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272)
272 화
탑에 접촉하는 순간, 주위가 검게 물들었다.
눈꺼풀을 한번 깜빡이니 5층으로 이동해 있었다.
탑 안의 탑.
5층 – 공중정원이다.
위층에 도전하기 전, 먼저 대장장 이 하칸을 찾아갔다.
“오호. 이게 누구예유?”
하칸은 대장간 앞에서 웃통을 벗고 상의를 드러낸 채 땀을 식히는 중이 었다.
“매번 올 때마다 망치를 들고 계시 더니. 오늘은 타이밍이 좋았네요.”
“그렇게 말하면 내가 일 중독인 줄 알겄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하칸은 그 말을 듣더니 껄껄거리며 웃었다.
“다시 탑에 도전하는 거유?”
“그렇습니다.”
“저번에 맡겼던 건 다 처분하니 700만pt를 조금 넘겼수다.”
개미 여왕의 보물창고를 털어먹은 보상이다.
덕분에 pt 걱정할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 그거 말고 부탁드릴 게 하나 있어서요.”
“혹시 제작 의뢰요?”
“대장장이한테 부탁할 게 그거 말 고 뭐 있습니까.”
“요즘은 좀 많이 바빠서 말이야.”
이 양반이.
주문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튕기고 있다.
대장간이 한가한 줄 뻔히 알고 있 는데 말이야.
‘누가 아쉬운지 두고 봅시다.’
나한테는 술수가 안 통한다는 걸 알려주마.
“요새 그렇게나 바쁩니까?”
“주문이 많이 밀렸수다.”
“어쩔 수 없군요. 이번에 괜찮은 재료를 얻어서 부탁드리려던 건데.”
툭.
무한의 공간이 붉은색 돌을 뱉어냈 다.
무심히 광물을 본 하칸.
잠시 후, 그의 눈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대로다.
‘장인이라면 욕심을 안 낼 수 없겠 지.’
아다만티움 30kg!
과거 6층의 히든 퀘스트를 수행하 면서 얻은 보상이다.
“바쁘시다면 어쩔 수 없죠. 저도
바쁜지라 바크 대장간에 의뢰하겠습 니다.”
바크 대장간은 서부 대장간 중 가 장 큰 곳이다.
무한의 공간을 열어서 아다만티움 을 집어넣으려는 순간.
돌연 하칸이 몸을 던져서 아다만티 움을 끌어안았다.
“어허. 우리 사이에! 내가 바빠도 우선적으로 해주겠구먼유.”
“바쁘다면서요. 괜찮아요.”
“내가 안 괜찮아! 그래도 단골인데
신경 써 줘야지.”
참 알기 쉬운 사람이로다.
나는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이겨 먹지도 못할 거면서 왜 저러 나 몰라.’
못 이기는 척 아공간을 닫았다.
후우-
하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의뢰나 받으시죠.”
“알겠수다. 뭐든지 말하슈!”
“마력을 담아낼 코어를 만들고 싶 습니다.”
“코어? 마법을 보조하는 용도요.
아니면 골렘 기동용으로 쓸 거요?”
“음. 굳이 말하면 리치의 라이프 포스 베슬 같은 느낌입니다.”
임모탈 데스 드래곤.
아지다하카는 아직 완성된 상태가 아니다.
껍데기는 히드라의 몸뚱이에 깃든 용의 신화를 불멸의 기운으로 물들 여서 원본에 가깝게 구현해냈다.
하지만.
드래곤의 상징인 마력 기관 ‘드래 곤 하트’까지는 빚어내지 못했다.
‘하칸이라면 드래곤 하트에 버금가
는 코어를 만들 수 있을 거다.’
마이스터급 장인은 다중차원 우주 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 했다.
현생의 내가 아는 최고의 실력자!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문가다.
내 설명을 다 들은 뒤.
하칸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듣기만 해서는 감이 안 오는뎁쇼. 어디에 쓸지 정확하게 알면 견적이 나올 건데 말이슈.”
“그럼 창고로 가서 보여드리겠습니 다.”
” 알겠수다.”
아지다하카를 외부에 풀어놓자니, 주위의 시선을 너무 끌었다.
창고에 들어가자마자 아지다하카를 불러냈다.
『지존을 배알합니다.』
쿵!
텅 빈 창고가 거의 꽉 차버렸다.
아지다하카가 어찌나 큰지, 기둥에 서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났다.
“히이익! 이게 뭐요!”
“제 소환수입니다.”
“이건 드래곤 아니던가?”
“비슷한 거죠. 아직 온전한 상태는 아닙니다.”
『지존이시여. 저자에게 지존을 배 알하는 예의를 알려주면 되는 건가 요?』
아지다하카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흐끅. 흐끅.”
용맹스러운 불칸 일족조차 기를 죽 이는 위용!
[죽음의 기운]을 다루는 덕에 진짜 드래곤의 ‘피어’만큼이나 살기가 진 했다.
“이 녀석이 장난치는 겁니다.”
“정말인가?”
하칸은 부르르 떨면서 아지다하카 를 올려봤다.
『전 장난을 친 게 아닙니다만
“장난 그만 치고. 귀한 분이다.”
『알겠나이다.』
아지다하카는 기세를 거두었다.
“어, 엄청난 녀석이구먼.” 하칸이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아지다하카 녀석. 어째 장난치는
모습이 드래곤이랑 똑 닮았는지 모 르겠다.
“이 녀석은 아직 불완전한 상태입 니다.”
“코어라는 게, 설마 이 드래곤 비 슷하게 생긴 녀석의 심장을 말하는 것이유?”
“그렇죠.”
“보고 나니 이해가 되는구먼.”
하칸은 턱을 만지작거리면서 아지 다하카를 훑어봤다.
두려움에 젖었던 기색은 어디로 가 고, 눈동자에 열의가 꿈틀거렸다.
“잠시 기다리슈. 몸을 좀 살펴봐야 겠수다.”
『너 따위 필멸자 따위가 손을 델 몸이 아니니라!』
아지다하카가 다시금 기세를 내뿜 으면서 하칸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길고양이도 아니고.
왜 이렇게 까다로운 건지 원.
“얌전히 있어.”
『지존께서 말씀하신다면 기꺼
이.」
아지다하카가 기운을 거두자, 하칸 이 본격적으로 몸 여기저기를 돌아
다니면서 무언가를 체크했다.
5분 정도 돌아다니고는 자리로 돌 아왔다.
“견적이 좀 나옵니까?”
“보통으로는 안 되겠구먼유. 지금 지닌 기운도 워낙 강하다 보니 어지 간한 코어로는 감당할 수 없을 거 유.”
“아다만티움으로도 통제를 할 수 없나요?”
“아다만티움만 가지고는 부족해유. 코어의 중심이 될 촉매를 따로 구해 야 할 거유.”
“아. 이거 한 번 봐주십쇼.”
나는 보라색 결정을 꺼냈다.
킹 사이클롭스의 눈에서 얻은 마력 조리개다.
하칸이 놀란 기색을 띠었다.
“잠깐 있어 봐유.”
망원경 같은 걸 꺼내더니 마력 조 리개를 요리조리 살펴봤다.
“이건 또 어디서 났슈!”
“지구에서.”
“그런 하계에서 이렇게 귀한 결정 을 어찌 얻은 거유.”
“과정이 중요합니까?”
“물론 아니쥬. 이 결정을 쓰면 코 어의 촉매로는 충분할 거유.”
“됐네요. 그럼.”
“근데 조건이 하나 있수다.”
하칸은 그 말을 꺼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저러는 건 지.
“말씀하시죠.”
“분하지만 내 힘만으로는 완벽한 코어를 만들 수 없수다. 아는 사람 의 힘을 빌려야 해유.”
“동료 대장장이도 있었습니까?”
“허! 회로 공정을 새길 연금술사를 말하는 거유.”
“난 또. 영감 성격에 다른 대장장 이를 부를 것 같지는 않아서.”
“망치를 드는 건 나 하나로 충분허 구먼유?”
마이스터급 장인.
하칸의 높은 자존심에는 근거가 있 었다.
“이 드래곤 비슷한 녀석의 심장을 만들려면 아다만티움과 저 촉매 말 고도 재료가 더 필요하다우.”
“남은 건 청구해주십쇼.”
“예산이랑 공임비 하면 300만 pt 정도 들 것 같은데 괜찮겄수?”
300만이라.
꽤 출혈이 심하지만 못 감당할 정 도는 아니었다.
“정산에서 빼주세요.”
“흐흐. 알겠수다. 포인트가 더 들 수도 있으니 감안하는 게 좋을 거 유.”
아지다하카의 심장.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녀석의 성 장 가능성도 결정된다.
포인트가 얼마가 들어가든 상관없
다.
최고의 결과물.
내게 필요한 건 그것뿐이다.
‘강조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해줄 것 같네.’
눈에 불을 켜고 있는 하칸.
장인의 손에서 빚어질 최고의 코어 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흐흐. 오래간만에 불타보겠구먼!”
하칸은 전의를 불태우며 아다만티 움을 만지작거렸다.
“그럼 코어 제작은 맡기겠습니다.”
“탑 올라가다가 죽지나 말고 무사 히 다녀오쇼.”
하칸은 손을 휘휘 저었다.
민철이 탑에 재등장했다는 소식은 금세 공중정원에 퍼져나갔다.
“그거 들었나? 전민철이 돌아왔다 고 하더군.”
“9층을 뒤집어놓은 신예 아니던 가?”
“비 랭커 출신이면서도 0층의 시련
기록을 갈아버렸다지!”
“탑 전체를 뒤집어놓은 신예라니.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
도전자들은 민철을 두고 삼삼오오 떠들었다.
민철의 활약상은 저층에서 전설 수 준으로 회자되었다.
0층의 시련을 유일하게 통과한 존 재.
2층의 일곱 시련을 모두 클리어 한 비 랭커.
최근에는 7대 커뮤니티 중 셋이 엮여 있는 9층의 시련을 홀로 돌파 해버리기까지 했다.
“아직 아무 커뮤니티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하던데.”
“아트록스에서 그 비 랭커를 탐내 한다고 소문이 자자하던걸.”
“다른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일 거 다.”
“난 조금 생각이 다른데. 뫼비우스 커뮤니티에서 그 비 랭커한테 이를 갈고 있다고 들었거든.”
칠황 중 하나.
마황이 세운 커뮤니티, 뫼비우스.
뫼비우스는 이미 민철 때문에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첫 번째는 6층의 시련.
개미 여왕의 퀘스트를 받아들였던 뫼비우스 마법사 셋이 민철에게 살 해당했다.
두 번째는 9층의 시련.
뫼비우스의 승리로 굳혀지던 때에 시련에 참여하더니 결과를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찾아라. 우리의 명예를 더럽힌 놈 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공식적으로 성명을 발표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민철을 이미 척
살 리스트로 올려두고, 그가 다시 탑을 등반하기를 기다리는 중이었 다.
“놈이 마지막으로 보였던 곳은 9층 입니다.”
“위치를 파악하는 대로 3위계 마법 병단을 파견하겠다.”
노란색 로브.
3위계 마법사들은 한 차원에서 대 마법사라고 불릴 만한 강자들로 구 성되어 있다.
모두 최소 15층 이상을 넘은 이들 이다.
“관리자가 있으면 출입이 어렵습니
다만.”
마법사 하나가 난색을 표했다.
이미 통과한 시련은 다시 도전할 수 없다.
재입장할 경우에는 상당한 페널티 가 부과될뿐더러, 일부 스테이지는 다시 들어가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 로 봉쇄된다.
“pt를 사용해서 무마한다.”
“관리자가 개입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뫼비우스다. 관리자의 눈 치를 보느라 그놈을 무시할 수는 없 다!”
뫼비우스 커뮤니티의 분노는 대단 했다.
하지만.
민철을 적대시하는 곳은 뫼비우스 만이 아니었다.
엘리시움의 천사들이 세운 커뮤니 티, 프로비덴티움.
프로비덴티움의 마스터, 지품 천사 지르엘은 천사들을 소집했다.
“엘리시움의 의지에 반하는 대적자 를 막으십시오.”
엘리시움에서는 탑의 부름을 받은 천사를 통해 지구에서 벌어진 사태
를 전달했다.
7천사장 다음에 선 천사.
지르엘은 지고한 천사장의 뜻을 받 들었다.
게헤나.
판데모니엄의 악마들이 세운 커뮤 니티 또한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귀족] 급 악마, 카르페가 흉흉한 눈빛을 부라렸다.
“차원장 바알께서 필멸자 하나를 잡으라고 하셨다.”
“잡으면 뭘 준답니까?”
“크흐. 원하는 보상은 다 해준다고
하시더군.”
탐욕스러운 악마들은 차원장 바알 의 이름을 내건 보상을 탐내면서 움 직이기 시작했다.
7대 커뮤니티의 대립으로 고착화된 탑.
멈추어버린 시계가, 민철의 등장으 로 다시금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