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255)
255 화
은은한 빛을 내는 깃털.
분명했다.
깃털 안에 깃든 힘은 성력이다.
“닭 날…… 아니, 천사의 날개에서 나온 것 같은데.”
“한번 본 것만으로 그걸 알아챘다
고?!”
“내가 좀 재주가 좋거든.”
테레사의 눈이 크게 떠졌다.
놀람의 빛이 초록색 눈동자 사이로 번져나갔다.
나는 천사의 깃털을 쥐었다.
느껴지는 기운은 강하지 않다.
“이 깃털의 파동이라면 원주인을 말하는 건가?”
“아니. 그냥 천사들이면 돼.”
“공교롭군.”
주먹에 힘을 주어 깃털을 으스러뜨
렸다.
“너,너. 지금 무슨 짓을……
“알렉스 킴, 요한 테일러, 제이슨 피어슨. 세 명이다.”
이미 소재를 파악해둔 이들의 정보 를 툭 내뱉었다.
테레사가 멍한 눈으로 바스러진 천 사의 깃털을 바라봤다.
“천사는 성력에 예민해. 이렇게 깃 털을 들고 다니면 놈들에게 인식 당 할걸?”
성질부리려고 깃털을 부순 게 아니 다.
저 깃털을 들고 다니면서 천사들의 흔적을 쫓는 건 ‘나 미행하니 피해 가세요.’라고 광고하는 꼴이다.
쯔즛.
나는 혀를 찼다.
거기까지는 모르고 있었나 보군.
“자, 잠깐만. 당신은 누구인데 천사 에 대해 그렇게나 잘 알고 있어?”
“말했잖아. 전민철이라고.”
“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 천사들을 찾는 목적이 뭐야.”
“놈들에게 갚아줄 게 있거든.”
나는 주먹을 말아 쥐었다.
테레사가 나를 빤히 바라봤다.
에메랄드를 닮은 초록색 눈동자가 신비한 빛을 냈다.
“당신한테 제안할 게 있어.”
“뭐지?”
“천사들. 그놈들은 나한테도 적이 야.”
테레사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튀어 나왔다.
지구 기준으로 천사에 대한 인식은 굉장히 좋은 편이다.
질서에 의한 평온.
성스러운 힘을 다루며 조화와 질서
를 중요하게 여기고, 외형적으로도 호감을 사기 좋았다.
또한 2차 대격변 당시 전생의 내 가 지구를 정복하려고 할 때 여러 지원을 해서 악마와 마수들을 쓰러 트리기도 했다.
“12영웅은 천사들과 같이 싸우지 않았나?”
“그랬지. 한때는 말이야.”
테레사의 목소리에서 적대감이 느 껴 졌다.
12영웅과 엘리시움의 불화라.
아니지.
홀로 정체를 감춘 채 천사들의 뒤 를 쫓는 걸 보면, 테레사의 독단일 가능성도 꽤 크다.
“당신이 말했지? 둘이 노리는 게 같다고.”
“어. 그랬었지.”
“나랑 같이 움직이지 않을래? 서로 에게 도움이……
“사양하지.”
테레사의 말을 중간에 끊었다.
“어라. 매정하기도 해라. 너무 칼 같은 거 아니야?”
“미안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서.”
테레사와 천사의 적대구도.
꽤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나한테는 더 급한 일이 있었다.
‘아직 타니엘이 살아 있을 수도 있 잖아.’
닭 날개라고는 해도, 내게 진심으 로 충심을 비춘 녀석이다.
시간을 지체할수록 타니엘의 생존 가능성도 낮아진다.
이미 죽은 게 확정이라면 모를까.
두 눈으로 타니엘의 주검을 확인하 기 전에는 한시도 지체할 수 없다.
“힘을 합치는 게 서로의 목적 달성
에 도움이 될 거야.”
“12영웅 나리는 천사의 마력 파장 도 읽어내지 못했잖아.”
테레사의 조력?
큰 매력은 느끼지 못했다.
지구에서 열둘 뿐인 SS급 헌터.
강한 편이지만, 어디까지나 인간 레벨이 다.
나한테는 펜리르도 있고.
전력 상승의 이점은 크지 않다.
“한시라도 천사들의 본거지를 찾아 내야 해. 12영웅 나리를 도울 시간
“잘됐네.”
이번에는 테레사가 내 말을 끊었 다.
다시 한번 거절하려는 말을 꺼내려 는 순간.
“거긴 내가 알고 있어.”
이어지는 테레사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잠깐만.
그럼 상황이 조금 달라지지?
“12영웅 나리. 그 정보, 좀 더 듣 고 싶은데.”
“테레사라고 불러. 그 말, 되게 비
꼬는 것처럼 들리거든.”
“나도 민철이라고 불러주쇼.”
“좋아. 민철아, 누나랑 밖에서 데이 트 좀 할래?”
“그럽시다.”
어디.
이야기 한번 들어보자고.
테레사가 지닌 정보.
쓸모없다고 판단되면 협력 관계도 바로 끝이다.
나는 가면을 쓰고 밖으로 나왔다.
공룡 가면을 쓴 테레사가 곧장 뒤
를 따랐다.
슬롯머신이 있는 곳으로 가보니, 펜리르가 눈이 벌게진 채 레버를 당 기는 중이었다.
띠리링-! 띠리링-!
-이번에는 될 거다. 멍!
“야. 너 얼마나 한…… 벌써 코인 을 다 썼냐?!”
-멍! 주인님. 내가 100배로 불려줄 테니 조금만 기다려라.
“100배 불려도 본전이거든요?”
-그렇다면 1,000배로 불려주겠다. 멍!
하아-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이 개자식.
잠깐 못 봤다고 도박광이 다 됐어.
“헛소리 말고 일어나. 네가 날려 먹은 건 일로 갚아라.”
-멍! 도박하고 일은 돈을 버는 쾌 감이 다르다!
쇼핑 중독에 이어 도박 중독이냐.
발버둥 치는 펜리르의 목을 붙잡아 서 억지로 품에 안았다.
펜리 르야.
눈치 좀 챙기세요.
米 米 *
지상으로 올라온 뒤, 테레사가 가 면을 벗었다.
“가면은 매번 쓸 때마다 답답하다 니깐.”
-멍? 예쁜 누님이다.
“너한테는 누님이 도대체 몇 명이 냐.”
나는 펜리르한테 핀잔을 줬다.
-돌아가면 엘리 누님한테 이를 거 다. 멍!
뭘 또 이른다는 건지.
주먹으로 펜리르의 정수리를 살짝 어루만져줬다.
-깨갱! 폭력 반대!
“반려동물이랑 재밌게 노네?”
테레사가 그 모습을 빤히 보다가 끼어들었다.
“아. 미안.”
“따라와. 괜찮은 곳이 하나 있거
테레사는 빌딩들 사이에 있는 골목
으로 향했다.
골목 끝에는 허름한 문, 오래된 네 온사인 간판을 달아놓은 술집이 하 나 있었다.
“장사는 하나 모르겠는데.”
“걱정하지 마. 내 친구가 하는 곳 이야.”
끼이익-
기름칠을 안 한 듯, 문이 요란한 소리를 냈다.
“영업 안 합…… 이게 누구야. 테 레사 아니야?”
“손님을 가려 받고. 팔자도 좋아.”
바텐더랑 주먹을 맞대면서 인사를 하는 테레사.
아까 말했던 대로 꽤 친한 사이인 가보다.
“너야말로. 이 늦은 시간에 남자를 데려오고 말이야.”
“저 애는 비즈니스 관계야. 나이 차이가 얼마나 나는데 무슨 소리 람.”
“저번에도……
“아 됐고. 조용한 방 하나 줘.”
약간의 소동 끝에 술집 안쪽 방으 로 들어왔다.
“여기라면 안심해도 돼.”
“그냥 프라이빗 룸이 나았을 것 같 은데.”
“사람들의 눈이 많잖아. 네가 말한 대로 깃털을 들고 있기도 했고.”
호오.
그냥 터프한 누님이라고 생각했는 데 말이야.
12영웅 중 하나.
생각보다 수완이 괜찮았다.
“실례가 안 된다면 물을게. 왜 천 사들을 쫓는 거야?”
“대답해줄 의무는 있는 건가.”
“아니. 그 대신 정보도 제한적이 되겠지.”
“급한 건 내가 아니잖아.”
“그래도 확실히 해야 하니까.”
“아는 사람이 놈들에게 납치되었 다.”
거짓말을 하면 격도 깎여나간다.
나는 에둘러서 엘리시움을 쫓고 있 는 이유를 일부만 말했다.
악마나 천사들이 즐겨 쓰는 화법.
일명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라는 말장난이다.
“그 아는 사람의 소재가 천사들의
본거지라는 거야?”
“짐작이야. 그 사람을 찾으려고 성 간 연합에 부탁해서 미국으로 넘어 온 거다.”
“좋아. 그런 이유라면 이야기해줄 게. 그 전에……
” 전에?”
“딱 한 잔만 마시고!”
테레사는 그 말을 내뱉고는 아까 바텐더가 가져다준 맥주를 한 번에 마셨다.
저기요. 12영웅 나리.
자릿값으로 주문한 게 아니라 정말
로 마시려고 시킨 거였어?
“크, 좋아.”
“제멋대로군.”
“내 동료들도 그 이야기를 하던데. 너도 똑같네?”
“동료는 됐고. 본론이나 이야기하 지.”
“재미없는 사람 같으니라고. 혹시 블루 엔젤이라고 들어봤어?”
나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엔젤이라는 이름을 들으니 재수 없 는 물건이라는 건 알겠다.
“미국으로 넘어온 지 일주일도 안
돼서 말이야.”
“그럼 보여주는 게 낫겠네.”
테레사는 탁자 위에 알약을 올려놓 았다.
크기는 새끼손톱 정도.
푸른색으로 된 알약이다.
곧장 [진실의 눈]을 사용해서 정보 를 확인했다.
[블루 엔젤]
등급 : 매직 / 종류 : 잡화
온갖 부의 감정을 환희로 바꿔주는
마약이다.
고통을 잊고 행복한 환영을 보나, 강한 중독성을 지녔다.
섭취할수록 자신의 의사보다는 엘 리시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커진 다.
생명체가 내뿜는 부의 감정을 성력 으로 가공해서 제조했다.
미친.
초인적인 인내력을 발휘해서 욕지 거리가 나오려는 걸 참아냈다.
카지노에서 온갖 부의 감정을 수집
한 이유.
바로 눈앞에 있는 마약, 블루 엔젤 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최근에 라스베이거스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마약, 블루 엔젤이야.”
“취미 한번 고약하군. 역시 간악한 닭 날개다운 취향이야.”
인간의 정신을 흩트리고 중독 말미 에는 본능적으로 엘리시움을 따르게 하는 마약.
앞에서는 깨끗한 척하면서 뒤로 온 갖 비린내를 풍기는 게 전생에서 기 억하던 엘리시움의 모습 그대로였 다.
“닭 날개?”
“그런 건 신경 쓰지 말지.”
“뭐라고 하는 거 아니야. 딱 맞는 표현이라서 그래.”
“그럼 테레사 씨는 블루 엔젤을 제 작하는 본거지를 무너트리고 싶은 건가?”
“겸사겸사 천사들 엉덩이도 좀 걷 어차 주고 말이야.”
엘리시움에 대한 적대심.
이야기를 들어보니, 12영웅 전체보 다는 테레사 개인의 감정에 가까웠 다.
“좋아. 그럼 천사들의 본거지를 알 려줘.”
“넌 이미 알고 있는걸?”
“그건 무슨 말인지.”
테레사는 빙그레 웃더니 발끝으로 바닥을 건드렸다.
통통-
안쪽이 비어 있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설마 ”
“그 설마랍니다. 이 아래로 가면 천사들의 본거지가 나와.”
“믿기지가 않는군.”
“그럼 직접 확인해보든지.”
테레사의 말을 듣고 바닥을 감싼 카펫을 옆으로 치웠다.
쇠로 된 문.
몇 겹이나 되는 잠금장치를 채워두 었다.
‘마력으로 짠 게 아니다.’
잠금장치는 모두 순수하게 기계장 치로 되었다.
[우주의 흐름]으로는 마력의 흐름 을 감지할 수 있지, 기계장치를 알 아낼 수는 없었다.
“당신 친구라는 사람도 연관이 있
는 건가?”
“그랬으면 멱살 잡았지. 이 건물에 도 카지노가 있는 것뿐이야.”
“통로를 알고 있으면서 왜 천사들 을 찾은 건지 모르겠군.”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알아.”
테레사는 능숙하게 잠금장치를 해 제했다.
철컹- 철컹-!
쇠문이 열리면서 어두운 통로가 모 습을 드러냈다.
“그럼 사양하지 않고.”
통로를 향해 발을 내디뎠다.
어둠으로 가득한 곳.
탑 6층, 개미굴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다.
-어둠이다. 너무 무서워. 멍!
“엄살 부리기는.”
펜리르에게 핀잔을 주고는 아래로 내려갔다.
지하로 2분 정도 걸었을 때쯤.
길이 다섯 갈래로 갈라졌다.
그와 동시에 [우주의 흐름]이 공기 변화에 반응해서 찌릿찌릿 울렸다.
통로 아래로 내려갈수록 느껴지는 기운.
성력이다.
‘이건…… 신성 주문?’
방향과 공간 감각에 간섭하는 마법 이다.
침입자의 감각을 교란해서 엉뚱한 방향으로 돌려보내는 기술.
엘리시움의 술법이다.
“어때!”
테레사는 콧대를 세우면서 자랑스 럽게 말했다.
“당신 말이 맞는 것 같네. 그런데 천사들을 왜 찾아다닌 거지?”
“보다시피 아래로 가면 미로야. 길
을 알 수가 없거든.”
“미로?”
“응. 사실 입구는 여기 말고도 카 지노가 있는 곳을 찾아보면 많이 있 어.”
아.
그러니까 이곳은…… 부의 감정을 옮기는 통로인 셈이다.
라스베이거스 내에 광범위하게 펼 쳐진 통로.
엘리시움의 마법진과 지하로 무수 히 뻗어나간 통로가 합쳐지면서 미 로가 되어버렸다.
“나 혼자서는 미궁에서 길을 찾을 수 없었어.”
“그래서 천사들을 찾은 건가.”
“마침 뜻이 맞는 파트너를 찾아서 다행이지 뭐야.”
파트너라.
그래.
지금만큼은 테레사의 판단이 옳았 다.
길 찾기는 내 전공이 아니지만.
내게는 복잡한 길을 찾아 줄 친구 들이 있었다.
손을 뻗어 무한의 공간을 열고 수
정구 하나를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