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273)
273 화
의뢰를 마치고 공중정원 중심부로 향했다.
네 개로 갈라진 지구가 모두 한곳 에 모이는 곳.
시련의 탑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외형, 이른바 ‘탑 안의 탑’ 안 으로 들어갔다.
‘ 부산하군.’
유독 오늘따라 탑 주위에 인파가 가득했다.
삼삼오오 모여 있는 무리.
안 보는 척 눈을 힐끗거리면서 나 를 살펴본다.
호기심.
질투.
증오.
동경심.
온갖 호감과 적개심이 뒤섞인 눈빛 들이 모두 나한테 쏟아졌다.
개중에는 닭 날개 놈들이나 유황 냄새를 풍기는 악마, 그리고 마법사 들도 섞여 있었다.
‘나도 꽤 인기가 많아졌네.’
고개를 돌려서 적개심을 드러낸 녀 석들을 슬쩍 봐줬다.
피식.
입꼬리를 살짝 위로 올려서 비웃어 주고는 곧장 탑 안으로 들어갔다.
바닥에 설치된 마법진.
탑 내부를 오가는 통로다.
-시련의 탑 전송 시스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음 층계에 도전하거나 도전자 가 속한 세계로 귀환할 수 있습니 다.
“도전한다.”
-전민철 도전자. 9층의 시련을 통 과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10층으로 이동합니다.
시커멓게 물드는 시야.
눈을 감았다가 떴을 때는 이미 탑 10층으로 이동되어 있었다.
“으. 차가.”
본능적으로 튀어나온 말.
하얀 김이 입가에 서렸다.
주위를 둘러봤다.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하얗게 물들 어버린 세상.
거친 바람 사이로 눈발이 휘날렸 다.
[시련의 탑 – 10층]
[퀘스트 : 고통의 순례길]
다중차원 우주에서 극한의 환경을 지닌 장소들을 재구성해놓은 고통의 순례길.
끝없이 이어진 고통의 길을 걸으면
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라.
* 목표
이어진 길을 따라 전진.
* 특이사항
퀘스트 수행을 포기하면 바로 11 층으로 올라갈 수 있음.
고통의 순례라.
시련 이름 한번 고약하게 지어 놨 다.
바람이 피부를 스치고 지나가면 냉 기가 뼈에 스며드는 것이 아닐까 싶 을 만큼 추웠다.
[현재 걷는 곳은 니플하임입니다.]
[냉기 Lvl08에 노출되었습니다.]
[근력 / 민첩 / 체력이 70% 하락 합니다.]
[노출 시간이 길어지면 추가 상태 이상 효과가 적용됩니다.]
[중위 신격이 외부의 흐름에서 몸 을 보호합니다.]
[냉기로 인한 페널티가 50% 감소
합니다.]
상태창이 현 상황을 정리해서 보여 줬다.
천호역 게이트가 냉기 레벨이 5였 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기는 그 게이트보다 얼마나 추운 건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니플하임이라.’
아스가르드에 반하는 차원.
여신 헬이 지배하는 혹한의 땅이 다.
영혼마저 얼려버린다는 추위.
전생 때도 한 번 가본 적이 있었 는데, 워낙 날씨가 추워서 꽤 인상 적이었다.
죽은 자들의 한기.
내 신격으로도 절반 정도만 상쇄가 되는 극한의 추위다.
‘가만히 있으면 큰일 나겠어.’
곧장 성천조계공을 운용, 혼돈기를 전신 세맥에 흘려보냈다.
추위로 둔해졌던 몸이 다시금 활력 을 되찾았다.
‘여길 걸으라는 건가.’
흰 눈 사이로 나 있는 길.
거세게 불어닥치는 눈발도 쭉 뻗은 순례길만은 침범하지 않았다.
저벅, 저벅.
쭉 뻗은 길을 따라 걸었다.
몸을 움직이니 혼돈기의 영향을 받 아서 더욱 감각이 활성화되었다.
선악과를 섭취하면서 개변을 이룩 한 신체.
중위 신격.
그리고 7성에 이르는 성천조계공.
니플하임의 추위도 내 걸음을 멈추 게 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얼마쯤 걸었을까.
“Krrrr!”
괴이한 소리가 먼 곳에서부터 메아 리를 치면서 내 귓가에 들어왔다.
눈발 사이로 번뜩이는 붉은 눈.
천호동 게이트에서 마주쳤던 괴물, 예 티였다.
“잘 만났다. 안 그래도 몸이 굳는 거 같아서 좀 풀고 싶었거든.”
홀로 걷는 길이 적적했는데.
적절한 시기에 나타났다.
예티 무리는 200마리 정도.
기척도 없이 나타나더니 어느새 내 주위를 감싸버렸다.
아마 탑의 시련 중 하나이지 않을 까.
“도전자. 돌아가라.”
“그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다.”
“여기서 돌아가면 끔찍한 일은 피 할 수 있다.”
예티 무리는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 했다.
금방이라도 덮칠 것처럼 주위를 포 위해놓고는 경고까지 해주다니, 친 절한 녀석들이다.
근데 어쩌지?
“난 그럴 생각이 없거든.”
지면을 박차며 정면으로 돌진했다.
처음 노린 것은 주제도 모르고 경 고를 날렸던 예티였다.
[다크 스타 – 일각수의 뿔창]
긴 창을 쥐고 연환창식의 구결대로 내력을 운용했다.
팽그르르-
회전하는 강기가 예티의 몸뚱이를 말 그대로 갈아버렸다.
다른 예티들이 반응하기 전, 재차 연환창식을 전개해서 무리의 중심으 로 파고들었다.
기다란 선이 공간을 꿰뚫었다.
창이 지나간 자리에는 구멍 뚫린 예티의 사체가 한발 늦게 쓰러졌다.
“Krrrr!”
예티 무리는 광분했다.
온도가 낮은 장소에서는 더욱 강해 지는 예티.
니플하임의 추위를 받아 A급에 준 할 정도로 스펙 상승을 이루었다.
그래.
고작해야 A급에 준하는 정도다.
[다크 스타 – 대지의 사슬]
검은색 사슬을 허리에 두르면서 양 손으로 좌우 가닥을 잡았다.
차릉.
긴지천쇄공을 펼치면서 제자리에서 빠르게 돌았다.
혼돈기를 실은 사슬이 양쪽으로 펼 쳐지면서 프로펠러처럼 눈으로 좇기 힘든 속도로 회전했다.
펑! 퍼펑!
피륙이 으깨지거나 터져 나갔다.
달려들던 예티들은 긴지천쇄공의 범위에 들어오는 족족 형태를 알아 보기 힘들 만큼 박살 났다.
200에 달하던 예티가 순식간에 50 마리까지 줄어들었다.
“Krrr?”
“도전자. 괴물이다.”
전의를 상실한 예티 일부가 도망치 려 했다.
[다크 스타 – 정령궁]
[다크 스타 – 제왕의 검]
“어딜 도망가려고?”
양손으로는 활을 들고.
제왕의 검은 이기어검을 전개해서 조종했다.
투웅!
수라마궁을 펼쳐서 도망치던 예티 의 뒤통수에 화살을 꽂아주었다.
“Krrr! 화살 못 쏘게 붙는다!”
예티 몇 마리는 몸을 돌려서 근접 전을 시도했다.
파츠츠츠 I
허공에 떠 있던 제왕의 검이 춤을 추었다.
흑색 강기가 움직일 때마다 예티의 몸뚱이가 하나씩 조각났다.
새하얀 설원을 물들이는 붉은 피.
모두 예티한테서 나온 것이다.
최후의 한 놈까지 쓰러트리니 10 초 정도 소요되었다.
과거 천호동 게이트 때를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예티 일부가 도망치지 않았으면 더 빠르게 전투를 끝낼 수 있었다.
‘아니야. 덕분에 몸을 좀 풀었잖
아.’
예티 무리와 푸닥거리를 벌이니 몸 을 좀먹던 한기가 가시는 느낌이다.
발걸음에 힘을 더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다시금 나아갔다.
* * *
‘고난의 순례길’의 시작점.
도전자 수십 명이 설원 위에 모습 을 드러냈다.
등에 날개를 단 천사.
뿔, 혹은 기형적인 박쥐 날개를 단 악마.
그리고 로브를 입은 마법사들.
세 무리는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며 거리를 벌렸다.
“간악한 탄 밥 놈들.”
“비열한 닭 날개 놈들이 어디서 시 비야?”
“상위 종이라고 고개만 추켜세우는 어리석은 자들이군.”
프로비덴티움의 천사들.
게헤나의 악마들.
뫼비우스의 마법사들.
이들은 모두 한 가지 목적을 가졌 다.
-전민철을 없애라.
세 커뮤니티에 공통적으로 내려진 추살령.
각각의 커뮤니티에서 꾸려진 추격 대는 민철이 탑을 오른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만사 제쳐두고 10층에 진 입 했다.
포인트를 상당수 소모해야 했고.
[관리자]의 개입으로 능력치 페널 티까지 감수했다.
‘제길. 하필이면 10층의 시련이라
니.’
‘여기는 다시 오기 싫은 장소란 말 이다.’
‘이 끔찍한 곳을 제 발로 다시 올 줄은 몰랐다.’
천사들은 날개로 몸을 감싸면서 추 위를 버텼고.
악마들은 지옥 화염을 사용해서 몸 을 녹였다.
마법사들 또한 방한 마법을 전개해 서 몸을 보호했다.
10층의 시련은 탑의 도전자들 사 이에서 악명이 자자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무작정 걸 어야 한다.
도중에 방해 요소도 엄청 많았고, 무엇보다 시련 장소가 걷기만 하는 것도 힘들 만큼 혹독한 공간이었다.
“방해하지 마라. 닭 날개 놈들!”
“구역질 나는 냄새를 내면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일촉즉발의 상황.
그때, 뫼비우스 무리가 먼저 움직 이기 시작했다.
“전민철을 잡는 건 우리다.”
노란색 로브.
3위계의 마법사들로 이루어진 척살 조다.
그들은 땅에서 50cm 정도 떠오른 상태로 길을 따라 움직였다.
“저 필멸자들에게 양보할 수는 없 는데.”
“제길. 이대로는……
두 무리의 수장은 눈을 마주쳤다.
천사와 악마, 서로에 대한 원한보 다도 위에서 내려온 지시를 수행하 는 것이 우선이었다.
“일단 휴전이다. 간악한 탄 놈들 아.”
“비열한 닭 날개 놈들. 승부는 나 중에 내자.”
공동목표를 두고 이루어낸 극적인 타협!
천사와 악마가 한시적이지만 평화 협정을 맺는 역사(?)적인 순간이었 다.
뫼비우스 무리를 급히 따라잡는 천 사와 악마들.
쳇-
마법사 무리의 지도자는 혀를 찼 다.
‘평소처럼 싸우기나 할 것이지.’
전민철의 목숨은 하나.
노리는 건 셋이다.
서로 눈치를 보다 보니, 이동속도 도 조금씩 느려졌다.
그러던 중.
킁킁.
개를 닮은 악마 하나가 콧구멍을 벌렁거렸다.
“신선한 피 냄새다.”
네 발로 뛰어가는 악마.
“놈이다.”
“전민철의 목은 우리 것이다.”
천사와 뫼비우스 마법사들도 한발 늦게 뛰기 시작했다.
각 커뮤니티의 자존심이 걸린 미 션.
대열도 흐트러진 채 앞만 보고 달 려가던 중, 치열한 전투의 흔적을 발견했다.
길가 좌우에 널린 예티들의 사체.
놈들의 몸에서 나온 피가 설원을 붉게 물들였다.
“홀로 예티 무리를 모두 사냥한 건 가.”
“피 냄새가 진동하는군.”
“녀석의 흔적을 찾아야 한다. 작은 것 하나 놓치지 마라.”
세 무리는 각자 전투의 흔적을 조 사한 뒤,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교전 시간은 20분 전.
-순례길의 예티는 훨씬 강력한 편.
-전민철은 부상을 입거나, 아니어 도 꽤 힘이 빠져서 전진 속도가 느 려졌을 것임.
세 무리의 분석은 거의 일치했다.
모두 고통의 순례길을 경험해본 이 들이다.
설원 지역에서 나오는 예티는 홀로
맞서기가 번거로운 상대다.
전투 직후, 민철도 힘이 꽤 빠졌을 터.
쫓으려면 지금이 적기였다.
‘저 간악한 탄 놈들보다 먼저 전민 철을 쓰러트려야 한다.’
‘비열한 닭 날개 놈들. 정의로운 척하면서 우리 뒤통수를 칠 생각이 겠지.’
‘천사와 악마를 싸움 붙이고 우리 가 전민철을 잡는다.’
동상이몽.
각 무리의 수장은 서로 뒤통수를
칠 생각을 하며, 부상(?)당한 민철 을 쫓으려고 속도를 올렸다.
米 米 米
나는 지나왔던 길을 뒤돌아봤다.
눈발이 너무 거세서 걸었던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시야, 그리고 소리마저 차단하는 혹한의 바람.
니플하임의 추위는 신체 개변을 이 루고 강화된 오감으로도 뚫어낼 수 없었다.
‘잘 따라오고 있으면 좋겠군.’
프로비덴티움이나 게헤나, 혹은 뫼 비우스.
셋 중 하나라도 내 뒤를 쫓고 있 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녹스는 이미 판데모니엄과 엘리시 움이 나를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었다.
그건 지구에서만 해당하는 게 아니 다.
탑.
양 세력의 영향력은 다중차원 우주 어디에도 닿아 있다.
시련의 탑도 예외는 아니었다.
7대 커뮤니티 중 둘이 악마와 천 사들의 집단이라는 걸 보면 견적이 나오잖아?
‘녹스가 경고한 것도 탑에서 놈들 을 조심하라는 거겠지.’
다음 시련에 도전하기 전, 5층을 경유한 목적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목적은 코어 제작이고.
두 번째는 양 세력이 어떻게 행동 하는지 미끼를 던져보는 것이었다.
시련의 탑에서는 차원의 억제력이 통용되지 않는다.
상위 종들이 자신의 힘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엉뚱한 녀석들도 반응을 했단 말이지.’
뫼비우스 커뮤니티도 문제였다.
이미 6층에서 격돌한 적이 있었고.
9층에서는 대놓고 그들의 면전에 엿을 먹였다.
악마와 천사에 이어, 마법사들까지 상대해야 할 상황이었다.
‘어찌 되었든 떡밥은 던졌다.’
세 커뮤니티 중 최소 하나 정도는 걸려들었으면 좋겠다.
다시 몸을 돌려서 앞을 향해 걸어 갔다.
눈보라를 헤치면서 나아가던 중, 간간이 괴물들이 습격하기도 했다.
예티, 서리 늑대, 그리고 눈의 정 령.
공통적으로 추위가 거셀수록 더 강 해지는 괴물들이다.
그래 봐야 한 입 거리지만.
쭉 나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습격 횟수가 줄어들었다.
눈발도 조금씩 옅어지더니 기온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발을 내딛는 순간.
[니플하임 지역을 통과했습니다』
[다음 지역은…….]
눈보라가 걷히더니 주위의 풍경이 삽시간에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