무심은 조상과 달리 마교에 투신 하여 천마의 뜻을 따르는 교도가 되 었다.
저런 태도도 금방 이해가 갔다.
“무림에서는 별 이야기 없던?”
” 없습니다.”
“호랑말코 녀석. 슬슬 이쪽을 가늠 하고 있을 건데 말이야.”
“허허! 정파의 늙은이가 다 그 모 양이죠.”
무당파 출신의 도인.
우릴 이용해서 올림포스를 견제한 후, 마음을 놓았을 때 밀어붙이려는 계획을 세웠다.
오무심은 예전에도 무림 커뮤니티 의 노림수를 모두 털어놓았다.
“적의 의도를 알고 있으면 대비할
수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냥 호랑말코 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 다.”
“그래?”
“예. 올림포스에서는 브라만 쪽에 병력을 더 투입했다고 합니다.”
저벅, 저벅.
오무심과 이야기를 하던 중.
가벼운 발소리가 들렸다.
여제 레지갈이었다.
“그 정보는 진실일 것이니라.”
“고생했어.”
국경선 근처에서는 소규모 교전이 빈번히 일어났다.
나와 레지갈은 번갈아 가며 국경선 인근에 접근한 올림포스 부대를 격 퇴했다.
지금도 한바탕 벌이고 왔는지.
몸과 옷 군데군데에 흙이 묻어 있 었다.
“짐도 그대들의 대담에 동참시켜주 는 것이더냐?”
“얼마나 대단한 이야기를 한다고.”
나는 빈자리를 가리켰다.
“짐이 앉기에는 다소 품위가 떨어 지는 의자……
“싫으면 가던가.”
“……이나 그대의 부탁을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니니, 잘 쓰도록 하마.”
이 여왕님은 빠르게 뒷말을 고치며 의자에 앉았다.
“조금 전 말. 근거가 뭐야?”
“짐의 수하, 노데스가 천리안으로 파악했느니라.”
레지갈은 최근 국경선 인근에 있는 올림포스 군대의 동향을 짧게 이야 기했다.
호플리테스 30만 군대와 도전자 여럿이 비그리드 대륙 남부로 이동 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한다.
옛 투아하 데 다난의 세력.
지금은 브라만과 다난을 양쪽으로 마주하고 있는 땅이다.
“그렇게 되면 올림포스 본진 쪽 은?”
1급 요새 골웨이에서 위로 올라가 다 보면 협곡이 있다.
협곡 사이를 넘어가면 올림포스의 1급 요새, 테베가 나온다.
“테베를 지키는 병사의 수가 줄었
다고 하느니라.”
“올림포스가 아직도 덜 당한 건 가.”
나는 깍지 낀 손 위에 턱을 괴면 서 중얼거렸다.
올림포스의 움직임.
쉽게 납득이 안 갔다.
‘우리가 테베를 공격하지 않으리라 고 자신하나?’
골웨이를 되찾으면서 올림포스로 진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반대로 올림포스는 옛 투아하 데 다난의 세력을 지키기가 한결 까다
로워졌다.
일반적인 지휘관이라면 테베의 방 비를 굳히면서 다난 진영을 한층 더 강하게 견제했을 것이다.
“대협. 망설일 게 뭐 있습니까!”
“뭘 망설여?”
“증원 병력은 무림에게 맡기고 이 번 기회에 올림포스 본진을 노리는 것이외다!”
야.
너 그래도 무림 커뮤니티 소속이거 든요?
오무심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테베를 함락시키면 옛 투아하 데 다난에 있는 병력도 고립된다.
보급선을 끊으면 진영 소속 병사의 사기와 전투력도 떨어지고, 병영에 서도 병력을 생산할 수 없다.
나는 오무심의 말에 대꾸하는 대신 레지갈을 돌아봤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레지갈의 눈동자가 호선을 그렸다.
“그대도 짐과 같은 생각을 품은 모 양이로구나.”
“어. 구린내가 나잖아.”
올림포스의 배후에 있는 도전자들.
뫼비우스는 인지 왜곡 마법을 사용 해서 노데스의 천리온을 무효화시킬 수 있다.
구태여 약점을 드러낸 이유는 분명 했다.
테베라는 맛있는 미끼를 우리에게 던진 것이다.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말 이야.”
“짐도 동감이니라.”
레지갈과 의견이 맞았다.
반면 오무심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 다는 듯 왕방울만 한 눈을 좌우로
마구 굴렸다.
“어찌할 셈이더냐?”
“초대장을 주는데 안 갈 순 없잖 아.”
“올림포스의 함정이 분명한데도 말 인가?”
“함정인 줄 알면, 그건 더 이상 위 험하지 않지.”
나는 씩 웃었다.
올림포스의 함정.
노림수는 잘 모르겠지만, 이쪽에서 역이용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