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288)
288 화
[초월 의지를 획득했습니다.]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
“미친.”
욕설이 섞인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연신 눈꺼풀을 감았다가 떠봤다.
상태창의 내용은 그대로였다.
‘여기서 초월 의지를 얻을 수 있다 고?!’
와.
욕이 또 튀어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아냈다.
4층에서 육감을 얻었던 때와 마찬 가지였다.
육감이 초감각으로 바뀌었듯.
시스템이 탑의 보상에 다시 한번 간섭해서 변화를 일으켰다.
나는 바뀐 특성을 확인했다.
[초월 의지]
등급 : S+
사용자의 마나에 의념을 섞어서 유 형화할 수 있다. 유형화한 마나는 물리력을 지녀서 현실에 간섭할 수 있다.
또한 신체의 한계를 넘어서 시점을 다각도로 관찰할 수 있다.
영혼이 감당하는 한, 정신을 여럿 으로 나누어서 여러 관점에서 정보 를 받아들이는 것도 가능하다.
역시나.
내가 알고 있는 초월 의지와 동일 했다.
큭
처음에는 웃음 한 줄기가,
잠시 후에는 터져 오르는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고 박장대소를 터트렸 다.
“크하하하!”
[초감각]이 체감시간을 무수히 늘 려서 사고의 깊이를 더한다면.
초월 의지]는 ‘공간’을 살피게 하 며 사고의 폭을 넓히는 특성이다.
영혼을 분할, 3D 게임을 하듯 자 신을 3인칭으로 볼 수도 있으며 동 시에 다각도로 생각할 수 있다.
분심공의 상위 호환.
아니.
정확히는 선인에 다가가기 위해 만 든 ‘분심공’이기 때문에 초월 의지 의 공능을 흉내 냈다고 하는 게 맞 았다.
초감각으로 체감시간을 한없이 늘 려나가고.
초월 의지를 사용해서 사고를 무수 히 늘려나가면?
경우의 수를 모두 따져서 어느 상 황에서도 최선의 공방을 펼칠 수 있 다.
미래 예지에 가까운 절대 능력!
‘의념을 마력에 실어내는 능력도 유용하지.’
검은 기류가 몸 밖으로 솟구쳤다.
의념을 실어서 외부에 방출해도 흩 어지지 않고 물리적인 힘을 갖춘 것 이다.
나는 칼날의 형태를 떠올렸다.
시커먼 기류가 기다란 칼로 변했
다.
땅을 향해 휘두르자, ‘콰아앙’ 하는 폭음과 함께 언덕 일부가 부서져 내 렸다.
사방으로 튀는 모래.
위력만 놓고 보면 재배열한 마법이 나 강기를 구현하는 것에 비해 떨어 졌다.
대신 충분한 내력과 의지력만 있으 면 딜레이 없이 발현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한 보상이다.’
고난의 순례길.
여태 겪었던 시련 중 가장 귀찮았
다.
며칠을 걸었는지 기억도 제대로 나 지 않는다.
일정 구간마다 바뀌는 구간.
다중차원 우주의 마경이란 마경을 모두 시련 하나에 쑤셔 넣은 것 같 았다.
하지만.
그 고난을 걸은 뒤에 얻은 보상은 무엇보다도 값졌다.
* * *
보상을 수령한 후, 곧장 11층의 시 련에 도전했다.
주변 풍경이 일그러졌다가 재조립 과정을 거치며 다른 장소로 변했다.
‘여기는……?’
통나무를 엮어서 울타리를 만든 임 시 진영.
울타리 안에는 군용 텐트 여럿이 있는데, 중무장을 갖춘 병사 무리가 텐트를 들락날락거렸다.
코에 아른거리는 매캐한 향.
전장의 냄새다.
[시련의 탑 – 11층]
[타곤 공성전]
대마녀 오르데는 타곤 요새에 숨어 들어서 사악한 의식을 진행하고 있 다.
각 차원의 용사들은 시간 내에 요 새를 함락시켜라.
* 목표
대마녀 오르데 사냥.
* 특이사항
속한 차원의 도전자끼리 한 진영으 로 편성.
공헌도는 시련에 참여 중인 도전자
들의 차원에 자동으로 적립된다.
[남은 시간 – 267:12:55]
11층의 시련 테마는 공성전이었다.
나는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커다란 산을 바라봤다.
산자락에 세워진 벽들.
일부는 산을 깎아서 방어에 용이하 게 개조해놓기도 했다.
산의 지름은 어림잡아 수 킬로미 터.
그 넓은 영역을 통째로 요새화해놓 은 모양이다.
‘미국에서 공략했던 게이트보다도 더 규모가 큰 것 같은데?’
산에 자리를 잡은 대형 요새.
공략하려면 꽤 시간을 들여야 할 것 같다.
“어? 민철 헌터 아니십니까!”
익숙한 음성이 귓가에 아른거린다.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낯익은 이가 보였다.
정성희.
과거 인준 시험 때 손속을 겨루었 던 협회 요원이었다.
“당신이 왜 여기서 나와?”
“허허. 저도 탑을 오르고 있는 도 전자 아닙니까.”
그러고 보니 5층에서 봤었잖아.
당시 정성희는 갓 공중정원에 올라 왔을 때, 해당 층계의 정보를 들려 주었다.
“그때는 신세를 졌어.”
“신세라고 할 게 있습니까. 당연한 일인 것을요.”
“뭐, 어쨌든 은혜를 입은 거니까.”
받은 건 돌려주는 게 예의다.
적어도 정성희가 나한테 베푼 호의 를 잊지는 않을 것이다.
‘참. 재미있는 우연이야.’
이번 시련은 탑 외부, 그러니까 속 한 차원에 따라 진영이 결정된다.
지구 출신 비 랭커들과 시련을 진 행하는 건 당연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아는 사람을 마 주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놀랍기는 해도, 기분 좋은 인연이 었다.
‘탑을 등반하면서 수준이 얼마나 늘었는지 확인해보자.’
[진실의 눈]을 사용해서 정성희를 살펴봤다.
정성희
종족 :
인간 / 나이 : 32
적성 :
검, 도
근력 :
190 _ 280
민첩 :
175 _ 270
맷집 :
160 – 260
체력 :
160 – 260
마력 :
155 _ 255
[잠재능력 – 130%]
* 특성
한계 돌파[A+]
꺾이지 않는 투지[A+]
세븐 소드[A]
검술의 달인[A]
육감 [A]
쌍검술(r)]
어?
능력치가 1년 전보다 부쩍 늘었다.
물론 객관적인 기준으로는 그리 높 지 않았다.
고작해야 A+급 정도.
내가 놀란 건 한계 이상으로 올라 간 잠재능력이었다.
‘새로 생긴 특성 때문인가?’
한계 돌파.
12영웅 중 하나인 테레사도 동일 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헌터는 마나를 느끼고 각성하는 순 간, 성장할 수 있는 폭도 정해진다.
잠재능력이란, 헌터의 성장 폭을 말하는 것이다.
과거 협회에서 내 신체 능력을 측 정했을 때 잠재능력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 것도 그 까닭이다.
타고난 ‘헌터’의 재능.
내가 강해진 건 성천조계공과 플레 이어 시스템 덕분이지, 일반적인 헌 터처럼 잠재능력을 일깨운 게 아니 었다.
헌터는 잠재능력 이상으로 강해질 수 없다는 게 세간의 상식이다.
테레사야 12영웅이니까 특별하다 고 생각했지만.
일개 요원에 불과한 정성희가 한계 를 넘어선 것을 보니 신기했다.
‘잠깐만. 저 특성은 왜 있어?!’
특성, [꺾이지 않는 투지].
10층의 시련을 끝까지 통과했을 때 보상으로 주어지는 능력이다.
그 말인즉슨.
정성희는 고난의 순례길을 끝까지 통과했다는 의미다.
나도 제법 귀찮음을 감수하며 넘어 간 길.
저 요원의 수준이라면 사선을 여러 번 넘어서면서 통과했을 것이다.
물론 능력치가 전부는 아니다.
아이템의 보조.
온통 유니크 등급 장비로 무장을
하고 있기에, 실 전투력은 훨씬 높 았다.
‘그래도 그렇지. 저 수준으로 끝까 지 갈 수 있을 정도로 호락호락하지 가 않은 곳이야.’
곱씹어볼수록 말이 안 되는 성과였 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말을 더듬으며 놀란 티를 최대한 내지 않았다.
정성희는 내 목소리에서 그 기색을 못 느꼈는지, 자신의 할 말을 이었 다.
“후후후. 민철 헌터는 보아하니 막 10층의 시련을 통과하신 것 같네 요.”
“그러는 당신은?”
“저도 올라온 지는 얼마 안 됐습니 다. 엄청 고생했죠.”
정성희는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 다.
대단한 녀석 같으니라고.
잠재능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그 강렬한 의지 하나는 내가 마주했던 어떤 헌터들보다도 더 강인했다.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해드릴까
요?”
“그럼 고맙지.”
“이쪽으로 오시죠.”
앞서서 가는 정성희.
그 뒤를 따라 목책 밖으로 나왔다.
진영 본부가 위치한 곳은 산자락 일부가 내려다보이는 고지대였다.
“이번 시련에 참여하는 팀은 모두 10개입니다.”
아군의 진영 옆에는 비슷한 규모의 목책이 9개가 쭉 늘어져 있다.
“저기에 있는 녀석들은 모두 경쟁 자인가?”
“예. 요새를 공략하다가 몇 번 마 주친 적이 있는데, 모두 쟁쟁한 실 력자들이었습니다. ”
“쟁쟁한지 아닌지는 직접 확인해봐 야지.”
7대 커뮤니티에서 파견된 암살자들 도 여유롭게 해치운 몸이다.
저층의 도전자 중, 나랑 비견될 만 한 녀석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정성희도 내 말에 섞인 자신감을 인지했는지, 살짝 웃었다.
“탑을 흔들어놓은 분께서 하신 말 씀이니 믿음이 가네요.”
“됐수다. 입술에 침이나 바르고 칭 찬하지?”
“후후. 침 안 바른 거 티 났어요?”
분위기를 풀 겸 가벼운 농담을 한 두 번 주고받은 뒤, 본제로 넘어갔 다.
* 米 米
타곤 요새 공성전.
대마녀 오르데를 따르는 다크 엘프 군대가 요새 방어를 전담했다.
산자락을 두르고 있는 각종 식인
식물.
암흑 정령.
그리고 다크 엘프가 조련한 마수들 이 요새를 철통같이 수비하고 있다.
“뭐, 바로 요새로 진격할 수도 없 다는 게 문제지만요.”
정성희는 난색을 표하며 산자락 아 래를 가리켰다.
산 아래에는 동일한 재질로 지어진 작은 요새가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다.
소규모 병력이 요새에 주둔하며 방 어를 맡았다.
“적 숫자가 많지 않으니 무시하고 들어가도 될 것 같은데?”
“저 거점들은 모두 타곤 요새와 연 결되어 있습니다.”
정성희는 요새 안쪽을 가리켰다.
안에 배치된 첨탑.
그 끝에서 보라색 마력이 하늘 위 로 솟구쳤다.
공중으로 올라간 마력 다발은 타곤 요새를 우산 형태로 감싸서 허락받 지 않은 존재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 았다.
“거점을 무력화시켜야 방어막도 약
해진다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절반, 그러니까 거점 을 15개 정도 무너트리면 보호막도 사라집니다.”
“거기에 다른 차원의 도전자들이랑 경쟁까지 벌여야 하고?”
“예. 서로 눈치를 보느라 시간만 보내는 중이네요.”
요새 공략 과정도 쉽지 않은데.
진영을 나누고 경쟁을 벌이면서 힘 을 비축해야 한다.
개판도 이런 개판이 또 있을까.
‘이번 시련, 꽤 재밌겠어.’
고난의 순례길과는 전혀 다른 형태 의 시련.
요새로 진입하려면 먼저 거점을 무 너트려야 한다.
거점 공략 때 힘을 과하게 쓰면 경쟁자들에게만 득이 된다.
도전자들끼리 힘을 합치지도 못하 면서 공동의 적을 상대해야 하는 불 합리한 구조였다.
그 불합리함을 극복하고 시련을 클 리어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압도적인 힘으로 다른 진영을 눌러 버리고 협조(?)를 구하는 것.
내가 가장 자신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민철 헌터?”
정성희가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바 라봤다.